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강소라, 난 그저 너한테 보상해 주고 싶었을 뿐이야.”

성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결혼식에서는 내가 잘못했어, 내가 너 혼자 남겨둔 거, 정말 내 잘못이고 세연이 한 말도 맞아, 누가 뭐라고 해도 넌 내 아내인데, 반드시 응답하는 게 맞아. 안 그러면 앞으로 살아가기 힘들 거야.”

“그래서 이것도 진세연의 생각이야?”

내가 고개를 들고 성재를 보자, 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연은 널 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됐어!”

나는 성재의 말을 끊었다.

“큰 회사의 사장님이 이렇게 한 여자애의 말에 따라 계속 움직이다니. 육성재, 정말 나한테 미안하다면, 이러지 말아줄래?”

성재는 미간을 찌푸렸다.

“세연에게 편견 가질 필요 없잖아, 결혼식 날에...!”

“결혼식 얘기 꺼내지 마! 결혼식에서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어, 이건 나한테 한평생 남을 고통이야. 난 영원히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우리 거리를 좀 유지했으면 좋겠어, 서로 얼굴 붉히면서 헤어지지 말자, 응?”

“내 일은 상관하지 마, 결혼식 하려던 거는 관두자. 다행히 법적으로는 아직 부부가 되지 않았으니까! 안 그러면 이혼해야 하잖아!”

그때 다행히 혼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것도 세연이 세게 반대해서 하지 못했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성재는 기분이 나빠 보였다. 나는 성재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고 유골함을 빼앗아 오려고 했지만, 성재가 날 막아섰다.

“이렇게 하자, 장례식이 끝나면 너 놓아줄게.”

나는 성재와 말싸움을 하기 싫어서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성재가 깜짝 놀랐다.

“사장님, 이렇게 부탁할게, 나한테 자유를 줘. 우리 엄마 너한테 이용당하기 싫을 거고 네 지휘 아래에서 장례식 치르고 싶지 않을 거야! 엄마는 내 엄마고, 나 혼자만의 엄마야! 그러니까 제발 부탁할게! 몇 년 사이에 골수 이식 2번 해준 거 봐서 좀 봐줘!”

나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골수 이식을 한 뒤에 제대로 휴식을 하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

지금 나는 온몸에 힘이 다 빠져 있었고 성재도 마음이 좀 흔들린 것 같았다. 그러나 이때 성재의 핸드폰이 울렸다.

나는 성재 핸드폰 화면에 ‘진세연’이라는 세 글자를 보았고 불안감이 엄습했다.

통화를 마친 성재는 원래의 견결함을 회복했다.

“이렇게 하기로 결정하자, 더 이상 말하지 마. 강소라, 가서 잘 쉬고, 남은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성재는 유골함을 옆에 있던 사람에게 건네주고 날 잡아끌어 차에 넣어버렸다.

성재는 나의 의향과 상관없이 나를 별장으로 데리고 왔다.

차에서 내리자, 세연이 다급히 나에게로 다가왔다.

“강소라, 드디어 왔구나, 나랑 성재가 꼭 너에게 보답하겠다고 했었어, 그래서 이번 장례식 내가 사회를 보는 건 어때?”

나는 세연의 말에 화가 나서 기절할 뻔했다. 나는 휘청이면서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육성재, 왜 날 모욕하는데?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길래 이래?”

나는 두 팔로 날 감싸고 주저앉아 식은땀을 흘렸고 세연이 울먹이며 말했다.

“지금 날 탓하는 거야?”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성재가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말했다.

“강소라, 이제 그만 좀 해! 세연이 몸 상태 안 좋은 거 알면서도, 널 위해 이러는 거잖아.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할 셈이야?”

그 순간, 나는 그냥 죽고 싶었다.

“내가 죽어야 날 놔줄 거야? 그런 거야? 육성재?”

내가 고개를 들어 성재를 바라봤다.

성재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고 눈에 놀람과 당황함이 어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