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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독점적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361 - 챕터 370

544 챕터

제361화

안시연은 양지원이 꺼내준 쿠키를 절반 넘게 비웠다.어떻게 만든 건지 궁금할 정도 맛이 좋았다.그녀는 연정훈에게도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신호가 잡히지 않았고 이제 아예 포기를 했다.오늘 밤은 특별한 날이었고 거물들의 싸움에 자신의 존재가 거슬렸던 것이라 생각했다.연정훈과 양지원의 약혼이 공개되면 아마 이 집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양지원은 아마도 제 딸의 혼사를 그릇칠까 걱정이 되었겠지.안시연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이게 서운한 감정인지 뭔지 잘 구별이 되지 않았으나 달콤한 쿠키가 그 걱정을 덜게 해주었다.그리고 그녀는 몸을 일으켜 거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거실은 별 볼 일 없이 무난했다.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많은 명화가 걸린 복도가 보였다.여러 명화 중에서도 가족사진이 제일 눈에 띄었다.사진 속에는 젊은 남녀 한 쌍이 서 있었다.젊은 여자는 당연히 양지원일 테고, 남자는 아마도... 양석진일 것이다.남매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는데 양지원은 다정하게 오빠의 어깨를 잡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모르는 사람이 봤다면...흠,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안시연은 심심한 나머지 머릿속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그려보았다.양지원이 안시연에게 거실에만 있으라고 말 한 적도 없었기에 안시연은 위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방은 모두 잠겨 있었지만 공용 구역은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었다.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른 척 여유롭게 구경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마음이 조급해졌다.지금 이 시간쯤이면 연정훈도 연회에 도착했을 것이다.그는 양지원과 어깨를 나란히 서서 사진 속 양지원과 양석진처럼 다정하게 사진을 찍을 것이다.머리가 갑자기 핑그르르 돌더니 하던 생각도 잠시 멈췄다.그녀는 앞으로 두 걸음을 걸었으나 바보처럼 제 자리에서 휘청거리고 말았다.이번에는... 정말로 머리가 어지러웠다.그 순간 시야가 갑자기 흐릿해지고 눈앞에 특수 효과가 생긴 것처럼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다.음?토끼?호... 호랑이?안시연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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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연회장에서.양지원은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바로 손님을 맞았고 이어 연정훈의 옆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와인잔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난 네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어.”“지원 이모가 내 사람을 데려가고 왜 그런 걱정을 해요?”양지원이 인상을 찌푸렸다.본인이 안시연을 보호해 주고 있다는 걸 연정훈도 알 거라 생각했다.?‘대체 뭐가 문제지?’연정훈은 양지원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이모가 그 사람을 해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데려간 곳도 안전하지만 할머니는 곧 그 사람 데려갈 거예요.”양지원은 말없이 민수희를 살폈다.안시연을 데려가기 전 민수희가 먼저 선수 치지 않을까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양석진의 구역에서 아무리 민수희라고 해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거라 판단했다.‘내 판단이 틀린 건가?’연정훈이 말을 이었다.“제 사람을 붙였어요.”“그럼 정훈이 너는 할머니 때문에 온 거야?”양지원이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곳은 네 할머니면 몰라도 넌 감히 움직이지 못할 거야.”연정훈은 무덤덤하게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눈인사를 올리며 말을 이었다.“조금 더 기다려보죠.”“그럴 필요 없어. 합법적으로 내... 혁수 삼촌의 거주지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해.”양석진 레벨이면 그의 거주지는 일반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절대 안전을 보장했다.연정훈이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굳이 합법적일 필요는 없죠.”연정훈은 안시연만 되찾으면 되었다.납치 사건 그 후로 연정훈은 안시연의 멘탈이 걱정되었다.양지원은 이런 연정훈을 조용히 살폈다.침착해 보이는 겉면과는 달리 겨우 화를 참고 있는 내면이 언뜻 보였다.할머니만 없었다면 아주 버럭 화를 냈을 것이다.“그래.”양지원이 남은 와인을 전부 들이켜며 말했다.“어디 한번 기다려볼게.”어느새 손님들도 거의 도착했다.생일 주인공이 등장할 차례가 되고 약혼 서약은 거의 흘러가는 말로 한번 꺼낼 계획이었다.하지만 그의 한마디 말이면 모든 사람이 기억할 것이다.민수희가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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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연회장 주차장에서.양지원은 뒷좌석에 앉아 실소를 터뜨렸다.그리고 창문을 내리고 편하게 좌석에 몸을 기댔다.앞좌석의 집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연정훈 도련님이 그렇게 가버렸는데, 큰아씨께서는 왜 기분이 좋아보아 실까요?”“가버린 것에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그냥 이 상황이 좀 흥미롭네.”“흥미롭다고요?”“그래.”자리를 떠난 타이밍이 너무 제 멋대로였다.양지원이 안시연을 데리고 간 건 그녀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여사님과 연정훈이 모두 다시 그녀를 찾으려 했으니 양지원이 안시연을 그에게 넘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양지원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러면 여사님은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자신을 약 올리는 거라 생각할 수 있었다.연씨 가문과 양씨 가문의 계약 결혼을 찬성하는 건 아니었으나 굳이 나서서 반대할 필요는 없었다. 안 그러면 어르신의 입장도 많이 난처해질 것이다.양지원이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연정훈이 안시연을 데려갈 능력이 있었다면 굳이 연회장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여사님은 연정훈의 체면을 챙겨줄 생각이 없었고 연정훈이 여사님을 이길 수도 없었다. 그런데 굳이 연회장에 참석하고 다른 한편 안시연을 구하러 사람을 보냈다니. 그리고 제일 중요한 타이밍에 홀연히 자리를 떠나 여사님의 뒤통수를 제대로 쳐버렸다.쯧쯧.그러고 보니 연정훈에 비하면 양혁수는 정말 순한 양이라 할 수 있었다.그녀는 다시 허리를 펴고 팔을 차창 위로 올렸다. 그리고 신선한 공기를 폐 끝까지 들이마셨다.집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민아 아가씨께서 많이 속상해하실 거예요.”그러나 양지원은 대꾸하지 않았다.어머니가 되어 양민아를 응원하는 게 맞았으나 양민아의 행동은 양지원의 관념과 너무 달랐다. 양지원은 양민아가 이해되지 않았다.“민아는 똑똑한 아이이니 며칠 후면 다 정리할 거야. 세상에 널린 게 남자인데 굳이 연정훈에게 목을 맬 필요가 뭐 있어.”그런데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지원 이모, 저예요.”양지원은 의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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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의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같은 쿠키라고요?”양창수가 미소를 터뜨렸다.“아직도 버리지 않으셨어요?”양창수는 어깨를 으쓱했다.‘그러니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의사는 어이가 없었다.양석진은 무덤덤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쿠키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잘 보관해 뒀는데 뭐가 문제야?’양석진이 안시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저 사람이 식욕을 못 참고 그렇게 많이 먹어 댔으니 문제지. 몇 개 남지도 않았던데.’양창수는 양석진의 생각을 바로 읽었고 의사와 함께 방을 나섰다.현관까지 같이 걸어가며 양창수가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킬러는 여전히 한 사람이네요.”층계까지 걸어왔는데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들렸다.양창수가 입을 열었다.“킬러 도착.”의사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만하시고 빨리 마중이나 가세요.”방안에는 안시연과 양석진만 남겨졌고 그도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비록 양석진은 안시연의 아빠뻘이었지만 그래도 남녀가 유별하니 같은 방에 있는 건 부적절했다.그가 몸을 일으키려는데 깊은 잠이 들었던 안시연이 눈을 떴다. 그리고 좌우를 살피더니 갑자기 몸부림치며 끝자리로 움직이려 했다.“우웩!”!!!양석진은 결벽증이 심한 사람이었고 안시연의 구사 물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다행히 휴지통이 침대 옆에 놓여 있었고 그는 빠르게 휴지통을 그녀의 옆으로 걷어찼다.안시연은 아까 이미 속을 모두 비웠고 지금은 그저 구역질만 할 뿐이었다.안시연이 바닥을 더럽히지 않았다는 생각에 양석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침대에 힘없이 앉아 숨을 몰아쉬었고 양석진은 탁자에 놓인 물을 따라 건네려 했다.그리고 방 밖의 발걸음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양지원은 젊었을 적 하늘 아래 무서운 게 없던 사람이었다. 나이를 먹고 진중해 보이는 가면을 갖췄으나 사실 그녀는 변함이 없었다.양석진의 집으로 들어선 그녀는 너무 급한 나머지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었다.문이 열리고 보인 광경에 양지원은 깜짝 놀랐다.양석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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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안시연은 먹었던 모든 걸 토해내고 편하게 잠에 들었다.연정훈은 편해 보이는 안시연을 보며 드디어 안심했다.그러나 손등에 꽂힌 링거를 보며 또 마음이 아팠다.양주에서도 병원 신세를 졌는데 자신의 구역인 경인에서도 이런 일을 겪게 하다니. 자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날 밤 그는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고민을 길게 할수록 그는 제 가문 어르신들의 수단이 역겹게 느껴졌다.그리고 안시연을 향한 마음에 점점 더 확신이 들었다.조금 좋아하는 그런 섣부른 마음이 아니었다.이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마음속엔 그녀 한 사람뿐이었다.안시연이 잠에서 깨면 이런 말을 직접 전할 생각이었다. 항상 모른 척 넘어가 그녀의 속을 상하게 했었다.안시연이 몸을 뒤척이자 연정훈은 빠르게 그녀의 팔을 잡았다.“음...”행여나 그녀가 움직이다가 링거 바늘이 움직일까 봐 걱정되었다.안시연은 잠시 인상을 찌푸리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아래층에서.양지원은 진녹색의 소파에 앉았다. 탁자 앞에는 양창수가 가져온 간식도 준비되어 있었다.간식은 대부분 쿠키였다.그녀는 소파에 반듯하게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멀지 않은 곳에서 양석진은 창문을 열고 그녀를 등진 채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라이터는 손이 닿는 아무 거치대 위로 올려두었다.뿌연 연기가 그의 옆선을 흐릿하게 가렸다. 그러나 높은 신분에서 드러나는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았다.양지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담배 끊었지 않아요?”양석진이 그녀를 힐끗 보다가 말했다.“끊었었지.”“...”“기분이 안 좋으면 가끔 필 뿐이야.”그리고 바로 담배를 재떨이에 꽂고 차를 직접 우렸다.담배 연기는 어느새 저녁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고 없었다.양지원은 긴 한숨을 내쉬고 쿠키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머릿속엔 양석진이 안시연을 보살피던 그 광경이 잊히지 않았다.그는 결벽증이 심했고 낯선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았다.그때 양석진이 찻잔을 들고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두 사람은 자주 만나지 못했다. 양주에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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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양지원은 한참 머뭇거리더니 바로 얼굴을 찡그렸다.“중독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양석진은 어이가 없었다.“누군가를 내버려두더라도 최소한 먹을 것 정도는 남겨두지 그랬어.”“남겨뒀어요.”양지원은 내심 귀찮은 듯 입을 열었다.“오빠가 손도 대지 않은 쿠키를 남겨줬다고요.”“...”양지원은 바로 무언가 깨달은 듯 그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고개를 번쩍 쳐들더니 당황해서 물었다.“내 쿠키에 문제가 있었던 거예요?”“그럴 리가 없어요. 그 쿠키에 독이 있을 리가 없다고요.”양석진은 고개를 숙이고 지끈거리는 미간을 꾹꾹 눌렀다. 그리고 눈을 감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양지원은 긴장한 얼굴로 다시 한번 강조했다.“난 레시피대로 만들었어요.”“게다가.”“저 아이가 낮에 뭘 먹었는지 어떻게 알아요? 낮에 먹은 음식이 때마침 증상을 보일 수도 있잖아요. 왜 날 탓해요?”그녀는 당황한 얼굴을 숨기지 못하며 창밖을 내다보았다.“그 쿠키, 나도 먹어봤어.”양석진이 말을 잘랐다.“네?”“나도 중독 증상이 나타난 적 있다고. 그래서 해독제를 먹었지.”양지원은 혼란스러웠다.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자세를 바로잡으며 애써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오빠는 쿠키 포장을 뜯지도 않았잖아요. 하나도 먹지 않았다고요.”“포장 뜯었고, 나도 먹었어.”“...”양지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한번 포장을 확인해 보았다. 손을 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양지원은 그와 유치한 말다툼을 이어가기 싫어 고개를 숙이고 양석진이 준비한 쿠키 하나를 입에 넣었다.그런데 쿠키를 하도 먹었더니 목이 메었다.탁자 위로 그녀가 좋아하는 녹차가 놓여있었지만 그녀는 쳐다보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실로 향했다.양석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친절하게 말했다.“왼쪽 선반에 홍차가 있어.”양지원이 말했다.“화차를 찾고 있어요.”양석진이 답했다.“화차는 세 번째 층 오른쪽에 있어.”양지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행동에서 짜증이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양석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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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거실에서.양지원은 찻잔을 들고 별장을 떠나는 차를 바라보며 말했다.“우리만 남기고 떠나다니. 우리가 꽤 믿음직스러운가 봐.”신기할 따름이었다.위층에 누워 있는 사람은 양지원의 딸 라이벌이었고, 연정훈은 양지원의 사위가 될 뻔했던 사람이었다.그런 여자를 돌봐주어야 한다니, 참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양석진은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오늘 아침 일찍 양지원이 구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돌렸다고 양창수가 알려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 짐작하고 서둘러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으며 한시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위층에 올라가서 그 여자아이를 돌보고 있어. 링거를 다 맞고 나면 링거를 뽑아줘.”양석진이 명령하듯 말했다.양지원은 사람 돌보는 일을 싫어했다. 안시연이 꽤 마음에 들었지만, 소현정의 딸이라는 생각만 하면 또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그래서 반박하려는데 피곤함에 찌든 양석진의 얼굴이 보였고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그래.’‘내가 하지 뭐.’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몸을 일으켰다.“오빠, 방에 돌아가 눈 좀 붙이지 그래요?”양석진이 눈을 떴다.그는 조용히 그녀를 쳐다보았고 양지원은 이미 뒤돌아서 계단으로 오르고 있었다.한참이 지나고 양석진은 시선을 거두고 1층의 객실로 걸음을 옮겼다.위층으로 올라간 양지원은 벽을 붙잡고 겨우 서 있었다. 그녀는 방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어 안시연이 묵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안시연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고 양지원은 그녀의 손등을 살폈다.그녀는 한평생을 살도록 링거를 뽑아본 적이 없었기에 미리 구상을 해봐야 했다.다행히 너무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흠.’‘그렇게 어렵지는 않네.’이런 생각을 하며 양지원은 안시연의 옆으로 자리를 잡았다.잠에서 깬 안시연은 드디어 환각이 사라졌음을 발견했다.그리고 실눈으로 주변을 살폈다.?!양지원이었다.꿈속이라 생각한 그녀는 빠르게 눈을 감았다가 다시 한번 상대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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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안시연은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손등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따뜻했기 때문이었다.안시연은 양지원에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링거는 잠시 멈출 수도 있었고 천천히 링거 바늘을 뽑아도 되었다.이런 생각을 하는데 양지원이 문제에 봉착했다.어느새 링거는 바닥을 보였고 지금 링거를 뽑지 않으면 피가 역류할 수 있었다.안시연은 양지원이 과격하게 바늘을 뽑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문밖을 향해 외쳤다.“오빠!”???양지원은 외부 도움을 요청하고 다 떨어진 링거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너무 조급해진 그녀는 직접 양석진을 데려오기로 결심했다.그녀가 계단으로 나가자 양석진이 마침 2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무슨 일이야?”그를 발견한 양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끌어당겼다.“수액이 거의 다 떨어졌고 난 패치를 떼어내지도 못했어요!”양석진은 어이가 없었다.큰일이라도 생긴 줄만 알았다.방에 들어서고 양지원은 서둘러 침대 옆자리를 내어주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양석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뻗어 링거를 멈췄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상황 판단을 마친 그녀는 이마를 탁 내리치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했다.“이걸 몰랐네.”양지원은 안시연의 침대 옆에 앉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패치가 너무 단단해요. 한참 애썼는데 하나도 안 뜯긴다니까요.”“네가 왼쪽, 내가 오른쪽을 맡을게.”양석진이 분업을 제안했다.“좋아요.”안시연은 눈을 감고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식물 중독으로 인한 환각 환청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양지원이 부른 구세주는 아마도 양석진일 것이다.그 순간 모든 기억이 떠오른 안시연은 마지막 기억 속 사람이 양석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세상에.정말 꿈만 같았다.돈, 명예 모든 걸 거머쥔 이 남매가 지금 자신의 링거를 뽑으려 고군분투하고 있었다.안시연은 평생 없을 기회에 속으로 감탄했다.‘어휴.’‘두 손 모두 링거를 맞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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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안시연은 찻잔을 받아 들고 침대에 기댄 채로 양옆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꿈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양석진은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그의 지시대로 양지원은 한시도 쉬지 못하고 약과 물을 챙겨오고 체온계도 챙겨왔다.안시연은 마음이 불편해 입을 열었다.“대표님, 좀 쉬세요.”그녀는 10센치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고, 그 하이힐은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그러나 양지원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밤을 새우는 건 젊은 시절에나 했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괜히 마음이 흥분되었다.“마셔.”양지원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안시연은 잔뜩 긴장해 감히 마시지 못했다.양지원은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농담 말투로 물었다.“연정훈이 어디 갔는지 안 물어보네요?”안시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궁금했지만 그 답을 듣고 싶지 않았다.불쌍한 그 모습에 양지원은 흥미가 싹 가셨으며 되레 동정심이 느껴졌다.“약혼 소식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어요.”양지원이 말했다.안시연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그러자 양지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연정훈은 여사님을 뒤로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더니 바로 그쪽을 찾으러 갔고 지금은 의사당 무단 침입으로 끌려갔어요.”“끌려갔다고요?”안시연은 누가 감히 연정훈을 끌고갈 수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양지원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말했다.“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기나 해요? 무단 침입죄는 결코 작은 죄가 아니에요.”안시연의 가슴이 쿵쾅거렸다.양지원이 방금 한 말이 농담은 아니었다. 안시연 본인도 양석진이 머무는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무단 침입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었다.또한 양지원이 본인에게 농담할 사람도 아니었다.안시연은 손에 든 컵을 꼭 쥐고 물었다.“괜찮을까요? 의원님께서 더 이상 추궁하지 않으신다면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양석진이 말했다.“내가 언제 추궁하지 않는다고 했어요?”???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양석진을 바라보았다.“그곳에 중요한 문서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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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안시연이 말을 바꿔도 양지원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조롱당하는 기분이 들었다.양지원은 허리를 곧게 펴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그때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려왔다.양지원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시연에게 농담했다.“정말 사형선고를 받았나 봐요. 최후의 인맥으로 마지막으로 널 보러 온 것 같은데.”“...”안시연은 연정훈에게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커플의 알콩달콩한 시간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양석진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고 양지원도 그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계단에 도착했을 때 허겁지겁 계단을 오르고 있던 연정훈과 마주쳤다.그의 손에는 음식으로 보이는 도시락 두 개가 들려 있었다.“지원 이모.”연정훈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양석진을 향해 고개를 꾸벅였다.양지원은 안시연이 보고 싶어 조급해하는 그의 마음을 눈치채고 그를 위해 길을 비켜주었다.“빨리 가봐. 그 아이도 널 기다리고 있어.”연정훈은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뒤 빠르게 걸어갔다.안시연의 방문은 닫혀 있었으나 들려오는 인기척에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정리했다.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연정훈은 이미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시간을 따져보면 고작 하루가 지났지만, 왠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아침 그가 집을 나서기 전에도 안시연은 여전히 그에게 화가 나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은 마주쳤지만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연정훈은 손에 쥔 걸 내려놓고 방의 온도를 살핀 뒤 입고 있던 재킷을 벗었다.그는 옷소매를 정리하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컨디션 어때?”“많이 좋아졌어요.”연정훈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옆자리에 앉았고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 온도를 확인하려 했다.그런데 손이 너무 차갑다는 게 떠올랐고 연정훈은 빠르게 화장실로 가 뜨거운 물에 손을 담갔다.안시연은 화장실 안에서 물소리가 들리자 망설이다가 이불을 걷어 올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그리고 화장실 앞까지 걸어가 문에 몸을 기댄 채로 조용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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