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을 가진 남자는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저급 단약 한 알을 꺼냈다.“이건 그분께서 주신 거예요. 2품 저급 단약이죠. 저희 내공을 생각하면 이것만으로도 훌륭하죠. 하하,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게 최상품 단약이라는 거죠.”키가 큰 경호원은 웃으며 말했다.“최상품의 2품 저급 단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2품 중급 연단사겠죠? 어쩌면 집사님께 2품 중급 단약을 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콧수염이 건의했다.“하지만 바로 작은 회장님을 만나게 해주겠다고는 하지 마세요. 일부러 난처한 척하면 분명 단약을 줄 거예요. 그분은 융통성이 아주 뛰어난 것 같았거든요.”이때 하지운은 눈을 빛냈다. 드디어 모처럼 기회가 찾아왔다.“뭘 넋 놓고 있어? 얼른 나가서 그들을 데려와.”하지운이 곧바로 말했다. 그녀는 잠깐 생각한 뒤 한 마디 보탰다.“너희 둘 좋은 일이 있으면 바로 날 생각해 주네. 걱정하지 마. 이번 달 상금은 너희 둘이 가장 높을 거야. 나도 너희를 챙겨줘야지.”두 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기뻐하면서 웃으며 나갔다.잠시 뒤,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이태호 일행의 앞에 섰다.콧수염이 있는 경호원이 이태호에게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정말 애쓴 덕에 하지운 집사님께서 여러분을 만나겠다고 하셨어요. 이젠 여러분께 달렸어요. 저희는 먼저 갈게요.”“하하, 고마워요.”이태호는 크게 웃으며 두 사람을 향해 예를 갖추며 둘의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떠난 뒤 이태호는 그제야 신수민 등을 데리고 하지운의 문 앞에 도착하여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요!”하지운이 덤덤히 웃으며 이태호 일행에게 들어오라고 했다.“앉으세요.”하지운은 그들에게 앉으라고 한 뒤 그들을 위해 차를 우리고 나서야 이태호에게 말했다.“조금 전 일은 경호원들에게서 전해 들었습니다. 혹시 영석을 얼마나 바꾸고 싶으신 건가요? 제 권한도 그리 크지는 않아서 많이 바꾸고 싶으시다면 작은 회장님을 찾아가셔야 해요. 작은 회장님의 권한이 저보다 더 크거든요.
하지운이 놀라워하자 이태호는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중급 단약 최상품을 꺼냈다.“2품 중급 단약이면 집사님께서는 5급 무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6급 무왕이 되기는 힘들어요. 단번에 5급을 건너뛰고 6급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죠.”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만약 2품 중급 최상품 단약이라면 6급 무왕이 될 수도 있어요. 6급이 되지 못하더라도 5급 무왕 절정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그때가 돼서 열심히 수련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6급 무왕에 도전해 봐도 되죠.”백지연이 옆에서 말을 보탰다.“저희가 이 단약을 드리면 하 집사님께서 저희를 작은 회장님을 뵙게 해줄 수 있나요?”하지운은 몰래 침을 삼켰다. 이태호는 무려 2품 중급 단약 최상품을 꺼냈고 이것은 그녀에게 크나큰 유혹이었다.“당, 당연히 문제없죠. 성의가 가득하신 걸 봐서 제가 당연히 도와드려야죠.”하지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흥분한 건지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것 같기도 했다.“그러면 부탁드립니다.”이태호가 손을 내젓자 단약이 하지운의 앞으로 날아가서 둥둥 떠 있었다.하지운은 단약을 받은 뒤 조심스럽게 그것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직 이름을 모르네요. 아마 2품 고급 연단사겠죠? 이 정도 수준의 연단사라면 제가 못 들어봤을 리가 없는데, 생소한 얼굴인 걸 보니 우리 오룡도 사람이 아니죠?”이태호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전 남군 군주입니다. 천홍주에서 왔어요. 절 본 적 없는 건 당연하죠. 참, 저는 이태호라고 합니다.”“남군 군주셨군요. 젊으신데 능력도 좋으시네요. 이태호 씨 같은 연단사라면 용성연합국에서 손꼽히실 텐데,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으시네요. 오늘 먼저 말씀해 주지 않으셨다면 전 우리 용성연합국에 이렇게 젊은 인재가 있을 줄은 몰랐을 거예요.”단약을 받은 하지운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녀는 이태호 일행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서면서 이태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하하, 과찬입니다. 전 평소 조용히 지내
“남천수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좋은 이름이네요.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하지운은 싱긋 웃은 뒤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태호 일행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자기는 걸어가서 문을 두드린 뒤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이번에는 괜찮겠지? 저 작은 회장님이 우리를 도와준다면 분명 큰 회장님을 만날 수 있을 거야.”소지민은 잠깐 생각한 뒤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백지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해다.“저 작은 회장님이 얼마나 큰 권력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바로 그와 영석을 교환할 수도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그 큰 회장님이라는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잖아요.”이태호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큰 회장님이라는 사람을 보는 게 좋지 않겠어? 난 큰 회장님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거든.”소지민은 다소 언짢은 듯 말했다.“그러면 또 그 사람에게 단약 한 알을 줘야 하는 거 아냐? 다 남에게 주면 얼마나 아까워.”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장모님,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이 경매장은 용성연합국에서 가장 큰 경매장이에요. 앞으로 제게 영석이나 영초가 필요할 때가 오면 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지 않겠어요?”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그러니까 단약 한두 알을 주는 것으로 상대방과 잘 지낼 수 있다면 사실 손해 보는 건 아니죠. 그리고 이 단약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귀한 보물이에요. 그러나 우리 같은 연단사에게는 영초만 충분하면 단약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죠. 그래서 저에게는 그렇게 귀한 게 아니에요.”신수민이 소지민에게 말했다.“엄마, 이 일은 상관하지 마세요. 태호 씨가 이러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테니까 말이에요. 태호 씨 같은 연단사들은 오히려 상대방이 태호 씨 비위를 맞추려 한다고요.”이때 하지운은 이미 남천수의 앞에 서 있었다.남천수는 눈앞의 하지운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하 집사, 대낮부터 왜 날 찾아온 거야? 무슨 일 있
하지운은 남천수를 향해 눈을 흘겼다.“남 회장님, 그가 제게 아무런 이득도 주지 않았더라면 제가 그를 데리고 작은 회장님을 만나러 왔겠어요? 제 말뜻 이해하셨죠? 작은 회장님이 그분을 데리고 큰 회장님을 만나러 간다면 작은 회장님께서도 분명 이득을 보실 거예요.”“이득이라고?”이득이라는 말에 남천수는 흠칫하며 물었다.“무슨 이득이길래 그래? 재물 같은 건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해. 4품 영초 같은 건 몰라도 말이야.”“남 회장님, 더 멀리 내다보셔야죠. 4품 영초도 좋긴 하지만 그가 제게 준 건 영초 따위가 아니라 단약이에요.”하지운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말을 마친 뒤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중급 단약을 꺼냈다.“보셨어요? 이건 2품 중급 단약이에요. 이건 어떠세요? 작은 회장님께 이건 보물인가요?”2품 중급 단약을 본 남천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거 심지어 최상품 단약이네. 세상에, 분명 2품 고급 연단사가 틀림없어. 얼른 가서 그를 데려와.”자기도 틀림없이 단약을 얻을 거라는 생각에 남천수는 무척 흥분됐다. 그의 내공은 곧 있으면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데려올게요.”하지운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빠르게 나왔다.“어때요? 하 집사님, 해결되었나요?”하지운이 나오자 이태호가 싱긋 웃으며 물었다. 그녀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일이 순조롭게 풀린 듯했다.하지운은 덤덤히 웃었다.“당연하죠. 단약은 고맙게 잘 받을게요.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할게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부탁드릴게요.”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고 하지운은 이내 떠났다.“안녕하세요, 작은 회장님.”이태호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남천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남천수는 웃으면서 그에게 다가가다가 그 호칭에 입꼬리가 살짝 떨리며 미소도 굳어졌다.그들의 경매장에서는 작은 회장과 큰 회장을 구분하긴 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남천수는 말을 마친 뒤 찻잔을 들더니 다리를 꼬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는 우월감을 느끼는 듯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는 또 웃으며 말했다.“이태호 씨, 솔직히 얘기해서 저는 제 권한대로 20억 원어치를 다 바꿔줄 수 있어요. 그 정도면 충분하죠?”그러나 뜻밖에도 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제게 몇백억 심지어 몇천억 원어치 상품 영석이 필요하다면요? 그 정도라면 큰 회장님을 만나야겠죠?”“풉!”차를 마시던 남천수는 차를 내뿜었다. 하마터면 사레에 들릴 뻔했다.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놀란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 씨, 저랑 농담하는 거 아니죠? 그렇게 많은 상품 영석을 바꾸겠다고요? 그걸로 뭘 하시게요?”이태호는 어깨를 으쓱이며 덤덤히 대꾸했다.“당연히 바꿔서 경매에 쓸려고 그러죠. 제가 여기서 영석을 바꾸는 이유가 경매에 쓰기 위해서가 아니면 뭐겠어요?”“그 정도 양의 상품 영석이라면 확실히 큰 회장님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긴 해요. 그런데 전 왜 이태호 씨가 경매에 참여하러 온 게 아니라 물건을 사들이러 온 것 같죠?”결국 남천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상황을 보아하니 이태호 씨는 엄청난 보물을 가지고 오신 것 같군요.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많은 양의 영석으로 교환할 수 없을 테니까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은 회장님께서 절 큰 회장님께 데려다주신다면 당연히 보물을 꺼낼 테니까요.”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2품 고급 단약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물론 작은 회장님께서 헛걸음하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이건 2, 2품 고급 단약 아닌가요? 2품 중급 단약이 아니라.”이태호가 단약 한 알을 꺼내자 남천수는 당연히 하지운과 똑같이 2품 중급 단약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태호가 꺼낸 건 2품 고급 단약 한 알이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이미 7급 무왕이신 것 같은데 2품 중급 단약으로 실력을 끌어올리기는 힘들 겁니다.
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흔쾌히 그와 연락처를 교환했다.“자, 이태호 씨. 그러면 이제 큰 회장님을 만나러 가시죠.”단약을 조심스럽게 챙긴 뒤 남천수는 그제야 이태호에게 말했다.“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남천수 형님, 앞으로는 제가 형님이라고 부를게요.”이태호는 잠깐 고민하다가 그에게 말했다.“네, 그렇게 부르셔도 됩니다. 이태호 군주는 먼 곳에서 오셨으니 저희 오룡도에서 며칠 놀다가 가세요.”남천수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이태호를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동시에 그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경매장에는 작은 회장이 두 명 있었는데 다른 한 명은 그와 경쟁 관계였다. 만약 앞으로 지금 이곳에 있는 큰 회장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된다면 다음대 회장은 둘 중 한 명이 될 터였다.두 사람은 내공이 비슷했고 모두 원로급 인물이었기에 상대를 압도하려면 누가 먼저 내공을 더 많이 쌓아 기회를 잡느냐에 달려 있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내공이 높을수록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건 더 어려웠다. 그러므로 이 단약은 그에게 아주 중요했다. 2품 고급 단약은 당연하게도 엄청난 보물이었고 이 단약을 한 알 얻는 것은 그에게 엄청난 행운이었다.지난 2년간 하지운을 잘 챙겨준 덕에 그녀와 사이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만약 하지운이 이태호를 다른 회장에게 데려갔다면 이런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이것은 그에게 엄청난 기회였다.남천수의 안내에 따라 이태호 일행은 또 다른 건물 밖에 도착했다.그곳은 큰 회장의 거처였다. 호화롭지는 않았으나 다른 건물보다는 조금 더 컸고 마당에도 꽃들이 꽤 많이 심_x001D_ 있어 문 앞에서도 꽃향기가 났다.“큰 회장님께서는 로맨틱하시네요. 마당에 이렇게 많은 꽃을 심으신 걸 보면 말이에요. 이 꽃들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꽤 많이 들이셨겠어요.”백지연은 마당에 도착하자 저도 모르게 즐거운 얼굴로 꽃내음을 맡았다.“하하, 저희 큰 회장님께서는 20대이시고 미녀예요. 올해 겨우 27살이세요. 수련계의 천재라고도 할 수 있죠. 큰 회장님의
염설아가 수련을 마치고 잠시 쉬려고 할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그녀는 곧 정신력으로 바깥을 살펴보았다. 강한 정신력은 바깥의 모든 것을 감싸듯 또렷이 잘 보였다.“남천수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뭐 하려는 거지?”염설아는 평소에도 정신력에 관한 내공을 수련하고 있는데 정신력이 어려서부터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나 순식간에 바깥 상황을 볼 수 있었다.파동이 갑자기 스쳐 가는 것을 느낀 이태호의 눈빛에 의아함이 더해졌다. 이 큰 회장의 정신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똑똑!”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염설아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답했다.“들어오세요.”남천수는 들어온 후 문을 닫았다. 염설아가 정신력으로 그들을 봤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며 말했다.“설아 회장님, 누군가 영석을 바꾸려고 해서 내가 그를 데려왔어요. 남군 군주인데 이태호라 불러요.”염설아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남천수 씨에겐 20억짜리 상품 영석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아요? 왜요? 이 정도면 환전하기에 충분하지 않아요? 이 남군 군주께서 욕심이 많으신가 봐요.”남천수는 쓴웃음을 짓더니 그제야 염설아를 향해 말했다.“몇백, 몇천억에 이르는 상품 영석을 교환해 주겠다고 해요. 저한테는 정말 그런 권한이 없어요.”그 말을 들은 염설아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가 놀라면서 말했다.“아니, 영석을 그렇게 많이 바꿔서 뭘 한대요?”남천수가 말을 이었다.“알게 뭐예요. 어쨌든, 바꾸려는 보물이 단약일 거예요.”“단약?”단약이라는 말을 들은 염설아의 눈빛이 자기도 모르게 밝아졌다. 어쨌든 단약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다. 내공과 무기 따위도 부족하지 않으니 단약의 등급만 높으면 윗선에서도 매우 좋아할 것이다.그래서 누군가 영석을 바꾸러 온다면 당연히 이 단약이 최우선이었다.“그 많은 상품 영석이라면, 설마 나에게 단약을 많이 주려는 건 아니겠지? 이 단약은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으니 적어도
남천수는 웃으며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얼마 안 지나 그는 이태호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서 서로 소개를 하고는 혼자 떠났다.“역시 큰 회장님은 젊고 예쁘시네요. 전에 남천수 작은 회장님께서 큰 회장님이 젊은 미녀라고 하셔서 안 믿었었는데 말이죠.”자줏빛 치마를 입은 미녀를 바라보던 이태호는 자기도 모르게 눈앞이 환해졌다. 봄바람 같은 느낌을 주는 염설아는 피부가 희고, 얼굴형이 매우 기품이 있어 보였다. 치마가 약간 짧고 허벅지가 일부 드러나 있어 더욱 젊은 기운이 차넘쳤다.“이태호 군주님, 앉으세요!”염설아는 이태호 등을 불러 자리에 앉게 한 후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이태호 씨가 나한테 아부하거나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영석을 더 많이 바꿔주진 않을 거예요. 우리에겐 모든 보물에 대해 확실한 환전 기준이 있거든요. 이태호 씨가 아무리 나랑 사이가 좋아도 우리 경매장의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집행할 거예요.”염설아 같은 사람은 오룡도에서도 우월한 존재이기에 사람들의 아첨을 자주 들었고, 이태호의 말에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이태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허허,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어쨌든 이 자리에 앉기까지 쉽지 않았을 거예요.”염설아는 미소를 지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우리 그냥 본론으로 들어가죠. 방금 남천수가 그러던데, 단약으로 우리와 영석을 바꾸려고 한다면서요?”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내가 내놓을 수 있는 보물은 많지 않아요. 제가 연단사이기 때문에 단약을 좀 꺼내서 교환할 수밖에 없어요.”“2품 연단사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저도 정신력이 좋아서 연단을 배우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쪽 일이 바빠서 어쩔 수 없어요. 두 작은 회장이 내공을 계속 돌파하지 못하고 있으니 아예 사퇴하고 은거해 연단 기술을 배울 생각이었어요. 아쉽게도 우리 윗선에 있는 보스께서 몇 번이나 사직서를 냈는데, 저의 사직서만 늘 기각되었어요. 언젠가 누가 8급 무황의 내공을 돌파한다면 그때 물러서래요. 짜증 나 죽겠어요.”염설아는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조보성은 용처럼 강한 기운을 발산한 긴 창을 휘두르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그의 창법이 강력하고 화산을 꺾을 기세를 내뿜었으며 창살은 진룡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주변의 공간마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찢어져서 수많은 거미줄 같은 틈새가 나타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성은 이태호의 눈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안색이 확 변했고 적소검을 들고 앞으로 내리찍자 천 장이나 높고 금선(金線)과 같은 검기가 생성되면서 허공을 가르며 덮쳐온 창끝을 내리쳤다.“챙! 챙!...”하늘에서 병기가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부딪힐 때마다 생성한 거대한 충격파는 마치 여름의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을 냈다.주변 수 리 내에 있는 대지나 골짜기를 모두 초토화시켰다.조보성은 이태호와 싸울수록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으나 이태호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이태호가 날린 일격에 그가 창대를 쥐고 있는 손아귀가 아팠고 온몸의 기혈이 솟구쳐 올랐다.조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천교의 특성 때문에 일반 수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 점을 알아챈 조보성은 조시환이 올 때까지 이태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이태호도 조보성의 의도를 눈치챘다.그의 신식은 수십 리 밖에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면서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 10여 명의 수사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이태호는 속으로 더욱 초조해졌다.‘젠장! 이대로 가다간 내 체내의 영기가 바닥이 날 거고 오래 버틸 수 없어! 일단 이 사람을 해결한 다음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치자!’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팠다. 대허공전송부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사용해야 한다니.그러나 지금 전투 중에 있어서 정신을 분산시켜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가 들고 있는 작은 산봉우리와 같은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웅장한 신산(神山)으로 되어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
이태호는 옥부를 단련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다. 그는 신식으로 단전 내를 들여다보니 원래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바다가 다소 어두워졌다.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단약 두 알을 꺼냈고,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효가 그의 온몸에 퍼졌다.엄청난 약효가 순식간에 단전 내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켰고 솟구치는 영기는 경맥을 따라서 운행하면서 경맥의 장벽에 내리쳤다.이태호는 오심조천(五心朝天)의 자체를 취하고 천천히 수련하기 시작했다.한 시간 후, 그가 영단의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공법의 운행을 멈추었다.지금 이태호의 기운은 산악처럼 웅장하였고 주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에 공기를 가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다. 그의 호흡에 따라서 하얀 안개는 모두 그의 코로 빨려 들어갔다.체내에 남긴 약효를 깨끗하게 흡수하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이태호는 기력을 회복하였고 기혈이 뜨거운 도가니처럼 왕성한 것을 느끼면서 백수산맥을 떠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이번에 천지의 영화를 찾으러 왔다가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보물을 얻었다.혼돈 마수, 유명마경, 대허공전송부 등을 보면 어느 것이든 창란 세계에서 모두 값진 보물이었다.이제 계속 산골짜기에 있어도 무의미해졌다. 자칫하면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는 성자급 흉수나 수왕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그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그리고 전에 이태호가 조광학 등을 격살했기에 지금쯤 조씨 가문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떠나지 않다가 조씨 가문이 여기까지 쫓아오면 큰일 날 수도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하늘로 솟아오른 후 곧바로 산골짜기 밖으로 날아갔다.그는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상고 마도 수사의 유적에서 빠져나온온 후 산골짜기에서 나와버렸다.그러나 이태호가 산골짜기에서 나가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살기가 충만한 신식이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이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
물론 조씨 가문의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바로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그는 옥부를 쥐고 자신의 몸에 있는 천지의 힘을 천천히 옥부에 주입해서 단련하기 시작했다.수많은 천지의 힘이 들어가면서 대허공전송부는 점차 초록색 빛을 발산하기 시작했다.이 빛 속에 마치 기이한 힘이 들어있는 것처럼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졌고 부서졌다. ...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외곽의 상공에 어느새 거대한 비행선 한 척이 나타났다.비행선 위에서 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시환이 지금 어두운 표정으로 초록색 독장에 뒤덮인 백수산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옆에 있는 3급 성자 경지의 중년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형님, 명곤과 소주는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소.”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이 더욱 좁아졌다.조시환은 속으로 끊임없이 추측했다. 그들은 수왕의 습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수사의 격살을 당했을까?조광학 등이 사고를 당했을 때 조씨 가문에서 2천여 리 떨어져 있었다.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나서도 조광학 등을 죽인 것이 인간인지 흉수인지 구분해 낼 수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시환은 비행선을 몰고 백수산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산골짜기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에서 그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왜냐하면 그는 공기에 남아 있는 조광학 등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비행선이 산골짜기에서 50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시환은 드디어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는 이곳의 땅이 갈아엎은 것처럼 여기저기 돌이 나뒹굴었고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특히 수십 장이나 깊은 구덩이 같은 것이 가로놓여 있었다.이 구덩이에서 조시환은 조광학의 기운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운 검의도 감지했다.이 남아 있는 검기는 지극히 날카로웠다. 비행선이 수 리나 떨어져 있어도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여전히 피부가 바늘에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조시환의 신식마저 오래
대허공전송부의 가격은 외부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지금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옥부를 밖에서 판다면 필연코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뺏으려고 할 것이다.완전한 대허공전송부를 깨뜨리면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보낼 수 있는 목숨을 부지하는 신기(神器)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물건을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구천의 청기(淸氣)를 채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성왕급 수사가 자신의 도운을 융합해서 공간계의 전송 부문(符文)을 새겨야 한다. 전후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창란 세계에서 여러 성지와 상고 세가(世家)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송부를 보기가 어려웠다.태일종은 천남 지역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선우정혁 같은 7급 성왕 경지의 강자가 있더라도 이런 전송부가 없었다.대허공전송부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옆에 있는 약간 마르고 짙은 살기와 검은 기운을 내뿜은 혼돈 마수를 바라보았다.그가 신식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 눈앞의 혼돈 마수에 팽배한 생명력이 내포되어 있으며 부패하고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살기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는 만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혼돈 마수에 아직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는 사실에 놀랐다.어떻게 이런 일이!“아쉽지만 난 마공을 수련하지 않아.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야!”마도 수사가 이 혼돈 마수를 가지게 된다면 그의 자질을 순식간에 향상시킬 수 있고 앞으로 각종 마구를 수련해도 수련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심지어 각종 사악한 공법을 수련할 때도 혼돈 마수의 도움을 받으면 위력을 많이 높일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혼돈 마수를 사물 반지에 넣고 이후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대전을 둘러본 후 다른 물건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태호는 궁전 밖으로 나가서 기타 미지의 곳을 탐색하였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이 폐허가 된 동부, 그리고 주변의 궁전을 모두 자세히 탐색한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다시 제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