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동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그때 누군가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영지 씨, 너 진짜 대단해!][제가 이정미 남편도 아닌데, 매번 대신 심부름을 할 필요가 있겠어요?][영지 씨 말이 맞아요. 저도 본받아야겠어요. 이정미 씨는 임신한 이후로 완전 여왕처럼 행동하더라고요. 집에서 그러는 건 그렇다 치고, 회사에서도 저러니까 정말 짜증 나요!]나는 픽 웃었다. 보아하니 다들 비슷한 경험을 했던 모양이다.사실 나는 이정미와 일부러 싸울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전생에 내가 겪은 비참한 죽음을 생각하면 이 화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때 이정미가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김영지 씨, 어서 저 글 삭제해요! 빨리!]나는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어쩌죠? 이미 삭제하기에는 늦은 것 같은데요?]이정미는 나를 한 번 매섭게 째려보고는 바로 과장 사무실로 뛰어갔다.몇 분 후, 과장인 조강철이 나를 사무실로 불렀다.“영지 씨, 내 사무실로 와 봐.”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과장 사무실로 향했다. 마침 이정미가 안에서 당당하게 나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김영지, 두고 봐!”내가 널 무서워할 것 같아?문을 두드리고 들어가자, 조강철은 내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영지 씨,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것도 인연인데, 오늘 너무 지나쳤어.”“제가 지나쳤다고요? 과장님, 죄송하지만 도대체 뭐가 지나쳤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럼 앞으로는 과장님께서 대신 이정미 씨의 심부름을 맡으시죠.”내 태도에 조강철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김영지!”“네, 조 과장님! 진짜로 이해가 안 가서 그런데요, 제가 뭘 잘못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잘못했다면 반드시 고치겠습니다.”진지하게 묻는 내 표정을 보며, 조강철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사실 동료에게 아침을 사다 주는 게 큰일은 아니었다. 개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할 문제였지, 강요할 일이 아니었다.조강철도 이를 알고 있었기에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
Last Updated : 2025-01-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