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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화

혜정후의 집에 갇힌 원경릉

원경릉이 혜정후부 후문으로 끌려 들어가는데, 남장을 하고 긴 머리를 산발한 여자를 보고도 혜정후부 사람들은 조금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심지어 익숙해 보였다.

혜정후부에 혜정후의 이런 성향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난 가서 일을 좀 할 테니, 너희들은 잘 감시해!” 혜정후는 원경릉을 방안에 내던지고 몸종에게 분부했다.

“예!” 두 명의 몸종이 몸을 굽히며 답했다.

원경릉이 볼 때, 이 두 여자의 키가 크고 기골이 장대한 것이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의 손에서 도망가려면 결코 무력으로는 불가능하단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원경릉은 소매 속의 약 상자를 더듬자 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게 있다.

“언니들, 나 볼 일 좀 보고 싶은데, 화장실 어딨어요?” 원경릉이 물었다.

이 두 몸종은 남장 여자인 원경릉을 보고도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고, 원경릉의 눈썹이 어떤 모양인지 보더니 기방이나 놀잇배에 딸린 아가씨가, 자기가 원해서 온 줄 알고, 그래도 혜정후가 잘 감시하라고 했으니, “병풍 안쪽으로 가면 요강 있어요.”

“화장실 없어요?” 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멀어서. 나리께서 이 방에서 나가면 안된다고 분부 하셨어요. 집안에 맹견이 아가씨를 놀라게 할 수도 있어요.”

맹견? 원경릉은 이 집에 들어올 때 확실히 개가 짖어 대는 소리를 들었다. 집 지키는데 맹견을 키우는 것이 틀림없다.

됐다, 병풍 뒤에서도 약 상자를 꺼낼 수 있으니까, 몸종들이 용변보는 데까지 들어와서 쳐다보진 않겠지?

원경릉은 병풍 뒤로 가서 요강에 쭈그리고 앉아 바깥의 동정을 자세히 살폈다. 두 명의 몸종은 꼼짝 앉고 서있지만 안으로 들어오진 않았다.

원경릉은 가볍게 약 상자를 꺼내고 제일 먼저 서일에게 빌린 비수를 약 상자에 넣었으나 약 상자를 다시 넣으려고 하니 비수가 있어서 그런지 작아 지질 않아 결국 비수는 안에 넣지 못했다.

지금 보니 마취약이 그녀가 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하지만 마취약은 딱 주사기 하나 뿐이고 그나마 한 사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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