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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화

Author: 유리눈꽃
그때 욕실 문이 열리더니 짙은 수증기 속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하승민이 샤워를 마친 것이다.

그는 검은색 실크 잠옷을 걸치고 있었고 나오자마자 유정우가 지서현에게 놀러 가자고 약속을 잡으려는 걸 들었다.

지서현은 고개를 돌려 하승민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이미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지서현은 수화기 너머에서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유정우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나중에 다시 전화드릴게요.”

전화를 끊고 지서현은 가방을 집더니 떠나려는 듯 몸을 일으키며 하승민에게 말했다.

“하 대표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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