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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6화

Author: 고능비
“제 아내로 산다면 예상치 못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걸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제가 온 힘을 다해서 지켜줄 거예요. 아무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지켜줄 거예요.”

그는 소씨 가문의 도련님, 장차 소씨 가문을 책임질 인물로서 만약 아내도 지키지 못한다면 가문을 지킬 자격도 없는 셈이다.

정윤하는 본능적으로 말했다. “저는 두렵지 않아요.”

그녀는 스스로를 지킬 힘이 있었다.

“당신과 당신 집안이 법을 어기는 일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세력은 오롯이 당신들의 실력이죠.”

소지훈은 황급히 말했다.

“우리는 살인, 방화, 밀수 같은 불법은 저지르지 않아요. 장기 발전을 고려하고 있는데 어떻게 자기 발등을 찍는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그건 자살이나 마찬가지예요.”

“전씨 할머니께서 그러셨지요. 만약 저희 소씨 집안이 법을 어기는 일을 한다면 어르신께서 제일 먼저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요. 우리 집안은 전씨 할머니 덕을 크게 봤어요.”

소씨 집안과 전씨 집안이 사이가 좋은 데는 전씨 할머니가 큰 몫을 했다.

그것이 주요 원인이었고 또 두 집안의 젊은 세대가 친구를 맺으면서 사이가 아주 끈끈해졌다.

특히 소정남과 전태윤은 거의 부랄친구였다.

“전씨 할머니요? 그분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

윤하는 어르신을 만난 적이 있고 그분을 아주 존경했다.

소지훈은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분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정말 멋진 분이시죠. 하지만 그분의 심기를 건드렸다면 지옥의 맛을 보여줄 거에요.”

“그러게 왜 어르신을 화나게 하신 거에요? 심기를 건드리는 일을 하는데 화를 안 내는 게 더 이상한 거죠.”

지훈은 웃어 보이고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는 전씨 할머니랑 가까이 지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어르신의 웃음거리가 될까 봐 꺼려졌다.

하지만 전씨 할머니를 만나면 혹시라도 골탕먹을까 봐 두려워 친손자보다도 더 싹싹하게 굴었다.

사실 그도 전씨 할머니를 존경했다.

“지금 얘기 한 것들 말고 또 나한테 비밀이 있어요?”

소지훈이 털어놓은 일들은 윤하가 감당할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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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기에 부모로서 더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니 선우정아의 아빠는 정말로 자식에 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늘 엄마만 자식을 챙겼었고, 덕분에 자식들도 엄마와의 정이 더 깊었다.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너 쓸데없는 소문 좀 그만 듣고 다녀. 응? 직접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야.”“우리 같은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 없어. 모든 게 다 받쳐주잖아.”그리고 그녀는 한 마디 덧붙였다.“우린 일단 스스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고, 명문가라 큰 배경도 있어. 이 두 가지만으로도 이상한 남자를 만나지 않는 이상, 절대 불행할 일은 없어.”선우정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선우민아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그것도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언니는 언제 남자 친구를 사귈 거예요? 나도 형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선우민아는 발끈하며 똑같이 장난스럽게 선우정아를 나무랐다.“어디 동생이 건방지게. 언니가 연애할 시간이 어디 있어? 게다가 주위에 능력 있는 남자들은 이미 결혼했고, 나머지는 눈에 차지도 않아. 그러니 네가 조급해할 필요 없어.”“난 운명을 믿어. 인연이 있다면 천 리 밖에서도 만나게 될 것이고, 인연이 없으면 바로 눈앞에 있어도 몰라볼 거야.”“자, 이제 가서 할 일이나 해. 다섯 시에 같이 퇴근해서 저녁 먹자.”규정대로라면, 회사 퇴근 시간은 오후 다섯 시 반이었다. 하지만 선우민아는 워낙 워커홀릭이라 손님 접대 약속이 있지 않는 이상 모든 직원이 퇴근한 후에도 여전히 사무실에 남아 일을 했고, 보통 저녁 일곱 시쯤 되어야 회사에서 나왔다.그런 그녀가 오늘 오후 다섯 시에 퇴근하겠다고 한 건,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선이었다. 어찌 되었든 새로운 셰프의 최종 면접이니, 그녀가 직접 눈으로 보며 전창빈이라는 사람을 평가해야 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창빈이 한 요리가 그녀의 입맛에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동생이 서둘러 퇴근하고 싶어 할 정도이니, 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89화

    선우정아는 웃으며 말했다.“언니가 먹을 만한 거면 아주 훌륭하지 않아요? 눈 뜨고 온 A시를 둘러봐도 언니가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디저트를 만들어 낼 파티시에가 몇이나 되겠어요?”선우민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잠시 후, 그녀는 선우민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정아야, 솔직히 말해 봐. 너 혹시 전창빈 씨에게 첫눈에 반한 거 아니야? 유독 전창빈 씨한테 관심을 보이네. 전창빈 씨가 우리 집 셰프가 될 수 있을지도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만약 그렇다면, 너희 집 셰프로 고용하면 되잖아. 그러면 매일 전창빈 씨가 한 음식도 먹고, 자연스럽게 연애도 할 수 있지 않겠어? 그런데 전창빈 씨는 어디까지나 셰프일 뿐이야. 현실적으로 너랑 차이가 꽤 커. 과연 이모랑 이모부가 셰프를 사위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우리 부모님이라면, 분명 반대하실 거야.”선우씨 가문은 A시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였다. 가업도 탄탄했고, 사위에 대한 기준 역시 무척 높았다.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다만, 그녀 역시 같은 수준의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야 차이가 크지 않고, 지식적인 것은 물론 시야가 비슷해 함께 나눌 대화거리도 많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웃으며 대답했다.“언니, 난 그저 단순히 셰프로 존경하는 거예요. 전창빈 씨의 요리 실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나이도 어리고, 내가 본 최연소 셰프라고 과언이 아니에요.”“전창빈 씨는 셰프이긴 하지만, 다른 셰프들과는 다르게 품격이 있고, 우아한 기품이 흐른다고 해야 하나. 난 전창빈 씨가 앞으로 큰 인물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입을 삐죽이더니 말을 덧붙였다.“우리 부모님은 눈이 너무 높아요. 이 세상에 자기 딸이랑 어울리는 남자는 없다고 생각하실걸요? 내가 진짜 공주도 아니고, 자기 딸은 외모도 출중하고 능력도 있으니, 왕자와 결혼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또 가끔은 그러세요. 우리나라에 왕자가 없다는 게 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88화

    전태윤도 하예정의 말의 동의했다. 그도 곁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 없이 당사자끼리 직접 만나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이혁이도 알겠다고 했으니, 저녁에 올 거야.”“당신이 하는 일이라면 걱정 안 해요. 그럼, 마저 일 봐요. 나도 해야 할 일이 남았어요.”“그래, 너무 무리하지 마.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말고, 가끔 일어나서 걸어 다니는 게 좋을 거야.”하예정은 아직 임신 초기라 몸이 무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았다.“알았어요. 내가 당신보다 우리 아기를 더 소중히 여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요.”그 둘은 서로 몇 마디 더 주고받더니, 하예정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그 시각, 원림성 A시.전창빈이 혼자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집사는 오늘 아침 일찍 그가 부탁한 식재료들을 제일 신선한 것들로 준비해 놓았다. 집사는 전창빈이 어떤 요리를 만들지 몰랐기에, 그저 식재료만 준비해주고 따로 도와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창빈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혼자서 충분히 해낼 수 있었다. 어차피 한 상을 거하게 차리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선우민아를 위해 몇 가지 음식만 준비하는 것뿐이었으니, 그에게는 오후 반나절의 시간만 주어져도 충분했다.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그녀의 식사만 준비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었다. 선우민아는 선우씨 가문을 다스리는 대단한 인물이었고, 오늘 저녁은 가족들도 그녀와 함께 식사를 하려고 할 것이었다. 무엇보다, 가족들은 오늘 전창빈이 최종 면접을 넘을 수 있을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참석할 것이었다. 그러니 전창빈은 비록 메뉴는 적었지만, 양만큼은 가문 사람들이 전부 먹어도 될 만큼 넉넉하게 준비했다.하지만, 선우민아는 그저 새로운 셰프 면접을 위해 비서에게 저녁 약속을 취소하거나 미루라고 지시하고, 집에서 식사하겠다고 했을 뿐. 셰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음식을 준비하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정확히 말하면, 셰프 면접이 아니라 지원자 면접이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87화

    전태윤은 동생이 무엇을 걱정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할 일을 다 했고, 전이혁도 이미 약속에 승낙했다. 설령 전이혁이 뭔가 눈치를 챘다고 해도 약속을 번복할 용기는 없었을 것이었다. 전이혁이 아직 전태윤을 형으로 인정하는 이상, 약속을 어길 생각은 못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전태윤은 전화를 끊은 뒤, 곧장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어 미션 성공을 보고했다. 그러면서 하예정이 갑자기 전이혁을 초대한 이유를 물었다.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이혁 도련님의 신부가 될 사람이 직접 찾아왔어요. 할머니께서 도련님에게 정해준 사람이래요.”“...”전태윤은 잠시 놀라 말문이 막혔다.“뭐? 이혁이의 미래 신부가 직접 찾아왔다고? 근데 왜 당신을 찾아갔대? 이혁이를 찾아가야 하는 거 아니야?”그는 당황스럽다가도 재미있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아영 씨가 그러는데, 도련님이 가끔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답장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도련님이 어디 사는지도 몰라서 나한테 물어보러 왔대요.”“내가 오후에 사무실로 돌아왔더니 다들 어떤 미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예요. 혹시 당신이 나 몰래 바람을 피우고, 그 여자가 날 찾아와서 이혼이라도 하라고 하는 줄 알았대요.”전태윤은 순간 발끈했다.“그럴 리가 있나. 우리가 부부로 지낸 게 얼마인데, 내가 당신을 향한 마음은 해와 달도 알 정도야. 그러니까 나 믿어. 난 평생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만약 누군가 찾아온다면, 그건 그쪽이 나한테 들이댄 거지,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거야.”전태윤은 스스로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유혹하려는 여자들이 단순히 그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의 신분과 지위를 탐내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설령 전태윤이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고 해도 그가 전씨 가문의 후계자인 이상, 그런 여자들은 끊이지 않고 나타날 것이었다.무엇보다, 그는 다른 사람 때문에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은 더욱 없을 것이었다. 하예정은 가끔 그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86화

    “이혁아, 너 지금 관성에 있지?”“응. 돌아왔어.”전이혁은 멋쩍은 듯 설명했다.“형, 돌아오자마자 너무 바빠서 아직 집에 못 갔어. 할머니도 뵙지 못했고... 혹시 할머니가 나 보고 싶어 하셔? 이번 주말에 가서 할머니랑 놀아야 하겠네.”할머니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늘 손자들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다. 손자들은 시간이 될 때마다 기꺼이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물론, 할머니한테 휘둘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즐겁다면 그걸로 충분했었다.“그건 네가 알아서 하고. 오늘 저녁 시간 괜찮지? 네 형수가 너랑 관성 호텔에서 저녁 먹자고 하더라. 우리가 사는 거니 시간 맞춰서 도착하면 돼.”전이혁은 순간 멍해졌다.“형수님이 저녁을?”‘형수님은 갑자기 왜 저녁을 먹자고 하는 거지?’그는 또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형수가 갑자기 저녁을 사겠다니, 뭔가 좋은 예감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아마 이 일 때문에 오후 내내 불안했던 걸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래. 네 형수가 너 저녁 사준대. 다섯 시 반에 출발해서 호텔로 와. 나랑 네 형수가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혹시 네가 먼저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어.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미리 주문해도 되고.”그들은 어차피 자기 가문의 호텔이니, 뭐든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다.“알겠어. 그 시간에 출발하면 형이랑 비슷하게 호텔에 도착할 것 같아.”전이혁은 일단 먼저 대답했다. 큰형과 형수가 직접 초대한 자리인데 어찌 되었든 거절할 수 없는 일이었다.전이혁은 일단 대답은 했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는 조심스럽게 전태윤을 떠보았다.“형, 그런데... 형수님이 갑자기 왜 저녁을 먹자고 하는 거야? 특별한 날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좀 불안하네.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형수님한테 실수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형, 혹시 이유를 알고 있다면 미리 말 좀 해줘,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 혹시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식사 때 직접 형수님한테 사과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85화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모든 사람이 언니처럼 칼같이 맺고 끊을 순 없어요. 감정 문제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하예정 역시 감정을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예전에 자신이 전태윤에게 철저히 속았다는 걸 알고 홧김에 이혼을 요구하긴 했지만, 사실 마음은 복잡하고 고통스러웠다.하지만 성소현은 달랐다. 그녀도 비록 마음이 아프긴 했었지만, 한번 결심하면 미련 없이 칼같이 잘라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고, 많은 여자가 생각만 했지,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성소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야 그렇지. 난 희망이 없다는 걸 알면 바로 포기하고, 미련 없이 정리해 버리거든. 내가 결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남자 한 명 때문에 다른 사람이랑 다툴 필요가 있겠어? 세상에 좋은 남자는 차고 넘쳐. 그중에 한 명은 내 짝이 있겠지.”“넌 어서 네 남편한테 전화해서 전이혁 씨의 소식 좀 알아봐. 나도 전씨 가문 넷째 도련님의 연애사가 궁금하네.”그녀는 하예정, 심효진과 어울리면서 그녀들한테 영향을 받은 탓인지, 요즘 들어 부쩍 남의 연애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졌다. 특히 심효진은 남의 가십거리에 대해 누구보다 빠르게 입수했고, 자신이 다 즐기고 나면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편이었다.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를 걸었다.“응. 예정아.”핸드폰 너머로 전태윤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곁에서 듣고 있던 성소현은 전태윤이 아내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는 하예정에게 속삭였다.“예전에 태윤 씨는 나한테 늘 무뚝뚝하고, 무표정이었어. 모르는 사람인 양 말도 제대로 안 섞으려고 하더라.”“난 그때 태윤 씨가 원래 그런 사람인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었어. 태윤 씨의 다정함은 오직 너한테만 해당하는 거더라.”하예정도 미소를 지으며 똑같이 속삭였다.“언니도 알잖아요? 예씨 가문 다섯째 도련님의 다정함도 언니만 가질 수 있는 거.”예준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겉으론 누구에게나 친절해 보여도, 그것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84화

    성소현은 눈이 동그래서 물었다.“전이혁? 전씨 가문 넷째 도련님?”성소현은 전씨 가문 아홉 도련님을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은 건 셋째 도련님까지였고, 넷째부터는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직접 만나야 기억이 되살아날 정도로 인상이 희미했다.하예정은 사무실 안으로 걸어가며 대답했다.“맞아요. 도련님이 아영 씨한테 애매모호하게 하면서 확실한 답을 주지 않고 있어요. 결국, 아영 씨가 먼저 답을 얻으러 찾아온 거예요.”“그 녀석도 문제예요. 좋아하면 고백해서 연애하고, 아니면 처음부터 건드리지 말든가...”하예정은 한숨을 내쉬며 전이혁에 대해 한마디 했다.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뛰어났고, 그들이 마음먹고 유혹하면 웬만한 여자는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전씨 가문의 가십거리에 성소현의 눈은 반짝거렸다.“혹시 넷째 도련님이 일부러 밀당하는 거 아니야?”“...”하예정은 순간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완벽히 성공했네요. 보아하니 도아영 씨는 이미 도련님에게 빠진 것 같던데요.”성소현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전씨 가문 남자들이 마음먹으면, 뿌리칠 여자가 몇이나 되겠어?”하예정도 성소현과 같은 생각이었다.그러다 성소현이 목소리를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전씨 할머니가 넷째한테 정해준 사람이 도아영 씨야?”성소현은 하예정과 친척이자 절친한 친구였기에 전씨 가문의 손자며느리는 모두 전씨 할머니가 직접 정해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가끔 아쉬운 듯이 농담하기도 했다. 전씨 할머니가 자신을 꽤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손자며느리를 고를 때는 그녀를 선택하지 않았었다.하지만 성소현도 지금 충분히 행복했다. 그녀가 곧 결혼할 남편이 집안 역시 전씨 가문처럼 좋은 가풍을 가진 집안이기 때문이었다.하예정은 성소현에게 전이혁의 여자 문제를 모두 털어놓았다.“아마도요. 넷째 도련님은 늘 같은 꿈을 꾼다고 했어요. 그리고 꿈속에서 매일 어떤 여자와 얽힌다고 했었는데 그 여자는 할머니가 정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83화

    도아영은 하예정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하 대표님, 제 명함이에요. 만약 전이혁 씨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되면 여기 제 연락처로 전화 주세요. 전 일주일 정도 관성에 머물 예정이에요.”하예정은 명함을 받으며 다정한 말투로 물었다.“아영 씨, 지금 어디 머물고 있어요?”“관성 호텔이요. 전씨 가문에서 운영하는 곳이더라고요.”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관성 호텔은 관성에서 손꼽히는 호텔이죠. 거기에 머물면 보안도 철저하고,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거예요.”“아영 씨가 호텔에 머무는 동안 모든 비용은 제가 부담하죠. 잠시 후 제가 호텔에 연락해 놓을게요.”도아영은 깜짝 놀라 손사래를 쳤다.“하 대표님, 정말 감사하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제 숙박비 정도는 저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요.”도아영 역시 명문가 출신이었고, 그녀에게 가장 부족하지 않은 것이 돈이었다.“물론 아영 씨가 돈이 부족할까 봐 그러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먼 길까지 찾아왔는데, 제가 주인으로서 손님을 대접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혹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요. 시간이 되면 제가 아영 씨랑 같이 다닐 수 있어요.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죠.”“만약 제가 바쁘면, 다른 분한테 부탁해서 아영 씨를 관성의 여러 맛집으로 안내하도록 할게요.”“관성에는 관광지가 별로 없어요. 있다고 해도 거의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곳이죠. 하지만 음식만큼은 장담할 수 있어요. 눈에 띄지 않는 오래된 가게들이지만, 그 어떤 곳보다 가장 정통적인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하예정이 말한 맛집들은 관성의 젊은이들도 모르는 가게들이었다. 그녀는 워낙 먹는 걸 좋아하는 미식가로 전태윤과 결혼하기 전, 친구 심효진과 함께 관성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맛집을 탐방했었다. 그러기에 관성의 맛집 정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예정의 배려에 도아영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그렇다면 사양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제 호텔 비용은 하 대표님께 부담드릴 수 없어요. 안 그러면 제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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