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눈을 감지 못한 채 죽었는지, 내 영혼은 한예진의 병실로 향했다. 나는 이제야 우리 두 사람의 병실이 단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조용히 죽어가는 동안, 이준호, 한민수와 아버지 세 사람은 한예진을 둘러싸고 있었고, 모두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이준호는 계속해서 그녀를 위로했다. “예진아, 앞으로 이런 멍청한 짓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네가 완전히 나을 때까지 계속 곁에 있어줄게.”한민수도 그녀를 달랬다. “예진아, 넌 몸이 너무 약한 데다가 심장병도 있으니 수혈이 끝나면 꼭 약을 잘 먹어야 해.”아버지는 말없이 병실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그는 가슴을 움켜쥐며 몇 초 동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일어나 말했다. “예진이가 괜찮다면 수지를 보러 가봐야겠어.”나는 잠시 멈칫했다. ‘아버지, 무언가를 느끼신 거예요?’그런데 이 말을 듣자마자, 한예진은 얼굴을 찌푸리며 울먹거렸다. “아버지, 아버지 마음속에는 여전히 한수아가 더 중요한 거예요?”한민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 “아버지, 왜 갑자기 한수지 이야기를 하세요?”이준호도 분노에 차서 말했다. “아버님, 걱정할 필요 없어요. 오늘 한수지가 한 짓을 보세요. 질투 때문에 거짓 신고를 하고, 의사들과 짜고 치고 연기까지 했어요. 아버님께서 만나러 가시면 함정에 빠지시는 거예요.”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한예진을 달래기 위해 자리에 남았다. 공중에 떠 있는 나는 마음이 다시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그들이 나를 믿어줄까?’그때 이준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유성재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유성재가 급히 물었다.[팀장님, 형수님은 괜찮으세요?]이준호가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형수님께서 3층에서 뛰어내리시지 않으셨나요? 팀장님, 병원에 계신 거 아니에요?]유성재는 이준호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 [저희가 팀장님 집에 와봤는데, 정말 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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