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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Author: 십일
심지어 경혜는 기말 시험에서 C점밖에 받지 못했고, 몇 과목은 겨우 합격을 했는데도 그리 당황하지 않았다.

뜻이 여기에 있지 않았으니,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여자가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명문대에 붙은 것도 다 좋은 남자에게 시집가서 남은 인생 부족함 없이 보내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니야?’

이때 경혜는 지예와 ㄴ 사이에 앉아 표정이 평온하고 하나도 조급해하지 않았으며 마치 구경꾼처럼 침착했다.

지예는 경혜가 돈 많은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학업에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명문 집안에 시집가고 싶은 거겠지.’

지예는 부자에게 빌붙어 남자에게 의지하는 이런 여자를 상대하기 싫었다.

그러나 진일도 경혜처럼 침착한 것을 보자, 그녀는 정말 놀랐다.

실험실이 시정 통지를 받았으니, 송지혜 외에 가장 초조해야 할 사람이 바로 진일이었다.

몇 가지 중요한 과제, 그중 몇 개는 심지어 J시 중시를 받은 과제였는데, 모두 진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계속 이렇게 미루면 내년에 성과조차 낼 수 없었다.

그런데 진일이 당황하지 않다니?

전에 지예는 그를 떠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상대방은 전혀 말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남아 있는 동안, 진일은 할 일이 없어 학교 밖의 연구기관으로 달려가 아르바이트를 했고,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는데, 전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예는 진일이 밖에서 돈을 벌고 있는 일을 송지혜에게 알려주었는데, 송지혜는 그저 이 말밖에 하지 않았다.

“궁상맞긴.”

그리고 그냥 내버려뒀다.

“네?”

...

“형.”

재운은 진일을 잡아당겼다.

“실험실은 언제 다시 갈 수 있는 거예요?”

“몰라.”

“그런데 조금도 서두르지 않은 것 같은데.”

“서두르면 문제가 해결되는 거야?”

재운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

“소용없죠.”

“그럼 뭘 서둘러?”

재운은 잠시 침묵했다.

“형, 저 질문이 하나 있어요.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어요.”

“말해.”

“전에 정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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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논문을 발표한 적도, 무슨 특별한 성과를 낸 적도 없지만, 서지예 명의로 된 그 성과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교수님 정말 모르시는 거예요?”송지혜는 서정의 눈빛을 피했다.“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아, 설마 잊으신 거예요? 강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전 돈과 인맥이 아주 든든하거든요. 푼돈을 들여 서지예를 조사하는 것은 정말 식은 죽 먹기죠. 그리고 제가 무엇을 알아냈는지 아세요?”송지혜는 흠칫 놀랐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교수님 성이 송 씨이고, 서지예 어머니의 성도 송 씨라니. 두 사람 설마 친척 관계인 것은 아니겠죠?”“그게 뭐가 어때서?!”보기에는 태도가 강경한 것 같지만, 사실 송지혜는 잔뜩 겁에 질렸다.서정은 웃으며 말했다.“글쎄요? 서지예는 중학교때 성적이 형편없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갑자기 천재로 돌변했죠. 각종 경기에 참가하여 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여가 시간에 권위 잡지에 논문을 발표했잖아요. 제가 이 일을 한 번 똑똑히 조사할까요?”“너...” 송지혜는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그녀는 문득 서정을 자신의 학생으로 받아들인 것을 후회했다.원래 생각이 없고 쉽게 넘어오는 어리석은 재벌 아가씨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쩨쩨하고 악독하고 성질까지 더러운 사람이었다니.“저를 경기의 부책임자로 만들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교수님과 교수님의 조카딸을 전부 망칠 테니까. 알아들었어요?!”말을 마치고 서정은 돌아서더니 송지혜에게 욕설을 퍼부을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이렇게 ‘프로젝트 책임자’에 서정의 이름이 더해졌다.재운은 이런 일에 다시 한번 놀라 멍하니 고개를 돌려 진일을 바라보았다.“형, 왜요?”“뭐가? 이 세상은 원래 불공평해.”진일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고, 마치 이런 일에 대해 이미 익숙해진 것 같았다.재운은 더 큰 의혹속에 빠졌다....경기 규칙은 스스로 연구 과제를 정한 다음, 규정된 시간내에 심사에 바치고, 다시 심사위원회에서 최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4화

    전국 대학생 생명과학 경진대회는 해마다 한 차례씩 개최되었다.3년 전에 정식으로 국가 최고급 대학교 경진대회 평가와 관리체계 연구팀이 발표한 에 선정되어, 교육부가 새로 인정한 전국 대학생 학과 경진대회로 되었다.생명과학 분야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국가급 대학생 학과 경진대회이기도 하다.과학탐구와 혁신창작 두 카테고리로 나뉘어 동시에 코너별로 진행된다.학생들의 창작 능력과 실험 연구 과정을 고찰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의심할 여지 없이 정은 이쪽은 틀림없이 참가할 것이다.이 소식을 듣자마자 민지와 서준은 이미 흥분해서 손을 비비기 시작했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말 가산점 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필경 모든 사람들이 다 정은처럼 8개 전공 과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것은 아니니까.이번 기말고사에서 민지는 B를 받았지만, 학술 성과와 발표한 논문이 있었기에 가산점을 신청했는데, 최종적으로 A를 받았다.서준도 가산점을 포함해서 A를 받았다.두 사람은 가산점의 덕을 봤으니, 지금 이렇게 좋은 기회를 또 어떻게 놓칠 수 있겠는가?하지만 정은은 달랐다.그녀는 도전하고 싶었고, 가산점에 별다른 욕심이 없었다.민지와 서준은 눈을 마주쳤다.‘정말 큰 타격이야.’‘내가 천박한 생각을 한 건가?’그들은 해보고 싶었고, 송지혜 팀도 마찬가지로 흥분했다.서정은 두 눈에서 빛이 났다. 그리고 지예도 한숨 돌렸다.비록 잠시 논문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만약 전국적인 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도 그녀가 천재란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정례 회의가 끝난 후, 사람들이 잇달아 퇴장했다.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면서 토론하는 화제 역시 기본적으로 이번 경기와 관련이 있었다.이튿날, 정은, 민지와 서준은 3인조로 정식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등록할 때, 송지혜 팀의 자료를 무심코 보았다.정은은 진일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하지만 프로젝트 책임자는 서지예라고 적혀 있었다.그리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3화

    심지어 경혜는 기말 시험에서 C점밖에 받지 못했고, 몇 과목은 겨우 합격을 했는데도 그리 당황하지 않았다.뜻이 여기에 있지 않았으니,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여자가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명문대에 붙은 것도 다 좋은 남자에게 시집가서 남은 인생 부족함 없이 보내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니야?’이때 경혜는 지예와 ㄴ 사이에 앉아 표정이 평온하고 하나도 조급해하지 않았으며 마치 구경꾼처럼 침착했다.지예는 경혜가 돈 많은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학업에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명문 집안에 시집가고 싶은 거겠지.’지예는 부자에게 빌붙어 남자에게 의지하는 이런 여자를 상대하기 싫었다.그러나 진일도 경혜처럼 침착한 것을 보자, 그녀는 정말 놀랐다.실험실이 시정 통지를 받았으니, 송지혜 외에 가장 초조해야 할 사람이 바로 진일이었다.몇 가지 중요한 과제, 그중 몇 개는 심지어 J시 중시를 받은 과제였는데, 모두 진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계속 이렇게 미루면 내년에 성과조차 낼 수 없었다.그런데 진일이 당황하지 않다니?전에 지예는 그를 떠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상대방은 전혀 말을 받지 않았다.심지어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남아 있는 동안, 진일은 할 일이 없어 학교 밖의 연구기관으로 달려가 아르바이트를 했고, 매일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는데, 전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지예는 진일이 밖에서 돈을 벌고 있는 일을 송지혜에게 알려주었는데, 송지혜는 그저 이 말밖에 하지 않았다.“궁상맞긴.”그리고 그냥 내버려뒀다.“네?”...“형.”재운은 진일을 잡아당겼다.“실험실은 언제 다시 갈 수 있는 거예요?”“몰라.”“그런데 조금도 서두르지 않은 것 같은데.”“서두르면 문제가 해결되는 거야?”재운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소용없죠.”“그럼 뭘 서둘러?”재운은 잠시 침묵했다.“형, 저 질문이 하나 있어요.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어요.”“말해.”“전에 정은 그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2화

    송지혜가 말했다. “가서 말해 봐. 내가 처분을 받으면, 너도 졸업할 수가 없을 거야!”“누가 못 갈 줄 알아요?”“강서정, 너 뭔가 잊은 것 같은데. 그때 넌 어떻게 대학원 시험에 합격했더라?”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었다.송지혜는 가볍게 웃었다.“너 원래 시험에서 떨어졌잖아. 만약 내가 널 봐주지 않았다면, 넌 네가 오늘 여기에 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그래, 가서 고발해. 나도 널 막지 않을게. 죽으면 같이 죽자고. 내가 학교에서 해임을 당하면, 부정한 수단과 뇌물을 주고 들어온 학생들도 같이 쫓겨나겠지.”서정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정말 악독한 분이시군요!”“악독해?” 송지혜는 피식 웃었다. “너도 마찬가지야.”과제 가산점이 없으니 서정의 기말 성적은 정말 비참했다.세 과목이 F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기타 전공 과목도 대부분 C를 받았다.이 성적은 남의 웃음거리로 될 게 뻔했다.‘신진호 저 앞잡이조차도 나보다 시험을 잘 봤잖아!’매번 서영숙이 기말 성적을 물어볼 때마다 서정은 우물쭈물 했고, 정말 숨길 수 없게 되자 사실대로 말했다.서영숙은 학력뿐만 아니라 성적까지 무척 중시했다.그녀의 딸은 이미 서비대학교에 합격했으니 이미 매우 우수했다. 그러니 시험 따위도 다 잘 볼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날 죽일 작정인 거야?!”서정은 매우 당황하여 아무 핑계를 댔다.“이번 기말 시험 정말 어려웠단 말이에요! 시험을 잘 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만 낮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니라고요.”“소정은은?”서정은 말문이 막혔다.“말해!”“전부 A 받았어요.”서영숙은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지예도 요즘 일이 잘 안 풀렸다.송지혜가 너무 까다로웠던 것이다.그녀 앞에서 이미 가능한 한 조심스럽게 움직였지만, 그래도 욕을 먹어야 했다.욕을 먹어도 울지 못했다.친이모였지만 지예는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다.게다가 학술 성적까지 없어졌다.실험실이 정돈되었기에 지예도 진일의 논문을 자신의 이름으로 제출하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1화

    게다가 송지혜 명의로 된 실험실은 소방 점검 불합격으로 인해 시정서까지 받았다.물론 지금까지 아직 시정을 통과하지 못했다.그러니 그동안 그 어떤 학술적 산출도 없었다.이 때문에 정례 회의에서, 송지혜 팀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진호는 예전에 남을 비웃으며 언제든지 일어서서 사람을 물어뜯을 수 있는 들개와 같았지만, 지금은 여느 때보다 더 조용했다.서정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실험실이 정돈되었기에 그녀가 전에 힘들게 송지혜에게서 쟁취한 과제도 물거품이 되었다.송지혜에게 다른 과제를 안배해달라고 했지만 오히려 엄청난 욕을 먹었다.“과제! 그놈의 과제! 나도 과제를 원한다고! 지금 실험실은 시정서를 받았으니 아무런 과제도 진행할 수 없잖아.”“그러니 내가 어떻게 과제를 얻어오겠어?! 게다가, 설령 나한테 과제가 있다 하더라도, 넌 그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고 확신하니?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냐고?”“그럴 능력이 없으면 과제를 넘볼 생각하지 마. 사람은 자기 주제를 잘 알아야 해! 모든 대학원생이 학술을 하기에 적합한 것도 아니고.”“모든 사람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정말 자신이 학술 천재라고 생각하는 거야? 넌 네가 소정은보다 더 잘난 거야?!”끊임없이 쏟아지는 욕설, 송지혜는 서정의 얼굴에 침까지 튀겼다.다행히 서정은 빨리 피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교수님, 애초에 저에게 사비로 기계를 사라고 했을 때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잖아요. 이것만 똑똑히 아셨으면 좋겠어요. 과제팀에 들어가는 이 일, 저는 교수님에게 부탁하는 것도, 상의하는 것도 아니에요. 이건 완전한 거래라고요.”“저는 돈을 내고, 교수님은 그 보답으로 저에게 과제를 주시는 거죠. 이건 우리 서로가 윈윈하는 거래잖아요. 지금 저는 돈을 냈지만 교수님은 오히려 약속을 어기셨죠. 장사를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서정은 더 이상 송지혜란 사람을 존중하지 않았다.그녀는 권세나 재물에 눈이 멀고 돈이나 탐내며 속이 좁은 학술 깡패로서, 학생들이 존경할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40화

    정은은 멈칫하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있어! 당연히 있지! 네가 대신 전해 줄래?”“좋아요!”정은은 또 몇 캔을 꺼내 민지의 차에 놓았다.“헤헤, 정은 언니 짱!”“너와 서준이도 짱인 것 같아.”말을 마치고 정은은 차에서 내려 트렁크를 끌고 아파트를 향해 걸어갔다.민지는 정은의 말을 조금도 알아듣지 못하고, 기뻐하며 핸드폰을 꺼냈다.“어! 쮼! 너 지금 아파트에 있어? 내가 육포와 소고기 소스 보내줄게! 그래... 정은 언니가 준 거야.”맞은편의 서준이 대답했다. “그래, 이리 와.”[오케이! 20분 후에 도착할 거야.]“응.”전화를 끊고 서준은 가장 빠른 속도로 아래층으로 뛰어내려 가더니 외투를 입고 신발을 갈아 신었다.“할머니, 오늘 점심은 나가서 먹을게요. 저녁... 저녁에도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어디 가는 거야?”“아파트예요!”“어? 오늘은 여기 남아서 밥 먹기로 했잖아?”서준은 이미 문을 밀고 나갔는데, 이 말을 듣고 목청을 돋우며 대답했다.“다음에 먹을게요!”“얘도 참... 무슨 일인데 그리 성급한 거야...”...정은은 아래층에 멈춰 서서 잠시 쉬려고 했다.그리고 묵묵히 손에 든 상자를 보더니, 또 고개를 들어 7층을 바라보았다. ‘이따 한 번 더 내려올까?’이렇게 궁리하고 있을 때, 옆에는 이미 누군가가 정은의 크렁크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어?”정은은 멍해졌다.재석은 뒤에 발자국 소리를 듣지 못하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안 올라오고 뭐해?”정은은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쫓아갔다.“가요.”남자는 그렇게 큰 트렁크를 들고도 쉽게 7층까지 올라갔는데, 숨조차 헐떡이지 않았다.이런 여유로운 모습을 보며 정은을 정말 부러웠다.“고마워요, 선배님.”재석은 트렁크를 내려놓고 정은에게 문을 열라고 했다.“안으로 들어가자. 이거 무거워서 너 못들어.”정은은 빨리 열쇠를 꺼냈다.문이 열리자 그녀는 재석을 안으로 초대했다.남자는 익숙하게 슬리퍼를 갈아 신고 트렁크를 거실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9화

    특히 봉수진은 요 며칠 별장에 있으면서, 눈도 좋아졌고 허리도 아프지 않았다.하루 종일 웃으며 뭘 먹어도 맛있었다.이춘재는 더욱 집안의 홈닥터와 운전기사, 경호원을 모두 불렀는데, 오래 지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이미숙은 소진헌이 익숙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그러나.“그럴 리가! 어머님은 나와 함께 꽃을 가꾸시며 채소까지 심으시고, 아버님은 나와 함께 바둑까지 두실 수 있잖아.”겨울방학이라 그는 할 일이 없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이미숙은 대부분 서재에서 키보드를 두드렸으니, 이번에는 채소를 같이 심을 친구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바둑 친구까지 찾았다.‘내가 괜한 생각을 했군.’“헤헤.”정은은 이틀 동안 지내다 사흘 만에 J시로 돌아왔다.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실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논문은 반드시 설 전에 완성해야 했다.소진헌은 온 천하의 부모님처럼, 딸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정은의 트렁크에 맛있는 것을 엄청 많이 챙겨줬는데, 모두 그가 직접 만든 소고기 소스와 육포였다.그리하여 정은은 홀가분하게 돌아왔지만, 떠날 때 짐이 많아졌다.민지는 이 소식을 듣고, 진작에 자신이 새로 산 BMW를 몰고 열차역에 와서 정은을 마중했다.그렇다, 민지도 차를 샀던 것이다.하정남은 원래 그녀에게 페라리를 사주려고 했는데, 차종까지 모두 결정했다.그는 차를 모르지만, 돈을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비싸면 좋은 차였으니까.하지만 민지는 완곡하게 거절했다.“학생은 학생다워야죠, 너무 눈에 띄게 행동하면 안 돼요!”결국 민지는 혼자 매장으로 달려가 BMW를 뽑았고, 심지어 성가비를 가지고 있는 차종이었다.당시 서준이 그녀와 함께 가서 골랐다.카드를 긁고 민지는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물었다.“쮼, 나 살림 정말 잘 하지?”서준이 말을 하려고 할 때, 민지는 계속해서 말했다.“너도 좀 배워.”그래서 이 말이 중점이었다.서준은 침묵했다.“참, 너도 한 대 사지 그래? 아파트에서 실험실로 가려면 아주 멀잖아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38화

    ‘뺏으라고?’현빈은 웃음이 나왔다.“그래도 뺏을 수가 있어야죠.”“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빼앗을 수 없다고 단정하는 거야?”“왜요? 이모를 뺏으려고요? 쳇. 우선 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나서서 막으실 거예요.”심정훈은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잠시 후, 예리한 눈빛으로 현빈을 바라보았다.“도대체 어떤 여자가 널 차버렸는데? 말해 봐?”현빈은 말을 하지 않았다.“아까 말 잘했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침묵하는 거야?”“말해도 모르시잖아요.”심정훈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잔을 들었다.“자, 우리 부자끼리 모처럼 모였으니 한 잔 하자.”짠.잔이 맞부딪치자, 두 사람은 각자의 걱정거리를 삼켰다.달은 중천에 떠 있었고, 밤은 점점 깊어졌다.현빈은 술을 많이 마셔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오히려 심정훈은 술을 많이 마셨지만, 취기가 전혀 없었고 술을 따를 때도 손이 떨리지 않았다.외모가 우월하고 기질이 출중한 두 남자가 함께 모여 울적하게 비싼 술을 마시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이쪽을 훑어보았다.현빈은 갑자기 술잔을 내려놓았다.“아버지, 어떤 방법으로 한 여자가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할 수 있을까요?”심정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현빈은 또 손을 흔들었다.“됐어요, 아버지한테 물어봐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네요. 아버지 자신도 해결하지 못했으니까.”‘역시 내 아들답네, 정곡만 골라서 찌르다니.’새벽 1시가 되어서야 부자는 술집을 떠났다.현빈은 이미 취했고, 심정훈은 나름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그를 호텔로 데려다줘야 했다.“딸꾹! 아버지, 왜 여기에 계세요?” 방에 들어서자마자 현빈은 잠에서 깨어나더니 갑자기 똑바로 섰다.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심정훈은 어이가 없었다.‘이 자식이 1분이라도 일찍 깨어났다면 혼자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일부러 날 부려먹은 거야?’현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아, 저를 데리고 호텔로 오신 거예요?”“하지만 저는 이제 여자 데리고 놀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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