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의 피팅룸에서 메이크업을 수정할 때 강유리가 릴리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디야?”그녀의 결혼식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녀가 무엇을 할지 그녀는 아직 잘 몰랐다.“호텔 문앞에서 돈봉투를 뺏었어, 하하하! 그리고 집도, 차도! 그리고 아직도 돈봉투도 남아있어. 신 대장의 운은 누구도 따르지 못한다니까!”“...”강유리는 몇 초 동안이나 가만히 있다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아마 신한문과 함께 돈봉투를 뺏는 것인가 보다. 아니다,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너는 내 친동생이 맞아? 내가 결혼식을 하는데 돈을 가지러 가? 그 돈이 그렇게 모자라?”강유리는 의자에 앉으며 또박또박 물었다.건너편의 잡음이 멀어져 가더니 점차 조용해졌다.동생의 말투 또한 담백해졌다.“화내지 마, 아까 결혼식에 갔었어. 신대장이 전화를 걸어와서 내려간 거야! 언니 관한 일이야.”강유리는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고 핵심을 뽑았다.“결혼식에 왔었어?”릴리의 목소리는 담담했다.“그래! 머리 스타일도 이쁘고 메이크업도 이쁘더라! 형부랑 같이 서있는데 선남선녀가...”“전부 다 본 거야?”강유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다 봤어!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야. 신 대장더러 나를 데리러 오자 결혼식이 거의 끝났어.”뒤의 말은 아마 그녀가 조금 거짓말을 첨가했을 것이다.그녀의 말투는 평소와 다를 바가 없어서 강유리는 분별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은 직접 만나지 않았기에 상대방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그러나 강유리의 걱정하는 모습이 뚜렷하여 릴리도 알아차리고는 물어보았다.“언니, 아버지가 보낸 선물에 대한 나의 생각이 궁금하지 않아?”강유리는 한참 침묵을 지켰다.“너는 어떤 생각인데?”“나는 생각이 없어. 그냥 평범하게 신분을 공개하는 거잖아! 지난 20여 년 동안 이 신분을 지켰고 가족이 가져다준 영예를 누리고 있었지. 지금은...”“네가 누린 건 영예가 아니야.”강유리는 그녀의 말을 막았다.캐번디시 가문은 표면적으로 공작의 지위를 누리는 듯 보였으나 실제
“언니가 그랬지? 절대 후회하지 마.”“그럴 리 없어.”“하하하, 나 아까 포르쉐를 뽑았어. 형부더러 페라리로 바꾸어달라고 할 수 있어? 나는 하얀색이 좋아.”“꺼져.”“그래! 그럼 나 먼저 꺼질게! 내일 오전에 차를 가지러 갈 거야.”“...”전화를 끊고 강유리는 휴대폰 액정을 멍하니 들여다보았다.‘아닐지도?’하. ...릴리는 1층 로비에서 기다리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결혼식이 시작하기 전에 강미영은 그녀를 블랙리스트에 넣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일부 요청을 받지 못했지만 소문을 듣고 달려온 외국 대표들도 있었다.그녀는 바론 공작의 외부에 공개한 딸로서 현장에서 귀빈들을 맞이하면 적합하기 그지없었다.그러나 그녀는 한번 출장을 다녀온 후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아까 왔던 고한빈도 블랙 리스트의 인물로 그녀는 웃으며 꺼지라고 했다.고한빈도 지지 않고 그녀에게 비밀을 알려 주었다...비밀들을 생각하며 릴리는 고개를 저었다.‘이런 바보에게 휘둘릴 수는 없어!’‘의도적으로 한 거라면?’무해한 표정으로 그녀는 한 걸음 다가가 큰 소리로 말했다.“차한숙!”심수정은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제가 물어야죠? 딸이 결혼하는 것 아니에요? 우리 언니 결혼식에는 어떻게 오셨어요?”릴리는 웃음을 감추며 평온한 표정으로 웃었다.이 여인은 자신에게 잘 대해줬기에 예절을 차려야 했다.심수정은 웃으며 말했다.“나랑 고정남은 곧 이혼해요. 그 사람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으니까 나에게 적의를 표할 필요 없어요.”릴리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축하해요. 그런데 적의는 없어요.”“그럼 결혼식에 참석해도 될까요?”“...”릴리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에게 적의는 없었지만 결코 환영하지도 않았다.릴리는 더욱 큰 웃음을 지었다.“시간 내서 와주신 건 너무 감사드려요. 오늘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자리가 없네요. 제가 언니와 형부를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잠시
릴리는 눈을 깜빡였다. 심수정의 이런 대답은 생각지도 못했다. 릴리는 그녀의 눈을 한참 바라보다 말했다.“엄마는 당신을 라이벌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심수정은 웃었다. 씁쓸한 웃음이었다. “나도 최근에 알았어요. 진작 알았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하지 않았을 겁니다.”릴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를 보고 있자니 왠지 생각이 많아져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그때 엄마가 그 쓰레기 남자 때문에 슬퍼하고 절망했을 때도 이런 모습이었을까?’그녀의 마음속에 한 가지 집념이 있는 것 같았다.라이벌과 악수하고 화해하며, 자신도 놓아주고 싶어 했다.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면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오늘 피로연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제가 초대받은 명단 밖의 사람은 넣을 권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엄마에게 전화할 수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고마워요.”“......”릴리는 안쪽으로 가서 짧게 통화를 한 후, 곧 되돌아왔다.“엄마가 위층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심수정은 릴리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하이힐을 신은 채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릴리는 심수정의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 넋을 놓았다. 오늘 고씨 부인은 많이 달라 보였다. 분명히 고씨 가문에서 만난 사람과 같은 사람인데, 어딘가 또 아닌듯했다.고씨 가문에 있을 때 이 여자는 도도하고 야박했으며, 목적성이 강하고 경계심이 가득해서, 다른 사람이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을까 봐 걱정했으며 사람들도 그녀에게 접근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지금 이 여자는 여전히 도도해 보이지만, 예전보다 많이 담담하여 보였으며 마치 보이지 않은 족쇄를 깨고 나온 것 같았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요?”듣기 좋은 목소리에 그녀는 현실로 돌아왔다. 릴리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신한문 씨,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있어요?”신한문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그런 거요, 상대방의 목소
“...”그와 강미영은 아들과 사위를 데리고, 먼저 신부측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신부 측 하객이라고는 하지만 강유리는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었으며 오히려 육시준이 아는 사람이 더 많았다. 다행히도 육시준과는 모두 아는 사이였으며, 사업이나 기타 방면에서 왕래가 있어, 비교적 편하게 인사 나눌 수 있었다.도중에 강미영은 전화를 받고 웨이터에게 손님을 모셔 오라고 분부했다.“더 오실 분 계시나요?”강유리는 이상해서 물었다.“손님은 아니고 고정남의 부인이야.”강유리는 그만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강미영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녀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곧 심수정이 올라오고, 그들도 마침 도씨 가문 사람들 앞에 도착했습니다.도씨 어르신과 사부님은 잘 아시니까 더 이상 소개할 필요가 없지? 천천히 얘기하고 있어. 갔다 올게.”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저를 부르세요.”도씨 가문에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동년배와 후배들도 모두 왔으며 대부분 도가네 무술관 사람들이었다. 강유리는 자연스레 더 많은 공동 주제를 얘기할 수 있었다. “집안일은 잘 해결됐어? 언제 무술 관으로 돌아갈 수 있어?”강유리는 웃는듯한 얼굴로 자신의 어린 제자를 보며 물었다.홍석천은 도씨 회장의 눈치를 보다 그가 눈을 부릅뜨자 이내 몸을 꼿꼿이 세우고 대답했다.“아직 모릅니다. 공지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강유리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공지를 기다린다고?”홍석천은 비로소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한참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맞아요, 의사 선생님의 연락을 기다려야 합니다. 저의 할아버지가 원래 몸이 안 좋으셨어요!”그리고는 이내 찔리는 듯 고개를 숙였다.강유리는 홍석천을 빤히 쳐다보았지만, 그의 거짓말을 모르는 체했다.도씨 가문 어르신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어느 의사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지?도씨 가문 회장은 허허거리며 수습에 나섰다.“애를 난처하게 하지 마! 경사스러운
도가네 무술관 제자들에게는 초대장이 한 장뿐이었다.관장이 인솔하여 연회 참석 인원을 확인한 후 일괄적으로 데리고 들어왔으며 한지철은 명단에 없었다. 관장은 상황 파악 후 마음이 급해져서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고, 인원수를 세어 보았다. 과연 한 사람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도 변명할 수도 없어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도 씨 회장은 그의 표정을 보고 착오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를 매섭게 쏘아보다, 한지철에게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그 마음이면 충분해.”그리고는 이내 가장의 말투로 신혼부부에게 서로 믿고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로 이 화제를 딴 데로 돌려서 한지철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 않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한지철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끊었다."회장께서 이렇게 당부하시니 강 사부님이 귀찮아하실 수도 있어요. 스승이 아버지 같다고는 하지만 친아버지는 아니잖아요. 친아버지도 이렇게 잔소리 안 하시는데 그만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 씨 회장은 언짢은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얘는 도대체 천성이 버릇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고의로 그런 것일까?’주위는 이내 조용해졌고 그를 바라보는 동문의 눈빛은 여러 감정이 담겨있었다.강유리가 먼저 침묵을 깨고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친아버지든, 스승이든 모두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야. 그래서 말씀하셔도 귀찮을 리가 없지. 그런데 너야말로...”“네? 강 사부님은 공작님이 생부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말씀인가요?”“...”방금은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사람들이 조용해졌지만, 지금은 이 한마디에 모두 놀란 듯 조용해졌다. “무슨 말이야?”“생부라니?”전에 소문에 따르면, 바론 공작은 강유리가 태어날 때부터 지켜본 데다, 슬하에 자녀가 많지 않아 제 자식처럼 아끼게 되어 예외로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했다고 하지 않았나?이 소문이 전해지자 모두 놀라고 의심했지만, 입방아에 오르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얼굴에 물음표를 띤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육시준은 손을 뻗어 여자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의 시선은 한지철을 무시한 채 관장에게로 향했다.“제가 거듭 당부드립니다만, 고씨 가문과의 사정으로 이번 피로연에 고씨 가문 관계자들을 초대하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인원 통계를 어떻게 하신 건가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불찰입니다! 원래 명단에 그가 없었습니다...”“명단에 없는데, 왜 여기에 있는 거죠?”육시준은 냉랭한 목소리로 물으며 고개를 한지철에게로 향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신은 고한빈 아래에 있던 제자였던 것 같은데. 고씨 가문도 오늘 결혼식 있지 않아요? 고씨 가문 둘째 아가씨의 결혼식이 있던데, 당신은 그 집 결혼 연회에 참석하지 않고, 여기에는 왜 온 거죠?”육시준의 표정은 시종 담담했고, 한지철의 말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아 보였다.오히려 한두 마디로 갈등의 방향을 바꾸었다.사람들이 알다시피, 강유리는 결혼을 앞두고 고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와 갈등을 빚었고, 심지어 결혼식장까지 부술 뻔한 것으로 알려졌다.두 사람의 불화는 모든 서울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그런 고씨 가문의 사람이, 자기 집안 경사를 제쳐두고 여기 와서 마구 헛소리하고 있다니...사람들 눈에 뻔해 보였다. “고씨 가문에서 이런 저속한 수단을 쓰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봐?”“부끄러운 일 하도 많이 해서, 이젠 이런 일은 아무렇지 않다는 건가?”“어쩐지, 저 들러리 하시는 분이 며칠 전 정신과에서 저 사람을 봤다고 하더라고! 고씨 집안에서 이미 계획을 다 짰나 봐. 나중에 추궁당하면 정신이 이상해서 그렇다고 변명하려고?”“무슨 4대 재벌 가문이야? 너무 질 떨어지는데!”“그런데 고씨 가문의 왜 이런 자기 발등을 찍는 짓을 할까?”“정말 헛소리인 게 맞아? 근데 강유리 씨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상황이 자신이 생각했던 거와 다르게 흘러가자, 한지철은 조바심이 나 소리쳤다. “당신들 사실을 숨겨도 소용없어! 분명히...”육
그 말을 듣자 한지철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심지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덤덤하게 구경하던 서울시 외교 담당자의 안색까지 흙빛이 되었다.“강유리 씨, 말을 가려서 해주세요!”“좋아요. 한씨 집안도 그런 짓을 할 배짱이 없겠죠.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아마 우리 집안의 갈등을 부추기려 한 짓일 겁니다.”강유리는 이쯤까지 하고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지 않았다.그 중년 남자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각진 턱을 한 남자는 옆을 향해 손짓했고, 경호원 차림의 사람들이 앞으로 나서서 소란을 피우다 더 큰 화를 일으킬 뻔한 한지철을 끌어내려고 했다.“유 아저씨, 이 사람이 유언비어를 퍼뜨린 게 모두 저의 강씨 가문에 관한 것이니,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남자는 머뭇거리다 이내 수긍했다. “좋아요, 집안일은 제가 끼어들지 않겠습니다.”만약 그가 정말 한지철을 체포했다면, 정말로 그의 목적이 국제 분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 서울에서 Y국 공작이 모욕당한 것이 알려지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한지철뿐만 아니라, 자신도 아마 곤경에 처할 게 뻔했다. 차라리 강유리의 말대로 이 일을 그들의 집안일로 치리하면...“내쫓아요. 흥을 깨지 말고.”그는 눈을 찌푸린 채 강유리에게 더 말을 섞지 말고 내보내라고 눈치를 줬다. 목적을 달성하자 강유리는 더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경호원에게 눈짓 했다.“휴게실로 데려가서 잘 접대해 줘요. 나중에 제가 자세히 물어봐야 하거든요. 누가 이렇게 나의 결혼식을 망치지 못해서 안달인지.”주위는 여전히 조용했다.‘강 아가씨가 이렇게 차분한 거 보니 역시 저 사람이 헛소리한 게 맞나 보군.’“자. 별일 아니니 식사부터 하시죠.”위 씨는 자연스럽게 상황을 수습하였다. “우리 아까 어디까지 얘기했죠? 아 금성 그 프로젝트...”“네. 가능해요. 나도 마침 가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하나둘씩 흩어졌고 연회는 다시 원래 분위기로 돌아왔다. 구경꾼들은 아무리 궁금해도 함부로 떠들거나 입에
도씨 가문 사람들도 매우 당황한 표정이었다. 도씨 어르신은 몇 번이나 입을 열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밖에서 돌아온 바론 공작은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알아채고, 강유리에게 다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피곤하면 일찍 들어가서 쉬어. 여기는 나랑 작은엄마에게 맡기고...”“아버님, 어머님, 저 피곤해서 그런데 여기 좀 맡겨도 될까요?”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고 고개를 돌려 육시준의 부모를 향해 입을 열었다.육시준의 부모도 방금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리둥절해 있었다.공작 어르신이 강유리를 남다르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가 생부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 소식은 도씨 가문의 회장이 강유리의 스승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강유리가 그들을 부르는 소리에, 육시준 어머니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집에 갈래, 아니면 객실에서 쉴래? 내가 바로 준비할게.”강유리는 몇 초 생각하다 대답했다.“집에 가고 싶어요.” 육시준 어머니는 가만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간다는 것은 강유리가 더 이상 그 젊은이에게 캐묻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며, 이 불쌍한 사돈어른이 아직 제 입으로 딸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기사한테 데리러 오라고 할게.”그리고는 나지막이 육시준에게 당부했다. “유리를 잘 달래고 다른 생각 하지 말라고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유리의 편이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떼다가, 갑자기 중요한 일이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가볍게 껴안았다. “고생하셨어요.”육시준 어머니는 예상치 못한 행동에 놀랐다. 육시준은 어릴 때부터 살가운 아이가 아니었으며 어린 시절은 그로 하여금 마음에 성벽을 쌓게 했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아이는 커서도 마음의 방비를 내려놓고 다시 부모의 품에 안기기에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 아들은 자기를 안아주었다. ‘나를 안아주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