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를 붙잡고 있던 여자가 나를 이리저리 돌렸다.내 팔을 들어 올리고, 턱을 잡아 좌우로 돌리며, 마치 상품을 보여주듯 내 몸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주변의 소음이 점점 커지며 귀를 찔렀다. 나는 두려움에 손을 꽉 쥐고, 발을 땅에 박은 듯 꼼짝할 수 없었다.“시작 가격은 20만 원이고 10만 원씩 오릅니다.”“자,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경악스러운 말에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나를 물건처럼 경매에 부치겠다는 거야?’등 뒤로 차가운 전류가 흐르며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버렸다.‘그리고 내가 겨우 20만 원밖에 안 된다고?’그 말이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사람들은 마치 나를 조롱하듯 웃었고, 나는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굴욕감이 밀려와 어딘가로 숨고 싶었지만,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20만 원, 없습니까?”여러 번 묻는 질문에도 주변은 조롱과 경멸로 가득했다. 나는 숨죽이며 흐느꼈고, 억누르려 해도 눈물은 계속 흘러 얇은 가리개를 적셨다.그런데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졌다.“7번 이현석 씨, 200만 원에 응찰했습니다. 더없나요?”그 말에 모두가 숨을 죽였고, 아무도 그와 경쟁하지 않았다.“200만 원.”“200만 원.”“200만 원. 낙찰되었습니다.”“축하드립니다. 7번 이현석 님 200만 원에 낙찰하셨습니다.”그 순간 나는 모든 기력이 빠져나가며 두 다리가 풀렸다. 뒤로 넘어지며 정신을 잃었고, 주변의 소리와 함께 의식도 멀어져 갔다.나는 그렇게 팔려 갔다. 내가 어디로 가게 될지, 부모님은 나를 찾을지, 그리고 앞으로 더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 채, 무력감과 혼란 속에서 잠들어버렸다.다시 눈을 떴을 때, 어둠이 걷히고 눈가리개가 벗겨져 있었다. 눈 부신 빛에 잠시 적응할 수 없었지만, 차츰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나는 부드러운 침대에 누워 있었고, 사방에서 향긋한 냄새가 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고급스러운 유럽풍 인테리어로 꾸며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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