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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Author: 송언희
안지영이 떠나자 자리에 남은 것은 안열과 나태웅뿐이었다.

나태웅은 차가운 눈빛으로 안열을 보면서 얘기했다.

“장선명이 개는 잘 키웠네.”

“...”

안열도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냥 화풀이 상대가 필요하신 거죠?”

하지만 화를 감추고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안열이 봤을 때, 지금의 나태웅은 시한폭탄 같았다.

잘 키운 개라고 해도 그 개가 본인을 물 수 있다는 것도 까먹었으니 말이다.

“회의하러 간다고 했지.”

안열의 대답에 나태웅은 화가 났지만 더 추궁하고 싶지 않았다.

장선명의 사람과 대치해 봤자 기분만 더러워지니까 말이다.

안열은 짜증 가득한 나태웅의 말투를 들으면서 피식 웃었다.

“당신은 알고 보면 총명한 것 같은데 그걸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깝네요.”

“...”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안열은 나태웅 맞은편에 앉았다. 그 우아한 몸짓은 노출 하나 없이도 매혹적이었다.

나태웅은 그런 안열을 슥 보고 물었다.

“그러면 네가 대가를 치를 거야?”

안열이 눈썹을 치켜뜨고 물었다.

“아직도 대가, 대가거려요?”

나태웅이 얼마나 끈질긴지 아는 안열은 그저 웃기기만 했다.

‘본인이랑 안지영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네.’

나태범이 두 사람 사이를 간섭하기 시작하면서 나태웅과 안지영 사이는 완전히 뒤틀렸다.

불만이 극에 달한 나태웅은 입술을 말고 안열을 쳐다보았다.

“안 대표님이 오늘 어떤 대가를 치러야 만족할 것 같아요?”

안열이 직접적으로 물었다.

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열을 쳐다보았다.

안열은 느긋하게 물었다.

“선명 도련님이랑 헤어지면 될까요?”

안열은 나태웅이 안지영에게 매달리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태웅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안지영이 원할까?”

“원한다고 치고 생각해 보세요.”

안열이 대답했다.

“...”

‘안지영이 정말 원한다고?’

하지만 안열의 두 눈을 마주하는 순간 나태웅은 무거운 숨을 내쉬었다.

‘안지영이 장선명과 헤어질까? 정말 그럴까?’

안지영이 장선명의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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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웅 씨는 똑똑한 사람이니까요. 그렇죠?”“하, 이렇게 입막음을 하시겠다?”“아니요. 전 그저 제 생각을 말했을 뿐입니다.”긍정적인 말로 상대방의 화를 삭이는 방법이었다.“...”나태웅은 이미 안열의 속셈을 눈치챈 듯 그녀를 쏘아보았다.안열은 그런 시선 속에서 나태웅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아 했다.나태웅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갑게 안열을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역시, 충성스러운 개네.”“...”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그런 나태웅의 뒷모습을 보면서 안열을 이를 꽉 깨물며 화를 참았다.어찌 되었든 나태웅을 떠나보냈으니 되었다.그렇지 않으면 나태웅과 안지영은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안지영은 휴게실에 앉아서 화를 삭이려고 애썼다.오늘 그런 짓을 할 때 이건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해지만 나태웅의 태도를 보니 장선명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나태웅처럼 막무가내인 사람은 정말 상대를 골치 아프게 만든다.안열은 휴게실에 와서 안지영의 표정을 보더니 얘기했다.“나태웅 씨는 돌아갔습니다.”“갔다고요?”안지영은 약간 의외라는 듯 안열을 쳐다보았다.안지영은 말이 안 통하는 나태웅과 안열이 싸우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생각했었다.하지만 안열은 나태웅을 떠나보냈다.만약 두 사람이 싸웠다면 나태웅은 얼굴이 시퍼런 멍으로 가득했을 것이다.안열은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면서 대답했다.“네. 갔어요.”“어떻게 보낸 거예요?”“현실적인 방법으로요.”안열이 얘기했다.“...?”현실적인 방법이라니.안지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나태웅이 그런 것에 굴복하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안열은 가볍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너무 화가 난 거 아니에요? 선명 도련님이 왜 그렇게 하라고 한 것 같아요?”“알아요! 나태범 어르신이 나를 싫어하게 만들려고요.”안지영이 당당하게 얘기했다.하지만 그래도 무슨 방법으로 나태웅을 떠나보낸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안열은 어리둥절해하는 안지영을 보면서 대답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31화

    안열이 안지영을 보면서 얘기했다.“나태범 어르신이 안 대표님을 더 싫어하게 만들어야 해요!”안열이 진지하게 얘기했다.안지영은 진지한 안열의 눈빛을 보면서 정신을 차렸다.나태범은 나태웅을 끔찍하게 아낀다. 나태웅을 위해서 뭐든지 할 정도로 말이다.안열이 이어서 얘기했다.“좋기는 나태범 어르신이 화가 나서 당장 나태웅 씨에게 혼처를 마련해줄 정도로 말이에요. 그래야 후환이 없죠.”“나태웅이 결혼하게요?”“네!”안열이 고개를 끄덕였다.“...”안열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안지영의 표정을 보면서 얘기했다.“나씨 가문에 요즘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요. 이제는 강성의 웃음거리가 될 정도죠.”“...”“그러니 이때 나태웅 씨의 혼인을 발표해 체면을 세워야 해요. 절대로 나태웅 씨의 결혼에 차질이 없도록 할 거예요.”“...”체면을 세우다니.안지영은 나태범이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나태범도 창피한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나태범이 나태웅을 도와서 한 일들을 생각하면 그건 체면을 내버린 사람이 아닌가!나태범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뭐든지 하는 사람 같았다. 그게 더럽고 치사한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안열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분명 우리 계획대로 될 거예요.”“그런데 내가 어디 가서 나태웅 씨의 혼처를 알아봐야 해요?”안지영이 머뭇거렸다.나태웅에게 결혼 상대를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약간 웃겼다.“안 대표님이 찾는 게 아니라 나태범 어르신이 찾아야 하는 거예요.”“아, 그렇죠!”화가 나서 머리가 잘못된 게 분명하다. 안지영은 잠시나마 나태웅에게 결혼 상대를 찾아주려고 했던 본인을 원망했다.안열은 안지영을 보더니 무엇을 떠올린 듯 얘기했다.“만약 안 대표님이 도와준다면 더 빨리 될지도 모르겠네요.”“정말 내가 참여해야 하는 거예요?”“나태웅 씨가 매일 밤 청여루에 가서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청여루.그곳의 여자들은 아주 예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나태웅이 그런 곳을 좋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32화

    안열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먼저 알아봐요. 부잣집 딸 중에 청여루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다른 가문이랑 이어주려고 그러세요?”“적어도 정상적인 사람을 찾아줘야죠.”안지영이 얘기했다.물론 안지영과 나태웅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안지영은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지금 안지영이 가장 원하는 것은 나태웅과의 절연이지 나태웅과의 원한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만약 정말 술집 여자를 나태웅에게 보낸다면 나태범 어르신이 날 죽이려고 들 거예요.”안지영은 일단 목숨을 부지하고 싶었다.안열은 그제야 이해했다.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얘기했다.“알겠어요.”“한번 알아봐 줘요. 나태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더 좋고요.”“...”이건 뭐 결혼정보회사도 아니고...나태웅을 짝사랑하는 여자라면 나태웅을 따라다닐 확률이 높다.그래서 나태웅과 같은 곳에 나타날 확률이 높다. 알아보니 확실히 그런 사람이 있었다.신안 그룹의 딸인 허영지였다.조용한 성격인 그녀는 나태웅이 나타나는 곳마다 거의 항상 나타났다.더 깊이 알아보니 나태웅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었다.안열은 세 시간 후 바로 리스트를 뽑아서 안지영에게 건넸다.안지영은 나태웅을 짝사랑하는 사람이 스무 명 정도나 된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정말 확실한 거 맞아요?”믿을 수 없었다. 안지영이 원하지 않는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안열이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합니다.”안지영뿐만이 아니라 안열도 많이 놀랐다.안지영은 머뭇거리면서 안열을 쳐다보았다.“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요?”“뭐가 이상해요?”안열이 물었다.“이 사람들이 다 나태웅을 좋아한다면, 왜 날 가만히 내버려둔 거죠?”“...”안열은 안지영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가문과 회사가 있는 명문가 여식들이다. 아무런 접점도 없이 안지영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건 그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일이다.전에는 이미월과 진승연이 고은영을 귀찮게 했었다.“하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33화

    두 시쯤 되었을 때 고은영이 찾아왔다.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통화도 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안지영은 환한 표정으로 고은영을 안심시키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으니까!”고은영은 나씨 가문이 화가 나서 안지영에게 몹쓸 짓을 했을까 봐 걱정했다.안지영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고은영은 약간 못 믿겠다는 듯 물었다.“정, 정말 괜찮은 거야? 나태범 어르신이...”고은영이 중얼거렸다.“나도 알아. 하지만 내가 그런 일을 한 건 다 나태범 어르신이 나를 싫어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야. 이제 만족해.”장선명과 안열이 말한 것처럼, 나태범이 안지영을 싫어하면 나태웅과 안지영은 절대 결혼할 수 없다. 고은영은 약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물었다.“어르신이 널 싫어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야?”“당연히 있지. 이번에는 우리 아빠를 납치해서 날 협박했잖아.”“협박했다고?”고은영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나태웅이 안지영을 꼬시지 못해서 나태범까지 끌어들이다니.거기까지 말한 안지영은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런 아들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게다가 나태웅이 몇 살인데, 아직도 아버지의 힘을 빌려야 한다니.고은영은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웃었다.나태웅은 정말 어이없는 사람이다.안지영을 꼬시지 못해서 나태범이 나서게 하다니.나태범은 또 안지영을 협박해서 나태웅과 사귀게 하다니.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그렇게 말하니까 나태웅이 멍청해 보이네!”안지영이 웃으면서 고은영을 보고 얘기했다.“네 말이 딱 맞아!”나태웅은 멍청한 게 맞았다. 연애도 제대로 못 해서 웃어른의 힘을 빌려야 하니까 말이다.인연이 아니면 갈라지면 되지, 웃어른까지 나와서 부추기는 꼴이라니.“그럼 오늘 한 모든 일이 나태범 어르신의 미움을 받기 위해서인 거야? 그렇게 나태웅 씨와 너를 반대하게 만들려고?”“그래.”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나태범이 안지영을 싫어하기만 하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안지영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34화

    “그러면 법적 부부가 되어서 나태웅한테 서류증명을 딱 보여주면 되잖아.”“...”나태웅에게 서류증명을 보여주라고?고은영의 말을 들은 안지영은 웃으면서 고은영을 바라보았다.확실한 방법이긴했다.“그러게,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바로 선명 씨랑 결혼하면 되네?”굳이 이렇게 애쓸 필요 없었다.하지만 나태범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다.“그러게. 두 사람이 결혼하면 아무도 어쩔 수 없을 거잖아.”“...”이론상으로는 맞는 말이었다.전에는 결혼하려고 하면 나태범이 자꾸만 방해했다.하지만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그래, 결혼! 나 결혼할 거야!”안지영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결혼하는 것이야말로 최적의 시기다.“응, 결혼!”고은영도 이 방법이 더욱 좋다고 생각했다. 장선명의 평판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안지영에게는 잘해주니까 말이다.나태웅은 딱 그 반대였다. 나태웅의 행동은 그 뜻을 알 수 없을 만큼 괴이했다.나중에 봤을 때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너도 장선명 씨가 더 좋다고 생각하지?”안지영이 고은영에게 물었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장선명 씨가 좋지.”고은영이 바로 대답했다.안씨 가문에 문제가 생긴 후, 장선명은 끝까지 안지영의 뒤를 지키며 수도 없이 많은 일을 해치웠다.하지만 나태웅은 돕지도 않고 방해만 했다.게다가 본인이 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우리가 전에는 몰라서 그렇지, 나태웅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고은영이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얘기했다.안지영도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그렇게 생각해. 일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나태웅때문에 안지영은 화병으로 죽을 것만 같았다.싸울 때마다 나태웅이 하는 어이없는 말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게다가 오늘은 안지영이 원해도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그러면서도 안지영에게 집착하고 있으니.‘사양은 이쪽이 먼저야!’두 사람은 계속해서 수다를 떨었다.고은영은 안지영에게 큰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35화

    고은영은 아무것도 모른 채 차에 탔다. 고은지가 문을 닫아주었다. 고은영은 창문을 내리고 고은지를 향해 말했다.“언니, 시간 되면 저녁에 밥이라도 같이 먹자.”저녁을 같이 먹자는 고은영의 말에 고은지가 머뭇거렸다.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이따가 얘기해. 전화할게.”고은지는 아주 바빠서 말도 길게 하지 않았다.고은영은 걱정스레 고은지를 쳐다보았다.고은지는 차 문을 닫고 손을 흔들고는 하늘 그룹으로 들어갔다.‘누구를 만나러 왔길래 저렇게 급해하는 거지?’차가 출발했다.고은영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고은지와 육명호가 나란히 같이 걷는 모습을 본 고은영은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잘못 본 게 아닌가 다시 확인하고 싶었지만 차는 이미 코너를 돌았다.‘언니가 육명호를 만나러 왔다고? 육명호랑 아는 사이인가? 왜 육명호를 만나러 왔지?’수많은 질문이 고은영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다....안지영은 고은영을 떠나보낸 후 바로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장선명은 바로 전화를 받고 능청스럽게 얘기했다.“떨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내가 보고 싶은 거야?”“우리 혼인 신고해요.”안지영이 전화기 너머의 장선명에게 얘기했다.“...”갑작스러운 안지영의 말에 장선명은 그대로 굳어버렸다.“혼인 신고?”“네. 빨리요.”나태웅이 방해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많은 것을 하지 못했다.그러니 지금 당장 혼인신고부터 하려는 것이다.“알겠어. 당장 준비해서 갈게.”“저도요.”“그럼 한 시간 뒤에 사무소에서 만나.”“네.”안지영이 대답했다.전화를 끊으니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고은영은 평소에는 귀엽고 약간 바보 같아 보이지만 가끔 새로운 발상으로 주변인을 놀라게 한다.안열은 나태웅의 일을 처리하러 나가 있었기에 안지영은 비서실에 얘기를 해둔 후 회사에서 나갔다.나태웅은 안지영과 장선명이 지금 갑자기 혼인 신고를 하리라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하늘 그룹에서 나온 나태웅은 바로 나태범에게로 갔다.나태범은 차갑게 나태웅을 쏘아보았다.안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36화

    “그래, 그래, 이놈아!”나태범은 화가 확 올라왔다.‘전에는 애가 이렇게 극단적인 줄 몰랐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너무 화가 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나태범은 나태웅을 쏘아보더니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뜬 후 얘기했다.“너랑 안지영의 혼사는 반대다. 이건 진심이야.”나태범은 몇 번 생각한 후 결국 결정을 내렸다. 이제 이 결정은 그 누구도 꺾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나태웅은 차갑게 대답했다.“제 혼사는 아버님이 정하는 게 아닙니다.”“너...”가뜩이나 화가 나 있던 나태범은 나태웅의 말을 듣고 혈압이 올라서 손에 쥐고 있던 찻잔을 꽉 쥐었다.나태범은 정말 울화통이 터져서 지금 당장 나태웅을 때려죽이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넌 오늘부터 허영지와 약혼 준비나 해.”나태범이 이토록 나태웅을 엄격하게 대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지금은 나태웅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태범은 통보하는 식으로 나태웅에게 얘기하고 있었다.나태범은 죽어도 안지영을 며느리로 들이지 않을 것이다.나태웅은 굳어진 표정으로 대답했다.“싫습니다.”같은 피가 아니랄까 봐. 나태웅의 태도 또한 나태범만큼 강경했다.나태범은 더 따지고 싶지 않았다.“네가 허락하든 말든 넌 허영지와 약혼하게 되어있어!”“아니...”“기사는 오늘 보도될 거다.”“...”나태웅이 차가운 시선으로 나태범을 쳐다보았다.‘그러니까 얘기를 하려고 부른 게 아니라 통보를 하기 위해 부른 거란 말이지?’“결혼하지 않을 겁니다.”“너, 이 자식!”나태범이 목덜미를 잡고 얘기했다.나태범은 나태웅을 항상 아껴주고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게 해줬다.하지만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었다.안씨 가문과 나씨 가문은 같은 급은 아니지만 나태웅이 좋아하는 사람이니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안지영의 행동을 보니 나태범은 더 이상 안지영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굽혀지지 않는 나태범의 태도에 나태웅은 그저 자리를 뜰 수밖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37화

    안지영은 금고를 열고 한숨을 돌렸다.안진섭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안열이 전화를 걸자 안지영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무슨 일이에요?”“나태웅 씨가 약혼했다고 합니다.”“네?”안지영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안열도 놀란 듯했다.“아마도 나태범 어르신이 안 대표님을 정말 싫어하게 되었나 봐요. 우리가 움직이기 전에 이미 나태웅 씨와 허영지 씨의 약혼을 발표한 걸 보면요.”“허영지 씨요?”안지영은 또 깜짝 놀랐다.안지영 쪽에서는 오늘에야 나태웅을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냈다. 그래서 두 사람을 가깝게 만들어주려고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나태범이 먼저 움직이다니.이렇게 보면 나태범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있어도 사실은 모든 걸 꿰뚫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안지영은 그제야 걱정을 덜었다. 만약 나태범이 계속 안지영을 며느리로 들이겠다고 한다면 그것보다 더욱 골치 아픈 일은 없을 것이다.“맞아요. 허씨 가문의 허영지 씨요.”안열이 대답했다.“잘됐네요. 약혼하게 되었다니, 정말 잘 됐어요.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뭐 없죠?”확실히 장선명의 말을 들으니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해결되는 것 같았다.“아니요. 있어요!”“?”뭘 더 해야 한다는 거지?나태범은 이미 안지영이 하려던 일을 대신 해주었다. 그래서 안지영은 너무나도 편했다.하지만 안열이 얘기했다.“낙장불입이 되게 도장을 찍어야죠.”지금 기사화된 약혼을 사실화되게 만들어야 한다.그래야만 나태웅을 고분고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안지영은 안열의 말을 들으면서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나태웅을 아내 바보로 만들어야겠네요.”만약 정말 허영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면 나태웅은 어쩔 수 없이 나태범의 말을 들어야 할 것이다.“어차피 안 대표님한테 피해가 가는 일도 아닌데요, 뭘.”“하긴, 틀린 말은 아니네요.”안열의 말에 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나씨 가문에서 약혼 기사를 발표했으니 나태웅과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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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1화

    전화를 끊은 진윤이 고은영을 보면서 물었다.“지금은 좀 속이 풀렸어?”“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이렇게 한 거예요?”“응.”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은 약간 감동하긴 했지만 이루어 말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예전 같았으면 고은영의 곁에 무조건적인 자기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일이었다면 도움을 거절할 것이었지만 이번 일에서는 물러설 수 없었다.“지금 해외에서 난리가 났어. 이 시점에 나태현의 집중력을 흩트리는 것도 좋지.”량천옥도 나쁜 사람이긴 하지만 량천옥이 나태현과 싸우고 있는 건 고은지 때문이었다.그러니 지금 진윤이나 배준우가 나태현의 시선을 자꾸만 국내로 돌리게 해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건 량천옥에게 좋은 일이다.“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진윤이 고은영에게 얘기해 주었다.고은영은 진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나태현은 해외에 있고, 나태웅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그렇다면 이제는 나태범이 움직일 것이다. 나태범 세대가 싸운다면 젊은 세대들은 감히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고은영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푹 쉬었다.“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나씨 가문보다 더욱 위태로운 건 우리 언니니까요.”희주가 죽었다.그걸 떠올리면 고은영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고은지는 지금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수 있었다. 그러니 나씨 가문 사람들을 신경 쓸 새가 없었다.이제는 이 지긋지긋한 악연을 갈라내고 싶었다.진윤은 고은영 눈에 비친 슬픔을 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직 희주가 정말 죽었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았잖아. 그러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눈으로 본 것도 거짓일 수 있는데, 귀로 들은 것은 오죽하겠냐는 말이었다.진윤은 제삼자로서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을 딱 짚어 말할 수 없었기에 말을 아끼고 있었다.“그 소식이 가짜였으면 좋겠어요.”고은영은 고희주를 불쌍하게 여겼다. 조씨 가문 사람들은 희주가 조영수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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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왜 돈이 없다는 얘기를 해서는...’진윤은 고은영의 손을 잡고 쇼핑을 계속했다.점심쯤이 되자 진윤은 지친 고은영을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했다.테이블 앞에 놓인 갖가지 음식을 보면서 고은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두 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많지 않아요?”“안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진윤이 대답했다.진윤은 진정훈이 왜 그때 그렇게 심하게 날뛰었는지 이해가 갔다.진정훈은 고은영이 어릴 때 어떻게 살았는지 가장 먼저 조사한 사람이다.그래서 고은영의 아픔을 알고 그 상처를 치유해주기 위해 온 세상의 좋은 것들을 고은영에게 주려고 한 것이다.그러니 고은영의 몫이 진유경에게로 넘어간 걸 알고 미쳐버린 것이다.지금의 진윤도 마찬가지였다.“이거 먹어.”진윤은 양고기 스테이크를 썰어서 고은영의 그릇에 담아주었다.“고마워요, 오빠도 얼른 먹어요.”“우리 집에 자주 놀러와. 우리 아내가 또 요리를 잘하거든.”“그런데 지금 임신한 거 아니에요? 저까지 가면 민폐죠.”“그래도 요즘 매일 요리하고 있어.”“네?”고은영이 깜짝 놀랐다.“말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고은영은 임신했을 때 만사가 귀찮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말린다고 말려지는 사람이 아니잖아. 원하는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하긴.게다가 임산부는 입맛이 까다로워서 다른 사람이 한 것을 잘 먹지 못할 때가 많았다.윤설이 본인이 먹고 싶은 걸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쁜 건 아니었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그럼 최대한 덜 힘들게 옆에서 보살펴줘요.”진윤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그건 나태현이 건 전화였다.“나태현이야.”“계약 해지 때문에 전화한 거겠죠?”고은영이 물었다.아까 차에서 진윤은 여러 번 전화를 걸어 나씨 가문과 연관된 프로젝트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배준우도 마찬가지였다.그러니 나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진윤이 고개를 끄덕인 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형, 지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9화

    진호영이 사람들 앞에서 진유경, 김영희와 싸울 줄은 전혀 몰랐다.진유경과 김영희는 이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속수무책으로 말려들고 있었다.그 시각.진윤은 고은영을 데리고 쇼핑하러 다니고 있었다.김영희와 진유경은 진정훈과 진윤이 장례식 준비도 돕지 않고 서로 재산을 빼앗느라 바쁘다고 했지만 사실 진윤은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중이었다.진성택이 진유경에게 남겨준 물건은 많지 않았다. 차라리 진윤이 지금 고은영에게 쓰는 돈이 더욱 많을 것이다.“오빠, 너무 많이 산 거 아니에요?”명품을 너무 많이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기다란 영수증 위의 숫자를 본 고은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배준우와 결혼한 후 돈이 모자랐던 적은 없지만 돈을 이렇게 많이 쓴 적도 거의 없었다.진윤은 경호원을 데리고 왔다. 네 명의 경호원 손에는 쇼핑백이 가득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일부는 란완 리조트로 배송시켰다.“괜찮아. 많이 사. 우리 아내 것도 골라줘야지.”진윤이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오빠는 정말 좋은 남자 같아요.”자세히 생각해보니 배준우는 직접 무언가를 사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대부분은 다 다른 사람을 시켜서 란완 리조트로 가져오게 했던 것 같다.그리고 고은영은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니 직접 사는 편이 많았다.하지만 진윤은 쇼핑하면서도 자기 아내를 생각한다.진윤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배준우도 좋은 남자야. 그 사람이 있어서 우리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거야.”“그 사람이 전에 얼마나 나빴는지 몰라서 그래요.”진윤이 배준우를 좋은 남자라고 얘기하자 고은영이 입을 비죽거리면서 대답했다.배준우와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좋은 남자라는 말이 쏙 들어갈 정도였다.그때의 배준우는 정말... 악랄한...고은영은 그때 유산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다 고은영은 또 나태웅을 떠올렸다.나태웅도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나태웅과 배준우가 같이 고은영을 위협했으니까 말이다.고은영은 나태웅이 안지영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8화

    결국 진호영이 다가가서 말했다.“할머니, 지금 이 장소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진윤과 진정훈이 오늘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오지 않은 이유도 명백했다.진성택이 두 사람을 너무 크게 실망시켰기 때문이다.진유경은 진호영이 진윤과 진정훈의 편을 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더욱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호영 오빠, 진윤 오빠랑 정훈 오빠한테 연락해주면 안 돼요? 적어도 아버지 보내드리는 길은 보고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은영이도요... 아버지는 은영이를 가장 예뻐했잖아요.”“그만 떠들어.”진유경이 말을 마치자마자 진호영이 싸늘하게 얘기했다.다른 건 몰라도 이 상황에서 고은영의 얘기를 꺼내다니.진호영은 진유경에게서 이례 없는 메스꺼움을 느꼈다.진유경은 진호영의 반응에 멍해졌다.하지만 사람들의 화제는 이미 고은영으로 넘어가 버렸다.다들 고은영을 불효녀라고, 은혜도 모르는 매정한 여자라고 욕했다.진호영은 그 말을 들으면서 진유경을 노려보며 얘기했다.“너 때문에 은영이는 집에 돌아오지도 못했어. 아버지가 은영이를 가장 예뻐했다고? 도대체 뭘 보고 그렇게 생각한 거야? 네 눈은 장식이야?”예뻐한 적이 있었나?한 번도 없었다.진성택이 고은영에게 조금이라도 잘해줬다면 고은영이 진씨 가문 문턱을 넘어보지 못하는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아니, 그게 아니라...”“아버지는 남은 주식을 모두 너한테 남겨줬어. 하지만 친딸인 은영이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잖아. 그런데 아버지가 은영이를 가장 예뻐하셨다고?”진호영이 모든 것을 까밝히자 진유경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호영 오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진유경은 더욱 크게 울먹이면서 눈물을 흘렸다.진유경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진호영은 진유경의 편이었는데 지금은 왜...‘이게 다 고은영 때문이야! 대체 무슨 수로 꼬드겼기에 오빠들이 다 고은영의 편을 들어주는 거냐고!’“왜 이러냐고? 우리 어머니가 은영이에게 남겨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7화

    이윽고 고은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호영이 전화를 건 것이었다.고은영이 진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 진호영과 고은영은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진호영은 보통 직접 찾아와서 문제를 얘기하는 편이기에 전화를 잘 걸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진호영이 전화를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고은영은 잘 알고 있었다.진윤에게 전화하자마자 또 고은영에게 전화하다니.고은영이 전화를 받기도 전에 진윤이 고은영의 전화를 빼앗아갔다.“오빠...”진윤은 바로 전화를 꺼버렸다.“꺼버리면 어떡해요. 혹시 언니가 전화라도 하면...”“걱정하지 마. 네 언니는 너한테 연락하지 않을 거야.”“...”그렇다고 해도 마음대로 핸드폰을 꺼버리는 건 좀...게다가 고은지가 정말 무슨 일이 생겨서 고은영을 찾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진윤은 자연스럽게 고은영의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으며 돌려주지 않았다.“오빠.”“오늘은 나한테 집중해.”그 말투는 아주 강압적이었다.“...”마치 그동안 진윤에게 신경 써주지 않아 삐진 것만 같았다.하지만 고은영도 어쩔 수 없었다.고희주와 고은지에게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으니까 말이다.사실 고은영도 알고 있었다. 고은지는 고은영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고희주의 일 때문에 고은지는 언제든지 화를 낼 수 있었다.“그래요.”“...”“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너한테 뭘 좀 사주려고.”“...”사준다고?고은영은 진윤의 목적을 알 수 없었다.진성택이 죽었다.장례식에 안 가는 건 이해가 되지만 굳이 고은영을 데리고 나와 쇼핑을 하는 목적은 뭘까.두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그때 윤설의 전화가 걸려왔다.진윤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다정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그런 진윤을 보면서 고은영은 진윤이 참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다.진윤과 비교하면 나태현은 정신병이 틀림없었다....진성택은 오늘 화장하게 된다.김영희, 진유경과 진호영은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진윤과 진정훈은 결국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6화

    숨을 깊게 내쉰 나태현이 얘기했다.“량천옥이 나씨 가문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서 지금...”“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죠.”배준우가 나태현의 말을 끊었다.그때 나씨 가문 내부는 부글부글 끓었었다. 게다가 량천옥을 죽이려는 사람도 있었다.나태현의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갔고 나태현의 어머니도 그 시기에 돌아갔다.그 모든 모순의 시작은 량천옥이었다.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씨 가문은 여전히 량천옥과 원한이 있었다.다들 그저 그 원함을 꾹 참고 있었는데 고은지가 나타났다.량천옥의 딸이면서 나태현의 딸 엄마인 고은지 때문에 나씨 가문과 량천옥의 전쟁이 다시금 시작되었다.“이번에는... 어쩔 수 없어요.”우정과 사랑 중에서 배준우는 당연히 사랑이었다.게다가 이번 일에는 나씨 가문에서 숨기는 것이 너무 많았다.또 나태현이 회사의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보니 프로젝트가 위험했다.나태현은 화가 나서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 소리를 들은 배준우는 핸드폰을 소파에 툭 던졌다....다른 한편.고은영과 진윤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진윤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나씨 가문과 엮인 프로젝트를 모두 엎어버리라고 명령했다.옆에 있는 고은영은 그 말을 들으면서 걱정했다. 진윤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려고 할 때 고은영이 진윤의 손을 잡았다.“오빠,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나씨 가문이 밉긴 하지만 진윤의 일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진윤이 계약을 많이 해지할수록 진윤에게 영향이 더 클 테니까 말이다.진윤은 본인을 걱정해주는 고은영을 보면서 마음이 누그러졌다.부드러운 고은영의 머리를 쓰다듬은 진윤이 얘기했다.“다 필요 없는 것들이야. 나태현은 지금 당장 귀국해야 해.”그 말을 들은 고은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머릿속에는 병원에 있는 고은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은지는 나태현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다.진윤은 그런 고은영의 생각을 눈치채고 얘기했다.“지금 나태현과 량천옥이 해외에서 서로 죽이고 난리가 났어. 만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5화

    화가 난 나태범을 보면서 집사는 안절부절못했다.“지금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생각하던 집사가 말을 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 쪽도 걱정해야 합니다.”“진씨 가문? 거기는 왜.”나태현과 량천옥이 싸우는 것만으로도 나태범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이러다가는 정말 창피해서 죽을 것 같았다.게다가 배씨 가문에서 계약까지 해지했지...이러다가는 그룹이 파산될지도 몰랐다.“배준우 씨 아내가 진윤 씨와 진정훈 씨의 친여동생입니다. 그러니 이 세 사람 다 그 고은지 씨의 동생을 위해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나태범은 처음 듣는 얘기였다. 그저 진씨 가문에서 친딸을 찾았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진성택이 친딸보다 양딸을 더욱 아낀다는 것까지 말이다.배준우가 고은영과 결혼할 때 강성의 사람들은 배준우가 많이 아깝다고 생각했다.일반적인 신분으로는 배준우의 옆에 설 수 없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고은영이 진짜 진씨 가문의 친딸이었다.나태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이튿날 아침.고은영이 아침을 다 먹자마자 진윤이 도착했다.그리고 조카를 위한 선물도 가득 가져왔다.고용인들이 진윤이 가져온 물건을 보관해주었다.약간 붉어진 고은영의 눈가를 보면서, 진윤이 배준우한테 물었다.“어젯밤 계속 운 거예요?”배준우도 머리가 약간 아팠다.“제대로 자지 못했어요.”진윤이 다가가서 고은영을 마주 보더니 고은영이 입고 있는 귀여운 잠옷으로 눈을 돌렸다.배준우는 정말 딸을 키우는 것처럼 고은영을 보호해주는 것만 같았다.고은영은 원래도 키가 작은 편이어서 배준우와 함께 있을 때면 아주 작아보였다.“옷 갈아입고 나갈 준비 하자.”“정말 나가야 해요?”고은영이 올망졸망한 눈으로 진윤을 쳐다보았다.고은영은 병원에 가서 고은지를 보고 싶었다.고은지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진윤은 그런 고은영의 생각을 진작 알아차렸다는 듯이 얘기했다.“병원 쪽에는 내가 사람들을 깔아놨어. 무슨 일 없을 거야. 가자.”진윤의 말을 들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4화

    하지만 진윤이 내일 고은영을 데리고 나가는 것의 목적을 떠올리면 고은영은 어쩔 수 없었다.“당연한 거 아닌가요?”진윤이 당당하게 얘기한 후 전화를 끊었다.배준우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더니 고은영을 쳐다보았다.“이미 다 들었지?”“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진성택은 사망했다.진정훈은 고은영이 장례식에 올 것인지 안 올 것인지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하지만 진윤은 장례식에 가지 말고 나가서 쇼핑하자고 했다.그것도 웃으면서 말이다.“넌 어떻게 하고 싶어?”“안 가도 돼요?”고은영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웃으면서 쇼핑해야 한다니. 고은영에게 있어서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배준우도 짐작하고 있었다.고은영의 머리를 쓰다듬은 배준우가 얘기했다.“아마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 쇼핑이 최종 목적이 아닐 거야.”“위로하는 거예요?”진윤은 배준우더러 고은영을 잘 위로해주라고 했다.“위로하는 게 아니라 그저 네 큰형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하는 말이야. 단순하게 쇼핑하는 게 목적일 리 없어.”배준우가 확신하면서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배준우는 허락하는 고은영을 보면서 한숨을 돌렸다.그리고 고은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다 지나갈 거야.”“나씨 가문 쪽은...”거기까지 말한 고은영은 고개를 들고 배준우를 쳐다보았다.고희주의 일로 마음 아팠지만 배준우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배준우는 고은영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고은영에게 짧게 키스한 배준우가 이어서 얘기했다.“나씨 가문과 협업하는 프로젝트 두 개가 있었는데 이미 계약을 해지했어.”“주주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요?”고은영이 걱정하면서 물었다.“그 두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다들 발을 빼는 분위기야. 아마도 량천옥 씨가 한 일 같은데.”그래서 배준우도 큰 문제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지나간 일에 대해 배준우는 뭐라고 할 수 없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3화

    진정훈이 전화를 건 것은 진정훈에게도 계획이 있어서였다.“진유경을 조심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진유경에게 남긴 주식이 있는데 꼭 되찾아올 겁니다.”진유경이라...진정훈은 진유경이 왜 계속 고은영을 끌어내리려는지 깨달았다.그건 바로 진유경이 아직 자기 위치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니 이제라도 제대로 알게 해줘야 했다.배준우는 진정훈의 말을 알아듣고 얘기했다.“네. 알겠습니다.”“장례식은 와도 되고 안 와도 괜찮다고 전해줘요.”“네.”진정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은영의 뜻을 존중해주었다.하지만 장례식에 고은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수군거릴 것이 뻔했다.“장례식은 언제입니까.”“이틀 뒤입니다.”“알겠습니다.”이틀 뒤라니. 생각보다 장례를 서두르는 모습에 배준우는 약간 의아했다.진정훈은 그저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그래서 그동안 배준우가 고은영을 잘 지켜줄 수 있도록 전화를 건 것이다....진정훈과의 통화를 마치고 배준우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는데 핸드폰이 또다시 울렸다.이번에는 진정훈이 아닌 진윤이 걸어온 전화였다.배준우는 고은영을 안고 소파에 앉았다. 영원히 고은영과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고은영을 꼭 안고 있었다.“여보세요.”배준우는 진윤을 존경하는 편이었다.진윤은 정말 가문의 도움 없이 지금 그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다.“은영이는요? 연락이 안 돼서.”“기분이 안 좋아요. 무슨 일이죠?”“왜 기분이 안 좋은 거죠?”“고은지 씨한테 일이 좀 생겨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고은지의 상황을 전해 들은 진윤은 머리가 아팠다.지금 고은영에게는 모든 일이 설상가상이었다.“내일 오전 아홉 시에 내가 데리러 간다고 전해줘요.”“내일이요?”“네.”진윤이 대답했다.배준우는 진윤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진윤은 모든 사람들에게 진씨 가문이 얼마나 엉망인지 광고할 셈이었다.진윤이 진성택의 장례식에도 나서지 않고 친여동생인 고은영을 데리고 밖에서 돌아다닌다면...“어디로 갈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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