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태호는 한바탕 웃더니 여운별의 눈을 보며 말했다.“운별 씨, 그건 제가 허락할 수 없네요. 운별 씨가 동의하면 가장 좋은 선택이겠지만 동의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이미 이곳으로 찾아왔기 때문에 당신이 나가서 저에 관한 말을 하게 하지 않기 위해 제가 당신을 죽이는 수밖에 없어요. 운별 씨가 아마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네요. 제 부하들을 보셨죠? 열 명도 넘어요.”여운별의 얼굴은 금세 하얗게 변했다.“그럼, 저와 연합하실 건가요? 아니면 죽기를 바라는 거죠? 몇 분 드릴 테니 잘 생각해 보세요.”여운별은 열댓 명의 경호원을 쳐다보고는 또 용태호를 쳐다보았다.그녀는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호기심을 품었다.‘자꾸 사람을 죽인다는 소리를 해대다니! 설마 살인마는 아니겠지?’여운별은 갑자기 땅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저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 저 이제 겨우 스무 살인데 죽고 싶지 않아요.”여운별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용태호는 일어나서 그녀의 곁으로 가더니 그녀를 일으켜 세워 가로 안았다.여운별은 그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얼굴이 더 창백해졌을 뿐 반항하지 않았다.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지만 두 사람은 방안에서 나왔다.여운별의 얼굴은 눈물 자국이 가득했고 눈에 원망으로 가득 찼다.용태호는 여운별을 부축하여 소파에 앉게 했고 그녀에게 말했다.“저를 탓하지 마세요. 미워할 거면 운별 씨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사람들을 미워하세요. 그녀들 때문에 운별 씨 존재를 알게 되었고 당신이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했어요.”나쁜 짓을 한 사람은 용태호였지만 그는 여운별을 하예정과 여운초 일행을 원망하라고 설득했다.용태호는 휴지를 뽑아 여운별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자, 그만 울어요.”그는 지갑을 꺼내 안에서 카드를 꺼내더니 여운별의 손에 쥐여 주며 말을 건넸다.“이 카드 안에 4억 원이 들어있거든요. 저 가방 안의 현금도 운별 씨한테 드리는 거예요.”여운별은 카드를 건네받고 눈물을 훔치더니 용태
여운별은 의아한 표정을 물었다.“A시 예씨 가문의 큰 사모님 양자가 목표라면 왜 직접 A시에서 당신 도와줄 사람을 찾지 않으세요? 관성과 A시는 거리가 너무 멀고 또 하예정 씨와 예씨 가문의 사모님 관계가 가깝다 해도 그분이 하예정 씨와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닐 텐데.”용태호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A시에서는 용정의 소식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용정이 예준성 부부의 양아들이라는 것 외 그 꼬마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외부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게다가 용정은 A시에 거의 있지 않았기에 그가 평소에 어디에 숨어 있는지 잘 몰랐다.예씨 가문 뒤에는 곽씨 가문이 배후에 서 있고 또 만성의 남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또 예씨 가문의 넷째 사모님은 신의의 제자였기 때문에 용태호는 그들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예전에 경솔하게 용정의 신분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예준성이 누군가가 용정의 뒤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그 뒤로 용태호는 용정에 대한 소식을 잃었다.최근에야 겨우 알아낸 소식인데, 용정은 하예정의 조카 주우빈과 함께 놀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녀석은 나이가 비슷해서 분명 친구로 될 수 있었을 것이다.하여 용태호는 돌고 돌아 하예정의 주위에서부터 착수해 용정을 끌어낼 방법을 궁리했다.용정이 그들이 줄곧 찾던 사람인지 아닌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그리고 토템도 찾고 있었다.“예씨 가문 댁 큰 사모님 친정집은 만성의 남씨 가문이에요. 운별 씨가 아실지 모르지만 남씨 가문은 엄청 대단한 가문이에요. 저는 남씨 가문의 사람의 양자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거든요.”용태호는 그가 정말로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예씨 가문의 넷째 사모님 정겨울의 배후에 서 있는 그 늙은이, 신비한 고수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그는 단지 용정을 납치하려고 했다.최대한 정면충돌을 하지 않기로 했다.여운별이 말을 이었다.“하예정 씨 배후에 사람이 없는 줄 아세요? 하예정 씨는 친구를 사귈 때 집안 형편이 아닌 인
용태호는 일부러 말했다.“저는 그딴 일에 관심 없어요. 그런데 운별 씨가 화풀이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사람을 시켜 복수해 드릴 수는 있어요. 저만 믿고 따라오시고 저의 일에 협조 잘하신다면 제가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운별 씨를 괴롭혔던 사람들도 그때 가서 복수 해드리죠.”용태호가 토템을 손에 넣게 되면 진정한 권력자로 되어 모든 것을 가지게 될 것이다.그날이 다가오면 그는 전씨 가문도 안중에 넣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소씨 가문이라면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출 수도 있지만...“당신 대체 정체가 뭐죠?”“나중에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저만 믿고 따라오신다면 행복한 생활만 누리게 될 거에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제가 이곳에 두 사람을 남겨 운별 씨를 보호해 드리게 할게요. 저는 돌아가야 해요. 일이 너무 많아서 바빠요.”용태호는 여운별의 허벅지를 다시 만지더니 일어나 두 경호원에게 남으라고 지시했고 다른 경호원들은 바로 여운별의 셋집을 떠났다.용태호가 떠난 후 경호원 중 한 명이 여운별에게 말했다.“운별 씨, 집주인에게 가서 이 셋집을 반환하겠다고 전하시고 우리와 함께 가요. 용 사장님께서 이미 운별 씨에게 별장을 사고 새 차를 사주셨으니, 오늘부터 별장에 들어가서 생활하시면 됩니다.”“당분간 돌려주지 않고 남겨둘 거예요. 필요할지도 모르니까.”여운별은 인피 가면을 쓰고 하예정과 주우빈에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리고 신임을 얻고 나서 언젠가 하예정과 예씨 가문의 사모님이 만나 주우빈과 용정이 만나게 되면 용정을 유괴하여 용태호에게 넘겨줄 것으로 생각했다.만약 여운별은 갑자기 사라지고 자취를 감춘다면 전태윤 일행의 성격으로 반드시 여운별의 흔적을 찾아다닐 것이 뻔했다.차라리 이 셋방을 그대로 두어 여운별이 하예정 곁에 없을 때마다 인피 가면을 벗고 여운별 모습으로 나타나려고 계획했다.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여운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관성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믿을 것이고 또한 하예정의 곁에 새로운 얼굴로 나타난다고 해도
관성의 10월 날씨는 여전히 덥고 아침과 저녁에만 늦가을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하예정은 아침 일찍 일어나 언니네 세 식구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준 뒤 주민등록증을 챙겨 조용히 떠났다."오늘부터 우리 더치페이로 해, 생활비든, 주택 대출이든, 자동차 대출이든 모두 더치페이로 해! 여동생도 우리 집에 얹혀사니 절반쯤을 내놓으라고 해, 한 달에 30여만 원을 주면 뭐 해? 공짜로 먹고사는 거랑 뭐가 다른데? ”어젯밤 언니와 형부가 다퉜을 때 그녀가 형부에게 들은 말이다.언니 집에서 나가야 해!하지만 언니를 걱정시키지 않으려면 방법은 단 하나, 누군가에게 시집을 가는 것뿐....예정은 비록 남친도 하나 없지만, 단기간에 시집을 가기 위하여 우연히 구한 적이 있는 전씨 할머니의 부탁을 듣고 결혼이 어렵다는 큰 손자 전태윤에게 시집을 가기로 했다.20분 후, 그녀는 구청 입구에서 내렸다.”예정아.”차에서 내린 그녀은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는데 전씨 할머니셨다.”전 할머니.”빠른 걸음으로 다가간 예정은 전씨 할머니 옆에 서 있는 키가 크고 차가워 보이는 한 남자에게 눈길이 끌렸는데, 바로 그녀의 결혼 대상인 전태윤이 아닐까 싶다.가까이 다가간 그녀는 태윤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전씨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큰 손자인 태윤은 서른이 다 되도록 여자 친구 하나 없어 자신을 크게 걱정시킨다고 했었다. 예정은 아마도 매우 못생긴 남자이리라 추측했었다.들은데 의하면 어느 큰 그룹의 경영자로 수입도 아주 높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지금 직접 만나보고 나서야 자신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그는 잘생긴 얼굴에 차가워 보이는 성격으로, 전씨 할머니 옆에 서서 어두운 얼굴로 마치 낯선 사람 접근 금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시선을 살짝 돌려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검은색 승용차가 한대 서 있었다. 다행히도 억대의 고급차는 아닌 보통 수준의 자가용이었다. 이를 본 예정은 그녀와 태윤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고 느껴졌
"약속하였으니 지킬게요."예정도 며칠을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린 거라 다시 후회할 생각은 없었다.태윤은 이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주민등록증를 꺼내 앞에 내놓았다.예정도 마찬가지로 주민등록증을 꺼내 놓았다.두 사람은 10분도 채 되지 않는 사이에 재빠르게 결혼 절차를 밟았다.혼인 신고가 끝나자 태윤은 바지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해둔 열쇠를 꺼내 예정에게 건넸다. "주택은 발렌시아 아파트구에 있는데 할머니한테서 관성 중학교 입구에 서점을 차렸다고 들었어, 그쪽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깐 버스로 십여 분이면 갈 수 있을 거야.""운전면허증은 있어? 운전면허가 있으면 차 한 대를 제공해 줄게, 계약금은 내가 내줄 테니 매달 차 대출금을 갚아, 차를 가지고 다니면 출퇴근이 편할 거야.""나는 일이 바빠 보통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와, 그리고 때로는 출장을 가기도 하는데, 자기 절로 제 몸만 잘 챙기면 돼. 생활비는 매달 10일에 급여 받으면 넘겨줄게.""그리고 시끄럽지 않게 결혼한 사실은 잠시 비밀로 해줘."태윤은 회사에서 남을 부리는 게 습관이 됐는지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연달아 분부하였다.예정이 초고속 결혼을 한 이유는 언니가 형부와 다투는 것을 원치 않아 하루빨리 결혼하여 언니 집에서 나와 언니를 안심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녀에게 이 결혼은 그저 계약 결혼에 지나지 않았다.태윤이 집 열쇠를 주자 예정은 사양치 않고 열쇠를 건너 받았다."운전면허증은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당분간은 차를 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평소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하고 다녔었는데 금방 새 오토바이로 바꿨어요."“저기...... 태윤씨, 우리도 생활비를 더치페이로 할까요 ?"언니와 형부는 좋은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형부가 더치페이란 말을 꺼내는 걸 보면...... 아마도 형부는 언니가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아이 하나 잘 돌보고, 장보고, 밥하고 거기에 집 청소까지 하는 데 시간이
"네, 할머니."비록 전씨 할머니가 평소 잘해주긴 하지만, 아무래도 태윤이는 친손자이고, 자기는 그저 손자며느리에 불과한데, 혹여 갈등이 발생하면 며느리 편을 들어주기나 할까?예정은 전혀 믿지 않았다.마치 언니의 시부모들처럼 말이다.결혼 전에 그들도 언니에게 친딸이 질투할 정도로 엄청나게 잘해주었지만.... 결혼 후엔 태도가 확 달라지더니 언니랑 형부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시어머니는 언니에게만 아내노릇을 잘 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아들은 언제나 한집 식구이고, 며느리는 그냥 남인 것이다."이제 출근하러 가야겠네? 그럼 할머니는 그만 가 볼게. 그리고 저녁에 태윤이한테 데리러 가라 할게, 같이 밥이라도 먹자""할머니, 제가 가게 문을 늦게 닫아서 아마 식사는 어려울 것 같아요. 주말은 어떨까요?"주말에 학교가 쉬면 학교에 의존하여 먹고사는 서점들은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말엔 문을 닫아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전씨 할머니는 그 말을 자상하게 받아주셨다."그럼 주말에 다시 보자, 먼저 일 보거라."그러고는 먼저 전화를 끊었다.예정은 바로 가게로 가지 않고, 먼저 절친인 심효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점심에 학생들이 학교에서 나오기 전에 가게로 돌아간다고 했다.인생의 큰일을 해결한 예정은 아무래도 돌아가서 언니에게 말하고 나서 언니의 집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십여 분 후,언니의 집에 도착했다.형부는 이미 출근하였고 언니는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었다. 그녀가 집으로 돌아온 것을 본 언니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예정아, 왜 벌써 돌아왔어? 오늘 가게 안 열어?""점심때 다시 갈 거야, 점심때가 가장 바빠. 우빈인 아직 안 깼어?주우빈은 예정의 조카로 이제 막 두 살이 된 장난꾸러기이다."아직이야. 그 녀석이 깨어나면 집안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어."예정은 언니를 도와 옷을 널면서 어젯밤에 일었던 일을 조심스레 물어봤다.“예정아, 형부가 널 쫓아내려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가 너무
"언니, 그건 태윤의 개인재산이야, 나는 한 푼도 내지 않았어, 공동소유라니 이건 말도 안 돼."혼인신고를 하지 마자 태윤은 집 열쇠를 주었고 이로하여 즉시 이사하여 더는 형부의 눈치를 보며 살지 않게 된 예정은 이걸로도 아주 만족하고 있다.그녀는 태윤에게 먼저 공동소유를 제안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만일 태윤이가 먼저 제안하면 거절할 생각도 없고 말이다. 이제 부부인 만큼 평생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예진도 그저 한번 말해보았을 뿐이다. 동생은 이런 것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이렇게 묻고 답하면서 잠시 뒤에야 예정은 언니의 집에서 이사를 할 수가 있었다.언니는 발렌시아 아파트까지 데려다주려고 하였지만 그때 마침 조카 우빈이 깨어나 울면서 엄마를 찾았다."언니, 먼저 우빈이부터 챙겨, 물건이 그리 많지 않으니 혼자 갈 수 있어"예진은 아들에게 밥을 먹여줘야 하고, 그러고 나서 또 점심 식사도 준비해야 했다. 남편이 점심에 돌아올 때 식사가 차려져 있지 않으면 또 집에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것이다."그럼 조심해서 가 알았지? 점심은 어떡할래? 네 남편 불러다 같이 먹을까?""언니, 나 점심엔 가게로 돌아가야 해, 태윤인 일이 바빠서....오후엔 출장 가야 한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나야 언니 만나러 올 수 있을 것 같아."예정은 거짓말을 했다.태윤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전 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태윤은 일이 바빠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돌아온다고 한다, 때로는 출장을 가는데 한번 출장을 가면 열흘이나 보름이 지나서 돌아온다고 한다. 예정은 태윤이 언제 시간이 될지 몰라 언니랑 약속을 잡을 수 없었다."오늘 혼인신고 하자마자 출장을 가다니...."예정은 태윤이 동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우린 그냥 신고만 하였지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잖아, 출장 가서 돈 많이 벌면 좋지 뭐....앞으로 돈 쓸데도 많아질 거야. 언니, 나 먼저 가
태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회의를 계속했다.태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앉은 사람은 그의 큰 동생이자 전씨 가문의 둘째 아들인 전혁진이다. “형, 나 할머니한테 말씀 들었어. 정말 그 뭐 예정이라는 여자랑 결혼한 거야?”태윤은 전혁진을 힐긋 보았다.혁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코를 쓰다듬더니 감히 다시 묻질 못했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큰형에게 많은 동정을 베풀었다.전씨 가문의 아들들은 이익을 위하여 혼인 관계를 맺을 필요는 없지만 형님과 형수님은 차이가 너무 났다. 단지 할머니가 그 예정이라는 여자를 좋아하셨기 때문에 형님과 결혼시켰을 뿐이다. ‘형님도 참 불쌍하지....’진혁진은 마음속으로 다시 큰형에게 동정을 베풀었다.‘다행히 맏손자가 아니라서....그렇지 않으면 할머니 은인이랑 결혼해야 할 사람은 나 일거야.’예정은 집 주소를 똑바로 물은 뒤 캐리어를 끌고 새집을 찾아갔다.문을 연 후, 집으로 들어갔는데 집은 언니 집보다 더 컸고 인테리어도 매우 화려했다.예정은 캐리어를 내려놓고 먼저 집을 한 번 쭉 둘러보았다. 앞으로는 이 집이 예정이 살아갈 곳이다.거실 두 개, 방 네 개, 주방 하나 그리고 베란다 두 개....모든 공간이 다 널찍하였다. 그녀는 이 집이 적어도 200평 이상이 될 거라 추측했다.그런데 가구는 거의 없었다. 로비에는 소파 하나, 티 테이블 하나, 그리고 수납장만 하나 달랑 있었고, 네 개의 방에서 두 개의 방에만 침대와 옷장이 있고 다른 두 개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안방은 침실과 작은 드레스룸, 그리고 작은 서재와 화장실로 나누어져 있었다. 비록 공간이 나누어져 있었지만, 면적은 매우 커서 거의 로비 면적이랑 비슷했다.이 방은 태윤의 방인 것 같다.예정은 베란다 옆에 있는 침대가 있는 다른 방을 선택했고, 햇살도 좋고 안방과 거리도 두어 개인 공간을 유지할 수 있었다.비록 혼인 신고를 했지만 예정은 태윤이 먼저 스킨십을 요구하지 않는 한 절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리라 생각
용태호는 일부러 말했다.“저는 그딴 일에 관심 없어요. 그런데 운별 씨가 화풀이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사람을 시켜 복수해 드릴 수는 있어요. 저만 믿고 따라오시고 저의 일에 협조 잘하신다면 제가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운별 씨를 괴롭혔던 사람들도 그때 가서 복수 해드리죠.”용태호가 토템을 손에 넣게 되면 진정한 권력자로 되어 모든 것을 가지게 될 것이다.그날이 다가오면 그는 전씨 가문도 안중에 넣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소씨 가문이라면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출 수도 있지만...“당신 대체 정체가 뭐죠?”“나중에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저만 믿고 따라오신다면 행복한 생활만 누리게 될 거에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제가 이곳에 두 사람을 남겨 운별 씨를 보호해 드리게 할게요. 저는 돌아가야 해요. 일이 너무 많아서 바빠요.”용태호는 여운별의 허벅지를 다시 만지더니 일어나 두 경호원에게 남으라고 지시했고 다른 경호원들은 바로 여운별의 셋집을 떠났다.용태호가 떠난 후 경호원 중 한 명이 여운별에게 말했다.“운별 씨, 집주인에게 가서 이 셋집을 반환하겠다고 전하시고 우리와 함께 가요. 용 사장님께서 이미 운별 씨에게 별장을 사고 새 차를 사주셨으니, 오늘부터 별장에 들어가서 생활하시면 됩니다.”“당분간 돌려주지 않고 남겨둘 거예요. 필요할지도 모르니까.”여운별은 인피 가면을 쓰고 하예정과 주우빈에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리고 신임을 얻고 나서 언젠가 하예정과 예씨 가문의 사모님이 만나 주우빈과 용정이 만나게 되면 용정을 유괴하여 용태호에게 넘겨줄 것으로 생각했다.만약 여운별은 갑자기 사라지고 자취를 감춘다면 전태윤 일행의 성격으로 반드시 여운별의 흔적을 찾아다닐 것이 뻔했다.차라리 이 셋방을 그대로 두어 여운별이 하예정 곁에 없을 때마다 인피 가면을 벗고 여운별 모습으로 나타나려고 계획했다.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여운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관성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믿을 것이고 또한 하예정의 곁에 새로운 얼굴로 나타난다고 해도
여운별은 의아한 표정을 물었다.“A시 예씨 가문의 큰 사모님 양자가 목표라면 왜 직접 A시에서 당신 도와줄 사람을 찾지 않으세요? 관성과 A시는 거리가 너무 멀고 또 하예정 씨와 예씨 가문의 사모님 관계가 가깝다 해도 그분이 하예정 씨와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닐 텐데.”용태호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A시에서는 용정의 소식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용정이 예준성 부부의 양아들이라는 것 외 그 꼬마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외부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게다가 용정은 A시에 거의 있지 않았기에 그가 평소에 어디에 숨어 있는지 잘 몰랐다.예씨 가문 뒤에는 곽씨 가문이 배후에 서 있고 또 만성의 남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또 예씨 가문의 넷째 사모님은 신의의 제자였기 때문에 용태호는 그들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예전에 경솔하게 용정의 신분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예준성이 누군가가 용정의 뒤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그 뒤로 용태호는 용정에 대한 소식을 잃었다.최근에야 겨우 알아낸 소식인데, 용정은 하예정의 조카 주우빈과 함께 놀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녀석은 나이가 비슷해서 분명 친구로 될 수 있었을 것이다.하여 용태호는 돌고 돌아 하예정의 주위에서부터 착수해 용정을 끌어낼 방법을 궁리했다.용정이 그들이 줄곧 찾던 사람인지 아닌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그리고 토템도 찾고 있었다.“예씨 가문 댁 큰 사모님 친정집은 만성의 남씨 가문이에요. 운별 씨가 아실지 모르지만 남씨 가문은 엄청 대단한 가문이에요. 저는 남씨 가문의 사람의 양자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거든요.”용태호는 그가 정말로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예씨 가문의 넷째 사모님 정겨울의 배후에 서 있는 그 늙은이, 신비한 고수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그는 단지 용정을 납치하려고 했다.최대한 정면충돌을 하지 않기로 했다.여운별이 말을 이었다.“하예정 씨 배후에 사람이 없는 줄 아세요? 하예정 씨는 친구를 사귈 때 집안 형편이 아닌 인
용태호는 한바탕 웃더니 여운별의 눈을 보며 말했다.“운별 씨, 그건 제가 허락할 수 없네요. 운별 씨가 동의하면 가장 좋은 선택이겠지만 동의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이미 이곳으로 찾아왔기 때문에 당신이 나가서 저에 관한 말을 하게 하지 않기 위해 제가 당신을 죽이는 수밖에 없어요. 운별 씨가 아마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네요. 제 부하들을 보셨죠? 열 명도 넘어요.”여운별의 얼굴은 금세 하얗게 변했다.“그럼, 저와 연합하실 건가요? 아니면 죽기를 바라는 거죠? 몇 분 드릴 테니 잘 생각해 보세요.”여운별은 열댓 명의 경호원을 쳐다보고는 또 용태호를 쳐다보았다.그녀는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호기심을 품었다.‘자꾸 사람을 죽인다는 소리를 해대다니! 설마 살인마는 아니겠지?’여운별은 갑자기 땅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저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 저 이제 겨우 스무 살인데 죽고 싶지 않아요.”여운별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용태호는 일어나서 그녀의 곁으로 가더니 그녀를 일으켜 세워 가로 안았다.여운별은 그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얼굴이 더 창백해졌을 뿐 반항하지 않았다.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지만 두 사람은 방안에서 나왔다.여운별의 얼굴은 눈물 자국이 가득했고 눈에 원망으로 가득 찼다.용태호는 여운별을 부축하여 소파에 앉게 했고 그녀에게 말했다.“저를 탓하지 마세요. 미워할 거면 운별 씨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사람들을 미워하세요. 그녀들 때문에 운별 씨 존재를 알게 되었고 당신이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했어요.”나쁜 짓을 한 사람은 용태호였지만 그는 여운별을 하예정과 여운초 일행을 원망하라고 설득했다.용태호는 휴지를 뽑아 여운별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자, 그만 울어요.”그는 지갑을 꺼내 안에서 카드를 꺼내더니 여운별의 손에 쥐여 주며 말을 건넸다.“이 카드 안에 4억 원이 들어있거든요. 저 가방 안의 현금도 운별 씨한테 드리는 거예요.”여운별은 카드를 건네받고 눈물을 훔치더니 용태
여운별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태호 씨, 지금 저더러 당신의 내연녀 노릇을 하라고요?”여운별은 겨우 스무 살인 젊고 아름다웠기에 그녀의 출신으로 보면 부잣집으로 시집가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용태호처럼 중년 남자가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여운별의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일 텐데, 그런 그녀를 이 늙은 남자의 내연녀로 연기를 하라고 하다니!너무 어이없는 상황이다.용태호가 허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운별 씨, 운별 씨는 특기도 없고 현실에 굴복하는 것도 싫어하고 게다가 한 달에 수십만 원의 돈을 버는 일도 성에 차지 않을 텐데, 그러면 어떻게 생활을 할 건가요? 정말 당신 남동생이 주는 백만 원으로 생활할 건가요?”여운별은 깜짝 놀랐다.‘나와 천우가 사적으로 한 말을 어떻게 알았지? 설마 줄곧 나를 주시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내가 누구를 만났고 무슨 말을 했는지 다 알고 있는 건가?’이 남자는 너무 무서운 사람이다!전태윤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는 하지 못할 것이다.“운별 씨가 예쁘고 젊고 몸매 좋은 것 말고 또 뭐가 있죠?”용태호가 여운별을 보는 눈빛은 여전히 건방졌다.여운별은 마침내 용태호의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용태호는 그녀를 자신의 노리개로 생각할 뿐이다. 왠지 그녀에게 약속한 조건이 그토록 후하더라니!별장에 새 차, 그리고 매달 6000만 원의 용돈을 주려고 하더니, 결국 여운별의 몸을 탐내고 있었다.그녀는 그런 의심을 하긴 했으나 용태호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용태호는 일어나서 여운별의 곁에 앉아 한쪽 손을 여운별의 허벅지에 올려놓았다.“운별 씨, 저를 따라오셔야지만 계속해서 좋은 삶을 계속 살 수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고요. 앞으로 여운초 씨를 발밑에 밟고 싶지 않으세요? 여운초 씨 남편을 운별 씨에게 넘어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가 이런 관계이긴 하지만 만약 운별 씨가 전씨 가문의 도련님을 꼬실 수만 있다면 저도 흔쾌히 손을 놓
여운별은 의아했다.“제가 왜 얼굴을 바꿔야 하죠? 저는 저의 자연스러운 얼굴이 마음에 들어요. 바꾸고 싶지 않아요.”용태호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얼굴에 칼을 대는 것이 싫으시면 가면을 쓰고 다니세요. 문을 나설 때마다 인피 가면을 쓰고 다니시면 돼요. 제가 준비해 드린 이 가면을 쓰면 누구도 운별 씨를 알아보지 못할 거에요. 손오공이 온다 해도 운별 씨인 것을 알아보지 못할걸요. 그리고 제가 새로운 신분도 드릴게요. 우리의 협력이 끝날 때까지 운별 씨는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신분을 회복할 수 없어요. 제가 장담하건대, 저의 일이 잘 처리되면 당신이 원하는 여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운별 씨에게 드릴게요.”“그리고 운별 씨의 장님 언니는 제가 개미 한 마리 죽이듯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 운별 씨가 저에게 협조하여 저의 일이 잘 처리된다면 제가 운별 씨가 원하는 모든 것을 빼앗아 드릴 수 있어요.”용태호는 마치 그가 전이진을 쥐어 죽이는 것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과 같이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매우 오만방자하게 말했다.이어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태호 씨가 그 정도로 능력이 있다고요? 저의 장님 언니는 이미 시력을 회복했고 또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거든요. 태호 씨는 관성의 사람이 아니죠? 전씨 가문의 지위를 모르시는 것 같은데. 감옥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우리 부모님조차 전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감히 큰소리도 못 치고 조심스럽게 비위를 맞춰야 했단 말이에요.”“전씨 가문은 재력이 풍부하고 인맥이 넓을 뿐만 아니라 친척과 친구들이 모두 재벌가에요. 또한, 그들의 자손도 많기에 관성에서 많은 재벌가가 전씨 가문과 친척 관계를 맺고 있었고 따라서 전씨 가문을 건드린다는 것은 관성의 상위층 재벌가들 전체와 적이 되는 것과 다름없어요.”여운별은 어리고 그녀의 부모님 밑에서 버릇없이 자라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능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씨 가문이 관성에서의 지위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은 옛
여운별은 도도하게 물었다.중년 남자는 웃으면서 대답했다.“제 이름은 용태호라고 합니다. 통성명했으니 우리 이제 아는 사이 아닌가요?”그 남자는 건방진 표정으로 여운별에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몸매와 얼굴을 과감하게 훑어보면서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운별 씨, 앉으세요. 앉아서 얘기 좀 해요.”“태호 씨, 여기는 우리 집이에요. 주인인 척하지 마세요. 당신들은 불법 침입이라고요. 아시겠어요? 제가 언제든지 경찰에 신고해서 당신들을 내쫓을 수 있다고요.”용태호의 나이가 40~50대로서 몸 관리도 잘하고 얼굴도 못생긴 편은 아니었으며 품위 있는 중년 남자였다.그러나 용태호의 눈빛이 너무 건방진 탓으로 여운별은 그의 시선이 자신의 몸을 훑으며 사냥감을 살피는 듯한 표정이 싫었다.“네. 저희 잘못이에요. 저희가 사과드릴게요.”용태호는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이때 경호원 한 명이 다가가서 새 가방을 용태호에게 건네주었다.용태호는 그 가방을 건네받더니 다시 여운별에게 건네주며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운별 씨, 이것은 제가 운별 씨한테 사죄 선물입니다. 작은 성의이니 반드시 받으셔야 합니다. 아니면 우리를 용서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까요.”“저는 가방이 부족하지 않아요.”여운별의 태도는 여전히 도도했다.여운별을 세상 물정도 모르고 아무나 준 가방이나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단 말인가!그 가방은 에르메스 가방이었다.“저는 운별 씨가 지금 가방이 아닌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용태호는 일어나 그 가방을 여운별의 손에 쥐여 주며 말을 건넸다.“먼저 가방을 받아요. 잠시 후에 우리 다시 협력에 관해 이야기합시다.”“제가 지금 돈도, 힘도, 능력도 없는데, 저와 무슨 일을 협력하고 싶으신지 모르겠네요. 또 정씨 아주머니처럼 저와 연합해서 일하겠다고 하고는 성의도 없이 돈 수백만 원만 던져주며 사라지는 건 아니겠죠? 제가 만만해요?”용태호는 눈동자를 반짝이더니 웃으면서 되물었다.“정씨 사모님 말씀이신가요?”“네.
여운초는 여천우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말을 건넸다.“운별이가 때렸어?”여운별에게 맞은 얼굴을 만지며 여천우가 대답했다.“응. 그 뒤로 또 내 뺨을 때려고 했는데 내가 피했어. 운별 누나가 우리 부모님 뵈러 갔다가 부모님 명의로 된 재산을 전부 나에게 물려준 사실을 알고 나한테 따지러 왔거든. 누나, 운별 누나 신경 쓰지 마. 우리 부모님께서 운별 누나를 응석받이로 키우셔서 버릇이 없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으로 자랐어. 세상의 악랄함을 맛보아야 성숙해질 거야.”여운초는 그의 붉게 부어오른 얼굴을 가슴 아픈 표정으로 만져주면서 말했다.“운별은 미쳤어. 어머니한테 응석받이로 자라서 그래. 평생 지켜줄 능력이 없으면서 사람을 폐인으로 키우셨어. 운별이를 해친 거나 다름없어.”추미자 부부가 운별이를 해친 거나 다름없다.자식들을 응석받이로 키우다니, 자식들을 해치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오늘날 여운별의 버릇들은 전부 추미자 부부가 초래한 결과이다.“들어가서 얼음찜질 좀 하자.”“응.”두 사람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욕설을 퍼붓던 여운별은 결국 세 집으로 돌아갔다.문을 열자마자 여운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의 집에는 낯선 사람 열 명이나 있었다. 그중 한 중년 남자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 외, 다른 사람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중년 남자 주위에 조용히 서 있었다.그 중년 남자의 경호원으로 보였다.‘내가 잘못 들어왔나?’“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들어왔네요.”여운별은 정신을 차리고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운별 씨가 잘못 들어온 게 아닙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초대하지 않았는데 운별 씨 허락도 없이 들어왔어요. 운별 씨가 놀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여운별은 멍하니 서 있었다.그들이 여운별을 알고 있었지만, 여운별은 그들이 누구인지도 몰랐다.‘왜 내가 출소한 뒤로 항상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오지?’정현숙도 그렇고 지금 이 낯선 중년 남자도 그렇다.“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이리 와서 앉으세요. 제가 운별 씨와 하
하지만 여천우와 여운별 집에서는 여천우가 바로 여씨 가문의 주인이다!여운별은 재빨리 그 100만 원을 확인했다.여천우가 떠나가는 모습을 본 여운별은 그를 잡아끌며 사정했다.“천우야, 조금만 더 줘. 2000만 원, 아니... 1000만 원도 돼. 100만 원으로는 정말 부족하단 말이야. 운초 몰래 내 명의로 된 부동산 소유증과 열쇠를 훔쳐 와도 되고.”여운별은 추미자가 자신에게 집 몇 채를 사준 기억을 떠올렸다.그녀가 학교에 다닐 때 학교에서 자지 않고 추미자가 학교 근처에 집을 사주었다.그러다가 여운별이 학교에 다니지 않자 추미자는 그 집을 세주었고 세 값이 얼마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그러나 여운별은 그것이 그녀에게 사준 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가 부동산 증서와 열쇠만 가지게 되면, 집을 팔아 큰돈을 벌 수 있었다.여운별 명의로 된 집들은 학교 부근 주택이라 집 한 채가 10억에 달했다.“운초가 무슨 근거로 내 부동산 소유증까지 가져가? 그건 내 재산인데 왜 운초가 가져가?”부동산 소유증은 추미자 부부 방의 금고 안에 있었다.지난번에 여운초가 여운별을 속여 금고를 열게 한 뒤로 그 안의 귀중한 물품들과 일부 현금은 모두 여운초가 가져갔다.여천우는 여운별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내가 엄마 보러 갔을 때 엄마가 나한테 신신당부하셨어. 누나 명의로 된 부동산 소유증을 누나가 팔아넘길까 봐 누나에게 넘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그리고 그 부동산은 소유증에는 누나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 이름도 쓰여있어. 엄마 사인 없이 누나가 혼자 집을 팔 수 없을 거야. 눈독 들일 생각하지 마.”여운별은 할 말을 잃었다.그랬다.예전에 여운별이 아직 학교에 다녔기에 추미자가 사준 집에는 추미자의 이름이 등록된 것도 아주 당연했다.여천우는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다.여운별은 또 쫓아가려고 했지만, 여운초가 별장의 입구에 나타난 것을 보더니 그제야 단념하고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여운초 남매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여운초! 여천우! 난 가만
여천우가 바로 거부했다.“누나, 이건 내가 도울 수 없어. 운초 누나의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돈도 전부 운초 누나가 준 돈이니까. 나도 잠시 운초 누나가 먹여 살려줘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운초 누나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겠어?”설령 여천우는 여운초가 여운별의 정지된 카드를 풀게끔 설득할 수 있다고 해도 여천우는 하지 않을 것이다.여천우와 여운초의 의도가 바로 여운별이 함부로 돈을 써서 재산을 탕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여천우는 여운별을 궁지로 몰아넣어 그녀 스스로 돈을 벌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그렇지 않으면 여운별은 아마도 여운초에게 평생 눌리면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어쨌든 여운별과 여운초는 친자매였기 때문에 여천우도 여운별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너도 운초가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 이상 나와 손을 잡고 운초를 상대해야지, 운초의 말에 속아 넘어가 부모님을 만나면 어떡해? 그것도 부모님 재산을 너의 명의로 바꾸라고 한 것도 운초의 생각이지? 운초가 가르쳐준 거지?”“천우야, 운초는 우리 가문의 재산을 독차지하고 싶을 뿐이야. 내가 어떻게 우리 가문의 재산을 탕진할 수 있겠어? 우리 가문에 사업이 그토록 많은데 우리가 우리 재산을 가져오기만 한다면 돈은 떼처럼 굴러올걸. 우리 남매 3대가 쓰기에도 충분할 거라고.”이때 여천우가 또 반박했다.“운별 누나. 우리 집은 누나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돈이 많지 않아. 일부 재산은 운초 누나 소유이고 또 우리 부모님 장사는 법을 어기는 장사야. 일찍 압류당하고 벌금도 낸 거 몰라? 합법적인 사업은 얼마 되지도 않아.”여운별이 말을 이었다.“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나도 알아. 우리 집은 돈이 엄청 많다는걸. 엄마가 알려주셨어. 운초 장님이 뭐가 돈이 있다고... 둘째 삼촌이 돌아가시고 나서 여씨 그룹의 장사는 줄곧 우리 부모님께서 하고 계셨는데. 그 재산도 마땅히 우리 것이어야 해. 쓸데없는 소리 말고 한 가지만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