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94화

작가: 고능비
여운별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태호 씨, 지금 저더러 당신의 내연녀 노릇을 하라고요?”

여운별은 겨우 스무 살인 젊고 아름다웠기에 그녀의 출신으로 보면 부잣집으로 시집가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용태호처럼 중년 남자가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여운별의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일 텐데, 그런 그녀를 이 늙은 남자의 내연녀로 연기를 하라고 하다니!

너무 어이없는 상황이다.

용태호가 허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운별 씨, 운별 씨는 특기도 없고 현실에 굴복하는 것도 싫어하고 게다가 한 달에 수십만 원의 돈을 버는 일도 성에 차지 않을 텐데, 그러면 어떻게 생활을 할 건가요? 정말 당신 남동생이 주는 백만 원으로 생활할 건가요?”

여운별은 깜짝 놀랐다.

‘나와 천우가 사적으로 한 말을 어떻게 알았지? 설마 줄곧 나를 주시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내가 누구를 만났고 무슨 말을 했는지 다 알고 있는 건가?’

이 남자는 너무 무서운 사람이다!

전태윤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는 하지 못할 것이다.

“운별 씨가 예쁘고 젊고 몸매 좋은 것 말고 또 뭐가 있죠?”

용태호가 여운별을 보는 눈빛은 여전히 건방졌다.

여운별은 마침내 용태호의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용태호는 그녀를 자신의 노리개로 생각할 뿐이다. 왠지 그녀에게 약속한 조건이 그토록 후하더라니!

별장에 새 차, 그리고 매달 6000만 원의 용돈을 주려고 하더니, 결국 여운별의 몸을 탐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의심을 하긴 했으나 용태호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용태호는 일어나서 여운별의 곁에 앉아 한쪽 손을 여운별의 허벅지에 올려놓았다.

“운별 씨, 저를 따라오셔야지만 계속해서 좋은 삶을 계속 살 수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고요. 앞으로 여운초 씨를 발밑에 밟고 싶지 않으세요? 여운초 씨 남편을 운별 씨에게 넘어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가 이런 관계이긴 하지만 만약 운별 씨가 전씨 가문의 도련님을 꼬실 수만 있다면 저도 흔쾌히 손을 놓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5화

    용태호는 한바탕 웃더니 여운별의 눈을 보며 말했다.“운별 씨, 그건 제가 허락할 수 없네요. 운별 씨가 동의하면 가장 좋은 선택이겠지만 동의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이미 이곳으로 찾아왔기 때문에 당신이 나가서 저에 관한 말을 하게 하지 않기 위해 제가 당신을 죽이는 수밖에 없어요. 운별 씨가 아마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네요. 제 부하들을 보셨죠? 열 명도 넘어요.”여운별의 얼굴은 금세 하얗게 변했다.“그럼, 저와 연합하실 건가요? 아니면 죽기를 바라는 거죠? 몇 분 드릴 테니 잘 생각해 보세요.”여운별은 열댓 명의 경호원을 쳐다보고는 또 용태호를 쳐다보았다.그녀는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해 호기심을 품었다.‘자꾸 사람을 죽인다는 소리를 해대다니! 설마 살인마는 아니겠지?’여운별은 갑자기 땅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저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 저 이제 겨우 스무 살인데 죽고 싶지 않아요.”여운별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용태호는 일어나서 그녀의 곁으로 가더니 그녀를 일으켜 세워 가로 안았다.여운별은 그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얼굴이 더 창백해졌을 뿐 반항하지 않았다.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지만 두 사람은 방안에서 나왔다.여운별의 얼굴은 눈물 자국이 가득했고 눈에 원망으로 가득 찼다.용태호는 여운별을 부축하여 소파에 앉게 했고 그녀에게 말했다.“저를 탓하지 마세요. 미워할 거면 운별 씨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사람들을 미워하세요. 그녀들 때문에 운별 씨 존재를 알게 되었고 당신이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했어요.”나쁜 짓을 한 사람은 용태호였지만 그는 여운별을 하예정과 여운초 일행을 원망하라고 설득했다.용태호는 휴지를 뽑아 여운별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자, 그만 울어요.”그는 지갑을 꺼내 안에서 카드를 꺼내더니 여운별의 손에 쥐여 주며 말을 건넸다.“이 카드 안에 4억 원이 들어있거든요. 저 가방 안의 현금도 운별 씨한테 드리는 거예요.”여운별은 카드를 건네받고 눈물을 훔치더니 용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6화

    여운별은 의아한 표정을 물었다.“A시 예씨 가문의 큰 사모님 양자가 목표라면 왜 직접 A시에서 당신 도와줄 사람을 찾지 않으세요? 관성과 A시는 거리가 너무 멀고 또 하예정 씨와 예씨 가문의 사모님 관계가 가깝다 해도 그분이 하예정 씨와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닐 텐데.”용태호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A시에서는 용정의 소식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용정이 예준성 부부의 양아들이라는 것 외 그 꼬마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외부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게다가 용정은 A시에 거의 있지 않았기에 그가 평소에 어디에 숨어 있는지 잘 몰랐다.예씨 가문 뒤에는 곽씨 가문이 배후에 서 있고 또 만성의 남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또 예씨 가문의 넷째 사모님은 신의의 제자였기 때문에 용태호는 그들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예전에 경솔하게 용정의 신분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예준성이 누군가가 용정의 뒤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그 뒤로 용태호는 용정에 대한 소식을 잃었다.최근에야 겨우 알아낸 소식인데, 용정은 하예정의 조카 주우빈과 함께 놀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녀석은 나이가 비슷해서 분명 친구로 될 수 있었을 것이다.하여 용태호는 돌고 돌아 하예정의 주위에서부터 착수해 용정을 끌어낼 방법을 궁리했다.용정이 그들이 줄곧 찾던 사람인지 아닌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그리고 토템도 찾고 있었다.“예씨 가문 댁 큰 사모님 친정집은 만성의 남씨 가문이에요. 운별 씨가 아실지 모르지만 남씨 가문은 엄청 대단한 가문이에요. 저는 남씨 가문의 사람의 양자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거든요.”용태호는 그가 정말로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예씨 가문의 넷째 사모님 정겨울의 배후에 서 있는 그 늙은이, 신비한 고수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그는 단지 용정을 납치하려고 했다.최대한 정면충돌을 하지 않기로 했다.여운별이 말을 이었다.“하예정 씨 배후에 사람이 없는 줄 아세요? 하예정 씨는 친구를 사귈 때 집안 형편이 아닌 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7화

    용태호는 일부러 말했다.“저는 그딴 일에 관심 없어요. 그런데 운별 씨가 화풀이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사람을 시켜 복수해 드릴 수는 있어요. 저만 믿고 따라오시고 저의 일에 협조 잘하신다면 제가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운별 씨를 괴롭혔던 사람들도 그때 가서 복수 해드리죠.”용태호가 토템을 손에 넣게 되면 진정한 권력자로 되어 모든 것을 가지게 될 것이다.그날이 다가오면 그는 전씨 가문도 안중에 넣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소씨 가문이라면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출 수도 있지만...“당신 대체 정체가 뭐죠?”“나중에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저만 믿고 따라오신다면 행복한 생활만 누리게 될 거에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제가 이곳에 두 사람을 남겨 운별 씨를 보호해 드리게 할게요. 저는 돌아가야 해요. 일이 너무 많아서 바빠요.”용태호는 여운별의 허벅지를 다시 만지더니 일어나 두 경호원에게 남으라고 지시했고 다른 경호원들은 바로 여운별의 셋집을 떠났다.용태호가 떠난 후 경호원 중 한 명이 여운별에게 말했다.“운별 씨, 집주인에게 가서 이 셋집을 반환하겠다고 전하시고 우리와 함께 가요. 용 사장님께서 이미 운별 씨에게 별장을 사고 새 차를 사주셨으니, 오늘부터 별장에 들어가서 생활하시면 됩니다.”“당분간 돌려주지 않고 남겨둘 거예요. 필요할지도 모르니까.”여운별은 인피 가면을 쓰고 하예정과 주우빈에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리고 신임을 얻고 나서 언젠가 하예정과 예씨 가문의 사모님이 만나 주우빈과 용정이 만나게 되면 용정을 유괴하여 용태호에게 넘겨줄 것으로 생각했다.만약 여운별은 갑자기 사라지고 자취를 감춘다면 전태윤 일행의 성격으로 반드시 여운별의 흔적을 찾아다닐 것이 뻔했다.차라리 이 셋방을 그대로 두어 여운별이 하예정 곁에 없을 때마다 인피 가면을 벗고 여운별 모습으로 나타나려고 계획했다.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여운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관성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믿을 것이고 또한 하예정의 곁에 새로운 얼굴로 나타난다고 해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8화

    몇 개월 된 두 아기는 이미 그들 스스로 몸을 뒤엎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른들과 아기 소리로 교류도 할 수 있었기에 한창 재미있을 때였다.용정이 말했다.“난 지연이와 자주 놀아주기 때문에 지연이가 나를 알아보거든. 그래서 날 보면 잘 웃어. 지연이는 우빈이 너가 잘 놀아주지 않으니까 너를 보아도 잘 웃지 않거든. 넌 지호랑 놀아. 내가 지연이랑 놀아줄 테니까.”예지호는 두 종아리로 우빈이가 유모차 위에 올려놓은 손을 걷어차곤 했다. 그 꼬마 녀석은 매일 잠을 자지 않는 한 이리저리 움직이거나 울고불고하며 어른들에게 안아달라고 졸랐다.장난감 갖다 주어도 놀다가 몇 분도 안 돼 던지면서 “응애응애” 울었다.예지연은 예전처럼 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만약 예지연 남매가 동시에 누워 있으면 예지호가 끊임없이 울 때 예지연은 자신의 작은 발로 예지호를 차기도 했다. 마치 울보 예지호를 싫어하는 것처럼 말이다.우빈은 몸을 숙여 예지연에게 뽀뽀하려 했지만, 용정이가 즉시 막았다.“뽀뽀하면 안 돼. 아저씨가 그러셨어. 우리 모두 지연에게 뽀뽀하면 안 된다고. 지연이를 지켜주어야 한다고 했거든. 뽀뽀하고 싶으면 지호한테 해. 아저씨가 지호한테 뽀뽀해 주어도 괜찮다고 하셨어.”“왜?“우빈이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용정은 당당하게 대답했다.“무슨 물음이 이렇게 많아!”두 녀석의 대화를 듣던 하예정은 전태윤과 함께 앉아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예준성을 힐끗 쳐다보았다.이를 본 모연정이 어쩔 수 없는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딸이 몇 개월밖에 안 됐는데 애 아빠는 벌써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다니까요. 남의 집에 있는 남자아이들이 지연이를 앗아갈까 봐 어찌나 걱정하는지 참.”하예정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준성 씨도 너무 과하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 하긴, 우리 태윤 씨도 그럴걸요. 평소에도 연정 씨가 돌보고 있는 거예요? 다시 출근하셨어요?”“아직요. 가끔 출근해요. 우리 남편은 제가 아기들이 6개월 되고 나서야 출근하기를 바라거든요. 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99화

    “우빈아, 이리 와.”모연정은 우빈을 향해 손짓했다.우빈이 모연정에게 다가갔고 모연정은 그를 끌어안아 자신의 허벅지에 앉혔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용정이랑 싸웠어?”우빈은 싸운 사실을 부인하며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요. 하지만 용정의 말이 맞는걸요. 지연이는 용정의 여동생이에요. 용정이가 모 아줌마를 엄마라고 부르기 때문에 지연이가 용정의 여동생 맞아요. 저는 지연이가 너무 좋아요. 저도 여동생을 갖고 싶은데 여동생을 저에게 주시면 안 돼요?”모연정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안 돼.”예지연은 예진 리조트에서 보물 같은 존재로 어린 나이에 수많은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사람들이 조금만 더 길게 안아도 예씨 가문 사람들은 예지연을 안아 갈까 봐 걱정했다.“왜 안 돼요? 제가 사면 안 돼요? 모 아줌마, 저에게 돈이 있어요. 저의 모든 돈을 모 아줌마께 드리면 안 돼요?”모연정은 웃으면서 대답했다.“팔 수도 없는걸. 지연이는 물건이 아니기에 팔면 안 돼. 우빈아, 너도 지연이 오빠잖아. 용정이가 하는 헛소리를 믿으면 안 돼. 용정이도 지연이 아빠처럼 지연이를 너무 아껴서 그래.”두 사람은 친부자는 아니지만, 예지연에 대한 사랑은 똑같았다.“모 아줌마는 거짓말쟁이예요. 저보다 어린 여동생들은 모두 저를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걸요. 용정을 부르는 오빠와 다르잖아요.”우빈은 진지하게 대답했다.“모 아줌마. 우리 엄마께서 제가 올해 4살이라고 하셨거든요. 제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니고 저를 놀리면 안 되죠.”우빈은 아주 똑똑했다.“그래, 그래... 우리 우빈은 이미 많이 컸어. 이젠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니 더는 널 놀리지 않을게. 하지만 난 지연이를 팔 수는 없어. 시간이 있을 때마다 아줌마 집에 와서 놀아. 그러면 지연이도 자주 볼 수 있을 거야.”우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더니 말을 건넸다.“하지만 저는 매일 유치원에 가야 하고 주말에도 이틀밖에 못 쉬어요. 우리 엄마도 보고 싶고 동명 아저씨와 놀아주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00화

    우빈은 소정남의 목을 껴안고 그의 볼에 뽀뽀해 주었다.소정남은 그제야 만족하며 웃었다.“잘했어. 자, 아저씨가 우빈에게 조종 비행기 한 대를 선물해 줄게.”“감사해요. 아저씨.”우빈은 즐겁게 그 큰 선물 상자를 받았다.소정남은 기회를 보며 우빈을 내려놓았다.“용정아, 우리 비행기 장난감을 놀러 가자.”우빈은 용정을 불러 함께 놀자고 했다.집 안에 있던 용정을 보던 소정남은 그제야 말했다.“용정이도 있는 줄 몰랐네. 다음에 사줄게.”“용정아, 이 새로운 비행기를 너에게 줄게. 내가 가서 한 대 더 가져올게. 우리 밖에 나가서 놀자.”우빈은 흔쾌히 소정남이 준 선물을 용정에게 건네주었다. 우빈에게는 전태윤과 소정남, 그리고 성소현이 준 조종 비행기가 많았다.조종 자동차도 엄청 많이 가지고 있다.바람개비는 더 많았다.노동명은 우빈에게 바람개비만 선물해 주었다.그러나 노동명은 요새 우빈이 바람개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다른 장난감으로 바꾸어서 그에게 선물했다.노동명은 장난감 한 가지를 우빈에게 선물했다가 녀석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매일 똑같은 것으로 선물하곤 한다.다른 사람들처럼 다종다양한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용정도 거절하지 않고 우빈이가 건네준 선물을 받았다.우빈이가 또 다른 장난감 비행기를 가져오자 두 녀석은 아기들과 놀지 않고 정원으로 달려가 비행기를 가지고 놀았다.예준성 부부는 분유를 타서 쌍둥이에게 먹인 뒤에야 한 명씩 아기를 안고 소파에 앉았다.“이 시간이면 아기들이 낮잠을 자야 하거든요. 안고 재우다가 잠이 들면 또 조심스레 침대에 놓아야 해요.”예준성은 딸 예지연을 안은 채로 자애롭게 내려다보았다.소정남은 손을 뻗어 예지연의 작은 얼굴을 살며시 꼬집었다.“살결도 부드럽고 너무 귀엽네요.”이때 예준성이 소정남의 손을 밀쳐냈다.“정남 씨, 제 딸의 얼굴을 만지지 마세요. 아파할 거예요.”“울지 않는데요.”예준성이 말을 이었다.“제 딸이 울면 제가 정남 씨와 싸울 수도 있어요. 우리 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01화

    심효진도 말을 건넸다.“그러니까. 낯선 사람이 오면 소씨 가문의 동의를 받아야 해?”소정남이 웃으면서 대답했다.“난 그렇게 말한 적이 없어. 그냥 내 부하들이 전한 소식을 말해줬을 뿐이야.”일반적인 업계 거물들이 오면 소정남은 전태윤에게 알리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민감한 시기였다.하예진이 강성으로 떠났다.그리고 오래전에 세상을 뜬 이경희는 이씨 가문의 전임 가주의 작은 딸로서 하예진의 친어머니이기도 했다.이씨 가문은 여러 재벌가에게 특별한 존재였다.그들은 모두 하예진이 강성으로 가게 된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그런데 이때 갑자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거물이 관성으로 오게 되었다. 아직 상대방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바삐 관성으로 왔다가 급하게 떠났기에 소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 민감할 수도 있는 인물을 소정남에게 보고한 것이다.소지훈이 아직도 연성 쪽에서 정윤하에게 구애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성의 일은 전부 소정남이 맡고 있었다.하여 소씨 가문의 부하들도 무슨 일이 있으면 자연스레 소정남에게 보고했다.소정남이 처리할 수 없는 일만이 소지훈에게 알려주게 된다.“정남 씨, 강성에서 누군가가 왔다고 의심하고 계시는 거예요?”하예정이 갑자기 물었다.전태윤의 눈치를 보던 소정남은 전태윤이 말하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하예정의 물음에 대답했다.“아직은 잘 몰라요. 우리가 그 사람 정체도 파악하지 못한 채 급히 왔다가 급히 돌아가는 바람에 상대방의 모양을 잘 파악하지 못했거든요. 우리 가문의 정보 시스템이 대단하지 못했더라면 그런 사람이 왔는지도 몰랐을 거예요. 제가 이씨 가문에 대해 알아본 바로는 이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씨 가문의 주인은 이 대표님인데 이 대표님은 이미 강성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우리는 그 신비한 중년 남자의 모양을 포착하지 못했어요.”소정남이 말은 이씨 가문에서 이은화 모녀를 제외하고는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이씨 가문의 남자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02화

    예준성은 고개를 끄덕였다.예지호 남매는 배불리 먹고 나면 두세 시간 동안 편히 잠을 잘 수 있다.모연정 일행이 집을 나선 뒤 그녀들이 들리지 않는 것을 확인한 전태윤은 그제야 예준성에게 말을 건넸다.“준성 씨, 누군가가 준성 씨 가족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하면 용정을 노리고 있는 거죠.”예준성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소정남도 모르는 눈치였다.전태윤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정남이가 비밀스러운 남자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관성에 왔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오늘 준성 씨 가족들도 마침 용정을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는데, 제 생각에는 이 두 가지 일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예준성은 예진 그룹의 대표이고 A 시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감히 예준성을 노려보는 사람이라면 우습게 보면 안 될 인물일 것이다.그들은 용정의 등 뒤에 토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용정은 피맺힌 원한을 짊어진 사람이다. 용정을 제외한 나머지 용정의 가족들은 전부 사살당했다.그 당시 가정부가 용정을 데리고 만성으로 도망갔다.용정의 가족들을 죽인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계속 용정의 뒤를 쫓고 있었다.그러다가 모연정이 용정을 발견하게 되어 양자로 삼게 되었다. 모연정의 곁에는 많은 사람이 그녀를 보호해 주었기에 용정도 따라서 안전해졌다.가끔 용정이 A시에 돌아오게 되면 늙은 신의가 그의 곁을 지켜주곤 했다.늙은 신의 주변의 옛 친구들은 고집쟁이로 보이지만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아무도 그 영감들을 건드리지 못했다.그리고 용정에 대한 소식도 잘 보호되고 있었다.“용정의 행적은 우리가 잘 감추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들키게 된 거라면 아마도 여름방학 때 예정 씨가 우빈이랑 용정을 데리고 나가 놀 때 들켰을 거예요. 아니면 이번에 우리가 용정을 데리고 오는 것을 발견했을 수도 있고요.”예준성은 소정남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물었다.“소 대표님, 그 남자를 찾을 수 있을까요? 성씨가 뭔지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계세요?”소정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7화

    원림성 A시.전창빈은 모든 요리를 다 하고는 주방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휴대전화를 꺼내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는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온종일을 바쁘게 보냈다.정확히 말하면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것이 전부 오늘 저녁 식사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그리고 저녁이 되어서야 주인공이 돌아왔다.잠시 기다린 후, 전이진이 오후 내내 준비한 요리들이 하나둘씩 하인들에 의해 운반되어 나갔다. 물론 그는 나갈 필요가 없었다.선우민아가 그의 요리를 맛본 후 만족스럽다면 전창빈을 불러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통보도 없이 주방에 머물다가 선우씨 가족들이 모두 식사를 마치고 떠나면 집으로 돌아야 한다.비록 전창빈은 자신의 요리 실력에 대한 확신이 있지만 밖이 완전히 어두워졌는데도 선우민아의 면담 요청이 없었다. 그는 겉으로는 여전히 뉴스를 보며 담담해 보였으나 속으로는 조금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그는 송일우처럼 세 번이나 도전하는 상황은 원치 않았다. 송일우는 몇 년이나 도전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실패한 뒤로는 다시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나이도 점점 들어가고 있었던 모양이다.한편 선우씨 가족들이 이미 식사를 마치고 있었다.선우민아도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 앉아 있던 선우민아의 어머니 한경주가 관심 있게 물었다.“민아야, 이번 지원자가 만든 음식은 어때?”선우민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한경주는 계속해서 말했다.“엄마 생각엔 괜찮은 것 같은데 그냥 채용하는 게 어때?”선우민아의 남동생 선우민기는 의자에 털썩 앉아 배를 만지며 말했다.“누나, 나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 이번 요리는 정말 맛있었어. 오랜만에 이렇게 배불리 먹었어.”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선우민기의 배를 가볍게 톡 치며 눈가에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너는 굶은 적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까지 많이 먹었어? 이번만 먹고 다음 끼니는 못 먹을 거로 생각한 건 아니지? 좀 앉아 이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6화

    도아영이 홀로 관성까지 찾아온 것도 전이혁을 위해서였다.관성에서 그녀의 안전은 그의 책임이다.앞으로 도아영과 결혼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녀는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아내 후보였다. 혹여 도아영이 관성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도씨 가문에서 문제를 일으킬 것은 물론 전씨 할머니께서도 그를 혼쭐 내실 것이 분명했다.전이혁은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태윤이 전화를 받자 전이혁이 조심스럽게 부탁했다.“형, 오늘은 형의 스위트 룸에서 하룻밤 자도 돼?”“안방만 빼고 다른 방은 마음대로 써.”전태윤은 거절하지 않았지만 안방 사용만은 허락하지 않았다. 평소 이곳에 머무를 때면 항상 안방을 사용했기 때문이다.“알았어. 고마워. 형.”“도아영 씨는 괜찮아?”“심하게 취해서 토하다가 물 달라고 하길래... 떠날 수 없어서 호텔에서 하룻밤 지내려고. 새벽에 아영 씨를 룸으로 데려다준 후 떠날 계획이야. 같이 묵었다는 사실을 알면 나에게 달라붙을까 봐 겁이 나.”전태윤이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진심으로 도아영 씨와의 관계를 정리할 생각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아. 그분 명성을 망가뜨리면 안 되지.”전이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형, 사실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영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이고 할머니의 눈썰미는 틀린 적이 없으셨지. 도아영 씨와 함께 지내보니 나랑 잘 맞는 것 같긴 한데... 왠지 그 ‘여우’랑 함께 있을 때가 더 편안하단 말이야.”“‘여우’라고?”“내 꿈에 자꾸 등장하는 그 여자 말이야. 별명이 ‘여우 같은 여자’거든. 화장을 잘하는 건지... 본명도, 고향도, 행적도 전혀 알 수가 없어. 신비로운 느낌을 주어서 나도 자꾸 정복하고 싶어져.”전태윤이 말을 이었다.“이름도 모르는 그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기다니. 그분이 혹시 만성의 남씨 가문의 큰 사모님과 연관 있는 거 아니야?”만성 남씨 가문의 큰 사모님은 모연정의 사촌 형수이자 A시 허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인데 그녀도 이중생활로 유명한 인물이다.허씨 가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5화

    “네.”우빈이는 전태윤의 말을 믿으며 다시 물었다.“이모부, 그 모기는 어디 갔어요?”전태윤은 자신의 손바닥을 펼쳐 우빈에게 보여주었지만 우빈은 모기를 찾을 수 없었다.“날아갔어. 이모부가 조금 늦는 바람에 잡지 못했어.”“그래요?”우빈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대답했다.하예정은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우빈이가 아무리 영리해도 결국은 어린아이일 뿐, 어른을 이길 수는 없었다.“우빈아, 이모부는 일하러 가야 해. 우리도 집에 가자. 이모부한테 잘 가라고 인사해야지.”우빈은 바로 그의 작은 손을 흔들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모부, 잘 가요!”“집에 가서 빨리 쉬고 이모의 말도 잘 듣고. 이모를 귀찮게 하면 안 돼. 말 잘 들으면 겨울방학에 예진 리조트로 가서 용정이랑 놀게 해줄게.”우빈은 급히 약속했다.“절대로 이모 귀찮게 안 하고 말 잘 들을게요.”“여보, 빨리 일하러 가요. 우리도 갈게요.”하예정은 전태윤에게 일하러 가라고 재촉한 뒤 운전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말했다.전태윤은 그 자리에 서서 차가 사랑하는 아내를 태우고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차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자 비로소 자신의 차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전이혁과 도아영의 일에 대해서 전태윤은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 도아영이 취하면 전이혁이 그녀를 방으로 데려다줄 것이니까.전이혁은 도아영을 그녀의 방까지 데려다주고 외투와 양말을 벗겨 준 뒤 편안한 자세로 눕혔다. 그리고 그가 떠나려던 참에 도아영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옆으로 토해버렸다.전이혁이 쓰레기통을 가져오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는 이미 바닥과 침대를 모두 더럽혔다. 그는 이 광경을 보자 정말로 토할 것 같았다.흠... 전이혁도 토했다. 그는 입을 막은 채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정신없이 토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코와 입을 가린 채로 나왔다.도아영은 시원하게 토한 뒤 다시 침대에 철썩 누워버렸다.전이혁은 침대 반대쪽으로 돌아가 구토물을 보지 않으려 애썼고 최대한 빨리 도아영을 일으켜 안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4화

    도아영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꿈나라에 들어가서 돌아올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술 마시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말을 안 듣더니 결국 취했네. 내일 아침이면 정말 고생할 텐데.”전이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도아영의 이마를 쿡쿡 찌르더니 체념했는지 그녀를 안아 들어 로얄 스위트룸 나섰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참! 난 도아영 씨가 어느 룸에 묵고 있는지 모르는데.'그는 걸음을 멈추고 도아영을 내려놓고는 한 손으로 그녀를 부축하면서 다른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예정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형수님, 도아영 씨가 묵고 계신 룸 번호를 아세요?”하예정이 대답했다.“저도 잘 몰라요. 그냥 관성 호텔에 묵는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요. 아영이가 취했어요? 잠깐만요. 제가 알아볼게요.”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남편에게 말했다.“여보, 아영의 룸 번호를 알아봐 줘요. 취했대요. 이혁 도련님이 아영이를 모셔다드리려고 하는데 룸 번호를 몰라서.”전태윤은 표정이 굳었다. 그는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하예정의 재촉에 어쩔 수 없이 우빈의 손을 잡고 걸어 나갔다가 이내 돌아왔다. 그는 이미 전이혁과의 통화를 끝낸 상태였다.“알아봤어요?”“내가 이혁한테 이미 알려줬어.”전태윤은 여전히 표정이 굳은 표정으로 하예정에게 말을 건넸다.“아까 내가 물어볼 때 프런트 직원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마치 내가 바람피우는 거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내 동생이 도아영 씨를 데려다주기 위해 그러는 거라고, 내가 대신 물어보는 거라고 설명까지 했어.”하예정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남편의 팔을 다정하게 끌며 달콤하게 웃었다.“설명했으면 그만이죠.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든 우리 감정엔 아무런 영향이 없는걸요. 제가 의심하지 않으면 되잖아요.”“다음부턴 이런 일 나에게 시키지 마. 이혁의 일은 이혁이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둬. 내가 왜 도와줘야 해? 나도 예전엔 아무 도움 없이 오직 내 진심과 깊은 정으로 너의 마음을 얻었는데.”“알았어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3화

    전이혁은 침묵했다.도아영은 눈썹을 치켜들며 물었다.“왜요? 전이혁 씨는 그분을 보호하려고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는 거예요? 안심하세요. 저는 공정하게 경쟁하고 싶을 뿐이에요. 수작 부릴 생각은 없어요. 저는 그런 건 못해요. 남자 하나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고. 제가 이렇게 남자를 좋아한 건 처음이라서 한번 도전해 보는 거예요. 다른 남자였다면 그냥 양보했을 거예요.”도아영이 눈여겨본 건 전이혁이란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전이혁의 뒤에 있는 전씨 가문이 마음에 들었다. 전씨 가문의 훌륭한 가풍은 소문이 자자했으니까.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사상이 모두 개방적이어서 후손들이 무슨 일을 하든 언제나 지지해 주었다.심지어 반대한다고 해도 다른 집안 어르신들처럼 억지로 가로막지는 않았다.게다가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특히 아내를 아끼기로 유명했고 한번 정한 인연과 결혼은 끝까지 지키고 있었다.이런 남자들이 흔치 않았다. 여자라면 누구든 한결같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을 것이다.하여 도아영은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정말 안 된다면 그건 그녀와 전씨 가문의 인연이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애초에 노력도 안 해보고 포기한다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 같았다.도아영은 평생 후회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 여자였다.전이혁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는 ‘여우’의 이름을 몰랐으니까. 마음의 절반을 뺏긴 주제에 정작 상대방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니...도아영은 그가 연적을 보호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약간의 질투를 느꼈지만 더는 따져 묻지 않았다.“전이혁 씨가 그녀를 보호할수록 저는 더 궁금해지네요. 도대체 누가 저 도아영을 이길 수 있는지. 근데 괜찮아요. 언젠가는 제 연적이 누군지 알게 될 거니까.”그녀는 전이혁에게 잔을 들며 말했다.“전이혁 씨, 자! 우리 한잔하죠.”전이혁은 잔을 들고일어나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잔과 부딪혔다. 그리고 도아영이 단숨에 그 술을 들이마시는 걸 지켜보았다.도아영은 더 이상 전이혁과 사랑에 관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2화

    도아영은 요즘도 이런 식으로 자식들의 혼사를 정하는 어르신이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요즘은 연애와 결혼이 자유로운 시대인데 아직도 자식들의 혼사를 결정해 주는 집안이 있다고?’도아영은 곧바로 자기 집 안 어르신들을 떠올리더니 다시 묵묵히 조금 전의 의문을 거두어들였다.재벌 가문에서는 많은 혼사가 부모님들에 의해 결정되었고 대부분 어른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곤 한다.그들에게는 결혼의 자유가 많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건 이익뿐이었다. 두 가문 사이에서 이루어진 혼인으로 인해 두 회사에 얼마나 큰 이득을 가져다주느냐가 가장 관건이었다.“그럼 전이혁 씨 할머니께서 왜 저를 선택하셨어요? 저는 할머니를 본 적도 없는데.”도아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그녀는 전씨 할머니를 본 적이 없었다.아마 봤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전혀 기억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하지만 전씨 할머니는 도아영을 유심히 관찰하고 알아본 뒤에야 전이혁의 미래 아내로 선택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의 사진을 전이혁에게 건네주며 도아영에게 구애하도록 하게 한 것이다.“저도 모르겠어요. 할머니께서는 나이가 많으시지만 아직도 자주 돌아다니시니까. 우리가 감당하기도 힘들 정도로 말이죠. 다행히 할머니의 건강은 좋으시고 관리도 잘 되어서 겉으로 보기엔 예순 정도로 보이세요.“전이혁도 할머니가 어떻게 도아영을 선택하셨는지 모른다.도아영만 궁금한 게 아니라 고현과 여운초도 전씨 할머니께서 언제 그녀들을 눈여겨보셨는지 궁금해했었다.“그래서 저를 알게 되었고 저를 쫓아다녔던 거예요? 전이혁 씨가 저에게 한 행동이 애정 공세가 아니라고 하면 당신 스스로도 믿지 못하겠죠?”전이혁은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인정해요. 제가 당신에게 구애했다는 것을.”전이혁은 도아영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다. 모든 면에서 그와 잘 어울렸으니까.하지만...“그런데 왜 한동안 사라지고 저를 무시했어요? 일부러 관심을 끌려는 작전이었던 거예요?”전이혁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1화

    전이혁에게는 아무런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도망가려고 해도 너무 늦었다.그는 애써 침착한 척하며 자리에 앉아서 몸만 돌려 옆에 앉은 도아영을 돌아보았다. 전이혁의 깊고 검은 눈빛은 도아영이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없게 했다.이때 도아영은 몸을 굽혀 천천히 전이혁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두 사람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전이혁은 그녀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도아영이 어떤 향수를 뿌리는지는 몰랐지만 강하지 않은 은은한 향기가 너무 좋았다.“전이혁 씨.”도아영은 그의 이름을 부드럽게 불렀다.“말해봐요, 듣고 있어요.”그도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대답했다.“제가 한 가지만 물을게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저를 대하는 거예요? 저에게 잘해주는 게 저를 좋아해서 그러는 거예요? 저에게 애정 공세를 하면서 왜 또 저를 무시하는 거죠?”전이혁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더니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한 가지 물음보다 더 많이 물어본 것 같은데.”잠시 침묵이 흐른 뒤로 전이혁이 말을 이었다.“저도 제 마음이 어떤지 모르겠다고 하면 도아영 씨는 저를 나쁜 놈이라고 욕할 거죠?”그는 그녀에게 구애하고 싶었다.전이혁은 도아영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할머니의 눈썰미가 결코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하지만 그 ‘여자'가 없었다면 전이혁은 도아영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도아영과 함께 살아갈 수 있었을 것으로 여겼다.하지만 그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당당함, 대담무쌍함, 의협심, 기발한 성격, 고요할 때의 차분함과 활발할 때의 성격은 전이혁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던 것이다.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그 ‘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바로 그 ‘여우 같은 여자' 말이다. 도아영 같은 재벌가 따님이 아니라.도아영의 아름다운 눈이 반짝이며 전이혁이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못할 것임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전이혁을 내려다보았다.전이혁은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순간 도아영의 동작과 표정이 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00화

    “예정 언니, 벌써 다 드셨어요?”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우리가 좀 빨리 먹는 편이긴 하지. 평일엔 일이 바빠서 먹는 시간도 쪼개 써야 하다 보니 빨리 먹는 버릇이 생긴 것 같아.”도아영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예정은 우빈의 손을 잡고 남편에게 사인을 보냈다. 그렇게 세 사람은 로얄 스위트룸을 빠져나왔고 거기에 문을 닫아주는 센스까지 보였다.전태윤은 경호원들에게도 식사하고 휴식을 취하라고 지시했다.전이혁과 도아영은 이 모든 것이 하예정이 그들에게 특별히 남겨준 기회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이제 로얄 스위트룸 안에는 전이혁과 도아영만 남았다.도아영은 와인잔을 들어 우아하게 음미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전이혁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역시 피할 수 없었군.'전이혁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도아영 씨, 혹시 제게 하실 말씀이라도?”도아영은 대답 대신 잔을 기울이며 그를 바라만 보았다.‘정말 잘생겼어...'그녀는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모두 잘생겼다는 소문을 들었다. 실제로 본 전태윤도 키가 훤칠한 미남이었지만 지나치게 차가운 인상에, 인사할 때 잠깐 마주친 뒤로는 도아영을 전혀 쳐다보지 않았다.오직 하예정만 바라보는 모습에서 ‘아내 바보'라는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전태윤의 차가운 카리스마와 달리 전이혁은 훨씬 부드러운 인상을 풍겼다.전태윤 앞에서 전이혁은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단둘이 있을 때면 전이혁의 우수함이 빛을 발했다. 그는 도아영이 만난 남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였다.전이혁이 잘해줄 때면 도아영은 그에게 정말 빠져들 것만 같았지만 그녀를 소홀히 대할 때면 화가 치밀어 주먹으로 그를 한 대 패주고 싶을 지경이다.‘내가 무슨 애완동물도 아니고...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하는 애완견이야?'마음 내키면 그녀와 잠시 놀아주다가도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버리는 그의 태도에 도아영은 서서히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었다.전이혁은 슬그머니 자리를 옮겼다.“전이혁 씨, 왜 자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199화

    하예정은 두 사람 사이의 암투를 모른 척하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좋은 술 두 병 시킵니다. 저는 임신 중이라 못 마셔요. 우리 배 속의 아기 건강 생각해서라도 저는 술을 마시지 못하거든요. 태윤 씨도 술을 잘 마시지 않기 때문에 이혁 도련님이 도아영 씨랑 같이 마실 수밖에 없네요. 도련님, 아영 씨를 잘 모셔야 해요. 저와 태윤 씨가 있으니 도련님이 취해도 괜찮아요. 저희가 책임질게요.”하예정은 도아영에게 윙크했다. 도아영은 슬쩍 OK라는 사인을 보내며 자신 있다는 듯 웃었다.하예정은 그제야 도아영의 주량이 꽤 괜찮음을 눈치채고 안심했다. 하예정은 도아영이 전이혁에게 꼬치꼬치 캐묻다가 술에 취할까 봐 걱정하고 있던 참인데 도아영이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니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술과 여러ㅓ 요리가 나오자 도아영은 직접 전이혁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자! 전이혁 씨, 건배하죠.”전이혁은 잔을 받지 않고 오히려 도아영의 잔을 가져다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도아영 씨, 공복에는 술에 취하기 쉬워요. 이 술은 독해서 마실 땐 괜찮다가도 나중에 훅 가버릴 수 있어요. 먼저 요리들을 좀 드시고 또 국물도 한 그릇 드세요.”그 말과 함께 전이혁은 도아영에게 국물을 떠주었다.“국물부터 드셔보세요.”도아영은 평소 국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전이혁이 떠준 거라 예의상 한 수저 떠먹었다.“하 대표님, 이 국물이 정말 맛있네요. 저 원래 국물을 잘 안 마시는데 이 국물은 진짜 맛있어요.”“그럼 많이 드세요. 우리 집은 항상 식사 때 국물을 준비하는 게 습관이에요.”하예정은 우빈에게도 국물을 떠주며 물었다. 식습관은 바꾸게 하기 어려운 법이다.도아영은 관성의 사람이 아니라서 관성의 식습관과 달랐다.국물을 마시기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국물이 맛있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니 그 국물이 정말로 맛있었던 모양이다.“몇 살이에요? 동갑인 것 같은데.”“하 대표님이랑 같은 해에 태어났어요. 제 생일은 연말이라 하 대표님보다 몇 개월 어려요.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