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그들이 정말 내 부모가 맞는지 의심했다.이민주를 두 번째로 만난 건 내가 열 살 되던 해였다.설날을 맞아 이민주 가족이 우리 집에 놀러 왔고, 양가 부모님은 유명한 A시로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다.하지만 부모님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이민주의 부모님이 나를 데리고 먼저 출발하게 되었다.차 안에서 이민주의 부모님은 또다시 말다툼을 벌였고, 곧 냉전 상태에 들어가 서로 말조차 하지 않았다.나는 이민주와 함께 뒷자리에 앉아 차 안의 무거운 분위기에 겁을 먹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다 이민주가 갑자기 손을 뻗어 조수석에 앉아 있던 어머니의 손을 잡으려 했다.“엄마, 화 풀어요.”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하지만 이민주의 어머니는 화가 난 상태에서 그녀의 손을 세게 뿌리쳤고, 이민주는 놀라 손을 재빨리 뒤로 뺐다.그러는 사이 이민주 어머니의 손이 운전 중이던 이민주 아버지의 얼굴을 강하게 때렸다.이민주 아버지는 갑자기 화를 내며, 사자처럼 어머니에게 달려들어 이민주 어머니의 뺨을 세게 때렸다.이민주 아버지가 핸들에서 손을 뗀 순간, 산비탈에서 큰 바위가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었다.이민주 아버지가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었고, 본능적으로 핸들을 급히 돌렸지만 바위는 조수석을 강타했고, 차는 충격을 받아 산길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의식을 잃고 깨어났을 때, 나는 부모님을 찾아 울며 떼를 썼다.그 덕분에 이민주의 아버지가 정신이 분산되어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그 사고로 이민주의 부모님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나는 겨우 목숨을 건졌다.하지만 그때 나는 겨우 열 살이었다. 진실을 말할 용기도, 말할 수 있는 지혜도 없었다.“말도 안 돼!”“쟤가 거짓말을 하고 있어!”아버지는 격분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어머니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입술을 떨며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했다.이민주는 어느새 원고석을 떠났다. 그녀의 가방은 여전히 자리에 남아 있었다.“기억은 조작할 수 없습니다.”판사가 차갑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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