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아니요. 전혀 안 괜찮아요.”낯선 사람 앞에서 펑펑 울다니, 갑자기 미친 여자라도 된 기분이 들었다.그러나 괜찮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만약 장민혁이 곁에 있었더라면 너무 무서웠다고, 뜨거운 물에 덴 곳이 아프다고 투정을 부렸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없었다.무려 결혼한 첫날에 약속을 어겼다.나를 보호해주기는커녕 속상할 때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청소 아주머니가 내 어깨를 토닥였다.“괜찮아요. 마음껏 울어요.”마침 데인 곳을 건드린 탓에 나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찡그렸다.청소 아주머니는 깜짝 놀랐다.“손님, 어디 다쳤어요?”그리고 다른 여자와 내 옷깃을 잡아당기더니 곧장 화장실로 끌고 가 샤워기 밑에 세웠다.두 사람은 바쁘게 움직이며 어깨에 차가운 물을 끼얹으며 다른 직원에게 화상 연고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분명 장민혁이 나를 케어해줘야 마땅한데 말이다.처음 보는 사람이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챙겨주자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싸늘하게 식어간 마음만큼 온몸이 차가워질 때까지 장민혁은 돌아오지 않았다.이때, 청소 아주머니의 허리춤에 달린 무전기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구급상자가 비었네요. 매니저님은 당최 연락이 안 되고, 혹시 어디 있는지 아는 분 계시는가요?”“CCTV에서 어떤 남자와 호텔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어떻게 할까요?”“그 남자가 누군데? 전화번호 아는 사람 있어요? 연락 한 번 해보세요.”나는 아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으로 문득 떠오른 일이 있었다.사랑을 나누고 장민혁은 침대에 있으라며 샤워도 못 하게 했다. 그리고 끝까지 진다비에게 객실 청소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평소에 휴대폰도 잘 안 보고 내 전화를 밥 먹듯이 씹는 남자가 손에 쥐고 놓지를 않았다.화면이 꺼지면 다시 켰는데 계속 반복했다.마치 내 의혹을 증명하기라도 한 듯 밖에서 고래고래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남편도 못 지키는 본인을 탓해
최신 업데이트 : 2024-11-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