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가운 시선으로 문시윤을 바라보았다.“자격 없는 쪽은 바로 너야, 문시윤.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문시윤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잊었나 본데,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그러니까 넌 내 아내야.”그 말에 나도 아직 이혼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렸다.“문시윤, 네가 계속 이혼을 거부한다면 소송을 걸 수밖에 없어.”이 말을 남기고, 나는 전우철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다음 날, 문시윤이 회사로 날 찾아왔고, 옆에는 이수희가 따라와 있었다.“신아리, 수희의 병이 다시 악화됐어. 네 피가 필요하니 나랑 H시로 돌아가자.”그러곤 곧장 내 팔을 붙잡았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문시윤, 손 치워.”그러자 전우철이 사무실에서 나와, 재빨리 날 자기 뒤로 숨기며 물었다.“문 대표님,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이수희는 전우철을 보자 또 이간질을 시작했다.“시윤 오빠, 아리 언니가 이렇게 빨리 새 남자친구를 찾을 줄은 몰랐네요? 불쌍한 우리 오빠는 언니 찾아다니느라 고생만 했는데...”나는 이수희를 비웃듯 바라보며 말했다.“이수희 씨, 눈이 멀었어요? 주 대표님은 내 상사라는 게 안 보이시나 봐요?”문시윤은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아리, 얼른 가자. 반드시 수희를 살려야 해.”나는 팔짱을 낀 채, 우쭐대는 이수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절대 예전처럼 그녀가 날 못살게 구는 걸 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다.이번에야말로 그녀의 진짜 모습을 낱낱이 밝힐 생각이었다.“그래, 수혈은 해 줄게. 하지만 H시로는 안 가. 여기서 병원을 찾으면 되잖아.”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수희 표정이 바뀌더니 다급하게 외쳤다.“시윤 오빠, 전 H시로 돌아가고 싶어요! 거기에 제 담당 의사 선생님이 있잖아요. 여긴 싫어요. 절대 검사 안 해요!”그러나 문시윤은 그녀 말을 듣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H시까지 갔다 오기엔 시간이 부족하니까 여기서 빨리 치료받는 게 낫겠어.”문시윤은 내 쪽으로 한 발 더 다가오며 내 손목을 잡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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