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연정우는 박한빈과 눈을 맞추다 이내 미소 지으며 먼저 말을 걸었다.“박 대표님, 이 야심한 시간에 찾아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하지만 의사 선생님도 아버님께 아무 일도 없다고 하니...”“연정우 씨, 당신 대체 뭐 하자는 거지?”박한빈은 연정우와 쓸데없는 얘기를 나눌 시간이 없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리고 연정우를 쳐다보는 그의 눈빛엔 혐오와 경계의 감정이 선명히 드러나고 있었다.“박 대표님, 지금 그게...”연정우는 박한빈의 시선에 눈썹 한쪽을 치켜세우며 되물었다.“재산을 위해 사람도 죽이는 사람이 죽은 친구의 부모는 잘 챙기십니다?”박한빈은 콧방귀를 끼며 계속 물었다.“그쪽 생각엔 제가 이걸 믿을 것 같습니까?”“사람을 죽인다고요? 박 대표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제가요?”“누구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본인이 제일 잘 알 겁니다.”연정우는 말 없이 박한빈을 쳐다보기만 했다. 마치 자신이 오해를 받고 있어 억울해 죽겠다는 듯한 눈빛으로.“이제 그만 가보셔도 됩니다.”박한빈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여긴 제가 전문적인 사람들을 불러 간호하라고 할 테니 당신은 필요 없습니다.”“하지만 전 이미 어머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아니면 지금 다시 전화해 볼까요? 제가 여기 남는 걸 동의하시는지 안 하시는지?”진지한 얼굴로 묻는 연정우를 박한빈은 굳은 얼굴로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그런데도 연정우는 미소 띤 얼굴로 박한빈에게 계속 물었다.“박 대표님, 설마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정말 여기 남으면 안 되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그 말에 박한빈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저랑 사하나 씨는 전에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박 대표님은요? 유리 때문에 사씨 가문 사람들을 챙기려는 겁니까? 설마 그 사람들이 당신을 보기도 싫어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십니까?”“사하나 씨의 죽음은 이제 두 분이 받아들이고 괜찮아지려고 애쓰고 있지만 전 믿습니다. 사실 그들은 이 일은 잊고 싶어 한다는 걸요. 그러니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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