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의외로 이 두 미녀가 서로 칭찬하고 있다.옆에 있던 소지민은 환하게 웃었다. 이 염설아는 예쁘고 키도 크고, 게다가 여기서 큰 회장직을 맡고 있으니 나중에 은퇴했다고 해도 용성 연합국에 인맥이 많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 이태호의 제자가 될 수 있다면 분명 체면이 서는 일이다.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사랑의 불꽃이 조금 더 타오를지도 모르는데, 그들에게 이렇게 강한 사람이 하나 더 생기면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소지민의 웃음을 본 이태호는 이 웃음이 좀 무섭다고 느껴졌다. 제자를 받는 것뿐인데 장모님이 그렇게 기뻐하실 필요가 있겠는가 말이다.“사부님, 그럼 이 제자가 인사 올리겠습니다! 참,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도 스승님을 모실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염설아는 웃으며 쑥스러운 듯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여기 일이 끝나면 바로 남운시에 와서 날 찾아오면 돼요. 경비원한테 내 제자라고 말하면 그들이 염설아 씨를 들여보낼 거예요. 내가 돌아가서 그들에게 말해두도록 할게요.”염설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었다.“그럼 연락처라도 남겨둘까요? 그리고 이젠 스승님이시니 말을 놓으세요.”이태호는 웃으며 염설아와 연락처를 교환했다.그러나 이태호 등이 떠나려 할 때 흰옷을 입은 청년 한 명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다.“설아야!”흰옷을 입은 청년은 염설아와 잘 아는 듯 웃으며 들어왔다.들어올 때 그는 마침 이태호가 염설아와 웃고 떠들고 있는 것을 보았고, 이태호가 염설아의 휴대전화를 건네주는 것을 보았다.그러자 흰옷을 입은 청년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며 염설아를 향해 물었다.“설아야, 이 사람 누구야?”그의 말투에는 무례한 느낌이 가득했고, 이태호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분명 불쾌감이 짙었다.백지연은 상대방의 태도에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당신이 누군지 나도 알고 싶은데요?”그러자 상대방은 씩 웃
이태호는 원래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을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공격하니 화가 났다.이태호는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한 도시 경매장 지점의 회장일 뿐인데 뭐가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내가 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죠? 당신이 이런 걸 평가할 자격이 없지 않아요?”염설아도 이내 표정이 굳어지며 반갑지 않은 표정으로 상대방을 향해 말했다.“예성 오빠, 이분들이 여기 있다는 말은 내 친구라는 말인데 어떻게 내 친구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잠시 머뭇거리던 염설아가 말을 이었다.“게다가, 누구랑 연락처를 남기든 오빠랑 별 상관이 없지 않아요? 내가 내 전화번호를 누구에게 주고 싶은지는 내 마음이에요, 알겠어요?”염설아가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을 위해 이렇게 말할 줄 몰랐던 예성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진 채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씩 웃으며 말했다.“설아야, 난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 이 사람 좀 봐, 주변에 여자가 여러 명 있는데 이런 사람이 무슨 좋은 사람일 것 같아? 지금 군주는 종일 주변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너 설마, 이런 걸 좋아하는 거야?”염설아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상대방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빠, 그만 해요, 지금 오빠를 보고 싶지 않으니 돌아가요. 이분은 내 사부님이시고 앞으로 난 이분의 제자예요. 나는 이분에게서 연단을 배워야 한다고요. 우리 사이는 오빠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구질구질하지 않거든요.”“사, 사부님?”예성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염설아가 이렇게 젊은 청년을 스승으로 모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이 자식이 연단할 줄 알아? 설아야, 사부님을 찾아야 하는데 굳이 남자를 찾을 필요는 없잖아? 내가 아는 한 연단사는 여자인데 2품 중급 연단사로 레벨이 높아. 중요한 건, 만약 여자라면 널 가르칠 때도 편하지 않겠어?”그러자 그는 다시 이태호를 보며 물었다.“이런 남자를 찾
염설아는 허공에 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신수민에게 말했다.“이태호 군주님의 내공은 어떠세요? 예성 오빠의 내공은 절대 낮지 않거든요. 7급 무왕의 내공을 지니고 있어요.”염설아가 걱정하는 이유는 많은 연단사들이 연단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련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그리고 예성의 이 정도 내공은 용성 연합국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예성이 이태호가 군주라는 말을 듣고도 이태호를 안중에 두지 않는 이유였다.신수민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염설아 씨, 걱정하지 마세요. 4대 군신 모두 제 남편을 사부님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제 남편이 이 자식을 수습할 수 없을 것 같아요?”“뭐라고요!”염설아는 숨을 들이쉬며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하며 다시 한번 신수민의 말에 놀랐다.옆에 있던 신수연도 히죽 웃으며 말했다.“이 예성이라는 자는 스스로 망신을 당하려 하는 것 같네요.”“자식, 그러면 사양하지 않겠다.”예성은 이태호의 앞쪽에 서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주먹을 쥐었다. 그 위에 영기가 솟구쳐 번쩍이자 이태호에게 돌진하여 이태호를 향해 내리쳤다.“스피드가 대단하네.”이태호는 빙긋 웃으며 주먹을 쥐더니 그대로 주먹으로 맞받아쳤다.쾅!순간 예성은 줄이 끊어진 연처럼 거꾸로 날아가 마당에 세게 떨어졌다.“푸웁!”그는 땅에 떨어지자 참지 못하고 피 한 모금을 토해냈고 얼굴빛도 많이 창백해졌다.“이,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예성의 얼굴에 믿을 수 없는 빛이 떠올랐다. 그는 이태호의 한 방도 견디지 못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이태호의 주먹을 직접 느낀 그는 그 힘은 분명 9급 무왕의 내공과 비슷하리라 생각했다.“설마, 너는 9급 무왕이야?”안간힘을 써 일어난 예성은 완전히 멍청해졌다. 그는 이렇게 대단한 군주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대단한 주주가 많긴 하지만 군주는 달랐다. 내공이 높은 군주는 별로 없었고 예성보다 뛰어난 내공을 지닌
이태호 앞에서 그는 이미 패배했다는 것을 예성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 남자에 미치지 못했고 그의 앞에서 아무런 경쟁력이 없었다.진정한 강자를 상대로 그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아예 염설아의 앞으로 가서 염설아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설아야, 내가 얼마나 널 아끼는지 몰라? 나는 오늘 반드시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야겠어. 나는 네가 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네가 나에게 답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염설아는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가 영화나 뭐 그런 걸 보러 가자고 청할 때마다 핑계를 대고 거절했다. 그런데 아직도 눈치채지 못했단 말인가? 그녀는 줄곧 애써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염설아는 서글프게 웃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예성 오빠, 난 항상 오빠를 나의 좋은 오빠,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이해해주길 바라요.”예성은 서운한 눈빛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염설아를 향해 말했다.“내가 착각했나 보구나. 그럼 난 이만 가볼게.”말을 마친 예성은 날아올랐다가 그대로 가버렸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짓더니 그제야 염설아에게 다가와 말했다.“정말 미안해, 염설아 씨, 오자마자 염설아 씨 친한 친구에게 미움을 살 줄은 몰랐어.”염설아도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사부님 탓이 아니에요. 전에는 별로 상대도 안 했는데 자꾸 귀찮게 해서 나도 좀 짜증 났었어요. 이번에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것도 사실 좋은 일이에요. 앞으로 오빠가 또 나를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 말이에요.”“염설아 씨, 그럼 우린 이만 가볼게. 나중에 은퇴하면 남운시로 찾아와.”신수민이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네, 그럼 내가 바래다 드릴게요, 헤헤, 이제 두 분은 내 사모님이시네요.”염설아는 웃으며 다시 앞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참, 아직 소개도 안 하셨잖아요, 여기 있는 분들이 다 사모님은 아니죠?”신수연은 깜짝 놀라며 입장을 밝혔다.“내 이름은 신수연이에요
이태호는 웃으며 곧 신수민 등과 함께 떠났다.이태호 일행을 대문 앞에 데려다주고 나서야 염설아는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감탄하며 이태호가 준 단약을 꺼내고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정말 대단해, 3품 저급 일품 단약이라니, 이 단약이 제련되면 1급 무황까지 돌파하는데 문제없겠지? 세상에, 그리고 교환한 단약 두 알을 가져가면 나도 보스에게 상을 받을 수 있어. 생각만 해도 설레네.”그리고 염설아의 머릿속에는 이태호의 잘생긴 얼굴이 떠올랐고,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내가 제대로 된 사부님을 만난 것 같아. 연단사 등급이 이렇게 높으니 어느 종문에 간다고 해도 앞다퉈 빼앗는 존재겠지? 그런 사람의 제자가 되다니, 정말 조금도 손해 볼 게 없잖아.”그 시각 이태호 일행은 거리에 나섰다.백지연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태호 오빠, 이 제자는 정말 예쁘고 내공도 높아요. 어쩌면 제자가 사부님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모르겠어요. 오빠는 이렇게 멋있고 또 이렇게 훌륭한데, 그녀가 매일 오빠 곁에서 오빠를 따라다니게 되면 오빠에게 반하지 않을까요?”이태호는 얼굴이 살짝 붉어지더니 쓴웃음을 지었다.“넌 매일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매력 있어?”“당연히 있죠, 그렇지 않았다면 그 백정연이 왜 그렇게 멀리 오빠를 찾아갔겠어요? 저번에 지나가던 길에 생명의 은인을 보러 왔다고 하던데 어쩌면 오빠가 좋아서 일부러 보러 온 걸지도 몰라요!”백지연은 뒷짐을 진 채 앞에서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옆에 있던 신수연 역시 놀리며 한마디 보탰다.“그럴 가능성이 꽤 커요. 어쨌든 형부는 그녀의 목숨을 구했어요. 드라마에서 보면 구출된 여자들을 다 은인을 좋아하게 되잖아요. 여자들은 모두 이렇게 보호받는 안정감을 좋아하거든요.”이태호는 어이없다는 듯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두 사람 대체 쇼핑 할 거예요, 안 할 거예요? 쇼핑하기 싫으면 그냥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그래요, 알았어요. 우리 그만 말할게요. 쇼
백지연도 감격에 겨워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잘 됐어요. 지난번에 우리에게 준 무기도 좋긴 했지만 레벨이 높지 않았어요. 이 무기는 듣기만 해도 대단한 것 같아요.”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헤헤, 너희들의 내공도 곧 무왕의 레벨을 돌파할 것 같아서 그래. 그러니 당연히 너희들에게 무기를 좀 준비해줘야지! 이 무기는 내가 이용조직의 오적운과 겨룰 때 직접 배운 거야. 무기는 훌륭하지만 그녀의 내공은 나와 거리가 멀어서 상대될 수 없더라고.”이태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두 미녀에게 말했다.“한 사람의 전투력이 강한지 아닌지는 내공의 등급과 큰 관계가 있어. 결국 내공의 차이가 크니, 같은 무기를 펼쳐도 그 위력이 당연히 완전히 달라지겠지. 예를 들어, 무왕은 쉽게 기사를 물리칠 수 있어.”“이용 조직이 뭐야? 이 조직의 사람들은 왜 너에게 손을 대려고 했던 거야? 그 오적운은 여자야? 왜 그녀가 너를 죽이려고 했던 거지?”이태호의 말에 백지연과 신수민은 눈빛을 마주치며 어리둥절했다.이태호는 어제의 일을 두 사람에게 자세히 말했다.“뭐라고요? 우리는 그쪽 고수 몇 명만 서로 겨루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 국주가 뜻밖에도 오빠에게 사람을 보내 싸움을 걸게 했다니.”그러자 백지연은 울화가 치밀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신수민도 씩씩거리며 말했다.“당신처럼 대범한 사람을 만났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용성연합국이 국주를 바꾸었을지도 몰라.”백지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이민호라는 사람도 참, 지난번에 살려뒀는데 무슨 칠공주인가 하는 사람을 찾아가 칠공주와 함께 우리를 상대하다니, 그들 두 부자는 죽어도 싸요.”그러자 백지연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입을 열었다.“마침 내가 그때 거기 없었네요. 있었더라면 내가 가서 칠공주 뺨을 세게 때렸을 텐데.”신수민은 생각에 잠겨 잠시 멍해 있다가 그제야 말했다.“공주의 뺨을 한 대 때리는 게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아무도 그렇게 해 본 적이 없을 거야.”그러자 백지연은 멋쩍은 듯 웃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서 신수연과 소지민 두 사람이 서소운과 함께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쇼핑 가자고 외치러 온 모양인데 어제 벌써 여러 군데 다녔으니 오늘은 또 다른 곳으로 놀러 가야겠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는 자주 돌아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다만, 신수연 그녀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그는 동행할 수밖에 없었다.곧 일행은 놀러 나갔다.이튿날 아침 이태호는 사람들을 데리고 화영 경매장 밖으로 다시 나왔다.막 도착하자 어떤 뚱보가 이태호 일행을 보고 갑자기 눈빛을 반짝였다.뚱보 곁에는 경호원 몇 명이 따라다녔는데 이태호 곁에 있던 백지연과 신수민 일행을 돌아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쯧쯧, 우리 오룡도에 언제 이렇게 미인이 많아졌지? 나는 왜 여태껏 본 적이 없을까?”말을 마친 뚱보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거리낌 없이 몇 사람을 훑어보기 시작했다.“죽일 놈의 뚱보, 뭘 봐? 미녀 못 봤어?”신수연은 상대방의 그런 눈빛에 혐오감을 느껴 자신도 모르게 매섭게 쏘아보았다.그 뚱뚱한 남자는 전혀 화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예쁜 아가씨, 너 정말 예쁘구나. 설마 내가 쳐다봐도 안된다는 건 아니겠지? 참, 내가 누군지 알아? 하하, 감히 나한테 이렇게 말을 하다니!”뚱보 뒤에 있던 경호원 중 한 명이 웃으며 말했다.“미녀분, 이분은 오룡도 일류 가문의 도련님, 사마가의 사마준님이셔.”“일류 세가의 도련님이시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신수연은 이제 세상 물정을 아는 사람이었다. 주주나 군신도 만나본 적이 있는 그녀는 어제 심지어 왕자 일행과 함께 술을 마셨다. 오룡도는 확실히 가장 번화한 도시이니 이곳의 일류 세가가 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존재라는 말이다. 일부 사람들의 미움을 살 수 없다는 것 외에는 정말 두려워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이것이 바로 상대방이 이렇게 거들먹거리는 이유였다.그 뚱보는 신수연이 반어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신수연이 정말 자기를 두려워하
“뭐라고? 스카이 룸, 당신들 이 사람을 위해 스카이룸을 남겨뒀어? 이 자식이 누군데? 나는 그럴 자격도 없는데 어떻게 이 사람을 위해 남겨둔 거야?”사마준은 하지운의 말을 듣고 갑자기 흥분했다. 그의 신분도 고귀한 편이었고, 왕자나 통솔의 아들 같은 인물은 경매에 참여하지 않으니 여기서 그의 신분과 지위가 가장 높은 사람이라 생각했다.적어도 이곳 오룡도에서 그들은 아주 잘 지내는 편이다.아직 입장 시간도 아닌데 어떻게 이태호를 데리고 먼저 들어갈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규정에 전혀 맞지 않는다!하지운은 담담하게 사마준을 한 번 보더니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사마 도련님, 이 일은 우리 큰 회장님께서 맡기신 것이니 무슨 의의가 있으면 제가 그녀를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하지운은 부드럽게 웃으며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이태호 씨, 이쪽으로 오세요.”곧 많은 사람의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눈초리를 받으며 이태호 등은 하지운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사마 도련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미리 누군가 데리고 들어가는 건 처음 보는 일이 아닌가요?”그때 다른 쪽에서 한 남자가 다가왔고, 그 뒤로 여러 명의 경호원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사마준을 바라보았다.사마준은 이 이류 세 가의 정 도련님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무슨 일인지 알 게 뭐야. 큰 회장님의 분부라고 하던데 이 자식 큰 회장님과 잘 아는 사이인가?”사마준의 말에는 분명히 질투가 섞여 있었다. 부잣집 도련님들은 큰 회장의 자태가 매혹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모두 큰 회장에게 음식을 대접할 기회를 만들어 이 여자의 사랑을 받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안타깝게도, 이 여자는 정말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았고, 더 답답한 건 그들이 이 여자를 가질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많은 사람이 화영 경매장이 겉보기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영 경매장은 많은 도시에 지점을 가지고 있고, 배후 실력도 매우 무서운데 어떤 사람들은 종문 아래의 권력이라고 의심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