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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Author: 라오
예비부부 주변으로 종이 폭죽이 터지고 예쁜 컨페티와 꽃송이가 사방에 떨어졌다.

양시연은 한편으로 물러서서 두 사람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 했다.

미션은 어영부영 끝이 났고 부승희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옆으로 물러섰다.

반우희는 예쁘게 꾸민 장미꽃 사이에 앉았고 웨딩 베일에 가려진 얼굴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부승원은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직접 구두를 신겨줬다.

그리고 두 사람이 눈을 마주했다.

부승원은 조금 가슴이 먹먹했으나 반우희는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

이에 주변 사람들도 웃음이 터졌다.

부승원은 잠시 행동을 멈추더니 농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눈물 두 방울은 흘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반우희는 두 눈을 비비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쎄요. 눈물이 나지 않는걸요?”

‘이렇게 좋은 날에 왜 울지?’

사람들은 평소 반우희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고 이게 정말 반우희다운 모습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구두까지 착용하고 이제 차를 타고 예식장을 옮겨 가야 했다.

누나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하며 승주가 반우희를 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승주는 1년 사이에 또 키가 껑충 껐고 아직도 어린 소년티가 났지만 반우희를 업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눈가가 조금 빨개진 승주를 보며 반우희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너 정말 누나 안 떨어뜨릴 자신 있어?”

“나 50킬로는 끄떡없어. 누나 50킬로 넘어?”

“아니!”

“그런데 왠지 요즘 살이 더 붙은 것 같은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남매가 작게 투덕거렸으나 말은 그렇게 해도 승주는 아주 든든하게 반우희를 안아 들었고 반우희 역시 행여나 승주가 다칠까 전전긍긍했다.

그렇게 또 폭죽과 꽃잎이 흩날리는 축복을 받으며 승주는 반우희를 업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이번 결혼식을 위해 부승원은 전체 동네를 예쁘게 꾸몄고 주민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그동안 반우희와 동생들을 챙겨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결혼식 당일 소란에 미리 양해를 구했다.

주변에는 예쁜 꽃잎과 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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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6화

    부승원은 평소 과시욕이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러나 반우희와의 결혼식에는 디테일 하나하나 신경을 썼고 돈을 쏟아부어 준비했다.경인에 이름 좀 날린 사람이라면 모두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고 양석진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례는 부승원의 할아버지와 연정훈의 아버지 두 사람이 맡았다.부승원은 반우희에게 가장 최고로 준비해 줬고 반 우희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게 느껴졌다. 부승원은 오직 반우희에게만 사랑을 쏟아부었고 이 세상 무엇보다도 반우희가 소중하다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고 있었다.그러니 반우희는 부승원의 옆에서 행복할 일만 남았다.부승희는 양시연의 옆자리에 앉아 처음 반우희를 만났던 시절을 떠올렸다.“그때, 오빠랑 우희 씨는 어떤 사이였을까요?”양시연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잘 몰라도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제 느낌상으로는.”양시연이 말을 한 마디 더 보탰고 부승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제 직감도 그래요.”요즘 들어 얼굴이 더 펴진 양시연을 보며 부승희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정훈 오빠랑은 잘 지내는 거죠?”양시연은 어젯밤에도 꼭 붙어 지냈던 기억이 떠올라 순식간에 얼굴이 뜨거워졌다.“뭐예요?”“왜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거예요?”양시연은 부승희의 장난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서둘러 질문을 돌렸다.“그럼 승희 씨는 승우 씨랑 진도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요?”“그냥 그래요.”“뭐가 그냥인데요?”“돼지 키우고, 소도 키우고, 양도 키우고 있죠 뭐.”양시연이 말을 한 마디 더 보탰다.“승우 씨도 키우고?”부승희는 팔짱을 척 끼며 굳이 대답하지는 않았다.이에 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어느새 모두 자리에 착석하고 예식이 시작되었다.예식이 끝나고 부승원과 반우희가 자리로 인사를 드리러 왔다.부승희와 이승우가 앉은 테이블은 거리가 꽤 있었다.부승희는 그쪽을 힐끔거리다가 이승우가 술잔을 받아 들고 가짜로 마시는 척만 하고 바닥에 슬쩍 흘리는 걸 목격했다.부승희는 절대 놓치지 않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7화

    “뭐 하는 거야?”“너 기다리고 있지.”부승희는 등 뒤로 손을 모으고 불어오는 밤바람을 느꼈다.“왜 날 기다리고 있었는데?”“같이 전주로 돌아가려고.”부승희는 다시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아까 말했잖아. 안 갈 거라고.”“가자.”이승우가 한 발 더 다가갔고 두 손을 모은 채로 간절하게 비는 시늉을 했다.“나 너무 집에 돌아가고 싶어.”‘풉.’부승희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고 괜스레 모르는 척 먼저 앞장을 서서 걸었다.부승희는 저녁 연회에 기장이 짧은 까만 드레스를 입었고 뒤로 긴 나비매듭이 있었다. 동준은 이 긴 나비매듭을 졸졸 따라다니기도 했다.이승우가 빠른 걸음으로 부승희의 뒤를 따랐다.“우리 지금 돌아가면 내일 아침밥도 같이 먹을 수 있어.”“누가 먹고 싶대?”“우리 동네 경비원 아저씨 손자가 태어났다고 선물도 준대.”“선물 못 받아봤어?”“그래도 좋은 의미가 담긴 선물이잖아.”“좀 저리 떨어져.”“같이 가자.”“싫어. 싫어.”“승희야...”두 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홀에서 사라졌다.창밖은 아주 조용하고 운치 좋은 밤경치가 보였다.부승희가 이승우와 함께 전주로 돌아간 지 얼마되지 않아 반우희가 갑자기 나타났다.신혼 생활 한 달 차인 반우희는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그런데 정장 차림의 반우희는 왠지 어색해하며 부승희와 이승우에게 말을 걸었다.“저기... 그게 제가 사법 고시 통과했는데 혹시 여기 법률 자문 필요하지 않아요?”“...”부승희는 반우희를 의아하다는 표정을 살피다가 제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왜 옆에 끼고 있지 않는 거야?”부승원은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아직 많이 서툴러 실수도 자주 하는데 내가 옆에서 혼내고 싶지 않아서 그래.”부승희는 표정이 차게 식었다.“그래서 우리한테 사고 치라고 보낸 거야?”“너희 쪽엔 크게 문제도 없고 팀도 있는데 무슨 일 있겠어?”부승희는 길게 심호흡했다.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난감해하는데 부승원은 벌써 통화를 종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8화

    승가 농목도 벌써 4년 차가 되었고 부승희의 사업은 승승장구를 해 최고점을 찍었다.그리고 부승희가 서른둘, 이승우가 서른넷이던 해에 배여진이 청첩장을 보내왔다.배여진의 재혼 결심에 부승희는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 줬다.2년 동안 배여진은 공부도 하고 자기 계발도 했으며 선기현을 떠나며 모든 액운을 털어버린 건지 손을 대는 것마다 성공했다.재혼 상대는 한독 혼혈이었고 가정 배경과 성격 모두 배여진에게 걸맞은 사람이었다. 게다가 배여진보다 세 살이나 어렸다.결혼식은 해외에서 진행되었고 부승희는 초대장을 들고 직접 그곳으로 향했다.결혼식에서 배여진은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배여진은 자주 부승희에게 손 편지와 이메일을 보냈고 편지와 이메일에 담긴 사진과 정성에 부승희는 배여진의 소식을 늘 기다려졌다.그리고 늦여름의 어느 날, 창가 자리에서 배여진의 편지를 읽고 있었는데 그 편지엔 선기현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었다.배여진이 재혼 준비를 할 때, 선기현은 배여진을 붙잡았었다고 한다. 그 개자식은 과거처럼 또 한 번 배여진을 결혼식에서 도망치게 하려고 했고 마치 배여진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고 했다.배여진은 선기현을 몰래 바셀라로 불렀고 어둡고 추운 날 밤, 사람을 시켜 된통 때리게 했다고 전했다.[개자식, 뻔뻔하게 여기가 어디라고 온 거야? 참 나 급에 맞아야 놀아주지.][젠장. 과거의 난 정말 눈이 어떻게 됐나 봐!]부승희는 그 문장을 읽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그리고 그 다음으로 이어진 문장은 부승희와 이승우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내용이었다.부승희는 고개를 돌려 목장을 슬쩍 둘러봤고 이승우는 도망친 어린 소를 잡으려 허겁지겁 달려가고 있었다. 바람에 머리는 마음대로 흩날리고 있었고 급하게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기도 했다.“빨리 잡아!”“...”이젠 부승희가 답장을 쓸 차례였다. 일단 선기현에 대한 욕부터 늘여놓고 차차 본인의 사업에 대한 근황을 적었다.이메일을 보낸 지 얼마되지 않아 배여진이 짤막하게 답장을 보내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9화

    부예지의 돌잔치 날, 부승희는 이승우에게 팔짱을 낀 채로 식장에 나타나 아이의 선물을 건넸다. 꼭 붙어 등장한 두 사람을 보며 사람들은 드디어 좋은 소식이 들려오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기저귀 차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두 사람이 이렇게 먼 길을 돌아오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다. 몇 해 동안 이승우와 부승희는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전주 목장에 모든 정성을 쏟아부었으며 그곳에 뿌리를 박을 생각처럼 보였다.부승희는 집으로 돌아가 슬쩍 소식을 흘렸고 채애정은 드디어 그날이 왔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른 한편, 이승우네 집은 너무 좋아 잔치를 벌일 지경이었다.부승원의 결혼은 온 세상이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늘 화려한 것을 쫓던 두 사람의 결혼 준비는 되려 차분하고 검소했다.두 사람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 결혼 의사를 밝히고 상견례를 했으며 예식장까지 예약을 마치고 모든 절차를 두 사람이 스스로 해나갔다. 이건 부승희의 제안이었는데 결혼 준비도 여행처럼 두 사람이 정말 어울리는 사람이 맞는지 최종으로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이기 때문이었다.이승우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돼지 농사도 기꺼이 하는데 직접 결혼 준비를 하는 게 뭐가 어렵겠는가?두 사람은 경인과 전주를 바삐 돌아다녔고 가끔 해외로 출장도 다녀왔었다. 그러다가 두 사람 모두 여유가 생기면 사무실에 모여 차근차근 결혼 준비를 했다.대부분 상황에서 부승희는 펜 끝을 질근질근 물며 준비해야 할 리스트를 체크했고, 이승우는 다리를 꼰 채로 여유롭게 태블릿에 식장 설계를 했다.그러다가 배가 고파진 부승희는 간식장에서 소시지 두 개를 꺼내 하나는 입에 물고 하나는 이승우에게 휙 던졌다.“이거만 먹으면 아쉽잖아.”“음료수라도 시킬까?”이승우는 핸드폰을 꺼내고 익숙하게 부승희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소시지를 질근질근 씹으며 배달 앱을 같이 확인했다.두 사람은 천천히, 또 차근차근 준비했고 드디어 늦가을에 청첩장을 완성해 지인들에게 보냈다.결혼식장은 현재 개발 중인 경인 목장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0화

    이승우는 오랜만에 과음했다. 부승희가 보내온 부예지의 사진을 보며 창가 자리에서 바람을 쐬며 술기운을 가셨다.그런데 사진을 보면 볼수록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학창 시절, 나무처럼 딱딱하던 부승원이 평생 결혼은커녕 연애도 못 할 거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결혼도, 아이도 부승원은 척척 해냈다.가끔 누군가 이승우에게 왜 경인으로 돌아오지 않는지, 전주에 무슨 꿀이라도 발라놓았는지 물어봤었다.이승우는 전주가 왜 좋은지 진심으로 생각해 봤다.여긴 이승우와 부승희가 다시 시작한 장소였고, 두 사람이 함께 땀을 흘리며 일궈온 사업이 있었으며 함께 나아갈 미래가 있는 곳이었다.다시 술기운이 올라온 이승우는 부승희에게 문자를 보냈다.[어디야? 보고 싶어.]부승희는 바로 전화를 걸어왔고 이승우는 1초 만에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평소보다 낮아진 목소리에 부승희는 바로 눈치를 챘다.“술 마신 거야?”“응, 아주 조금.”“조금은 무슨. 아주 뻗을 정도로 마셨나 보네!”이승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사과했다.“미안. 다음부턴 자제할게.”“다음?”부승희는 농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결혼 축하 파티를 또 할 일이 있다는 거야?”“다음번 파티는 태어날 우리 아기를 위한 파티일 거야.”부승희는 부예지를 품에 안고 달래주다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승희야.”이승우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고 부승희는 눈을 깜빡이다가 대답했다.“왜?”“이따가 우리 집에서 볼까? 오늘 네 얼굴 못 봤잖아.”부승희 품 안의 부예지는 또 슬슬 보채기 시작했다. 부승희가 너무 꽉 안은 탓에 불편하다고 옹알거리는 것이었다.어쩔 수 없이 부승희는 아이를 아주머니에게 넘겨주고 구석 자리로 옮겨 전화를 받았다.그리고 저도 모르게 손을 배배 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내일 아침 같이 먹으면 되지.”“난 네가 너무 보고 싶은걸?”“보고 싶긴 무슨.”부승희는 투덜거리긴 해도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얌전하게 집으로 돌아가. 아주머니한테 해장국 미리 부탁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1화

    이승우는 부승희의 얼굴에 진하게 뽀뽀했다.뜨거운 이승우의 온도를 느끼며 한 소리 하려는데 턱을 움켜쥔 이승우는 바로 키스를 쏟아부었다.옅은 알코올 향과 달콤한 과일 향이 섞여 있었다.이승우 취향대로 과일 담금주를 마신 모양이었다.이승우는 부승희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몸을 돌리게 하여 정면으로 마주한 채로 키스를 이어갔다.급하게 몰아붙이는 이승우에 부승희는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고 부승희가 뒷걸음을 치면 이승우는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어쩔 수 없이 부승희는 자꾸 뒤로 물러섰다.이승우는 계획대로 부승희를 소파 부근까지 데려갔고 자연스레 부승희를 소파에 눕히고 본인은 그 위를 올라탔다.사방은 온통 깜깜하고 주변에는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부승희는 침을 꿀꺽 삼켰고 온몸에서 전해지는 자극을 느꼈다. 이승우는 부승희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다시 입을 맞춰왔다.서로의 호흡이 엉켜지고 조용한 별장 안에는 두 사람의 거친 호흡 소리만 들려왔으며 부승희는 저도 모르게 발가락을 오므렸다.그러다가 입술이 쓰라려진 부승희가 살짝 이승우의 입술을 깨물었다.이승우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떨어졌고 이번엔 코를 비벼댔다. 그리고 낮지만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네가 올 거라고 확신했어.”어둠 속에 적응한 부승희는 이승우의 반짝이는 눈과 한껏 올라간 입꼬리가 바라보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안 오면? 오빠가 신혼집에 구토라도 했으면 나 정말 못 참아!”이승우는 씩 웃더니 부승희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체향을 느꼈다.“왜 그렇게 무섭게 말해. 자꾸 뭘 못 참는다고 그래?”부승희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말했다.“무서워? 무서우면 우리 결혼하지 말까?”“그건 안돼.”이승우는 부승희를 꼭 껴안으며 두 눈을 감았다.“네가 날 집어삼킨다고 해도 난 결혼 꼭 할 거야.”“풉. 내가 왜 오빠를 집어삼켜?”“난 집어삼키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잖아.”그 말의 은유적인 의미를 알아차린 부승희는 손을 뻗어 이승우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2화

    큼지막해서 소파로 사용해도 거뜬한 곰 인형,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음성 로봇, 특별 제작된 체육복, 색이 바랜 가방 고리, 그리고 여러 브랜드 사 한정템까지...방안을 가득 장식한 ‘쓰레기’에 다른 사람이라면 질겁하며 치우라고 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서랍을 열어 과거 마라톤 번호까지 남아 있는 걸 본 부승희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이게 벌써 몇 년 전이냐...’이승우는 부승희를 자신의 옆자리에 끌어 앉히며 어릴 적 같이 두었던 체스를 꺼냈다.“자. 오랜만에 해야지.”“하긴 뭘 한다고.”“퀸도 없는데.”“어? 너도 기억하고 있네?”부승희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오빠가 자꾸 반칙하니까 괘씸해서 내가 버린 거잖아!”“내가 반칙했다고? 승희야, 말은 바른대로 해야지.”“오빠!”“너 거짓말하지 마! 그날 내가 홍하나랑 붙어 다닌다고 질투해서 버린 거잖아.”“말이 되는 소리를 해!”이승우는 농담 섞인 말투로 말을 이었다.“야, 너 그때 몇 살이었냐? 어린 녀석이 벌써 짝사랑이나 하고.”부승희는 옷을 걷어붙이며 한번 크게 붙을 기세로 달려들었다.방안에는 많은 물건이 자리 잡았지만 모든 게 새것처럼 깨끗했고 누군가 정성스레 닦고 이 방에 두었다는 게 느껴졌다.과거와 거의 일치한 물건 배치에 부승희는 설마 이승우가 직접 짐을 옮긴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두 사람은 테이블에서 투덕대다가 결국 카펫으로 자리를 옮겼다.한편에 놓인 수정 구슬에 로봇이 비쳤다.이승우는 책장에 몸을 기댄 채로 그 수정 구슬을 바라보며 과거에 대해 입을 열었다.부승희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 이승우를 바라보며 추억에 잠시 잠겼다.그런데 갑자기 이승우가 눈시울을 붉히더니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왜, 왜 그래?”부승희는 깜짝 놀라버렸고 이승우는 훌쩍이다가 눈가를 꾹꾹 찍어 닦았다.‘젠장.’부승희는 서둘러 티슈를 꺼내 이승우에게 건넸다.“고생은 내가 했는데 울긴 왜 오빠가 울어?”이승우는 더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우리 더 빨리 행복해질 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3화

    이승우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있었다.그해 홀로 귀국하던 이승우는 영혼을 그곳에 두고 온 사람처럼 방황했었다.정말 이번 생은 이대로 끝이구나 싶은 생각도 했다고 한다.부승희는 이런 이승우가 뜬금없어 웃음만 나왔다.“눈물 좀 닦자.”“응.”“근데 언제 날 찾아온 거야?”부승희의 질문에 이승우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몸을 바로 세우더니 고개는 또 떨군 채로 서러웠던 마음을 토로했다.‘내가 못 살아 정말.’“아니야. 됐어. 얘기하지 마.”“그때!”이승우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눈가가 빨간 채로 말을 이었다.“네가 모연준한테 팔짱을 끼고 내 앞을 지나쳤단 말이야.”부승희는 고개를 저었다.“기억 안 나는데? 매일 팔짱 끼고 다녔는데 어느 날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그 말에 이승우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또 훌쩍이기 시작했다.이런 이승우가 너무 귀여운 마음에 부승희는 웃음이 터졌다.“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뭐 연준 씨랑 결혼했어? 아이를 낳았어?”“...”이승우는 쯧 하고 혀를 차더니 고개를 들어 부승희를 바라봤다.“너 정말 화병으로 돌아가는 사람 눈앞에서 보고 싶어?”“화병으로 사람이 정말 죽는지 궁금했었는데.”부승희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이승우는 그동안 두 사람이 어렵게 다시 만난 기억을 떠올리며 감수성이 폭발했는데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부승희에 되려 안심이 되었다.미소 짓는 부승희를 보면 과거와 다른 게 없는 것 같았다.그래서 두 눈을 감고 부승희의 이마에 짧게 키스했다.“화병 나서 돌아가기 직전인데 뽀뽀 한 번이면 다시 살 것 같긴 해.”부승희는 이승우의 귀를 쭉 잡아당기며 말했다.“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유치하게 굴어?”“그래서 뽀뽀 안 해줄 거야?”“...”부승희는 멈칫하다가 결국 표정을 살짝 찡그린 채로 이승우의 입술에 도장을 꾹 찍었다.뽀뽀하고 부승희는 이승우의 두 볼을 잡은 채로 말했다.“자, 다시 부활!”이승우는 눈을 감은 채로 부스스 웃음을 터뜨렸고 부승희를 꼭 안았다.“승희야,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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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84화

    다음 해가 되었다.알람이 울리자 문 밖에서 태양의 발소리가 제시간에 들려왔고 양시연은 연정훈의 품에 기대어 눈을 감고 웃음을 터뜨렸다.“얘는 왜 이렇게 부지런해요? 초등학교 다니는 게 그렇게 재밌을까요?”연정훈은 자세를 바꿔 그녀를 끌어안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았다. 동시에 침대 옆 램프를 켰다.“신기해서 그렇지. 며칠만 지나면 지겨워질 거야. 예전에 유치원 갈 때도 그랬잖아.”양시연은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아직 시간이 있고 아침 식사는 누군가 준비해 줄 거라서 그들은 서두르지 않았다.연정훈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 옆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물었다.“어디 아픈 곳은 없어?”양시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무렇지도 않아요.”이틀 전 검사 결과를 받았고 양시연은 둘째를 임신했다. 아직 태양에게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녀가 처음 임신했을 때부터 벌써 6, 7년이 흘렀다. 연정훈은 그때의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그녀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썼다.“내 생각에는 집에서 쉬는 게 좋을 것 같아.”그는 돌려 말했다.양시연은 아직 배가 많이 나온 것도 아닌데 집에서 쉬면 오히려 답답할 것 같아 거절했다.“걱정 마요. 조심할게요.”연정훈은 아직도 양시연을 설득하고 싶었지만 그녀에게 재촉을 받아 일어섰다. 그는 4년 전에 원래 근무지에서 떠나 지금은 서운시에서 일하고 있었고 예전보다 더 조심해야 했다.“태양 오늘 생일인데 정시에 퇴근할 수 있겠어요?”양시연이 물었다.“응. 요즘은 별일 없어.”연정훈은 침대에서 내려와 그녀 옆을 지나가며 말했다.“일어나지 말고 좀 더 자. 내가 아침 챙겨줄게.”“괜찮아요.”양시연은 일어나서 뒤에서 연정훈을 끌어안고 말했다.“어제 태양한테 침대에서 먹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는데 오늘 내가 침대에서 먹으면 양심이 좀 찔릴 것 같아요.”“그냥 배 속에 여동생이 있어서 여동생이 침대에서 먹고 싶다고 하면 태양은 분명히 괜찮다고 할 거야.”양시연은 웃었다.“아니요. 그냥 나중에 말해줘요. 태양이에게 서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83화

    “너, 시도 알아?”부승희는 이승우를 놀리며 말했다.“그만해. 갑자기 그러면 무서워.”“먼저 나를 놀리지 말고 들어봐.”“그럼 말해 봐.”“동쪽에서는 해가 뜨고 서쪽에서는 비가 내리네. 완전히 맑다고 할 순 없지만 그 안에 맑음이 숨어 있지.”부승희는 눈썹을 한껏 올렸다.“이동하?”이승우는 침묵했다.“...”“이유하.”부승희는 잠시 멈칫하며 생각에 잠겼고 이승우는 턱을 쭉 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이름 예쁘지 않아?”이쁜 건 둘째 치고 부승희는 이 시구절이 가진 다른 의미가 마음에 들었다.“하늘은 흐린 듯하지만 그 안에 맑음이 스며 있고. 차가워 보이지만 속에는 따뜻한 정이 흐른다.”“여름을 뜻하는 한자 ‘하’를 쓸 거야?”그녀가 이승우에게 물었다.“응. 우리 아이가 평생 여름 날씨처럼 맑고 비바람 없이 햇살만 가득한 삶을 살기를 바래.”이승우는 의자를 끌어당기며 얼굴에 웃음을 가득 지었고 어젯밤보다 훨씬 더 기뻐 보였다.“내가 애칭도 생각해 뒀어.”부승희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본명은 네가 지었으니 애칭은 내 차례야.”“알아. 난 그냥 이름 후보를 추천하는 거야. 본명도 그렇듯이 넌 거부할 권리가 있잖아.”부승희는 마지못해 동의하며 고개를 들었다.“그럼 말해 봐.”“미소, 어때?”“미소?”부승희는 살짝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미소가 얼마나 좋은데. 항상 행복하게 웃으며 살면 좋잖아.”“…”그녀는 본명에는 꽤 만족했다. 애칭도 몇 가지 고민해 두었지만‘미소’만큼 마음에 드는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없었다.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아기의 이름을 불러 보았고 아기는 여전히 냠냠 먹으며 멈추지 않았다.이승우가 장난스레 말했다.“봐, 미소도 반대 안 하잖아.”부승희는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미소가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야 부승희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왔다.집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고 많은 친구가 찾아와 축하를 건넸다.그날 아침 이승우는 모든 준비를 마친 뒤 부승희와 딸을 차에 태웠다.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82화

    예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도 채애정이 돌아오자마자 슬쩍 다가가 조용히 일러바쳤다.“아빠는 엄마한테만 라즈베리를 사주고 나한테는 안 사줘요.”채애정은 예지의 말에 맞장구치며 일부러 화난 척하고 예지의 편을 들어 주었다.“고모가 아기 낳고 나면 할머니가 예지한테 잔뜩 사줄게.”“엄청 많이 사줘야 해요!”“알았어...”그제야 예지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예지는 먹을 것이 부족하지 않았다. 라즈베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두 개 이상 먹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단지 평소처럼 장난을 치고 싶었을 뿐이었다.한편 맞은편에는 반우희와 부승원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부승원은 벽에 기대앉아 반우희를 흘깃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얼굴 하나 안 빨개지네? 반만 남겨 두라고 했는데 한 입도 안 남겼잖아.”반우희는 콧방귀를 뀌며 그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마지막 라즈베리 케이크였어요. 당신이 사준 거지만 나 혼자 먹기에도 모자랐다고요.”부승원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아직 철이 덜 들었네.”“뭐라고요? 나 오늘 혼자 소송해서 이겼거든요.”이야기가 나오자 부승원은 그녀를 다시금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법정에서의 그녀는 그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고 그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부승원은 속으로 흐뭇하게 웃으며 이미 그녀를 위한 축하 선물로 무엇을 준비할지 머릿속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한편 병실에서는 부승희가 아직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이승우에게 머리를 감겨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차분히 출산을 준비했다.그러나 몇 시간을 기다려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새벽이 지나고 피곤함이 몰려오던 그때 갑작스럽게 진통이 시작됐다.이승우는 당황하면서도 재빨리 그녀를 부축해 분만실로 향했고 그는 옆에서 조용히 응원을 건넸다.부승희가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휴대폰 만지다가 걸리면 죽는 줄 알아.”이승우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휴대폰을 볼 정신이 있긴 해? 내 손바닥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81화

    “예지야, 지금 누가 제일 좋아?”이승우가 소리쳐 물었다.예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삼촌.”양시연은 웃음을 터뜨렸고 부승희는 양시연에게 말했다.“연정훈은 아이들한테 꽤 인내심이 많아요.”양시연은 연정훈이 예지와 눈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인내심 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사실 예지를 많이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그 옆에 있던 태양은 어른스럽게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망했어.'그는 아마도 귀여운 막내 여동생을 얻기 어려울 것 같았다.집 앞에서 부승희는 예지를 안고 있는 연정훈에게 두세 마디 말을 건넸다. 그러다 갑자기 ‘아이고’라는 소리가 나왔다.양시연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왜 그래요?”“괜찮아요. 배가 갑자기 묵직해진 것 같아요.”“아기 찬 거 아니에요?”“그런 것 같아요.”부승희는 곧 출산 예정이라 작은 움직임에도 이승우는 바로 그녀 곁으로 달려갔다.“어디 불편해?”“아니야.”“빨리 앉아서 좀 쉬어.”이승우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고 양시연은 그에게 제안했다.“위층에 올라가서 좀 쉬는 게 어때요? 괜히 돌아다니지 말고요.”부승희는 답답해서 밖으로 나왔지만 올라가기 싫었다. 그렇지만 이승우의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니 어쩔 수 없이 위층으로 올라갔다.오후에는 소에게 우유를 짜는 일이었기에 연정훈과 양시연은 태양과 예지를 데리고 함께 갔다.예지는 그저 장난으로 생각하며 장난치는 것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태양은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었지만 양시연과 연정훈은 학업 외에도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 주려고 했다. 그들은 세 사람 모두 진지하게 협력하며 일을 했다.드디어 해가 지기 전 큰 우유 통 몇 개를 채웠다.양은 직접 짠 우유를 담아 집으로 가져가 양시연에게 요구르트를 만들어 주려고 했다.연정훈은 저녁에 일이 있었기에, 그들은 예지를 목장 휴양 시설로 데려가 평소 예지를 돌보던 가정부에게 맡기고 세 식구는 집으로 돌아갔다.그들이 떠난 직후 부승희는 예지를 데리러 오려고 했지만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뭔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80화

    세상은 그저 2초 동안 침묵에 빠졌다.양시연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태양을 데리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연정훈은 손에 있던 개구리가 펄쩍 뛰는 걸 보고 순간 얼어붙었다.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돋았다.그런 그를 향해 예지는 가방을 꼭 끌어안고 해맑게 웃으며 물었다.“삼촌, 맘에 들어요?”연정훈은 말이 없었다.“...”잠시 침묵하던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징그러운 연체동물에 대한 혐오감을 애써 누르며 평정을 유지한 채 개구리를 예지의 작은 가방에 조심스럽게 넣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양시연과 태양은 속으로 동시에 엄지를 치켜세웠다.‘대단하다.’그런데 예지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물었다.“삼촌?”연정훈은 의자의 팔걸이를 움켜쥐고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개구리는 유익한 동물이야. 잡으면 안 돼.”예지는 잠시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갑자기 가방에서 개구리를 다시 꺼냈다. 연정훈이 손을 내밀지 않자 예지는 주저하지 않고 개구리를 그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아빠가 말했는데 이건 두꺼비래요.”연정훈은 당황했다!양시연과 태양은 반사적으로 다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맞은편에서 이승우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부승희는 그런 이승우를 툭툭 치며 생각했다.‘너무 못됐어.’그러나 정훈은‘두꺼비’라는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그는 서서히 시선을 내리깔아 무릎 위의 작은 생물을 확인했다.“예지야, 이건 개구리야.”“개구리 맞아요?”“응.”그러자 예지는 안심했다.개구리는 유익한 동물이고 유익한 동물은 좋은 삼촌과 함께 있어야 한다.예지는 앞으로 다가가 개구리를 잡아 연정훈의 바지 주머니에 넣으려 했다.그러나 연정훈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순간적으로 벌떡 일어났다.“삼촌, 개구리 줄게요.”“괜찮아. 삼촌은 개구리 싫어해.”“개구리는 유익한 동물이에요.”맞은편에서 예지에게 밀려 계속 자리를 옮기는 연정훈네 가족을 보며 이승우는 부승희를 꼭 껴안은 채 웃음을 참지 못했다. 너무 웃어서 얼굴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9화

    태양은 동생을 원했고 연정훈도 딸을 갖자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예지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은 십중팔구 사라졌다.“삼촌, 뭐해요?”“삼촌은 일하고 있어.”“예지에게 보여줘요.”연정훈은 어쩔 수 없이 잡지를 예지에게 건넸다.자기가 일하는 중이니 예지가 다른 사람과 놀러 가기를 바랐지만 예지는 발돋움해서 잡지를 힐끗 보더니 통통한 손가락으로 잡지에 실린 여성 분석가의 사진을 가리키며 양시연에게 말했다.“삼촌, 예쁜 여자 보고 있어요.”연정훈은 당황했다.“???”양시연은 어리둥절했다.그것을 깨달은 양시연은 예지의 영리함에 감탄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예지가 어떻게 그런 걸 알았는지 궁금했고 게다가 삼촌이 예쁜 여자를 보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신기했다.그런데 예지는 연정훈이 화내지 않자 입술을 쭉 내밀고 연정훈의 의지와 상관없이 연정훈과 책상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연정훈의 무릎 위로 기어오르려 했다.연정훈은 어쩔 수 없이 예지를 안아 올렸다.“너 평소에 집에서 낮잠 자니?”연정훈이 태양이와 이야기하듯 묻자 예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연정훈을 올려다보았다.“자요...”연정훈은 예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착한 아기는 낮잠 자야지.”예지는 깔깔 웃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연정훈은 다시 물었다. “예지는 착한 아기 맞지?”“네.”“그러면 예지는 지금 자야 해 자지 말아야 해?”“싫어요.”연정훈은 잠시 침묵했다.“...”옆에서 양시연은 웃음을 터뜨렸고 연정훈의 뒤에서 살짝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아직도 예지를 속이려고? 예지 똑똑해.'예지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답은 할 수 있지만 질문 간의 논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고 따라서 연정훈을 반항하는 것이 아니었다.오히려 예지는 연정훈을 좋아했다.예지는 우유를 반쯤 마시다가 갑자기 배고프다고 말했고 연정훈은 기뻐하며 예지가 밥을 먹는 동안 달래서 보내려고 생각했다.하지만 예지는 연정훈에게 찰싹 달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8화

    큰 거위는 어디론가 끌려갔다.양시연은 목욕을 거부하며 도망 다니는 꼬마 예지를 씻기려 했지만 예지는 요리사를 졸졸 따라다니며 떼를 썼다.“거위 삶아줘요. 근데 고추장은 넣지 마요. 매워서 못 먹어요.”‘푸.’텐트 아래에서 차를 마시던 부승희는 예지의 엉뚱한 사투리에 그만 뿜을 뻔했다.양시연은 피식 웃으며 예지에게 물었다.“이 말 누가 가르쳐줬어?”예지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발목에 걸친 슬리퍼를 벗어 잔디밭에서 툭툭 털었다.“승주.”서슴없이 이름을 부르는 걸 보니 분명 반우희를 따라 배운 게 틀림없었다.양시연은 꼬질꼬질해진 예지를 보며 살짝 한숨을 쉬었다.“목욕하면 거위 고기 줄게. 안 씻으면 못 먹어.”그러자 예지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거위를 끌고 간 사람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지금이라도 쫓아가서 직접 구워 먹겠다는 기세였다.하지만 거위는 이미 저 멀리 사라졌고 결국 예지는 할 수 없이 목욕부터 하기로 했다.“그래야 착한 아기지.”양시연은 예지를 안아 올리려 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결국 가느다란 어깨끈을 살짝 잡아끌며 집으로 데려갔다.그때 마침 이승우가 막 밖으로 나오던 참이었다. 부승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부승희는 이승우를 보며 예지를 이렇게까지 꼬질꼬질하게 만들었다고 타박했다.잠시 후 말끔하게 씻긴 예지가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텐트 안에 ‘짠' 하고 나타났다.“고모.”부승희는 예지의 우렁찬 목청에 살짝 찡그리며 포동포동한 배를 쓸어 올렸다.이승우는 예지와 유독 잘 통하는 편이었다. 그는 예지를 기꺼이 무릎에 앉히고 다정하게 오후에 소를 보러 갈 거냐고 물었다.“갈래요.”예지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응...예지가 소에게...우유 만들어 줄 거예요.”예지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생각보다 정확하게 문장을 이었다.이승우는 웃으며 부드럽게 정정해 주었다.“우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짜는 거야.”“우류 짜.”“우유.”“우유! 예지 말할 수 있어요.”부승희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7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날씨는 이미 시원해졌다.양시연은 부승희 집의 목장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연정훈은 집 뒷마당에 작은 목장을 만들어 주었다.일요일 오후 양시연은 부승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연정훈은 맞은편의 정교하게 꾸며진 작은 집에서 태양이 숙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태양이는 다섯 살이 넘었지만 아직 어린아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성격이었다.숙제를 끝낸 그는 의자에서 뛰어내려 연정훈에게 가져가 보여주었다.예상대로 모든 문제를 맞혔다.그는 이미 만점을 충분히 모았고 오늘은 연정훈과의 약속을 실현할 차례였다.양시연은 멀리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소리를 들었고 자주 ‘여동생’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을 들었다.부승희도 그 말을 듣고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태양, 또 아빠한테 여동생 달라고 하는 거야?”태양은 어깨를 축 처뜨리고 힘이 빠진 듯 보였고 연정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엄마한테 말해. 엄마가 괜찮다고 하면 아빠는 아무 반대도 안 해.”“당신은 매번 반대 안 하잖아요.”태양은 연정훈의 가정 내 위치에 대해 의심이 가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하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머리는 깔끔하게 다듬어졌으며 하얗고 예쁜 얼굴은 부모님의 외모를 완벽하게 물려받았다.그는 연정훈 옆에서 뛰어나와 양시연 쪽으로 달려갔다.“엄마, 여동생 갖고 싶어요.”양시연은 그 말을 듣고 머리가 아파졌고 연정훈을 보았다.연정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녀는 그를 째려보며 그의 무능함에 대해 불평했다.“이미 여동생이 있잖아?”양시연은 태양을 달래며 말했다.“예지가 바로 여동생이야.”태양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어른 흉내를 내며 이마를 문질렀다.“엄마, 내가 여러 번 말했잖아요. 예지는 예지고 여동생은 여동생이에요.”양시연은 웃으며 부승희를 보았고 부승희는 바로 이해했다.부예지는 확실히 태양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동생과는 천차만별이었다. 태양이 원하는 여동생은 모찌처럼 세상에서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6화

    구청에서 나오면서 부승희는 여유롭게 다음에 어디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지 생각하고 있었다.이승우는 그녀의 혼인신고서를 받아 조심스럽게 서랍에 넣고 집에 가서 금고에 보관할 생각이었다.“어디 가서 먹을까?”“한우빈이 찻집을 새로 열었는데 거기 가서 한번 먹어보자.”“사람 많아서 안 갈래.”“사람 많으면 그만큼 맛있다는 거지.”이승우가 운전기사에게 주소를 말하며 부탁하자 부승희는 그를 째려보며 웃었다.그가 사람 많은 곳에서 자랑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다.‘유치해.’그들은 그 업계에서 결혼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 중 가장 늦게 결혼한 커플이었다. 그들의 결혼은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2년 전 한우빈은 한독 혼혈인 대기업 아가씨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솔로이거나 일찍 결혼했다.부승희가 결혼식을 할 때 신부 들러리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다행히 그녀는 신부 들러리가 결혼했는지 아닌지에 신경 쓰지 않았기에 배여진이 돌아와서 신부 들러리를 해줬다.결혼식은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진행되었고 대형 스크린에 어린 시절의 영상이 비추어지자 많은 사람이 눈시울을 붉혔으며 부승원과 연정훈도 깊이 감동하였다.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청춘은 이미 어제의 일이 되었다.다행히 그들 옆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마음속 사람들이다.부승희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이승우가 이 몇 년간의 일을 말할 때 몇 번 눈물이 나기도 했다.그는 모든 사람 앞에서 자기 생이 끝날 때까지 오직 부승희만 사랑하겠다고 그들의 사랑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물론 만약 죽어서 귀신이 되어도 이승우는 역시 오직 부승희만 사랑할 거라고 약속했다.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부승희의 감정은 그의 농담에 흐려졌다. 그녀는 부케를 던지며 그를 바라보았다.정성껏 준비된 결혼식은 완벽하게 마무리되었고 그날 밤 이승우는 부승희를 안고 술기운에 취해 저녁 수다를 떨었다.한밤중 술이 깬 그는 갑자기 눈을 뜨고 어두운 방을 바라보았다. 그때 위에서 익숙하지 않은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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