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운기의 기세에 놀란 링링은 몸을 흠칫 떨더니 이를 악문 채 어렵사리 두 글자를 뱉어냈다.“아…… 아니.”“아니라면서 왜 멍하니 서 있어? 얼른 부스로 안내하라니까! 제일 좋은 부스로!”임운기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중압감이 넘쳐흘렀다.“너…….”‘지금 나더러 시중을 들라는 건가?’링링은 갑자기 드는 생각에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내가 뭐? 우리 지금 손님이야. 손님은 모셔야 하는 존재 아닌가? 제대로 안 하면 당장 너희 사장한테 고소할 거니까 그런 줄 알아. 알아들었어?”임운기의 차가운 말투에 링링의 안색은 더 나빠졌다.임운기가 여기에서 정말로 몇백만씩 소비한다면 그녀는 확실히 그를 잘 모셔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자기를 고소하면 사장에게 문책당할 게 뻔했으니까.게다가 눈 감고도 몇백을 던져버리는 패기를 봐서는 그의 소비 능력이 몇백만 심지어는 몇천만 원도 넘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알겠냐고 묻잖아. 귀먹었어? 대답 안 해?”“알…… 알겠습니다.”링링은 언짢고 화가 났지만 여전히 억지스러운 미소를 짜냈다.“알았다면 당장 길 안내 해!”“네…… 네, 바로 안내할게요.”임운기의 호통에 링링은 여전히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두 사람을 부스로 안내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꽤 괜찮아 보이는 자리로 안내됐다.“가서 술 가져 와.”자리에 앉은 임운기는 이내 손을 흔들며 명령했고 링링은 그의 명령에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자리를 떠났다.부스에서 얼마 떨어지고 난 뒤에야 링링은 억지로 말아 올린 입꼬리를 내리며 표정을 확 구겼다.“젠장! 강설아 남자친구 대체 뭐야? 겉보기에는 가난뱅이가 틀림없는데 어떻게 몇백만 원을 아무렇지 않게 내놓을 수 있지?”링링은 평소 강설아를 만나면 그녀 앞에서 자기의 우월함을 뽐내기 바빴다.게다가 그녀가 자기보다 비참하게 생활한다는 게 그녀의 낙이었다.하지만 임운기가 강설아 앞에서 자기를 호통치고 명령했다는 게 너무 쪽팔렸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못 하는 자신이 화가
그녀의 계획은 바로 제일 비싼 술을 가져와서 만약 임운기가 소비하는 걸 거절하면 술 살 돈도 없다고 임운기를 모욕하는 거였다.하지만 만약 임운기가 거절하지 않으면 더 좋은 일이다. 이 기회에 그에게 한바탕 먹일 수 있으니까. 왜냐하면 아무리 봐도 임운기는 4천만 원을 감당하기는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심지어 그녀는 임운기가 그렇게 많은 돈을 내놓지 못한다고 확신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더 좋은 일이었다. 계산할 돈이 없다면 그때 가서 아까 받은 모욕을 모두 되갚아 주면 되니까.“원하시는 술과 음식 모두 내왔으니 천천히 즐기세요.”링링은 분명 존대로 말하면서 말투에서는 전혀 존중이 느껴지지 않았다. 더욱이 즐기라는 한마디를 할 때 강조라도 하는 듯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그 말을 내뱉고 가려던 그때, 임운기가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잠깐만, 그쪽은 가지 마.”“왜죠?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있나요?”링링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돌려 임운기를 바라봤다.그녀의 모습에 임운기는 덤덤하게 손을 흔들었다.“와서 술이나 따라.”“뭐? 지금 나더러 술 따르라고 했어? 나 여기 매니저야! 술 파는 여자가 아니라고! 원한다면 다른 애들로 불러줄게!”“아니, 난 그쪽이 따랐으면 해!”장난기 섞인 미소를 짓는 임운기를 보자 링링은 끝내 화가 치밀어 올라 버럭 소리쳤다.“꿈 깨!”하지만 악에 받쳐 내뱉은 한마디에 임운기는 아무런 타격도 없는 듯 싸늘하게 웃었다.“미안한데 당신한테 거절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 거절하면 사장 부르고.”“어디 불러 봐!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 난 매니저라서 그쪽이 사장 부른다고 해도 소용없어!”버럭 소리를 지른 링링은 두려울 게 없다는 듯 몸을 홱 돌려 떠나갔다.임운기와 강설아에게 술을 따르는 건 그녀에게 너무나 큰 치욕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강설아가 자기를 술 따르는 여자라고 놀릴 게 뻔했기에 절대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됐다.하지만 그때 임운기가 그녀의 뒤에 대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그딴 걱정
“암요! 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바로 불러오겠습니다.”오준섭은 활짝 미소 지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옆에 있는 직원에게 곧바로 명령했다.“얼른 가서 링링 매니저 불러와!”“네, 사장님!”직원이 고개를 끄덕이기 바쁘게 어디론가 달려가자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강설아는 의아한 듯 임운기를 힐끗 바라봤다.‘뭐지? 운기가 저 카드를 꺼낸 뒤로 사장의 태도가 확 바뀐 것 같은데?’강설아는 당연히 블랙카드가 어떤 건지 알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 그 카드는 그저 겉보기에 조금 화려한 은행카드에 불과했으니까.그녀가 카드의 정체를 안다면 아마도 그런 의문은 생기지 않았을 거다.그러던 그때.“혹시 존함을 물어봐도 될까요?”오 사장이 아부하는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임운기라고 합니다.”“임운기?”오 사장은 낮게 중얼거렸다. 이 이름을 요즘 어디선가 분명 들어본 적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었다.하지만 때마침 링링이 걸어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사장님, 저를 부르셨다고요?”그녀의 얼굴에 걸린 미소에는 믿는 구석이 있다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매니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오준섭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기 때문이다.그녀가 온 걸 발견하자 오준섭은 이내 그녀를 반겼다.“왔구나. 오늘 다른 일은 하지 마. 이 두 고객님만 잘 모시면 돼.”그리고 눈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명령하듯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에 링링은 순간 멍해졌다.“사장님, 지…… 지금 저더러 저 사람들한테 술을 따르란 말씀인가요? 저 여기 매니저입니다. 술 파는 여자 아니라고요.”“나도 알지. 서러운 거 이해하는데 오늘만 참아.”“싫어요!”링링은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입을 삐죽 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강설아에게 술을 따라주는 게 그녀는 죽기보다 싫었다. 이건 그녀더러 강설아의 시중을 들라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하지만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오 사장의 표정은 어두워
고개를 숙인 링링이 앞으로 다가가 임운기와 강설아에게 술을 따르는 순간, 무심코 임운기가 책상 위에 놓은 하나은행 다이아몬드 VIP카드를 발견했다.‘하나은행 다이아몬드 VIP카드!’한눈에 카드를 알아본 링링의 마음속에 거칠고 사나운 파도가 일었다. 이런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분명히 부자일 것이다. 임운기는 생각 없이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분명한 부자였던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자신이 건드린 인물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강설아가 이렇게 돈 많은 남자친구를 찾다니, 그녀는 부러움과 질투에 사로잡혀 어쩔 줄을 몰랐다.이렇게 돈 많은 남자친구가 강설아의 뒤에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자신이 강설아와 싸울 수 있단 말인가?링링이 강설아에게 술을 따를 때, 강설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네가 사장 자리에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 자리가 몸으로 얻어낸 거라니. 그럴 가치가 있는 자리야?”예전의 강설아는 링링을 볼 때마다 항상 열등감을 느꼈고 자신이 그녀보다 못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그리고 방금 일들을 거쳐 마음 속에 있던 말이 마침내 튀어나온 것이다.옆에서 임운기도 입을 열었다.“몸으로 얻어낸 사장 자리를 뻔뻔스럽게 자랑하다니, 무슨 철면피인지…….”그 말을 들은 링링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고, 한스러운 마음에 눈이 바닥으로 파고들었다. 강설아 앞에서의 우월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링링, 오늘은 그냥 경고로 끝나지만, 나중에 너희 모녀가 한번만 더 설아 욕을 하면 집 전체가 망할 줄 알아!”“아…… 알았어.”임운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하자, 링링이 목소리를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이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 하나쯤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그래서, 지금부터는 아무리 큰 용기를 내더라도 절대 강설아를 비웃지 못할 것이다.술집에서 나온 임운기와 강설아의 얼굴이 모두 빨개졌다.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던 두 사람이 방금 술집에서 루이13세와 라피를 많이
“우리 이사장님은 어떻게 이렇게 좋으실까!”“그러니까! 이렇게 친절한 이사장님을 모실 수 있어서 다행이야!”두 경비원이 흥분해서 말했다.회사에 들어간 후, 임운기는 바로 프론트 데스크로 향했다.“이사장님, 좋은 아침입니다.”프론트 데스크의 직원이 열정적인 인사를 건넸다.“유보성 씨 회사에 있나요?”임운기가 물었다.“지금 공사장 시찰하러 가셨는데, 곧 돌아오실 겁니다.”프론트 데스크 직원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그래요, 그럼 좀 기다릴게요.”말을 마친 임운기가 옆쪽 휴게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몇 분 후, 금테 안경을 쓴 한 남자도 휴게실로 들어와 그의 앞에 앉았다.“그쪽도 화정그룹에 면접 보러 왔어요?”금테 안경을 낀 남자가 물으며 위아래로 임운기를 훑어보았다.“네, 무슨 문제라도?”“문제는 없는데, 화정그룹에서 당신 같은 사람도 면접을 보게 해줄 줄은 몰랐네요.”금테 안경을 낀 남자가 웃으며 답했다. 비록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지만, 그 말에서 약간의 풍자가 느껴졌다. 하지만 임운기는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물었다.“제가 왜요? 왜 화정그룹이 저 같은 사람을 뽑으면 안 되죠?”“자기객관화가 안 되나 봐요, 이렇게 초라한 옷을 입고 면접을 보러 오다니, 웃기러 온 거 아닙니까? 그리고 이런 꼴인 걸 보면 학력도 낮죠?”“그냥 그래요, 고졸이죠.”임운기가 담담하게 답했다. 그는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고 아직 절반밖에 안 다녔기 때문에, 학력으로 따지면 확실히 고졸이 맞았다.“고졸? 풉! 고졸 학력으로 화정그룹 면접을 보러 왔다고요? 이제 이해가 되네요. 그 정도 학력이면 화정그룹에서 경비원 면접 정도는 보게 해 주겠죠.”그 남자의 말에서 임운기에 대한 무시가 가득 묻어났다.“하하하.”그 말을 들은 임운기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자신은 화정그룹 창양지사의 이사장이다. 이 회사 사장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임운기는 바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와, 유보성 대표님이 나한테 오는 것 같은데?”유보성이 다가오는 걸 발견한 금테 안경남이 곧 깜짝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설마, 대표님이 방금 프런트에서 내가 면접을 보러 왔다는 걸 듣고 특별히 만나러 오는 건가? 틀림없어!”이곳에는 금테 안경남과 임운기 두 사람밖에 없다. 금테 안경남의 눈에 임운기를 그저 경비원 면접을 보러 온 녀석일 뿐이었고, 대표가 그를 만나러 올 리는 없었다.그렇다면, 자신을 만나러 오는 게 분명하다!이런 생각이 들자 금테 안경남은 가슴이 뭉클해졌다.그 때, 유보성이 회사의 고위층과 인사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금테 안경남은 유보성 대표가 바로 임운기의 앞으로 걸어가는 걸 보았다.“임 이사장님!”유보성 대표가 바로 임운기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그리고 유보성의 뒤에 있던 10여명의 임원과 직원들도 모두 동시에 임운기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이…… 이사장?”이 장면을 본 금테 안경남의 얼굴이 멍해졌다. 곧이어 고개를 돌려 임운기를 바라보며 침을 삼킨 다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설마…… 화정그룹 이사장은 아니시죠?”“맞는데요.”임운기가 담담하게 말하자, 금테 안경남은 방금 자신이 임운기에게 한 행동과 말을 생각하고 마음속이 절망으로 가득찼다.자신이 방금 화정그룹 이사장을 비웃고 그의 앞에서 잘난 척을 했다니!“아까 뭐? 아부라도 하라고 했나요?”임운기가 금테 안경남을 비웃는 듯 쳐다보았다. 그가 어떻게 임운기를 조롱하고 핍박하며 우월한 척했는지 지금까지도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당연하게도, 임운기는 그가 너무 혐오스러웠다. 별 것도 아닌 게 잘난 척이라니.“저…… 이사장님, 방금 농담한 건데,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금테 안경남이 놀라서 연신 해명하자, 임운기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당당하고 대단한 석사 졸업생이 왜 쓰레기 고졸인 나한테 이러시는지?”“저, 저…… 이사장님, 잘 몰랐어요! 정말 잘 몰랐어요!”겁에 질린 금테 안경남이
이사장실 안.임운기는 의자에 앉고, 유보성은 테이블 앞에 서 있다.“이사장님, 방금 할 얘기가 있다고 하셨는데, 분부하십시오.”유보성이 말했다.“어제 제가 회사에 데려온 그 여자 기억나요? 화정그룹이 자선사업을 한다는 명분으로 그녀의 어머니를 도와 가장 좋은 병원에서 치료해 드리고, 지원금도 주세요. 돈을 회사에서 다 지불하겠습니다.”“어제 그 여자? 이사장님, 또 도울 생각이십니까? 설마…… 그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죠?”유보성이 웃으며 말했다. 어제의 일을 그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임운기가 그에게 또 여자를 도와주라고 하다니. 자신의 예상이 완전히 틀린 게 아니었다.“아, 그냥 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 뿐입니다.”임운기가 난처하게 답했다.“하하, 굳이 설명 안하셔도 됩니다. 저도 경험자니까 분명히 제 예상이 틀리지는 않을 거예요.”유보성이 웃으며 말하자, 임운기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물었다. 설마 자신이 정말 강설아를 좋아하게 되었단 말인가?임운기가 확신하고 있는 건 딱 하나, 바로 자신이 강설아를 잘 살게 하고 더는 고생하지 못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그가 생각하면서 말이 없자, 유보성이 계속 말했다.“이사장님, 왜 그 여자에게 신분을 숨기려고 하세요? 어제 후원금도 분명히 이사장님이 도와준 건데 말 안했죠? 이번에 또 저에게 이런 분부를 내리시면 그 여자는 이사장님이 도와주는 줄도 모르고 얼마나 잘해주는지 모를걸요?”유보성은 임운기가 신분을 밝힌 후 정정당당하게 강설아를 도와주어야 하고, 임운기가 그녀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얼마나 잘해주는지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됐어요, 걱정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요.”임운기가 유보성을 힐끗 보며 말했다.“네, 안심하세요! 제가 잘 처리하겠습니다.”유보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참, 방금 급하게 보고할 일이 있다고 한 건 뭐예요?”그러자 유보성의 안색이 급히 엄숙해지며 말했다.“이사장님, 화정그룹 건물 쪽 공사장에서…… 사
10년 전 부동산 사업이 성행할 때, 차금강은 기세를 몰아 부동산 사업에 진출했다. 그리고 자신이 창양시 지하세력의 보스라는 점을 이용하여 그 흉악하고 악랄한 수법으로 창양시의 최강 부동산 그룹이 된 것이다.“이사장님은 모르시겠지만, 우리 화정그룹 창양지사가 설립된 이래로 금강그룹이 우리를 계속 적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대놓고 상대하지는 못했지만, 늘 암암리에 방해해서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도 손해가 꽤 컸어요. 이번 사건도, 금강그룹 말고는 떠오르는 곳이 없습니다.”그의 말을 듣고 임운기는 상황을 이해했다.“금강그룹은 지역 기업인데, 아무리 그래도 우리 화정그룹이랑 비교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서남 지역에서 제일 가는 그룹인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단 말입니까?”“이사장님, 금강그룹은 우리 회사가 창양시에서 상대해야 할 가장 큰 적입니다. 우리도 당연히 어떻게 하고 싶죠. 하지만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화정그룹도 강하긴 하지만 금강그룹처럼 뿌리가 깊은 곳을 제거하기가 쉽지가 않아요.”“화정그룹이 마음을 굳게 먹고 처리하면 할 수 있는 일 아닙니까?”임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류 어르신께서 마음을 굳게 먹고 손을 써 주시면 문제가 없겠지만, 화정그룹 사업이 수십개 시에 분포되어 있고 어르신도 바쁘신 분인데 어떻게 한 기업만 상대하고 있겠습니까. 만약 어르신께서 직접 손을 쓰신다고 해도 금강그룹 같이 뿌리가 단단하게 박힌 회사를 제거하는 건 번거로운 일입니다.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클 수도 있어요.”“그렇습니까.”임운기도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히 말해서, 화정그룹 본사가 마음을 굳게 먹고 금강그룹을 없애려고 한다면 틀림없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은 그저 화정그룹 아래의 한 지사일 뿐이었다.바로 이때, 고객 매니저가 부랴부랴 뛰어 들어오며 급히 말했다.“임 이사장님, 유 대표님, 큰일…… 큰일 났어요!”그 말을 들은 임운기와 유보성은 마음속으로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설마 또 나쁜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