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나는 하지훈이다. 나는 지난 15년간 장현서를 미워하며 살았고, 이후 수십 년은 내가 저지른 죗값을 치르기 위해 살았다.아빠가 나와 지성을 데리고 장현서에게 사과하러 가던 날, 그녀는 나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장현서가 문을 닫으려 할 때, 나는 무심코 ‘엄마’라는 말을 내뱉었다.그 말로 인해, 나는 후반생을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되었다.그것은 내가 처음으로 장현서를 엄마라고 부른 것이었다.그날 이후로, 나를 10년간 사랑해 주었던 장현서는 다시 내게 ‘엄마’라고 부를 기회를 주지 않았다.집에 돌아가자, 아빠는 나를 심하게 혼냈다. 회초리로 맞자 몸이 너무 아팠지만, 내가 장현서에게 준 상처와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그 후, 내가 눈물을 터뜨리자 아빠도 무릎을 꿇고 나와 함께 울었다.아빠는 나를 탓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가장 큰 죄인이라고 말했다.장현서는 아빠의 무관심과 냉정함 속에서 죽어갔기에, 아빠는 자신이 가장 죽어 마땅한 사람이고, 평생 속죄해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그날 이후로, 모두가 달라졌다.할머니는 산에 있는 절에 가서 수행을 하신다고 하셨지만, 아빠는 그런 할머니를 막지 않았다.할머니는 떠나는 날 눈시울이 붉히며 지성을 안으려 했지만, 지성은 할머니를 밀쳐냈다. 나는 할머니가 슬퍼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건 모두 우리가 저지른 잘못이었다.하지성도 달라졌다. 그는 말을 잘하지 않기 시작했고 더 이상 내게 달라붙지 않았다. 나는 그가 나를 미워하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나 때문에 엄마를 잃게 되었으니까.아빠도 달라졌다. 그는 여전히 평소처럼 일을 하고, 먹고, 자고 했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편안함과 여유가 보이지 않았다.한 번은 아빠가 정원에서 장현서가 남긴 일기를 태우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빠는 지성이가 나중에 일기에 적힌 내용을 보게 될까 봐 미리 태우고 있었다.그 일기를 다 태운 후, 나는 아빠가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았다.나도 달라졌다. 나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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