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나를 데리고 가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장모가 갑자기 내 옆에 앉았다. 그녀의 말투는 방금 그 날카로웠던 태도와는 사뭇 달랐다. 오히려 부드럽고 진심 어린것처럼 보였다.“동훈아, 엄마 말 좀 들어봐. 차라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죄를 인정해.”“서정이랑 아이의 일은... 엄마도 알아, 네가 일부러 그렇게 한 건 아니란 걸.”“걱정하지 마라. 네가 자백만 하면, 나랑 아버지가 탄원서를 써줄게.”그 말을 듣고, 나는 장모를 옆으로 힐끗 바라보았다.전생에서도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그녀는 똑같은 말을 하러 내게 다가왔었다.그때 나는 당황했지만,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나는 확신했다.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걸, 그리고 결과가 내 결백을 증명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단호하게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었다.이번 생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자백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다만, 전생에는 양서정이 죽은 척했던 상황이었다.그들이 나에게 죄를 인정하라고 강요한 이유는 아마도 그녀와 한지성이 도망쳐 행복하게 살려는 의도 때문이었겠지.그런데 이번 생에서는, 양서정이 진짜로 죽었다.그런데도 왜 이렇게까지 나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걸까?가장 중요한 건, 이번 생에서도 장인과 장모의 모습이 이상할 정도로 평온하다는 것이다.딸이 죽고 손주까지 잃은 부모의 모습치고는, 두 사람 모두 별로 슬퍼 보이지 않았다.그건 분명히 백발노인이 젊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냈을 때 보여야 할 반응이 아니다.혹시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 숨겨진 사정이 있는 건 아닐까?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직접적으로 물었다.“어머니, 제가 죄를 인정하면 어머니랑 아버지한테 무슨 이득이 생기는 거죠?”“게다가, 서정이는 어젯밤 대출혈로 세상을 떠났는데, 두 분은 별로 슬퍼 보이지 않네요!”장모의 표정이 굳더니, 얼굴에 잠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그 모습을 본 한지성은 재빨리 장모를 다른 쪽으로 데려가며 나를 향해 화를 냈다.“신동훈, 네
최신 업데이트 : 2025-01-0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