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설아가 수련을 마치고 잠시 쉬려고 할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그녀는 곧 정신력으로 바깥을 살펴보았다. 강한 정신력은 바깥의 모든 것을 감싸듯 또렷이 잘 보였다.“남천수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뭐 하려는 거지?”염설아는 평소에도 정신력에 관한 내공을 수련하고 있는데 정신력이 어려서부터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 순식간에 바깥 상황을 볼 수 있었다.파동이 갑자기 스쳐 가는 것을 느낀 이태호의 눈빛에 의아함이 더해졌다. 이 큰 회장의 정신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똑똑!”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염설아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답했다.“들어오세요.”남천수는 들어온 후 문을 닫았다. 염설아가 정신력으로 그들을 봤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며 말했다.“설아 회장님, 누군가 영석을 바꾸려고 해서 내가 그를 데려왔어요. 남군 군주인데 이태호라 불러요.”염설아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남천수 씨에겐 20억짜리 상품 영석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아요? 왜요? 이 정도면 환전하기에 충분하지 않아요? 이 남군 군주께서 욕심이 많으신가 봐요.”남천수는 쓴웃음을 짓더니 그제야 염설아를 향해 말했다.“몇백, 몇천억에 이르는 상품 영석을 교환해 주겠다고 해요. 저한테는 정말 그런 권한이 없어요.”그 말을 들은 염설아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가 놀라면서 말했다.“아니, 영석을 그렇게 많이 바꿔서 뭘 한대요?”남천수가 말을 이었다.“알게 뭐예요. 어쨌든, 바꾸려는 보물이 단약일 거예요.”“단약?”단약이라는 말을 들은 염설아의 눈빛이 자기도 모르게 밝아졌다. 어쨌든 단약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다. 내공과 무기 따위도 부족하지 않으니 단약의 등급만 높으면 윗선에서도 매우 좋아할 것이다.그래서 누군가 영석을 바꾸러 온다면 당연히 이 단약이 최우선이었다.“그 많은 상품 영석이라면, 설마 나에게 단약을 많이 주려는 건 아니겠지? 이 단약은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으니 적어도
남천수는 웃으며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얼마 안 지나 그는 이태호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서 서로 소개를 하고는 혼자 떠났다.“역시 큰 회장님은 젊고 예쁘시네요. 전에 남천수 작은 회장님께서 큰 회장님이 젊은 미녀라고 하셔서 안 믿었었는데 말이죠.”자줏빛 치마를 입은 미녀를 바라보던 이태호는 자기도 모르게 눈앞이 환해졌다. 봄바람 같은 느낌을 주는 염설아는 피부가 희고, 얼굴형이 매우 기품이 있어 보였다. 치마가 약간 짧고 허벅지가 일부 드러나 있어 더욱 젊은 기운이 차넘쳤다.“이태호 군주님, 앉으세요!”염설아는 이태호 등을 불러 자리에 앉게 한 후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이태호 씨가 나한테 아부하거나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영석을 더 많이 바꿔주진 않을 거예요. 우리에겐 모든 보물에 대해 확실한 환전 기준이 있거든요. 이태호 씨가 아무리 나랑 사이가 좋아도 우리 경매장의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집행할 거예요.”염설아 같은 사람은 오룡도에서도 우월한 존재이기에 사람들의 아첨을 자주 들었고, 이태호의 말에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이태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허허,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어쨌든 이 자리에 앉기까지 쉽지 않았을 거예요.”염설아는 미소를 지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우리 그냥 본론으로 들어가죠. 방금 남천수가 그러던데, 단약으로 우리와 영석을 바꾸려고 한다면서요?”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내가 내놓을 수 있는 보물은 많지 않아요. 제가 연단사이기 때문에 단약을 좀 꺼내서 교환할 수밖에 없어요.”“2품 연단사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저도 정신력이 좋아서 연단을 배우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쪽 일이 바빠서 어쩔 수 없어요. 두 작은 회장이 내공을 계속 돌파하지 못하고 있으니 아예 사퇴하고 은거해 연단 기술을 배울 생각이었어요. 아쉽게도 우리 윗선에 있는 보스께서 몇 번이나 사직서를 냈는데, 저의 사직서만 늘 기각되었어요. 언젠가 누가 8급 무황의 내공을 돌파한다면 그때 물러서래요. 짜증 나 죽겠어요.”염설아는
이태호의 말에 염설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자기도 모르게 웃어 버렸다.“그건 당연한 거죠. 이태호 씨는 연단사이니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같은 2품 고급 단약이라도 단약마다 색상이 다르니 사용하면 분명 느낌도 다르고, 에너지도 다를 거예요.”잠시 뜸을 들이던 염설아는 마음속에 조그마한 기대가 피어올랐다.“앞으로 정말 내 일을 그만둘 수 있게 되면 저는 꼭 좀 더 대단한 연단사를 찾아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저도 연단사가 되고 싶어요.”그러자 백지연이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염설아 씨, 우리 집 태호 오빠는 어때요? 태호 오빠의 연단사 레벨도 꽤 높거든요. 아마 지금 이 용성 연합국에는 비길 자가 없을 거예요. 이 용성 연합국 최고의 연단사가 지금 염설아 씨의 눈앞에 서 있잖아요.”이태호는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한 채 곧 백지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지연아, 헛소리하지 마, 우리 지금 진지한 얘기하고 있어.”그러자 백지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내 말은 진지한 말이 아니에요? 오빠에게 이미 잘생긴 제자가 한 명 생겼으니, 아름다운 제자가 한 명 더 있어도 좋지 않겠어요?”“맞아, 태호 씨, 방금 태호 씨가 말했잖아. 이 염설아 씨는 정신력이 매우 강해서 천부적인 재능이 분명 좋을 거라고 말이야. 제자가 한 명 더 있으면 좋을 텐데.”신수민도 옆에서 설득했다.염설아는 이 사람들이 너무 큰소리치는 게 아니냐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가 알고 있는 두세 명의 영감들은 모두 2품 중급 혹은 2품 고급 연단사인데, 모두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 이태호는 나이가 어린 것으로 보이니 2품 연단사라고 해도 기껏해야 2품 저급일 텐데 그의 여자가 용성 연합국 최강 연단사라고 자랑하다니? 만약 다른 연단사들에게 알려지면 아마 마음속으로 비웃을 것이다.이태호는 귀찮은 일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이 미녀는 확실히 재능이 좋지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했고 제자를 받을 계획도 없었다.그는 싱긋 웃으며 염설아에게 말했다.“염설아 씨, 우리 영석 교
염설아는 차가운 숨을 들이쉬었다. 이 단약 두 알을 교환해서 제출하면 큰 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런 약은 누가 봐도 탐났다.“그리고 정말 3품 저급 단약이네요.”염설아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침을 삼키며 작은 소리로 감탄했다.“색상도 다 좋아요. 한 알에 7000억을 바꿔드릴게요. 그러면 두 알이니 1조 4천억이죠.”염설아는 겉으로는 담담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이미 파도가 일렁였다. 이 단약으로 판단해보면 이태호는 틀림없이 3품 저급 연단사일 것이다. 이런 연단사라면 세속에서는 용성 연합국 최고라고 할 수 있다.이제야 백지연이 큰소리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태호는 정말 대단한 존재였으니 말이다.그런 연단사라면 비위를 맞춰야 할 뿐만 아니라 절대 미움을 살 수는 없으니, 이태호에게 최상품 영석을 100억씩 더 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이태호는 여전히 덤덤한 미소를 지으며 염설아를 향해 말했다.“괜찮네요. 최상품은 남겨두었다가 내가 수련할 때 쓸 생각이니 이렇게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것을 교환하려는 거예요.”“최상품도 있어요?”이 말을 들은 염설아는 마른 침을 삼키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했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꼬집었다. 진실을 알려주는 아픔이 느껴지자 그제야 그녀는 오늘 확실히 가장 대단한 천재 연단사를 만났다고 믿게 되었다.3품 저급 단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이태호가 이미 3품 중급 단약 사거나 이미 이 경지에 오래 머물렀다는 것을 말해준다. 비할 데 없는 숙련도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러한 단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잠깐 기다려요, 제가 가서 영석을 준비해야 해서요. 내 사물 반지에 있는 영석은 아마 부족할 거예요. 게다가 1조 4천억의 영석을 모두 상품 영석으로 바꿔줄 수는 없을 거예요. 일부는 최상품 영석으로 대체해야 해요.”염설아는 빙긋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하지만 안심하세요. 전체적인 가치는 1조 4천억의 영석일테니 말이에요.”“네, 그럼 수고
“나, 나한테 준다고요?”염설아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가슴이 벅차올라 빨간 입술을 다물 수 없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태호를 바라보며 물었다.“나한테 주는 게 확실해요?”“그럼요! 무슨 문제 있나요?”이태호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 염설아가 놀랄 때 이렇게 귀여워 보일 줄은 몰랐다.“고, 고맙습니다, 이태호 군주님!”이태호의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염설아는 그제야 침을 꿀꺽 삼키고 이태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문득 뭔가 떠올라서 이태호에게 말했다.“저기, 이태호 군주님, 정말 그 남천수에게 단약을 주었어요? 만약 그렇다면 그가 곧 내공을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저도 순조롭게 떠날 수 있을 텐데.”그 말을 들은 이태호가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물었다.“염설아 씨는 큰 회장님이에요. 여기 대우가 안 좋은가요? 왜 항상 떠날 생각만 하는 거예요?”염설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재미없어졌어요. 예전에 저는 도전적인 성격이었어요.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 집사로부터 천천히 올라왔다죠. 예전에는 재미도 있고 다양한 보물도 볼 수 있었어요. 나중에는 연단을 배우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큰 회장으로서 저에게 아부하고 제 비위를 맞추는 사람도 많았지만, 사실 저는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전 지금 조용한 생활을 좋아하게 됐거든요.”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음, 정원에 그렇게 많은 꽃과 풀을 심은 것을 보니 염설아 씨가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어요.”염설아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이태호에게 웃으며 말했다.“이태호 군주님, 연단사의 레벨로 볼 때 다른 건 몰라도 이 세속에서는 틀림없이 최고예요. 제가 당신의 제자가 될 기회가 있을까요? 이태호 씨가 싫지 않다면, 제가 정말 은퇴한 후에 당신에게서 연단을 배우고 싶습니다.”이태호는 난감했다. 염설아는 백지연과 신수민이 방금 한 말을 진짜로 받아들인 게 분명했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 문제없죠
이태호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의외로 이 두 미녀가 서로 칭찬하고 있다.옆에 있던 소지민은 환하게 웃었다. 이 염설아는 예쁘고 키도 크고, 게다가 여기서 큰 회장직을 맡고 있으니 나중에 은퇴했다고 해도 용성 연합국에 인맥이 많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 이태호의 제자가 될 수 있다면 분명 체면이 서는 일이다.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사랑의 불꽃이 조금 더 타오를지도 모르는데, 그들에게 이렇게 강한 사람이 하나 더 생기면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소지민의 웃음을 본 이태호는 이 웃음이 좀 무섭다고 느껴졌다. 제자를 받는 것뿐인데 장모님이 그렇게 기뻐하실 필요가 있겠는가 말이다.“사부님, 그럼 이 제자가 인사 올리겠습니다! 참,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도 스승님을 모실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염설아는 웃으며 쑥스러운 듯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여기 일이 끝나면 바로 남운시에 와서 날 찾아오면 돼요. 경비원한테 내 제자라고 말하면 그들이 염설아 씨를 들여보낼 거예요. 내가 돌아가서 그들에게 말해두도록 할게요.”염설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었다.“그럼 연락처라도 남겨둘까요? 그리고 이젠 스승님이시니 말을 놓으세요.”이태호는 웃으며 염설아와 연락처를 교환했다.그러나 이태호 등이 떠나려 할 때 흰옷을 입은 청년 한 명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다.“설아야!”흰옷을 입은 청년은 염설아와 잘 아는 듯 웃으며 들어왔다.들어올 때 그는 마침 이태호가 염설아와 웃고 떠들고 있는 것을 보았고, 이태호가 염설아의 휴대전화를 건네주는 것을 보았다.그러자 흰옷을 입은 청년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며 염설아를 향해 물었다.“설아야, 이 사람 누구야?”그의 말투에는 무례한 느낌이 가득했고, 이태호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분명 불쾌감이 짙었다.백지연은 상대방의 태도에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당신이 누군지 나도 알고 싶은데요?”그러자 상대방은 씩 웃
이태호는 원래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을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공격하니 화가 났다.이태호는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한 도시 경매장 지점의 회장일 뿐인데 뭐가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내가 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죠? 당신이 이런 걸 평가할 자격이 없지 않아요?”염설아도 이내 표정이 굳어지며 반갑지 않은 표정으로 상대방을 향해 말했다.“예성 오빠, 이분들이 여기 있다는 말은 내 친구라는 말인데 어떻게 내 친구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잠시 머뭇거리던 염설아가 말을 이었다.“게다가, 누구랑 연락처를 남기든 오빠랑 별 상관이 없지 않아요? 내가 내 전화번호를 누구에게 주고 싶은지는 내 마음이에요, 알겠어요?”염설아가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을 위해 이렇게 말할 줄 몰랐던 예성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진 채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씩 웃으며 말했다.“설아야, 난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 이 사람 좀 봐, 주변에 여자가 여러 명 있는데 이런 사람이 무슨 좋은 사람일 것 같아? 지금 군주는 종일 주변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너 설마, 이런 걸 좋아하는 거야?”염설아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상대방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빠, 그만 해요, 지금 오빠를 보고 싶지 않으니 돌아가요. 이분은 내 사부님이시고 앞으로 난 이분의 제자예요. 나는 이분에게서 연단을 배워야 한다고요. 우리 사이는 오빠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구질구질하지 않거든요.”“사, 사부님?”예성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염설아가 이렇게 젊은 청년을 스승으로 모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이 자식이 연단할 줄 알아? 설아야, 사부님을 찾아야 하는데 굳이 남자를 찾을 필요는 없잖아? 내가 아는 한 연단사는 여자인데 2품 중급 연단사로 레벨이 높아. 중요한 건, 만약 여자라면 널 가르칠 때도 편하지 않겠어?”그러자 그는 다시 이태호를 보며 물었다.“이런 남자를 찾
염설아는 허공에 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신수민에게 말했다.“이태호 군주님의 내공은 어떠세요? 예성 오빠의 내공은 절대 낮지 않거든요. 7급 무왕의 내공을 지니고 있어요.”염설아가 걱정하는 이유는 많은 연단사들이 연단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련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그리고 예성의 이 정도 내공은 용성 연합국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예성이 이태호가 군주라는 말을 듣고도 이태호를 안중에 두지 않는 이유였다.신수민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염설아 씨, 걱정하지 마세요. 4대 군신 모두 제 남편을 사부님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제 남편이 이 자식을 수습할 수 없을 것 같아요?”“뭐라고요!”염설아는 숨을 들이쉬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하며 다시 한번 신수민의 말에 놀랐다.옆에 있던 신수연도 히죽 웃으며 말했다.“이 예성이라는 자는 스스로 망신을 당하려 하는 것 같네요.”“자식, 그러면 사양하지 않겠다.”예성은 이태호의 앞쪽에 서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주먹을 쥐었다. 그 위에 영기가 솟구쳐 번쩍이자 이태호에게 돌진하여 이태호를 향해 내리쳤다.“스피드가 대단하네.”이태호는 빙긋 웃으며 주먹을 쥐더니 그대로 주먹으로 맞받아쳤다.쾅!순간 예성은 줄이 끊어진 연처럼 거꾸로 날아가 마당에 세게 떨어졌다.“푸웁!”그는 땅에 떨어지자 참지 못하고 피 한 모금을 토해냈고 얼굴빛도 많이 창백해졌다.“이,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예성의 얼굴에 믿을 수 없는 빛이 떠올랐다. 그는 이태호의 한 방도 견디지 못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이태호의 주먹을 직접 느낀 그는 그 힘은 분명 9급 무왕의 내공과 비슷하리라 생각했다.“설마, 너는 9급 무왕이야?”안간힘을 써 일어난 예성은 완전히 멍청해졌다. 그는 이렇게 대단한 군주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대단한 주주가 많긴 하지만 군주는 달랐다. 내공이 높은 군주는 별로 없었고 예성보다 뛰어난 내공을 지닌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조보성은 용처럼 강한 기운을 발산한 긴 창을 휘두르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그의 창법이 강력하고 화산을 꺾을 기세를 내뿜었으며 창살은 진룡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주변의 공간마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찢어져서 수많은 거미줄 같은 틈새가 나타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성은 이태호의 눈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안색이 확 변했고 적소검을 들고 앞으로 내리찍자 천 장이나 높고 금선(金線)과 같은 검기가 생성되면서 허공을 가르며 덮쳐온 창끝을 내리쳤다.“챙! 챙!...”하늘에서 병기가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부딪힐 때마다 생성한 거대한 충격파는 마치 여름의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을 냈다.주변 수 리 내에 있는 대지나 골짜기를 모두 초토화시켰다.조보성은 이태호와 싸울수록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으나 이태호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이태호가 날린 일격에 그가 창대를 쥐고 있는 손아귀가 아팠고 온몸의 기혈이 솟구쳐 올랐다.조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천교의 특성 때문에 일반 수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 점을 알아챈 조보성은 조시환이 올 때까지 이태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이태호도 조보성의 의도를 눈치챘다.그의 신식은 수십 리 밖에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면서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 10여 명의 수사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이태호는 속으로 더욱 초조해졌다.‘젠장! 이대로 가다간 내 체내의 영기가 바닥이 날 거고 오래 버틸 수 없어! 일단 이 사람을 해결한 다음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치자!’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팠다. 대허공전송부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사용해야 한다니.그러나 지금 전투 중에 있어서 정신을 분산시켜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가 들고 있는 작은 산봉우리와 같은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웅장한 신산(神山)으로 되어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
이태호는 옥부를 단련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다. 그는 신식으로 단전 내를 들여다보니 원래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바다가 다소 어두워졌다.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단약 두 알을 꺼냈고,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효가 그의 온몸에 퍼졌다.엄청난 약효가 순식간에 단전 내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켰고 솟구치는 영기는 경맥을 따라서 운행하면서 경맥의 장벽에 내리쳤다.이태호는 오심조천(五心朝天)의 자체를 취하고 천천히 수련하기 시작했다.한 시간 후, 그가 영단의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공법의 운행을 멈추었다.지금 이태호의 기운은 산악처럼 웅장하였고 주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에 공기를 가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다. 그의 호흡에 따라서 하얀 안개는 모두 그의 코로 빨려 들어갔다.체내에 남긴 약효를 깨끗하게 흡수하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이태호는 기력을 회복하였고 기혈이 뜨거운 도가니처럼 왕성한 것을 느끼면서 백수산맥을 떠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이번에 천지의 영화를 찾으러 왔다가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보물을 얻었다.혼돈 마수, 유명마경, 대허공전송부 등을 보면 어느 것이든 창란 세계에서 모두 값진 보물이었다.이제 계속 산골짜기에 있어도 무의미해졌다. 자칫하면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는 성자급 흉수나 수왕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그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그리고 전에 이태호가 조광학 등을 격살했기에 지금쯤 조씨 가문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떠나지 않다가 조씨 가문이 여기까지 쫓아오면 큰일 날 수도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하늘로 솟아오른 후 곧바로 산골짜기 밖으로 날아갔다.그는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상고 마도 수사의 유적에서 빠져나온온 후 산골짜기에서 나와버렸다.그러나 이태호가 산골짜기에서 나가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살기가 충만한 신식이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이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
물론 조씨 가문의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바로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그는 옥부를 쥐고 자신의 몸에 있는 천지의 힘을 천천히 옥부에 주입해서 단련하기 시작했다.수많은 천지의 힘이 들어가면서 대허공전송부는 점차 초록색 빛을 발산하기 시작했다.이 빛 속에 마치 기이한 힘이 들어있는 것처럼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졌고 부서졌다. ...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외곽의 상공에 어느새 거대한 비행선 한 척이 나타났다.비행선 위에서 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시환이 지금 어두운 표정으로 초록색 독장에 뒤덮인 백수산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옆에 있는 3급 성자 경지의 중년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형님, 명곤과 소주는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소.”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이 더욱 좁아졌다.조시환은 속으로 끊임없이 추측했다. 그들은 수왕의 습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수사의 격살을 당했을까?조광학 등이 사고를 당했을 때 조씨 가문에서 2천여 리 떨어져 있었다.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나서도 조광학 등을 죽인 것이 인간인지 흉수인지 구분해 낼 수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시환은 비행선을 몰고 백수산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산골짜기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에서 그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왜냐하면 그는 공기에 남아 있는 조광학 등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비행선이 산골짜기에서 50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시환은 드디어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는 이곳의 땅이 갈아엎은 것처럼 여기저기 돌이 나뒹굴었고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특히 수십 장이나 깊은 구덩이 같은 것이 가로놓여 있었다.이 구덩이에서 조시환은 조광학의 기운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운 검의도 감지했다.이 남아 있는 검기는 지극히 날카로웠다. 비행선이 수 리나 떨어져 있어도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여전히 피부가 바늘에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조시환의 신식마저 오래
대허공전송부의 가격은 외부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지금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옥부를 밖에서 판다면 필연코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뺏으려고 할 것이다.완전한 대허공전송부를 깨뜨리면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보낼 수 있는 목숨을 부지하는 신기(神器)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물건을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구천의 청기(淸氣)를 채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성왕급 수사가 자신의 도운을 융합해서 공간계의 전송 부문(符文)을 새겨야 한다. 전후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창란 세계에서 여러 성지와 상고 세가(世家)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송부를 보기가 어려웠다.태일종은 천남 지역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선우정혁 같은 7급 성왕 경지의 강자가 있더라도 이런 전송부가 없었다.대허공전송부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옆에 있는 약간 마르고 짙은 살기와 검은 기운을 내뿜은 혼돈 마수를 바라보았다.그가 신식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 눈앞의 혼돈 마수에 팽배한 생명력이 내포되어 있으며 부패하고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살기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는 만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혼돈 마수에 아직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는 사실에 놀랐다.어떻게 이런 일이!“아쉽지만 난 마공을 수련하지 않아.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야!”마도 수사가 이 혼돈 마수를 가지게 된다면 그의 자질을 순식간에 향상시킬 수 있고 앞으로 각종 마구를 수련해도 수련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심지어 각종 사악한 공법을 수련할 때도 혼돈 마수의 도움을 받으면 위력을 많이 높일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혼돈 마수를 사물 반지에 넣고 이후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대전을 둘러본 후 다른 물건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태호는 궁전 밖으로 나가서 기타 미지의 곳을 탐색하였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이 폐허가 된 동부, 그리고 주변의 궁전을 모두 자세히 탐색한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다시 제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