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8화

작가: 나설희
천우진이 육현경에게 말을 건넸다.

“소이연의 다리가 옆문과 앞좌석에 눌려있고 안전벨트도 잠겨있어 풀 수 없어요.”

“그렇군요. 알았어요.”

육현경은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물었다.

“칼이나 단검, 과도를 갖고 있는 분이 있나요?”

주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사실 다들 구조를 도우려는 생각은 있지만 사고가 너무 심각하다 보니 차 안의 사람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았고 또 쓸데없는 문제에 휘말리기도 두려웠다.

이런 상태에서 육현경이 칼을 요구하자 다들 열정적으로 칼 찾기에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가 엄지 두 개 정도 넓이의 과도를 가져왔다.

“이걸로 괜찮아요?”

“괜찮아요.”

육현경은 칼을 들고 다시 차 옆으로 돌아갔다.

그는 먼저 소이연의 에어백을 조금 자른 다음 그녀의 안전벨트를 힘껏 자르기 시작했다.

안전벨트의 품질이 너무 좋다 보니 육현경의 자르는 동작은 1초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천우진은 그의 손바닥이 붉게 변해가는 상태를 지켜봤다.

육현경이 이토록 애쓰는데 그가 소이연을 싫어한다고 하면 천우진은 도무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루카스!”

육현경의 귀에 갑자기 임아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차 안에서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차에서 내려와 육현경을 따라왔다.

그녀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육현경이 유리 조각 따위를 신경 쓰지 않고 창문을 통해 사람을 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그가 진정하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을 훤히 볼 수 있었다.

육현경은 임아영에게 대응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소이연을 구하고 싶다는 단 하나의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찼다.

‘소이연을 구해야 해. 그녀는 죽을 수 없어.’

육현경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게 물들었지만 자르는 동작은 멈추지 않고 더욱 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루카스, 구급차가 도착할 거니까 그만해요.”

이 순간, 임아영은 육현경의 손이 다 닳아버린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현경은 임아영의 말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79화

    그래서 소이연을 구하기 위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눈에 뵈는 게 없을 수 있을까? 그의 건강도 고려하지 않고 심지어 그녀의 기분도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임아영은 육현경의 옆에서 그를 표독스럽게 노려보았다.그녀는 문뜩 악독한 생각이 떠올랐다.‘소이연이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참 좋겠다.’그녀가 죽으면 다시는 누구도 임아영과 루카스를 뺏지 않을 것이니.그녀의 눈동자에는 잔인함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육현경은 차 안으로 들어가 앞좌석을 힘껏 움직여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 순간 좌석만 움직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옆문도 단단히 눌려 있어서 소이연을 구할 수 없었다.육현경은 숨을 길게 들이쉬며 진정했다.자신에게 긴장하고 초조해하지 말고 기필코 소이연을 구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육현경이 차 안에서 조사한 결과, 천우진의 좌석 측에서 소이연의 하반신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우선 우진 씨를 빼낼게요.” 육현경이 결단을 내리고 천우진에게 말했다.“그럽시다.” 천우진은 거부하지 않았고 더 이상 질문도 하지 않았다.루카스가 소이연을 그토록 구하고 싶어 하는데 결코 그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그리고 지금 루카스가 먼저 천우진을 구하고 싶어 한다면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육현경은 천우진의 안전벨트를 자르고 그를 짓누르고 있는 물체에서 그의 몸을 힘껏 빼냈다.천우진은 극심한 고통을 꾹 참았다.다시 자유를 되찾은 순간, 그는 즉시 차에서 나가려고 시도하지 않고 육현경과 함께 계속해서 소이연을 구하는 방법을 고민했다.“소이연은 주로 오른쪽 몸이 심하게 짓눌려 있고 왼쪽 몸에는 어느 정도의 자유 공간이 있어요. 우리는 그녀의 발을 짓누르고 있는 물건들을 오른쪽으로 조금 이동시키면 그녀의 몸이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겨 그녀를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좋아요, 제가 협력할게요.” 천우진이 급히 육현경의 제안에 동의했다.육현경도 머리를 끄덕이며 초조한 말투로 말했다. “방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80화

    그녀는 눈물이 끊임없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고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갑자기 고통이 그녀를 덮쳤다.그 고통은 마음을 후벼파는 것처럼 극심했고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다.그녀는 고통 속에서 눈을 서서히 떴다.눈앞은 여전히 흐릿했고 그녀는 지금 꿈속에 있는지 아니면 이미 현실로 돌아온 것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아마도 현실인 것 같았다. 현실이 아니라면 이렇게 아플 리가 없었다.하지만 만약 눈 앞의 세계가 현실이라면 어떻게 육현경을 보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그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고 힘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소이연은 눈에 힘을 줬고 이내 빨간 피가 그의 얼굴에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그 촉감은 그녀가 꿈속에서 울 때 흘리던 눈물의 촉감과 똑같았다.“현경 씨...” 소이연이 육현경의 이름을 불렀다.그녀는 갈린 목소리로 겨우 육현경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그녀는 갑자기 예전 일이 생각났다.3년 전.소이연이 그때에도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다.그때는 심문헌과 함께 있을 때였다.그리고 그때, 그녀를 구해준 사람은 역시 육현경이었다.소이연이 사고를 당했을 때마다 그녀를 구해주러 오늘 사람은 늘 육현경이었다...소이연의 눈앞이 다시 흐릿해졌다. 시야가 너무 흐릿해져서 눈앞의 육현경의 모습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육현경은 소이연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녀가 “육현경”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이유를 알지 못할 아픔이 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이 느낌은 절대 질투가 아니었다.그냥...이상하게도 마음이 자꾸 아팠다.“육현경”이라는 세 글자는 그녀의 앞길을 비춰줄 햇빛과 같았다.육현경이 있기에 소이연도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육현경은 잠깐 동작을 멈추고 그녀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이연 씨를 구해줄 테니까 두려워하지 마요.”소이연의 목구멍이 움찔거렸다. 살짝 움직여봤지만 그녀는 목구멍에 심각한 고통을 느꼈다.가볍게 침을 삼키는 것마저도 피비린내를 느낄 수 있었다.“이연 씨, 깨어났나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81화

    “좋아요.”육현경은 주저하지 않았다.이미 극한의 상태에 도달한 그였지만 조금 더 버틸 수 있었다.“내가 나오면 같이 끌고 나와요.”육현경은 자동차 창문으로 기어 들어갔다.임아영은 그 자리에서 루카스가 소이연을 구하는 장면을 빤히 바라보았다.육현경이 나오자 빨간 피로 얼룩진 그가 보였다.그러나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나온 후 그는 주위 신경을 쓰지 않고 소이연만 관심했다.그의 상반신은 창문으로 들어가 창문 유리 조각을 막으며 피범벅이 된 소이연을 안아 들고 조심스레 나왔다.그녀의 몸이 조금이라도 부딪히지 않게 조심했다.유리 조각들은 모두 육현경의 몸에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임아영은 눈이 빨개졌다.그녀는 소이연에 대한 루카스의 자상함을 견딜 수가 없었다!임아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육현경이 소이연을 안아 들고 조심스레 바닥에 올려놓았다.“조금만 기다려. 천우진을 데리고 나올게.”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부터 교통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해 주위에서 차량이 이동하기 시작했다.멀리서 구급차가 오는 것이 보였다.육현경은 천우진한테 많이 거칠었다.그는 몸을 숙여 천우진을 끌어 당겼다.천우진은 아무 소리 없이 아픔을 견디며 육현경에게 끌려 나왔다.그때, 누군가가 육현경의 옆으로 지나갔다.육현경은 본능적으로 천우진을 잡던 손을 풀고 소이연에게 달려갔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순간 겉옷에서 칼을 꺼내 들어 소이연의 머리로 뻗었다.소이연도 위험을 감지했으나 몸이 상처로 가득해 마비된 채로 움직여 지지 않았다.그녀는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남성이 칼을 들고 자신의 심장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보며 죽는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머릿속에는 많은 장면이 떠올랐다. 육민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육현경도.그러나 예상했던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다.눈을 뜬 그녀는 한 손이 남성의 칼을 움켜쥐고 있음을 보았다.칼과 그의 심장의 거리는 1센치도 되지 않았다.육현경의 손은 피로 얼룩졌다.피는 칼을 지나 소이연의 몸으로 떨어졌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82화

    그는 몸을 일으켜 검은 옷의 남성과 싸우기 시작했다.임아영은 옆에서 놀라 자빠졌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루카스는 다시 그에게로 달려갔다.임아영이 그런 그를 말리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남성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고 칼에는 육현경의 피가 가득했다.“육현경, 그만해요!”소이연이 소리를 질렀다.육현경은 맨주먹을 휘둘렀다. 그는 남성의 상대가 아니었다.소이연은 남성의 손에 들린 칼이 육현경의 심장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안돼!”소이연은 두려운 얼굴로 소리쳤다.그러나 칼은 육현경의 몸이 아닌 임아영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온 세상이 조용해지는 듯했다.육현경은 믿을 수 없었다.그 칼은 임아영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심장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죽을 수 있었다.남성은 칼로 찌르자마자 인파 속으로 도망갔다.“아영 씨!”육현경이 소리쳤다.소이연은 그런 임아영을 바라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루, 루카스...”임아영은 약하게 그를 불렀다.“당신, 당신이 괜찮으면... 돼요...”“아영...”임아영은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아영 씨!”소이연은 임아영이 육현경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장면을 바라보았다...육현경은 상처를 많이 입은 것인지 아니면 임아영 때문에 놀란 것인지 그녀를 품에 안고 쓰러졌다.교통 사고를 당하지 않은 두 사람이 도리어 상처를 제일 많이 입었다...구급차가 모든 사람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기사는 현장에서 사망을 선고받았다. 차량은 많이 훼손되어 재사용이 불가능했다.소이연과 천우진도 상처가 많았지만 생명의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상대 차량은 네 사람 중 세 사람이 사망하고 한 사람은 중상을 입었다.한편 육현경은 혼미 상태로 머리에 큰 상처를 입어 잠시 깨어나지 않는 거라고 의사가 설명했다. 몸에도 외상이 많았다.임아영은 아직 구조 중이었다.그녀는 심장을 찔리지 않았지만 중상을 이결낼 수 있는지는 미지수였다.그렇게 이틀이 흘렀다.소이연은 휠체어에 앉던 데로부터 침대를 내려올 수 있게 되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83화

    소이연은 그렇게 많은 말을 했다.눈물도 쉴 새 없이 흘렀다.육민이도 옆에서 보는 게 가슴이 아파왔지만 아빠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엄마도 아빠와의 이별을 견딜 수 없듯이 육민도 마찬가지였다.육민은 묵묵히 자신의 눈물을 훔쳤다.엄마가 이미 상처를 많이 입었기에 더 이상 상처 입는 걸 바라지 않았다.“엄마.”소이연은 육미의 부름에 눈물을 닦았다.“의사가 면회 시간 다 됐대요.”육민의 말에 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육현경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그녀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떠났다. 누구도 침대 위의 그가 손가락을 떠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그들이 중환자실 밖으로 나오자 천우진이 기다리고 있었다.천우진은 상처가 깊지 않아 휠체어에 탈 필요가 없었지만 여러 군데 상처가 많아 의사는 아무 데도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여긴 왜 온 거예요?”“병실에 가니 없어서 여기 와 봤어요.”“무슨 일 있어요?”“의논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말을 마치고 천우진은 덧붙였다.“심문헌이 왔어요.”그런 그를 소이연은 바라보았다.“네, 제가 알렸어요.”천우진은 사실대로 말했다.그의 의도는 명확했다.그는 심문헌과 소이연을 다시 이어주고 싶어 했다.임아영이 이번 사고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고 소이연과 루카스가 이와 연관이 있기에 임씨 가문을 건드리게 될 것이다.그래서 천우진은 소이연이 심문헌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생각되었다.루카스가 죽을 고비를 넘기며 그들을 구했다고 해도 루카스는 그녀에게 어려움을 가져다줄 거라고 생각되었다.소이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천우진의 생각은 그녀도 이미 했었다.자신을 잘 대해주는 사람을 질책할 이유는 없었다.그들이 함께 병실로 돌아가자 초조하게 소이연을 기다리는 심문헌을 마주했다.교통사고가 났다는 천우진의 메세지를 받은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몰랐다.천우진의 신분이 신분인 만큼 아무런 매체도 발표하지 않아 내부인들 빼고는 아무도 그들의 상황을 몰랐다.병실 문을 열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84화

    “그럼 됐어요.”심문헌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물었다.“어쩌다가 교통사고가 난 거예요? 왜 이렇게 자주 사고가 나요?”소이연은 자주 교통사고가 난 적이 없다.저번에 교통사고가 난 건 심문헌과 함께였다.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했다.“앉아서 얘기해요.”천우진의 목소리를 듣자 그는 기분이 언짢았다.“둘이 같은 차에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왜 당신은 상처가 적어요? 이연 씨를 보호하지 않은 거예요? 오빠 아닌가요?”심문헌은 괜히 모든 기분을 천우진에게 풀었다.“교통사고는 갑자기 일어났어요. 몇초도 안 돼서 아무 정신이 없었어요.”소이연은 천우진을 변호했다. 그리고 자신은 그 누구의 보호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내가 차에 있었다면 당신을 보호했을 거예요.”심문헌은 강경하게 대답했다.“우리가 교통사고가 난 적이 없는 것처럼 말하네요.”이번엔 그녀도 심문헌보다 적게 다치지 않았다.“그땐 당신을 사랑하기 전이잖아요.”심문헌은 해명하며 우물쭈물 말했다.“그때 교통사고가 우리를 맺어 준 거죠. 내가 그때부터 당신을 좋아하게...”“그만해요.”소이연은 그의 말을 끊었다.“다른 사람도 있는데 이런 얘기는 하지 말죠.”심문헌이 미간을 찌푸렸지만 소이연은 못 본 척하며 천우진을 돌아보았다.“이번 교통사고 원인이 뭐라고 생각해요?”천우진이 소이연을 찾아온 것도 그녀와 교통사고의 일을 얘기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심문헌이 이렇게 빨리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심문헌은 메세지를 받자마자 달려왔을 것이다.소이연에 대한 마음은 정말 대단했다.소이연은 심문헌을 바라보았다.그에게 피할 거냐고 물어보는 것이다.심문헌도 정치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 소이연의 앞에서 멍청한 척 하지만 사실 엄청 세심했다. 그러니 그녀의 뜻을 금방 알아차리고 일어섰다.“괜찮아요. 그와 관련은 없어요.”천우진의 대답에 심문헌은 의구심이 들었다.그뿐만 아니라 소이연도 천우진이 심문헌에 대한 빠른 태도 전환에 놀랐다.그녀가 아직 심문헌과 함께 하지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85화

    시간 차이로 인해 소이연은 이 사건이 임아영과 관련이 없음을 확신하게 되었다.“당신의 말에 동의해요.”“아까 한 말은 그냥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천우진의 말에 소이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천우진은 그녀에게 육현경이 반드시 임아영과 결혼할 거라 말한 것이다.그녀는 가슴은 아파왔다. 자신이 이런 날을 맞이하게 될 줄 몰랐다.“임아영이 아니면 한 사람밖에...”천우진은 다시 화제를 돌려 진지하게 말했다.“천씨 가문의 사람이죠.”심문헌은 옆에서 눈을 크게 떴다. 이 둘은 정말 자신을 집안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비밀내용을 털어놓았다. 그 모습에 심문헌은 기분이 좋아졌다. 갑자기 천우진이 좋아졌다.“이 사람이 할아버지를 해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소이연의 말에 천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그 사람에 영향을 끼친 건가요?”“할아버지의 유언이 당신과 관련되었나요?”천우진의 추측에 소이연은 가슴이 살짝 떨려왔다.그녀는 꿈에도 천씨 어르신의 유언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할 거로 생각지 못했다.천씨 어르신이 자신에게, 더욱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어머니에게 빚을 진 것을 알았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기껏해야 돈을 좀 쥐어주거나 관심을 줄 거라 생각했다.단순히 돈을 쥐여준다면 자신을 죽이러 오지 않을 것 같았다.소이연은 지금 감정이 복잡했다.원래 그녀는 천씨 가문에 대한 감정이 옅었고 더욱 깊게 발전하기 싫었다. 지난 일들은 사람을 더욱 속박하고 힘들게 만들었다. 그녀는 마음이 이미 너무 힘들었기에 더 이상 부담감을 가지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더 이상 제멋대로 할 수 없었다.할아버지가 병상에 누워있는 것만 생각하면... 그녀는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부담감이 그녀를 짓눌러 숨을 쉬기 어려웠다.“우리가 잘못 생각했어요.”“그 사람의 목표가 할아버지라고 생각해서 할아버지의 주위만 엄밀히 경호했는데 당신이 목표였다니.”천우진의 말은 소이연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그래서 이렇게 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886화

    천우진도 자신의 병실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심문헌은 자연스레 소이연의 방에 남아 그녀를 돌봐주었다.“심문헌 씨.”천우진이 그를 불러 세웠다.“무슨 일이죠?”“저녁은 어디서 묵으실건가요?”“병원이죠. 이연 씨가 있는 곳이 제가 있을 곳이에요. 몸이 불편한데 제가 돌봐야죠.”심문헌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호텔로 돌아가세요.”천우진은 강경하게 말했다.“저기요, 천우진 씨...”“그렇게 해요.”“이연 씨랑 같이 못 있게 하려는 거죠?”“남녀가 엄연히 다른데 같이 밤을 보낼 수는 없죠.”심문헌은 이를 꽉 깨물었다. 천우진은 지금 그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심문헌은 병원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그럼 당신 병실에 가서 잘게요.”“...”“거절하지 않을 거죠?”“마음대로 해요.”심문헌의 말에 천우진은 어이가 없어 답을 뱉고 떠나 버렸다.심문헌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콧방귀를 꼈다.‘내가 당신을 당해내지 못할 줄 알고?’소이연은 당당한 심문헌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침대에 누우며 잠을 청했다.눈을 감자 육현경의 모습이 아른거렸다......한편 중한자실에서 육현경은 이미 깨었다.그는 자신이 오랜 시간 잠을 잔 것 같았다.깨어나니 많은 것이 변했다.전신 검사를 한 후 이상이 없자 일반 VIP실로 옮겨졌다.임아영도 고비를 넘기고 깨자마자 육현경을 만나려고 했다는 소식에 그는 병실로 찾아갔다. 그들의 병실은 맞닿아 있었다. 임씨 가문이 그녀가 육현경을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이미 손을 쓴 것이다.임아영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연약한 몸은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았다.그녀는 들어오는 루카스를 보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루카스...”힘이 없었기에 목소리가 낮아 잘 들리지도 않았지만 그녀는 있는 힘껏 불렀다.“네.”“그래도 당신이 괜찮아서 다행이에요...”임아영은 눈물을 흘렸다.“아영아, 왜 또 울어.”임아영의 아버지는 그런 딸을 질책했다.“몸이 겨우 괜찮아졌어.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7화

    송문수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가지고 갔던 생리대로도 부족했었는데 양까지 많았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생각을 마치고 나니 심심해진 하지수는 자연스레 티비를 켜고 법률 채널을 틀어놓았다.주방에서 돌아치는 송문수는 진작에 잊은 하지수가 전형적인 판례들을 넋 놓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는 마침내 흑설탕물을 다 끓여냈다.맛없는 걸 가져다주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먹어보고 괜찮으면 그때 가져다주라는 소이연의 당부가 있었기에 송문수는 맛을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런데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어서 그는 용기를 내어 그걸 하지수에게로 들고 갔다.“이게 뭐야?”하지수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 친구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지만 송문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흑설탕물이야. 뜨거울 때 마셔.”“뭐?”“생리 기간에는 이런 거 마셔야 하는 거 아니었어?”“나 주려고 당신이 직접 만든 거야?”“당연하지, 내가 생리 올 리는 없잖아.”진지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을 터뜨려버렸다.어떨 때는 신기하리만치 제 마음을 몰라주다가 또 이렇게 어설픈 모습으로 저를 위해주는 걸 보면 그가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송문수는 정말 밉지만 싫어할 수가 없는 존재였다.“고마워.”낮에 있었던 그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살짝 서운했었는데 이렇게 흑설탕물 한번 가져다줬다고 하지수의 화는 또 사르르 풀려버렸다.“어때?”그런데 하지수가 마셔보려고 컵을 든 순간 송문수는 맛을 물으면서 자연스레 채널을 돌려버렸다.한창 판례를 보고 있었는데 또 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 멋대로 채널을 돌려버리는 그의 행동에 하지수는‘사랑이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것과도 같다’라는 가사에 깊은 공감이 가 순간 한숨을 쉬어버렸다.정말 송문수에게는 기대를 품으면 안 되는 것 같았다, 기대하는 족족 그것들이 실망으로 이어지니 말이다.한편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쉰 하지수를 본 송문수는 당황하며 물었다.“맛없어?”“내가 먹어볼 때는 맛있었는데? 너 생리만 아니었으면 내가 다 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6화

    가슴을 졸이며 부둣가에 도착하니 술을 마신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역시나 운전석에 앉아야만 했다.진짜 이런 데이트를 하는 건 자신밖에 없을 것 같아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던 하지수는 집으로 가는 동안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삐진 티를 내고 있었지만 송문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부르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송문수는 오늘이 아주 완벽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온 하지수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송문수는 그 속도 모르고 또 그녀를 붙잡았다.“왜 오자마자 방에 들어가, 좀 앉아있지.”아직 이른 시간이라 송문수 딴에는 하지수와 함께 티비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나 씻고 싶어.”“나중에 씻어.”“보트 탈 때 몸이 다 젖어버려서 아직도 추워. 나 생리 와서 생리대도 바꿔야 하는 데 그럴 거면 그냥 씻고 싶어.”하지수의 말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여자가 생리 기간일 때는 더욱더 신경 써서 몸을 챙겨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어제까지만 해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의 데이트라 너무 신난 탓에 그만 까먹어버린 것이다.“먼저 보고 있어, 나 금방 씻고 나올게.”“응.”하지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송문수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단톡방에 문자를 보내보았다.[생리 기간에는 어떤 걸 신경 써줘야 하는 거예요?][송문수, 너 생리 기간도 못 참고 하려고 그러는 거야? 짐승 같은 놈.][날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면 어디 덧나니? 나 그런 놈 아니거든.][그럼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생리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 써줘야 해서 춥게 굴면 안 되고 피곤하지 않게 많이 쉬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술이랑 찬 건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고요. 하지만 지수 씨 성격이라면 남한테 기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알아서 했을 거예요 이미.]소이연은 이내 송문수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문수 씨는 흑설탕물이나 끓여주세요. 피도 잘 통하게 해주고 생리통 푸는 데에도 효과적이에요. 그리고 흑설탕물은 달달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5화

    하지만 그리 남사스러운 말은 아니라서 하지수는 한마디 더 보탰다.“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그 말을 들은 송문수는 입꼬리를 올린 채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고 일부러 더 너스레를 떨었다.“내가 매력이 넘치는 걸 어떡하겠어.”그 능청스러운 모습에 하지수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웃어 보였다.“하지수, 내가 전에 좀 막살았던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한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하는 사람이야 나. 내가 너랑 잘 만나보겠다고 약속한 이상 절대 너한테 미안할 짓은 안 해.”“응, 알겠어.”하지수는 송문수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다 믿었다, 아니 다 믿고 싶었다.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실망시키는 사람일지라도 언젠가는 바뀔 걸 알기에 그녀는 기다릴 수 있었다.“네가 나한테 맞춰주는 만큼 나도 너 실망시키지 않을게.”“알았어.”우쭐대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는 역시나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송문수의 말이라면 늘 이렇게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이 바로 하지수였다.밥을 다 먹고 난 둘은 해변가를 거닐었는데 붉은 태양이 바다에 걸쳐져 있어 노을이 아주 예쁘게 져 있었다.주변 환경은 별로였지만 그래도 경치는 봐줄 만해서 하지수의 기분도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하지만 점점 어두워지는 날에 좀 있으면 파도가 더 거세질까 봐 걱정됐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보며 말했다.“문수 씨, 우리 이제 가자.”“가고 싶어?”“응.”“좀 더 있다 가자, 여기 좋잖아.”“좀 있다 보트도 타야 하잖아, 저녁엔 위험할 것 같아서 그래.”낮에 올 때도 무서웠는데 밤엔 더할 것 같아 하지수는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무서워?”송문수는 그런 하지수가 웃긴지 입꼬리를 씰룩이며 물었다.“응. 무서워.”“그럼 가자.”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 송문수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이렇게 제 의견을 바로 수락해줄 줄 몰랐던 하지수는 어벙벙한 채로 그를 따라 걷고 있었다.사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도 원래의 그녀였다면 하지 않았겠지만 소이연이 했던 말이 떠올라 한평생 참고 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4화

    “왜 안 먹어?”송문수의 재촉에 하지수는 손으로 게를 잡고 뜯었는데 다른 곳보다는 맛있었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들였던 노력에 비하면 그리 맛있는 것도 아니었다.“어때? 맛있지?”“맛있어.”하지만 기대에 찬 송문수를 보며 차마 그런 말을 내뱉을 수는 없어 하지수는 웃으며 말했다.“역시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하지수를 긍정을 듣고서야 드디어 먹기 시작한 송문수는 음식을 집어 먹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하도경이랑 여기 자주 왔었는데 현경이랑 지원이는 바빠서 같이 몇 번 못 왔었어.”“그랬구나.”“술 마실래?”“나 생리 왔잖아.”영혼 없이 답을 하던 하지수는 신나서 술을 제안하는 송문수에 또 체념한 듯 말했다.반복되는 실망에 기대를 하지 않다 보니 송문수의 무관심이 이젠 원망스럽지도 않았다.“아, 맞다. 그럼 음료수라도 마실래?”“물 줘 그냥.” 그녀의 대답에 송문수는 직원에게 물과 맥주를 부탁했다.지금 술을 마시면 좀 있다 돌아갈 때 운전은 또 하지수의 몫이 되겠지만 오랜만에 신난 송문수를 위해 하지수는 한 번 더 참기로 했다.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한 사람만 계속 참는 건 좋은 연애가 아니라고들 하는데 하지수는 송문수가 기뻐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하지수는 정말 상대방에게 아주 관대한 사람이었다.밥을 먹으면서도 그녀는 간간이 소이연과 예수진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어디에서 데이트하는지 많이 궁금하길래 솔직하게 알려주니 예수진이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진짜 송문수답다, 연애 고자잖아 이건.][지수 씨, 문수 씨한테 거기 별로라고 얘기 못 했어요?][안 했어요, 뭐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아직 서로 알아가는 단계니까 나도 문수 씨가 뭘 좋아하는지는 알아보고 싶어요.][알아가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건 아니죠. 지수 씨, 부부 사이에는 그렇게 내외할 필요 없어요.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사인데 불편한 게 있으면 용기 내서 말해야죠.]소이연의 말에 고개를 들어 본 하지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3화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거야.”“친구들 말고는 다른 사람 데려간 적도 없는 곳이야. 네 기억에 남을 만한 맛집이니까 기대해.”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또 괜히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영화는 별로여도 식당은 좋은 데로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차가 부둣가에 도착하고 송문수와 함께 차에서 내린 하지수는 울퉁불퉁한 길을 하이힐을 신은 상태로 걷자니 발이 아파왔지만 얼마나 대단한 맛집일까 싶어 애써 참으며 그를 따라 걸었다.그런데 식당은커녕 눈에 보이는 건 보트에 타라고 저를 향해 손짓하는 송문수뿐이어서 하지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바다에서 먹는 거야?”역시나 기대를 하지 말아야 했었던 걸까.송문수는 하지수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그녀를 잡아끌며 보트에 태웠다.곧이어 출발한 보트는 물살 때문에 심하게 휘청였는데 워낙 물을 무서워하던 하지수는 난간을 꽉 붙잡고 몰아치는 파도를 버텨내고 있었다.“와아!”송문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아주 신나 보였지만 하지수는 도저히 소리를 지를 정신이 아니었다.밀려오는 파도에 온몸이 다 젖어버린 그녀는 번진 화장부터 열심히 세팅한 머리까지 지금 걱정투성이였다.데이트한다고 치마까지 꺼내입었는데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제 남자 친구 때문에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게다가 생리까지 하고 있는데 여기는 화장실도 하나 없었다.도통 무슨 생각으로 이곳을 데이트코스로 선정한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라도 서프라이즈가 있을 거라고 본인을 위로하며 하지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하지수가 기대한 서프라이즈는 아니었지만 다른 의미의 놀라움은 끊이지 않았다.파도를 헤치며 달리던 보트는 똑같이 아무것도 없는 해변에 멈춰 섰는데 해변가에 세워진 집으로 가려면 맨발로 거기를 걸어가야 했기에 딱딱한 모래 때문에 하지수는 안 그래도 아픈 발이 더 아파왔다.그래도 아무 말 없이 송문수를 따라갔더니 그 힘든 과정을 거쳐 도착한 곳이 바로 시골 식당이었다.두 사람은 허름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2화

    그 말에 더 신이 난 송문수는 평소에는 그냥 사진도 찍기 싫어하던 사람이 하지수와 함께 필터가 잔뜩 씌여진 카메라 앞에서 바보같이 웃어 보였다.사진을 다 찍은 두 사람은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는데 아직 영화가 시작하기 전이라 하지수는 빠르게 인스타를 올려버렸다.아무 문구도 없이 올려버린 셀카에 하도경이 곧바로 댓글을 달았다.[내 눈이 이상한 거 아니죠?][이 바보같이 웃고 있는 게 진짜 송문수에요?]계지원과 육현경도 이내 좋아요를 눌렀고 예수진은 본인다운 댓글을 달았다.[이젠 남자 친구 생겼다고 나랑은 영화 안 본다는 거지?][송문수 웃는 거 진짜 바보 같긴 하다.][무슨 영화 봐요? 재밌어요?]소이연까지 댓글을 달고 회사 사람들도 수많은 좋아요를 보내며 각양각색의 축하 인사를 해오자 하지수는 깜짝 놀라버렸다.평소에 감명 깊게 본 문구나 올리던 하지수가 갑자기 일상을 올려버리니 사람들의 반응이 폭주해버린 것 같았다.그에 하지수는 답장이라도 하려 했지만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는 송문수에 핸드폰을 가방에 찔러넣을 수밖에 없었다.“영화 곧 시작하는 데 뭐해?”“아무것도 아니야.”처음에는 송문수와의 데이트라는 생각에 설레어 영화에 집중을 못 했지만 영화가 후반부를 향해 달려갈수록 하지수는 점점 그 내용에 깊이 빠져들어 버렸다.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의 불이 켜졌을 때도 넋을 놓고 있었는데 저를 흔드는 송문수 덕분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영화관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끝났으니까 이제 가자.”차에 올라타서도 아무 말도 안 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그녀를 의아하다는 듯 쳐다보며 물었다.“왜 영화 보고 나와서 한마디도 안 해?”미간을 찌푸린 채 묻는 송문수를 보며 하지수는 오히려 본인이 더 따져 묻고 싶었다.누가 데이트하러 나와서 를 보냐고.너도 날 죽일 거냐는 질문을 할 수는 없으니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하지수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설마 나도 널 죽일 거냐 뭐 그런 질문이 하고 싶은 거야?”그런데 그때 송문수가 헛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1화

    처음에는 그냥 곁눈질로만 보던 송문수는 제 눈에 들어온 낯선 하지수의 모습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그녀의 옷차림에 그의 심장은 빠르게 쿵쾅대기 시작했다.이게 연애라는 건가 싶어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뻘쭘했던 하지수가 물어왔다.“나 별로야?”역시나 이런 여성스러운 원피스는 저한테 안 어울리는 건가 싶어 예수진의 말을 믿은 걸 후회하는 하지수였다.“나 옷 갈아입고... 아!”본인도 이런 착장이 어색해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그 순간 송문수가 하지수의 팔을 잡더니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란 하지수는 빠르게 뛰는 심장박동 소리가 상대방에게 들릴 것만 같아 애써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문수 씨, 왜 그래?”제 품에 안긴 채 고개를 들며 물어오는 하지수를 바라본 송문수는 그녀와 한참 동안 시선을 맞추다가 말했다.“나 못 참을 것 같아.”“응?”“못 참겠어.”의문문이 서술문으로 바뀌는 순간, 둘의 상황도 완전히 변해버렸다.그녀를 눈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 그래도 괴로웠는데 치마까지 입으며 자신을 유혹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그녀를 집어삼킬 듯이 키스를 퍼부었다.“영화 보러 안 가?”미간을 찌푸리며 항의하는 그녀의 모습조차 예뻐 보였던 송문수는 그딴 영화는 개나 줘버리고 그저 그녀의 위에서 사랑을 나누고 싶었지만...망할 놈의 생리 때문에 또 한 번 자신의 욕구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이 상황이 죽을 만큼 힘들었던 송문수는 예전에 누렸던 방탕했던 생활에 대한 벌을 이렇게 받는 건가 싶기도 했다.“가자.”“나가자 이제.”송문수와의 키스가 싫은 건 아니었지만 이 상태로 더 있다가는 그가 이성을 잃고 자신을 덮쳐 피가 사방으로 흐르게 될까 봐 하지수는 그를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잠깐만.”“왜?”하지만 송문수는 허리에 두른 팔을 풀 생각이 없는지 괜히 시간을 끌며 하지수 쪽으로 점점 더 다가갔다.훅 들어온 얼굴 공격에 볼이 빨개진 하지수는 속으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0화

    핸드폰을 돌려받은 송문수가 아무런 해명도 없이 바로 방에 들어가 버리자 혼자 남은 하지수는 화해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다시 전처럼 쌀쌀맞게 구는 송문수에 고민 상담이라도 하려고 예수진과 소이연이 함께 있는 단톡방에 문자를 보내보았다.[다들 바빠요?]한참 지나서 소이연이 답장을 보내왔다.[아니요, 왜 그래요 지수 씨?]어젯밤만 해도 멀쩡했었는데 왜 갑자기 태도가 변한 건지 알 수 없었던 하지수는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라 키보드를 켠 채 고민만 하고 있었다.[지수 씨?][왜 그래 지수야?]예수진까지 답장을 보내오자 하지수는 그냥 자신의 느낌을 그대로 말해버렸다.[문수 씨가 또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아.]그에 예수진은 토하는 이모티콘을 보내왔고 소이연도 물음표 하나를 보내왔다.[문수 씨도 오늘 출근 안 하니까 같이 시간 좀 보내려고 했거든. 그런데 밥 먹을 때도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 거야. 누구랑 얘기하는지 가끔가다 웃기도 하고. 그러다가 문자가 너무 많이 와서 내가 핸드폰 전해주려고 잠깐 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한테 소리치는 거 있지? 다른 여자랑 문자 하는 거 내가 볼까 봐 그런 사람처럼 너무 이상하잖아.]하지수가 말한 다른 여자들이 자신들을 가리키는 것이었기에 소이연과 예수진은 깜짝 놀라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나마 반응이 빠른 예수진이 빠르게 소이연에게 개인 톡을 보냈다.[지수가 문수를 오해한 것 같은데, 어떡하죠? 그냥 사실대로 말할까요?][잠깐만요, 일단 너무 충동적으로 그러진 말아요 우리.][문수 씨가 서프라이즈 하려고 얼마나 많이 신경 썼는데 우리가 이렇게 스포 해버리면 엄청 화낼 거에요.][그럼 어떡해요? 지수 울 것 같은데.][그냥 문수 씨한테 주의하라고 알려주죠?][아무튼 송문수는 진짜 바보라니까요.]화끈한 성격답게 욕부터 내뱉은 예수진은 셋이 함께 있는 단톡방 안에서 송문수에게 따로 주의를 주고는 다시 아까의 톡방으로 돌아가 하지수도 위로해주었다.그렇게 하지수가 한창 예수진과 소이연한테 하소연을 하고 있을 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39화

    혼자 술을 마시던 하도경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아서 먼저 나가떨어져 버린 셋을 비웃고 있었다.아무래도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지 않던 사람들이라 주량이 턱없이 약한 것 같았다.알딸딸한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난 하도경은 몸은 휘청거렸지만 그래도 정신줄은 잡고 있어 다행히 두 발로 걸을 수는 있는 정도였다.입구를 향해 걸어가던 하도경은 예수진에게 인사를 해야 하나 싶어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미 끝난 사이에 구질구질하게 구는 것 같아 그저 밖으로 나갔다.자신이 예수진을 완전히 잊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처도 무뎌지니 전만큼 아픈 것 같지는 않았다.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온 하도경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빠르게 씻고 침대에 누웠다.술기운까지 더해져 잠에 들려던 찰나, 둘둘씩 짝을 지어 제 앞을 벗어나던 친구들이 떠올랐던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씩씩거렸다.여자친구 있는 게 별것도 아닌데 혼자만 없으니 괜히 더 서러운 것 같았다....다음날, 효율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수진은 원활한 교류를 위해“비밀작전팀”이라는 단톡방을 개설했는데 거기에 소이연과 송문수를 초대하고 아침부터 문자를 쉴 새 없이 보내고 있었다.예수진이 보내온 로맨틱한 프러포즈 장소가 하도 많아 송문수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었다.[뭐가 이렇게 많아? 그냥 하나로 통일하면 안 돼? 나 이거 다하다가는 힘들어서 죽어.][누가 다하래? 여기서 고르라고.][조금 복잡하긴 하네요.]송문수가 어이없어하자 소이연이 나서서 정리하기 시작했다.[일단 셋 다 별로인 것부터 빼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들로 몇 개만 추려보죠.][난 이연 씨말에 동의, 역시 이연 씨가 나서야 좀 믿음이 간다니까요.][송문수, 너 말 똑바로 안 하면 나 여기 나간다?][아, 미안해. 그놈의 성질 진짜.]예수진 앞에서는 늘 기고 들어가야 했던 송문수는 이번에도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계획 빨리 짜고 프러포즈에 필요한 도구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