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의 DNA 검사 결과가 나왔고 팀장은 낯빛이 하얘서 말했다.“수진 선생님, 고역 겪었던 시체의 DNA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거 보세요.”팀장이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자, 엄마는 왜 그러는지 알지 못했다.“생물학적으로 보면 이 시체는 선생님 딸입니다.”엄마는 굳은 채로 자료를 건네받았다.“다른 말로 말하면, 이 시체는 한문빈의 누나 한소희입니다.”“그럴 리가 없는데? 어떻게 제 딸이죠? 이 검사 결과 어디 문제 생긴 건 아닌가요?”엄마는 팀장의 멱살을 잡고 계속 물었다.팀장은 안쓰럽다는 듯이 엄마를 바라보았다.“수진 선생님,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애도를 표시합니다.”엄마는 미치니 듯이 영안실에서 나갔고 나가자마자 영안실로 오던 동생과 부딪혔다.“아! 엄마, 뭐 하시는 거예요? 부딪혔잖아요!”동생이 큰 소리로 소리쳤지만, 엄마는 못 들은 것 같았다.엄마는 미친 듯이 시체를 덮고 있던 천을 들었고 멍하니 완성되지 않은 시체를, 그리고 익숙한 반점을 바라보았다.엄마는 바닥에 주저앉아 정신을 놓고 혼잣말하며 부정했다.“왜? 왜 이렇게 된 거지?”이때, 동생이 엄마의 이상함을 감지하지 못하고 걸어들어왔다.“이렇게 구역질이 나는 시체를 왜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는 거예요? 얼른 처리하세요! 무슨 나쁜 일을 했길래, 이렇게 고역을 겪은 걸까요?”동생은 짜증이 난다는 듯이 엄마의 손을 잡아당겼다.“아, 엄마, 우리 얼른 나가요. 여기 있으면 기분이 나쁘니까.”엄마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동생의 팔을 뿌리쳤다.“됐어! 그 입 닥쳐!”엄마는 갑자기 방이 울릴 듯이 소리쳤고 엄마의 얼굴에는 미움인지, 가슴이 아파서인지,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엄마의 비명에 동생은 깜짝 놀랐다.“엄마, 왜 그러세요? 미쳤어요? 아들이잖아요!”팀장은 그제야 달려와 엄숙하게 동생에게 설명했다.“문빈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사실대로 얘기할게. 이 시체는 네 누나 한소희야.”동생은 조금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장난스러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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