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벅저벅 다가가 연신 따귀를 날렸고, 전생에 안이새한테 얻어맞은 순간을 떠올리며 두 배로 갚아주었다.“친엄마한테 말버릇이 뭐예요? 키울 여건이 안 되면 낳지 말든가, 아이를 돌봐준 게 죄라도 되나요?”갑작스러운 봉변에 안이새는 어안이 벙벙했고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병실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리자 급히 해명했다.“노망난 여편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농약이 든 쌀로 밥을 지어서 서준한테 먹였죠.”사실 시어머니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었고, 과연 효녀로서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전생에 내가 딸을 잃었을 때만 하더라도 비아냥거리며 가슴에 대못을 박지 않았는가?그런데 정작 자기 아들의 목숨이 위협받으니 펄쩍 뛰면서 난리를 쳤다.당시 자기 엄마한테 잘 보이려고 어디서 싸구려 시니어 분유를 가져왔는지 모르겠지만, 유통기한이 지나자 모유 대신 먹이라고 꼬드긴 장본인이 바로 시누이였다.만약 시어머니는 뭐든지 귓등으로 듣고 사고를 저지르는 타입이라면 안이새는 심보가 고약한 악녀가 따로 없다.결국 콩고물을 주워 먹는데 실패해서 원한을 품고 나랑 딸을 해코지했다.나는 기껏해야 받은 대로 돌려줬을 뿐이다.이내 시어머니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어머님은 절약이 몸에 배서 본인이 차마 먹지 못한 걸 외손자한테 주려는 거예요. 가격도 만만치 않던데 쌀을 깨끗이 씻으면 괜찮은 줄 알았나 보죠. 게다가 실수로 쌀에 농약을 부은 사람은 서준이 아니에요? 비싼 쌀 가지고 장난치면 어떡해요? 결국은 훈육을 제대로 못 한 엄마 탓이죠.”시어머니는 눈물만 흘렸고, 내가 자기편을 들어주자 잽싸게 뒤에 숨어서 불쌍한 척했다.안이새는 화가 나서 눈만 부라렸고, 배속의 태아한테 자극 주기 전에 뒤돌아서 남편에게 연락했다.그리고 구석에서 무슨 음모를 꾸미는지 궁시렁거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호성이 도착했고, 노인네의 절약병 때문에 자칫 조카를 잃을 뻔했다는 소리를 듣고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남들이 보는 앞에서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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