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강미영은 아들과 사위를 데리고, 먼저 신부측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신부 측 하객이라고는 하지만 강유리는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었으며 오히려 육시준이 아는 사람이 더 많았다. 다행히도 육시준과는 모두 아는 사이였으며, 사업이나 기타 방면에서 왕래가 있어, 비교적 편하게 인사 나눌 수 있었다.도중에 강미영은 전화를 받고 웨이터에게 손님을 모셔 오라고 분부했다.“더 오실 분 계시나요?”강유리는 이상해서 물었다.“손님은 아니고 고정남의 부인이야.”강유리는 그만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강미영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녀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곧 심수정이 올라오고, 그들도 마침 도씨 가문 사람들 앞에 도착했습니다.도씨 어르신과 사부님은 잘 아시니까 더 이상 소개할 필요가 없지? 천천히 얘기하고 있어. 갔다 올게.”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저를 부르세요.”도씨 가문에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동년배와 후배들도 모두 왔으며 대부분 도가네 무술관 사람들이었다. 강유리는 자연스레 더 많은 공동 주제를 얘기할 수 있었다. “집안일은 잘 해결됐어? 언제 무술 관으로 돌아갈 수 있어?”강유리는 웃는듯한 얼굴로 자신의 어린 제자를 보며 물었다.홍석천은 도씨 회장의 눈치를 보다 그가 눈을 부릅뜨자 이내 몸을 꼿꼿이 세우고 대답했다.“아직 모릅니다. 공지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강유리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공지를 기다린다고?”홍석천은 비로소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한참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맞아요, 의사 선생님의 연락을 기다려야 합니다. 저의 할아버지가 원래 몸이 안 좋으셨어요!”그리고는 이내 찔리는 듯 고개를 숙였다.강유리는 홍석천을 빤히 쳐다보았지만, 그의 거짓말을 모르는 체했다.도씨 가문 어르신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어느 의사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지?도씨 가문 회장은 허허거리며 수습에 나섰다.“애를 난처하게 하지 마! 경사스러운
도가네 무술관 제자들에게는 초대장이 한 장뿐이었다.관장이 인솔하여 연회 참석 인원을 확인한 후 일괄적으로 데리고 들어왔으며 한지철은 명단에 없었다. 관장은 상황 파악 후 마음이 급해져서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고, 인원수를 세어 보았다. 과연 한 사람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도 변명할 수도 없어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도 씨 회장은 그의 표정을 보고 착오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를 매섭게 쏘아보다, 한지철에게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그 마음이면 충분해.”그리고는 이내 가장의 말투로 신혼부부에게 서로 믿고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로 이 화제를 딴 데로 돌려서 한지철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 않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한지철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끊었다."회장께서 이렇게 당부하시니 강 사부님이 귀찮아하실 수도 있어요. 스승이 아버지 같다고는 하지만 친아버지는 아니잖아요. 친아버지도 이렇게 잔소리 안 하시는데 그만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 씨 회장은 언짢은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얘는 도대체 천성이 버릇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고의로 그런 것일까?’주위는 이내 조용해졌고 그를 바라보는 동문의 눈빛은 여러 감정이 담겨있었다.강유리가 먼저 침묵을 깨고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친아버지든, 스승이든 모두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야. 그래서 말씀하셔도 귀찮을 리가 없지. 그런데 너야말로...”“네? 강 사부님은 공작님이 생부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말씀인가요?”“...”방금은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사람들이 조용해졌지만, 지금은 이 한마디에 모두 놀란 듯 조용해졌다. “무슨 말이야?”“생부라니?”전에 소문에 따르면, 바론 공작은 강유리가 태어날 때부터 지켜본 데다, 슬하에 자녀가 많지 않아 제 자식처럼 아끼게 되어 예외로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했다고 하지 않았나?이 소문이 전해지자 모두 놀라고 의심했지만, 입방아에 오르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얼굴에 물음표를 띤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육시준은 손을 뻗어 여자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의 시선은 한지철을 무시한 채 관장에게로 향했다.“제가 거듭 당부드립니다만, 고씨 가문과의 사정으로 이번 피로연에 고씨 가문 관계자들을 초대하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인원 통계를 어떻게 하신 건가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불찰입니다! 원래 명단에 그가 없었습니다...”“명단에 없는데, 왜 여기에 있는 거죠?”육시준은 냉랭한 목소리로 물으며 고개를 한지철에게로 향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신은 고한빈 아래에 있던 제자였던 것 같은데. 고씨 가문도 오늘 결혼식 있지 않아요? 고씨 가문 둘째 아가씨의 결혼식이 있던데, 당신은 그 집 결혼 연회에 참석하지 않고, 여기에는 왜 온 거죠?”육시준의 표정은 시종 담담했고, 한지철의 말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아 보였다.오히려 한두 마디로 갈등의 방향을 바꾸었다.사람들이 알다시피, 강유리는 결혼을 앞두고 고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와 갈등을 빚었고, 심지어 결혼식장까지 부술 뻔한 것으로 알려졌다.두 사람의 불화는 모든 서울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그런 고씨 가문의 사람이, 자기 집안 경사를 제쳐두고 여기 와서 마구 헛소리하고 있다니...사람들 눈에 뻔해 보였다. “고씨 가문에서 이런 저속한 수단을 쓰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봐?”“부끄러운 일 하도 많이 해서, 이젠 이런 일은 아무렇지 않다는 건가?”“어쩐지, 저 들러리 하시는 분이 며칠 전 정신과에서 저 사람을 봤다고 하더라고! 고씨 집안에서 이미 계획을 다 짰나 봐. 나중에 추궁당하면 정신이 이상해서 그렇다고 변명하려고?”“무슨 4대 재벌 가문이야? 너무 질 떨어지는데!”“그런데 고씨 가문의 왜 이런 자기 발등을 찍는 짓을 할까?”“정말 헛소리인 게 맞아? 근데 강유리 씨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상황이 자신이 생각했던 거와 다르게 흘러가자, 한지철은 조바심이 나 소리쳤다. “당신들 사실을 숨겨도 소용없어! 분명히...”육
그 말을 듣자 한지철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심지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덤덤하게 구경하던 서울시 외교 담당자의 안색까지 흙빛이 되었다.“강유리 씨, 말을 가려서 해주세요!”“좋아요. 한씨 집안도 그런 짓을 할 배짱이 없겠죠.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아마 우리 집안의 갈등을 부추기려 한 짓일 겁니다.”강유리는 이쯤까지 하고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지 않았다.그 중년 남자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각진 턱을 한 남자는 옆을 향해 손짓했고, 경호원 차림의 사람들이 앞으로 나서서 소란을 피우다 더 큰 화를 일으킬 뻔한 한지철을 끌어내려고 했다.“유 아저씨, 이 사람이 유언비어를 퍼뜨린 게 모두 저의 강씨 가문에 관한 것이니,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남자는 머뭇거리다 이내 수긍했다. “좋아요, 집안일은 제가 끼어들지 않겠습니다.”만약 그가 정말 한지철을 체포했다면, 정말로 그의 목적이 국제 분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 서울에서 Y국 공작이 모욕당한 것이 알려지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한지철뿐만 아니라, 자신도 아마 곤경에 처할 게 뻔했다. 차라리 강유리의 말대로 이 일을 그들의 집안일로 치리하면...“내쫓아요. 흥을 깨지 말고.”그는 눈을 찌푸린 채 강유리에게 더 말을 섞지 말고 내보내라고 눈치를 줬다. 목적을 달성하자 강유리는 더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경호원에게 눈짓 했다.“휴게실로 데려가서 잘 접대해 줘요. 나중에 제가 자세히 물어봐야 하거든요. 누가 이렇게 나의 결혼식을 망치지 못해서 안달인지.”주위는 여전히 조용했다.‘강 아가씨가 이렇게 차분한 거 보니 역시 저 사람이 헛소리한 게 맞나 보군.’“자. 별일 아니니 식사부터 하시죠.”위 씨는 자연스럽게 상황을 수습하였다. “우리 아까 어디까지 얘기했죠? 아 금성 그 프로젝트...”“네. 가능해요. 나도 마침 가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하나둘씩 흩어졌고 연회는 다시 원래 분위기로 돌아왔다. 구경꾼들은 아무리 궁금해도 함부로 떠들거나 입에
도씨 가문 사람들도 매우 당황한 표정이었다. 도씨 어르신은 몇 번이나 입을 열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밖에서 돌아온 바론 공작은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알아채고, 강유리에게 다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피곤하면 일찍 들어가서 쉬어. 여기는 나랑 작은엄마에게 맡기고...”“아버님, 어머님, 저 피곤해서 그런데 여기 좀 맡겨도 될까요?”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고 고개를 돌려 육시준의 부모를 향해 입을 열었다.육시준의 부모도 방금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리둥절해 있었다.공작 어르신이 강유리를 남다르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가 생부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 소식은 도씨 가문의 회장이 강유리의 스승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강유리가 그들을 부르는 소리에, 육시준 어머니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집에 갈래, 아니면 객실에서 쉴래? 내가 바로 준비할게.”강유리는 몇 초 생각하다 대답했다.“집에 가고 싶어요.” 육시준 어머니는 가만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간다는 것은 강유리가 더 이상 그 젊은이에게 캐묻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며, 이 불쌍한 사돈어른이 아직 제 입으로 딸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기사한테 데리러 오라고 할게.”그리고는 나지막이 육시준에게 당부했다. “유리를 잘 달래고 다른 생각 하지 말라고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유리의 편이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떼다가, 갑자기 중요한 일이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가볍게 껴안았다. “고생하셨어요.”육시준 어머니는 예상치 못한 행동에 놀랐다. 육시준은 어릴 때부터 살가운 아이가 아니었으며 어린 시절은 그로 하여금 마음에 성벽을 쌓게 했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아이는 커서도 마음의 방비를 내려놓고 다시 부모의 품에 안기기에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 아들은 자기를 안아주었다. ‘나를 안아주다니?’
주차장강유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여러 고급 승용차 앞을 지나 그 롤스로이스 앞에 멈춰 섰다. 몇 초 동안 서있었지만, 아직도 화가 가시지 않은듯했다. 그녀는 옆으로 다가가 바론 공작이 오전에 탔던 좌석을 발로 두 번 세게 걷어차며 분풀이했다. “감히 나를 속이다니! 이 거짓말쟁이!”육시준도 강유리를 말리지 않았다. 그녀가 화풀이할 때까지 지켜보고 나서야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그만해. 그렇게 발로 파면 안 아파?”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육시준은 잠자코 있다가 마지못해 거들었다. “분이 채 풀리지 않았으면 문기준보고 사람 데려와서 너 대신 걷어차라고 할게.”“…”그의 말에 강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던 육시준의 눈썹이 약간 꿈틀거렸다. “이렇게 기분이 바로 풀려? 난도 진짜 화난 줄 알았네.”강유리는 한지철의 일을 여유롭게 해결가능했다. 그로서 그녀가 이 일을 매우 잘 받아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남의 말을 경솔하게 믿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리고 그녀가 한지철을 잡아들여 캐묻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아버지에게 직접 설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강유리는 느릿느릿 차 앞으로 돌아왔다.“진짜 화가 났었는데, 그냥 기분 좋은 일이 생각났을 뿐이야.”“무슨 일인데?”“처음에 당신 신분을 알았을 때. 그때도 내가 화가 나서 주차장에 있는 당신의 차를 걷어차려고 했는데 조보희가 말렸어. 내가 배상할 수 없는 차라고.”“…”육시준은 차에 기대어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배상하라고 안 해.”강유리는 기억이 난듯 새침해서 말했다.“그건 모르지. 처음 만났을 때, 당신 나보고 집도 사라고 했잖아.”육시준은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나중에 물러줬잖아.”강유리는 입을 삐죽거렸다.“그거랑 다르지.”“그렇지, 그거랑 다르지. 처음에는 서로 잘 몰라서 재무 구분이 명확했는데, 나중에는 좋아하게 되었고 그래서 기꺼이 두 배로 돌려드렸지요
전에도 호기심에 몇 번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명확한 대답을 들은 적은 없었다.육시준은 한결 더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더 예뻐요."강유리는 잠깐 놀라고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예뻐서 좋나요?""예쁘기만 한 게 아니죠." 육시준은 그녀의 턱을 잡고 귀엽다는 듯 흔들었다. "엄청나게 예쁜 거죠, 이 정도면 특별한 점 아니에요?"강유리는 입을 삐죽거리며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기대어 넥타이를 만지작거렸다. "육사장님도 세속적인 분이셨군요. 제 예쁜 겉모습을 보고 좋아한 것이었습니까?""예쁜 외모를 가진 사람이야 많지. 하지만 당신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돈도 많잖아. 나를 책임지겠다고 한 여자는 당신이 처음이었어.""..."강유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강유리는 넥타이를 잡아당겨 육시준이 허리를 굽혀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그래서 내 돈도 좋아하는 거였군요?"육시준은 그녀가 당기는 대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뿐만이 아니죠, 당신이 사업을 위해 노력하는 자신감 넘치고 빛나는 모습도 좋아하죠. 그리고 당신의 작은 계략들이 성공했을 때 기뻐하는 모습도 좋아하고요. 당신의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비열한 짓을 싫어하고, 밖에서는 도도하지만 믿는 사람 앞에서는 털털하고 사랑스러워지는 성격도 좋아하고요."강유리는 잠시 멍해 있더니 눈동자가 가볍게 떨렸다.가까운 거리라서 그런지 그의 깊고 그윽한 눈동자 속이 온통 자신이라는 것이 느껴졌다."제가 당신 눈에는 이렇게 훌륭한 사람으로 보였군요?""훌륭하죠. 하지만 제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에요. 당신은 언제나 이익을 최우선시하죠. 낭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인이에요. 결혼식같이 중요한 행사에 브랜드를 홍보하겠다고..."육시준은 서늘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따지듯이 말했다.강유리의 들뜨고 설레던 마음이 이 말을 듣고 차츰 식어갔다."잠깐만요, 칭찬해달라는 거지, 불만을 말하라는 건 아니에요...""당신의 이런 점들조차 저는 다
강유리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만약 방금은 팔찌의 귀중함과 유일무이함 때문에 기쁘고 놀랐다면 지금은 이 남자의 말 때문에 감동했다. 강유리는 육시준에게 말한 적이 있다. 성신영의 합동결혼식 제안을 거절하지 않은 건 일부러 그런 거라고 말이다. 그 여자는 항상 자기 물건을 빼앗고는 자기 앞에서 자랑한다고 했다.육시준은 동의를 표하고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다.강유리는 그가 자신의 어두운 마음을 이해해 주고 지지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여겼다.그런데 그녀 대신 '뺏어' 주기까지 하다니..."기분이 별로 안 좋은가요?"육시준은 그녀의 멍한 모습을 보며 확신이 없는 듯 물었다.강유리는 시선을 거두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올라간 입꼬리는 감출 수 없었다. "꽤 좋아요! 일단 돌아가죠. 주차장에서 너무 꽁냥대는 것도 좋지 않으니까요!""..."자기가 먼저 '내 어디가 좋아' 하고 물어본 거 아니었나?대답 안 하면 원래도 안 좋던 기분이 더 나빠질까 봐 대답한 건데 자기가 먼저 오글거려한다니...강유리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조수석으로 가다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재빨리 몸을 돌려 육시준의목을 껴안고 입술에 키스했다."사실 엄청 기뻐요! 선물 받은 것처럼 말이에요! 나도 사랑해요, 여보!"솔직히 말하지 않아서 다음에는 이런 서프라이즈 안 해주면 어떡해.꼭 알려줘야 돼!강유리는 정말 똑 부러지는 여자다!기분 좋은 향기와 함께 강유리는 쪽 입을 맞추고는 도망갔다.마치 눈송이가 입술에 닿은 듯 육시준의 마음은 간질간질해났다.육시준은 손끝으로 입술을 만지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차에 오르자 강유리는 다급하게 다그치기 시작했다."빨리 가자고요, 저 사람들이 쫓아오지 못하게."자백하기 싫으면 그냥 하지 말고 신혼여행이나 잘 보내라고 하세요.늘 알아내고 싶었던 진실은 막상 들이닥쳤을 때는 오히려 그리 급해지지 않아 진다.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테니까 말이다.게다가 그들은 그녀를 이렇게 오랫동안이나 속였는데 그들도 조급함을 느껴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