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임선아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대단하네요. 어린 나이에 벌써 내공이 팔급 무왕의 경지에까지 이르다니. 타고난 것인가 봐요. 정말 대단하네요.”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감개무량해서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양의당은 그런대로 잘 발전했어요. 당신들의 내공은 놀 랄 정도로 높습니다. 적어도 임당주님의 내공은 이미 사숙께서 정한 기준에 도달했어요.”“허허, 신전 주인님의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임병헌은 칭찬에 득의만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태호가 찾은 파벌 중에서 그들 양의당은 잘 발전해온 편에 속한다는 것을 그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임선아는 궁금증을 참지 못한 채 물었다.“신전 주인님, 다른 파벌의 당주님들은 지금 내공이 어떤 경지에까지 이르셨는지 궁금합니다.”이태호는 그제야 다른 파벌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그들은, 뭐, 내가 단약을 준 덕에 이제는 일급무 황의 경지에까지 이르렀어. 내공은 잠시 너의 할아버지보다 높지 않아.”“단약? 신전 주인님, 그 많은 단약을 다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무황의 경지까지 이를 수 있도록 돕는 단약이라면 아마 등급이 낮지는 않겠네요?”임병헌은 잔뜩 놀란 채 계속 말을 이어갔다.“적어도 중급 2급이거나 고급 3급 정도 되는 단약이겠네요?”곁에 있던 백정연은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다들 걱정하지 마세요. 2급이 아니라 3급이라도 이 녀석은 충분히 가져올 수 있어요. 아, 그리고 단약을 만들기에 적합한 영초 재료가 있다면 모두 오빠한테 주세요. 아마 오빠가 더 잘 활용해서 만들 거예요. 그때 가서 모두에게 단약 한두알정도 드릴게요. 제가 더 말하지 않아도 그 효과에 대해서는 잘 아시겠죠?”“진짜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모두들 환호했다. 그들은 신전 주인이 의외로 연단사일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백정연이 말하는 기세를 봐서는 이태호는 적어도 중급 연단사 3급 정도는 돼 보였다.이 정도 실력의 연단사는 흔치 않았다.
“신전 주인님, 감사합니다. 저희도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살아서도 드래곤 신전의 사람이고 죽어서도 드래곤 신전의 귀신이 되겠습니다!”대장로와 나장로들도 단약을 가지 더니 이내 두 손을 모아 충심을 나타냈다. 그들 역시 가슴이 끓어올라서는 격동되기 그지없었다.예전부터 임병헌은 종종 그들에게 큰 그림을 그려줬다.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 그들을 찾으러 올 것이라는지, 나중에 그들은 큰 세력이 될 것이라는지, 그러면 분명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거라면서 말이다.다만 한 해 한 해 지나가면서 장로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저 임병헌이 허풍만 떠는 당주인 줄 알았다.하지만 오늘, 그들은 말로만 듣던 드래곤 신전의 주인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씀씀이까지 호사스러워 그들에게 존귀한 단약까지 선물할 줄은 더욱 생각지도 못했다.곁에 서 있던 대호법과 임다빈은 비록 속으로는 기뻤지만, 한편으로 단약을 바라보니 침이 고일 지경이였다.이태호는 그들을 보면서 또 한 번 손을 내밀더니 고급2급의 단약을 각각 한 알씩 건네줬다.“감사합니다! 신전 주인님.”임다빈과 임소미 등도 모두 단약을 받더니 그제야 얼굴에는 주체할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신전 주인님, 먼 길 떠나오시느라 벌써 오후가 되었습니다. 이따가 애들한테 좋은 술과 안주를 준비하도록 시겠습니다. 저희 오늘 실컷 마십시다.”임병헌은 잠시 생각하더니 배시시 웃으며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처음으로 새로운 신전 주인을 본지라 임병헌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아직은 딱딱하게 말을 이어갔다. 매우 당황한 채 어쩔 줄 몰라 했다.그러자 곁에 있던 임선아는 웃으며 귀띔해 줬다.“할아버지, 아직 저녁 식사 시간이 너무 일러요. 저녁 준비는 이따가 소미 걔네들보고 주방에 알리라고 하면 돼요. 게다가 신전 주인님의 거처도 마련되지 않았는데 어디서 주무시게 할 거예요? 그리고 양의당의 모든 제자를 모아서 그들에게 우리 신전 주인님을 정중히 소개시켜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말을 들은 임병헌은 갑자기 반응하
이태호는 영초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지금 주로 필요한 3급 영초랑 4급 영초는 일단 제가 가지고 있을게요. 나중에 꼭 쓸 일이 있을 거예요. 요 며칠 시간 나면 2급 영초로 단약을 많이 만들어놓을 테니 파벌의 모든 제자에게 나누어주세요. 특히 돌파의 문턱에 선 애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할 거예요. 혹여나 모자라면 저한테 말하세요.”“네! 신전 주인님!”임병헌은 속으로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비록 그는 이태호가 하루 이틀 동안에 얼마나 많은 단약을 만들어 줄지는 몰랐지만, 제자들이 단약의 도움을 받는다면 효과가 원래보다 좋은 것은 물론 진보도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파벌에서 천부적인 재능은 뛰어났지만 단약 없이 계속 수련을 하고 있었던 젊은 제자들이 꽤 많았었다. “신전 주인님, 우리 언제 복수하러 나가는 거예요? 단약을 나눠주고 나서 내공을 높일 수 있는 애들이 내공을 높인 후에야 복수하러 가는 건가요?”임선아가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아무래도 제갈씨 집안을 찾아가 복수를 하는 거였다. 저도 모르게 기대 한 채 이태호를 향해 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복수하는 것에 대해 너희들은 걱정할 필요 없어. 설사 나랑 정연 둘만 가더라도 너희들 원수는 쉽게 갚아줄 수 있어. 너희들이 사람을 데리고 쓸데없는 희생을 할 필요까진 없어.”임병헌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잔뜩 진지해서 말했다.“신전 주인님, 주인님의 내공이 우리랑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제갈씨 집안을 찾아가 복수 할 때 저를 꼭 데리고 가시길 바랍니다. 에 그 새끼들한테 심하게 당했었습니다. 이번에 이 원수를 꼭 갚아야지 화가 풀릴 것 같습니다.”임선아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저도 가고 싶어요. 그 새끼들이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걸 꼭 봐야겠어요.”이태호는 비록 무심결에 쓴 웃음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그들의 입장을 너무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래요. 그때 몇 명 정도 같이 가도 괜찮아요.”
이태호는 백정연이 들으라고 고의로 한 말인 게 뻔했다.그 말을 들은 백정연은 꿀 먹은 듯 달콤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섹시한 레드립을 깨문 채 한껏 격동되어 있었다.이태호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그녀를 셋째 부인이라고 소개한 이상 그녀의 신분을 완전히 인정해준 셈이다. 이는 연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과 마찬가지였다.“하하, 자, 마십시다. 우리 함께 신전 주인님과 부인께 한잔 권합시다.”임병헌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말이 끝나자 모두 두 분을 향해 술을 권했다.“자, 오늘 밤 어쩌다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다들 죽도록 마십시다.”백정연도 기분이 한껏 좋아져서는 이내 술잔을 들어 올리고 함께 마시기 시작했다.기분이 좋은 탓인지라 오늘 밤 그들은 적지 않게 마셨다. 심지어 백정연은 정신이 흐릿해질 정도로 마셨다. 그제야 이태호랑 함께 거처로 돌아갔다.방에 돌아간 백정연은 오늘 밤 일어났던 모든 일에 대해 돌아보았다. 꿈꾸는듯한 그 행복감은 여전히 그녀의 온몸을 감싸왔다.“셋째 부인, 내가 셋째 부인이라니, 너무 행복해! 이번에 오빠랑 같이 떠난 건 역시 현명한 선택이였어.”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서 한편 수줍어하면서도 또 한편 한껏 행복해져서 침대 위를 이리저리 뒹굴기도 했다. 더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이 분명했다.마침 이때, 그녀는 자신이 떠났을 때를 떠올리며 백지연이 했었던 충고가 생각났다. 이번에 외출할 때 이태호와의 관계를 확실하게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했다.“비록 오빠가 셋째 부인이라고 불러줬지만, 관계를 확실하게 하려면 아무래도 같이 밤을 보내고 오빠의 여자가 되어야만 해. 아니면 오빠의 여자라고 할 수 없잖아.”백정연은 벌떡 일어나더니 대담한 생각 하나가 머리에서 번개처럼 스쳐 갔다.그러나 그녀는 이내 고개를 흔들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아무래도 여자가 먼저 남자 방에 찾아가는 건 별로잖아? 만약 내가 더 적극적이기라도 했다가 나를 쉬운 여자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잠시 생각하는
이태호는 잠깐 멍해졌다가 이내 백정연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들어와서 앉아.”백정연은 아직 무슨 핑계를 댈지조차 생각 못 했다. 그저 생각할수록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돌아서 보니 이태호는 이미 방문을 잠그고 심지어 자물쇠까지 채워져 그녀는 더욱 긴장되었다.“나, 나 목이 좀 말라요, 여기 물 있어요?”백정연은 알딸딸한척하며 한 손으로는 머리를 잡고 말했다.“휴, 오늘 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요. 지금도 술기운 알딸딸하게 올라오는 것 같아요.”이태호는 즉시 가서 백정연에게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녀를 부축하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에게 물을 건네주었다.“자, 물 마시면 좀 괜찮아질 거야. 너 아무래도 오늘 많이 기뻤나 봐. 적게 마셔래도 내 말은 전혀 안 듣고, 취하면 정말 힘들어.”백정연은 물을 마시고 나서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랐다.이태호는 그녀를 와락 껴안더니 적극적으로 말을 이어갔다.“정연아, 아니면 오늘 밤 가지 말고 여기서 잘래? 그럼 내가 널 챙겨줄 수 있잖아.”백정연은 바로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여전히 밀당 하면서 쑥스러워서는 말했다.“그,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저 아직 준비도 안 됐어요.”이태호는 그녀를 더욱 꽉 껴안았다. 그녀의 은은한 살냄새는 사람을 취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완벽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몸매는 이태호의 가슴을 더욱 타오르게 하였다.“너 오늘 셋째 부인이란 호칭에 거절도 안 했잖아. 내 여자가 되고 싶었던 거 아니야? 걱정마, 정연아, 너한테 꼭 책임질게.”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태호는 백정연을 와락 안아 올린 후 침대에 눕혔다.“아!”침대에 누운 백정연은 자기도 모르게 가벼운 숨소리를 내쉬었다.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이태호를 향해 눈을 감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오빠, 이따, 이따가 부드럽게 해줘.”백정연이 딱히 거절하지 않자, 이태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살결이 눈처럼 흰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합!”이태호는 피식 웃더니 가벼운 외침소리와 함께 손을 번쩍 들었다. 순간 진용로에서 단약 세 알이 날아와 그의 앞에 떠 있었다.“하하, 괜찮네. 이게 바로 삼생 연단로의 좋은 점이지.”이태호는 앞에 놓인 단약 세 알을 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정도의 연단로라면 단약을 완전히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예전의 상생 연단로는 한 번에 최대 두 알의 단약을 만들 수 있었다. 비록 속도는 꽤 빨랐지만 지금 이 진용로가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했다.다만, 삼생 연단로를 사용해서 단약을 만들게 되면 동시에 세 알의 단약을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세 가지 단약이 좋기는 같은 단약이여야만 한다. 그리고 직접 만들기에 좀 능숙한 단약이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매개의 단약마다 필요한 불의 세기도 다르고, 시간도 달라서 실패할 수 있다.지금 이태호는 비록 중급 연단사3급이지만, 그 역시도 중급 3급 단약 세 알을 동시에 만들수 없었다. 단 2급 단약은 너무 능숙한 나머지 한꺼번에 만들 수 있었다.또 하나의 단약을 만들고 난 후에야 백정연은 옷을 갈아입고 이쁘게 꾸미고 왔다.단약을 만들고 있는 이태호를 보며 그녀는 그저 곁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정련 시간이 늦어지자, 이태호는 백정연을 보며 말했다.“정연아, 아마 오늘 너랑 함께 있을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전에는 단약을 좀 갖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부족해서 더 만들어야 할 것 같아. 양의당 사람들에게도 줘야지, 그들은 전에 내 단약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잖아. 특히 제자 몇 명들은 한계를 뚫기 직전이야.”백정연은 담담하게 웃더니 말했다.“괜찮아요. 저 신경 쓰지 말고 집중해서 만드세요. 저는 그냥 옆에서 오빠가 만드는 걸 보면 돼요. 이따가 다빈이랑 소미도 온다고 했어요. 산에 데려가서 구경시켜 준대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먼저 이곳의 일부터 처리할게. 이제 그 마왕 신전을 찾을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할게. 어제 저녁에 임당주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어. 임당주의 말에 의하면
이태호는 손을 내밀어 작은 병 두 개를 꺼내 임병헌에게 건넸다. “임당주님, 이 안에는 2급 단약 200알이 들어 있습니다. 그중 중급 2급과 고급 2급 각각 100알씩 있습니다. 그때 가서 제자들의 내공에 맞게 이 단약들을 나누어 주세요.”“그렇게 많다고요? 겨우 하루 만에 그 많은 단약을 제련하셨습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이태호의 손에서 단약을 건네받은 임병헌은 얼굴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단 하루 만에 이렇게 많은 단약을 만들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그가 단약을 만드는 속도는 정말 말이 안 될 정도로 빨랐다.이태호는 겸손하게 웃었다."주로 저한테 삼생연단로가 하나 있었고, 원래도 몇십 알의 단약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양을 줄 수 있었어요. 그게 아니라면, 제가 어떻게 하루 만에 그 많은 단약을 얻었겠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죄다 이태호의 말에 놀랐다. 원래 갖고 있든 없든 간에,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단약을 꺼낼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은 일이었다.“신전 주인님께 감사드립니다! 신전 주인님께서 단약을 주신 덕분에 양의당 제자들의 전반적인 실력이 많이 향상될 거라고 믿습니다." 임병헌은 공손히 일어나서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는 더없이 정중해 보였다.최근 몇 년 동안, 특히 이 안개 숲에서 숨어 지낸 후로부터 그는 항상 양의당의 제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많은 제자들이 그를 따라 고생했고, 게다가 제자들에게는 수련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늘 죄책감에 저려있었다.특히 들어온 지 두세 달쯤 되였을 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탓에 양의당의 많은 제자가 이곳에서 숨졌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야 그들은 점차 경험을 쌓게 되었고 또 많은 제자의 내공도 향상되다 보니 점차 나아지게 된 것이었다.“허허, 별말씀을요. 모두 한집안 형제들이니 감사할 것 없어요.”이태호는 통쾌하게 웃었다. 그 역시도 임병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
이태호는 백정연의 수줍어 하는 모습을 보자 순식간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거센 불길이 활활 타 올라 눈앞의 섹시하고 요염한 여자를 와락 끌어안았다.이태호는 백정연의 발그스레한 입술에 키스를 하고 나서 부드러움 뚝뚝 떨어지는 눈빛을 쏘아대며 말했다.“내 세 번째 부인이 이렇게나 섹시한데 아무리 나라고 해도 무슨 수로 버티겠어요? 게다가 나는 내일 아침에 그 마왕 신전 사람의 행방을 찾으러 숲으로 갈 텐데,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니 떠나기 전에 그대의 부드러움에 푹 취하고 싶어요. 이해할 수 있죠? ”백정연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고 이태호를 힐끗 흘겨보고는 애교를 부렸다.“뭔 핑계가 그리 많아, 오빠는 정말 못 말려.”“에헴, 정연 씨, 밤도 깊어져 가는데 우리 얼른 잡시다.”백정연의 등 위에서 이태호의 손이 이리저리 누볐고 둘은 진한 키스를 하며 곧바로 침대 쪽으로 향했다.다음 날 아침, 백정연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태호는 이미 마당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머 깜짝이야, 오빠가 이미 떠난 줄 알았잖아.”백정연은 마당에 서 있는 이태호를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이에 이태호가 대답했다.“정연 씨가 푹 자는 것을 보고 조금 더 자도록 내버려두었어요. 떠나려고 일어났다가 정연 씨랑 작별 인사를 하고 가려고 깨날 때까지 기다렸지요.”말을 마치자마자 이태호는 백정연의 손에 삼품 중급 연단을 건네며 말했다. “이건 삼품 중급 연단인데, 지금 그대의 내공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6급 무황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조금만 더 버텨 봐요. 어쩌면 며칠 후에 우리 다시 볼 수도 있을 거예요. 그 며칠이 하루 이틀이 될 수도 있고요.”백정연은 이태호한테서 받은 연단을 조심스레 싸면서 말했다. “그래 알았어. 오빠 잘 가. 걱정하지 마. 수련을 잘 하고 있을 테니 오빠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릴게.”이태호는 백정연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두 팔로 꼭 끌어안고 격렬하게 키스했다.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