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만나요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967 챕터

제71화

“정말 제 명성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두려운 겁니까? 아니면 배현수가 제가 유진 씨를 돕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까 봐 두려운 겁니까?”조유진은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둘 다 있습니다. 대표님은 절 원망하시는데 강 사장님은 대표님의 가장 친한 친구분이시잖아요. 사장님께서 계속하여 절 도우신다면 저로 인해서 불똥이 강 사장님께도 튈 수 있습니다. 사장님, 저 같은 직원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건 가치가 없는 일이예요.”강이찬은 조유진의 말에 마음이 아파져 왔다. “여기에는 우리 둘밖에 없으니 그렇게 내외할 필요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전 유진 씨가 절 계속하여 이찬 선배라고 불러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강 사장님은 너무 딱딱한 것 같네요.”조유진은 더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그저 허탈한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조유진은 항상 배현수 곁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왔다.“유진아, 이렇게까지 자책할 필요는 없어. 6년 전 네가 배현수를 배신했다고 하지만 우리도 후에 네가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걸 알았잖아. 나한테 부모님과 연인, 두 개의 선택지를 주고 고르라고 해도 나도 부모님을 골랐을 거야. 너도 최선을 다한 것뿐이야.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저도 이렇게나마 절 위로하여 죄책감을 덜 수 있겠지만 배현수는 감옥에서 3년 갇혀있으면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요. 그리고 제가 배현수에게 죄를 지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가 절 이렇게 원망한다고 해도 정상이에요. 만약 당시 배현수가 절 그렇게 대했다면 아마 저도 배현수를 죽도록 원망했을 거예요.”당시 배현수는 23살의 나이로 앞날이 창창했고 자신의 선생님과 함께 많은 유명한 소송에서 승리를 취득했었다.게다가 배현수는 복수 박사학위로 법학과 금융을 전공했었다.그는 정말 어느 분야에서든 미래가 기대되는 인물이었다.하지만 현재 그는 과거의 흑역사로 인해 다시는 변호사의 신분으로 법정에 서서 정의를 구현할 수 없게 되었다.배현수는 전에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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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배현수는 몸을 돌려 곧장 옥상을 떠났다.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조유진은 바람을 쐰 뒤, 다시 마케팅 부서로 돌아왔다.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동료가 갑자기 조유진의 팔을 툭툭 찌르며 말을 걸었다. “유진 씨가 너무 날씬해서 몰라봤는데 힘이 그렇게 셀 줄 몰랐네요.”조유진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어머, 아직 단톡방 못 봤어요? 회사에서 유진 씨를 통보비평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유진 씨를 위해 해명해주는 것 같단 말이죠.”조유진은 얼떨결에 여동료의 말을 듣고 그제야 핸드폰을 켜고 카톡 단톡방에 뜬 메시지를 확인했다.회사의 크고 작은 단톡방이 모두 난리가 나 있었다.바로 단톡방에 올라온 공지 때문이었다.[마케팅 부서 조유진은 정당방위로 고객 안승호를 가격하여 상처를 입혔습니다. 이 무모한 행위는 회사에서 지지하지 않으나 초범임을 염두에 두어 한번 통보비평을 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합니다. 각 여성 판매원분들은 성희롱하는 고객을 만났을 경우 응당 바로 회사 고위층에게 직접 알려야 합니다. 회사 법무부 팀에서 당신들을 위해 정의를 펼치겠습니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 내부에서는 의론이 분분했다.“그러니까 안승호인가, 그 사람이 먼저 유진 씨를 성희롱했다는 거죠? 그래서 유진 씨가 안승호를 걷어찼고요.”“유진 씨 대단한데요?”“여성의 모범이네요. 유진 씨는 앞으로 제 롤모델입니다.”“그...이건 제 추측인데 혹시 안승호 고객의 아랫도리를 찬 건 아닐까요?”“음...저도 너무 궁금한데요? 혹시 당시 상황을 잘 알고 계시는 분 없나요?”“안승호라는 사람 말인데요, 화가 나다 못해 유진 씨를 고소하기까지 했는데 당연히 대가 끊긴 거 아닐까요?”“헐, 대박! 유진 씨 정말 엄청나네요.”“그러게요. 정말 너무 대단하네요.”...조유진은 단톡방에 쌓인 메시지들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말았다.표면상 비평으로 보이는 이 공고는 사실 조유진과 안승호 사이의 관계를 해명하기 위함인 것이었다.‘설마 아까 강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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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조유진한테 아이가 있다고? 그것도 현수 오빠 아이? 이럴 수가...조유진 이 여우 같은 놈! 분명 조유진이 현수 오빠를 꼬시려고 꾀를 쓴 걸 거야! 분명해.”강이진은 이 소식을 듣자 화가 나다 못해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강이진은 술잔을 꽉 쥐고 손가락 마디에 힘을 주어 술잔을 부술 듯이 울분을 토해냈다.조유진은 애를 이용해서 배현수와 재결합하려는 계획임이 틀림없었다. 심지어 아이의 핏줄을 핑계로 하여 배현수와 결혼까지 하려는 속셈일 것이다.강이진은 조유진의 속셈이 이루어지게 가만히 놓아둘 리가 없었다…. 그 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조유진은 배현수의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강이진은 조유진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이가 부서질 듯이 꽉 물었다.“와르르!”결국 분노에 이기지 못한 강이진은 탁자 위에 있던 칵테일을 모조리 쓸어 바닥에 떨어뜨렸다. 현재의 강이진은 정말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한편 조유진은 온 하루 바삐 보내고 저녁 7시 반이 되어서야 퇴근하였다.대제주시의 여름밤은 이 시각이 되어서야 어둠이 깃들기 시작했다.버스에 올라타 쇼핑몰의 모니터를 지나치던 찰나 그 위에 나타난 광고가 조유진의 이목을 끌었다.SY 그룹의 6주년 축하 행사 광고였다.6월 6일? 공교롭게도 이날은 조유진의 생일이었다.하지만 조유진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생일을 쇠지 않았다. 6년 전 배현수가 감옥에 들어가면서부터 조유진의 생일은 두 사람의 아름다운 추억이 깃들었을 뿐만 아니라 달콤함을 깃든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가슴을 찌르기도 했다.한창 옛 추억에 사로잡혀 있던 그때, 핸드폰의 벨 소리가 조유진을 다시 현실로 잡아당겼다.전화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선유였다.“엄마, 집에 돌아오셨어요?”“가는 길이야. 곧 있으면 집에 도착할 거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엄마가 가는 길에 사 갈게.”“헤헤. 초윤 이모도 집에 계세요. 빨리 오세요. 저희가 엄마한테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어요.”전화 속의 선유는 의미심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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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선유는 고개를 갸웃하 골똘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마...토요일쯤이에요. 토요일이면 될 거예요!”‘토요일이면 그 아저씨도 휴일이니까 시간이 되시겠지.’케이크를 다 먹고 남초윤도 집으로 돌아갔다.선유는 먼저 목욕을 한 뒤 자신의 침대에 앉아 패드를 놀기 시작했다.그리고 조유진이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간 뒤를 노려 선유는 잽싸게 자신의 애플워치를 켜고 설명란에 ‘잘생긴 아저씨’로 되어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고 조금 뒤 상대편에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선유니?”선유는 얼굴이 활짝 밝아지더니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와! 아저씨, 이번에는 제가 누군지 아직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셨어요?”전화 건너편의 배현수는 피식 웃더니 장난스레 말했다. “이 야밤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 내 휴식을 방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 그중에는 너도 포함됐고, 이 꼬맹이야.”선유가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건 건 이제 한두 번의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배현수가 선유의 번호를 저장해두고 있던 것도 참 이상한 일이었다.“말해. 무슨 일이야? 또 악몽 꿨어?”그 시각의 배현수는 한창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유의 전화를 받고 나서는 손에 잡혔던 모든 업무를 내려놓고 선유의 이야기에 집중했다.“아저씨,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되세요?”“왜?” 배현수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아저씨에게 영화 보여주고 싶어서요!”“...” 배현수는 선유의 당찬 말에 차마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너 이제 몇 살인데 낯선 남자에게 영화도 보여주겠다는 거야. 꼬맹이, 내가 나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하는 거야?”선유는 전혀 두려울 것이 없다는 당당한 말투로 답했다. “아저씨가 그렇게 잘생겼는데 나쁜 사람일 리가 없어요! 엄마가 그랬는데 사람의 얼굴은 마음과 닮는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아저씨처럼 잘생긴 사람은 반드시 좋은 사람일 거예요. 엄청 좋은 사람이요!”“...”배현수는 미간을 긁적이며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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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SY 그룹은 빠르게 6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금요일 오전, 조유진은 선물 하나를 받게 되었다. 선물을 열어보자 예쁜 드레스 하나와 한 쌍의 하이힐이 고이 놓여 있었다.한편 옆에서 이를 본 동료들은 분분히 몰려와 수군대기 시작했다.“어머, 너무 예쁘다. 게다가 샤넬 제품이네요. 이거 엄청 비싼 건데. 유진 씨를 좋아하는 그분 손이 엄청나게 크시나 보네요.”“설마 저번에 그 안 선생님인가? 아직도 마음 안 접은 거 아녜요?”“이 지미추 구두는 제가 얼마 전에 본적이 있는데 진주가 달린 구두는 거의 400만 원이나 하더라고요. 유진 씨 사랑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녜요?”선물 상자 안에는 작은 쪽지 하나도 들어있었다--“오늘 예쁘게 입어. 나 쪽팔리게 하지 말고. 널 사랑하는 초윤이가.”쪽지를 꺼내 본 조유진은 웃으며 해명했다. “제 추구자가 아니라 제 친구가 선물해준 거예요.”“정말요? 세상에 이런 친구가 어디 있어.”“유진 씨, 친구분 돈 많으시죠? 샤넬 치마와 지미추 구두를 아무렇지도 않게 선물해주다니. 엄청 대범하시네….”“이렇게 돈 많은 절친이라니. 대체 어디에서 알게 된 거예요? 제 친구는 대체 언제 부자가 되려나 몰라.”“말도 마요. 제 친구는 4000원짜리 밀크티도 한참 고민하고 마신다니까요. 걔가 돈이 생겨 저에게 샤넬 드레스를 사줄 때쯤엔 저도 아마 이제 이 세상에 없지 않을까 싶네요.”몇몇 여동료들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끌벅적하게 떠들었다.그 틈을 타 조유진은 남초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드레스와 구두는 잘 받았어. 그런데 난 그저 일개 직원일 뿐인데 행사에 너무 화려하게 입고 가는 거 아니야?][이미 줬는데 그냥 받지? 내가 특별히 신경 써서 고른 것들이란 말이야. 이걸 입은 네 모습은 분명 끝내주게 아름다울 거야.][이렇게도 비싼 드레스를 나한테 주는 건 조금 아까워. 우리 사이즈도 비슷한데 그냥 네가 입어.][그러지 말고 이번 생일에 마침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그냥 생일선물이라고 하고 받아. 게다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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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무대아래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열렬한 박수에 파티 분위기는 순식간에 최고조에 달았다.무대아래, 조유진은 남초윤과 함께 있었다.조유은 어깨로 남초윤을 툭툭 치더니 말했다.“육 변호사님 재밌는 분이신 것 같은데 왜 너는 마음에 안 들어?”남초윤은 흰자를 뒤집더니 말했다.“집에 돌아오면 아예 완전히 다른 사람이야.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따뜻해 보여도 속은 차갑고, 또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마음은 따뜻해. 예를 들어 배 대표님과 같은 분 말이야.”조유진이 말했다.“이렇게 나오시겠다?”무대 위, 육지율이 말했다.“비록 오늘 저희 배 대표님께서 무대인사를 안 드렸지만, 스타트는 저희 배 대표님께서끊어야 하겠죠? 저희가 작은 서프라이즈 하나 준비했는데 잠시 후 불이 꺼졌을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여성분께서는 저희 배 대표님과 왈츠 한 곡 추실 수 있습니다!”“어머~”“짝짝짝!”환호와 박수로 파티장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무대아래, 구석에 서 있던 배현수는 차가운 표정으로 옆에 있던 서정호에게 물었다.“누가 낸 아이디어야?”서정호는 식은땀을 흘렸다.“아마도... 육 변호사님과 기획팀 아이디어가 아닐까요?”배현수는 예리한 눈빛으로 서정호를 쳐다보았다.서정호는 연신 손과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아무튼 저는 아닙니다! 저 정말 아니에요!”“왜 사전에 나와 상의 안 한거야?”서정호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육 변호사님과 강 사장님께 전적으로 맡기신다고 하시길래...”‘그깟 춤 한번 추시지!’배현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는 순간 더 차가워졌다.이벤트가 곧 시작되었다.“딸깍!”불이 꺼지고, 전체 파티장은 어두컴컴해졌다.밝은 스포트라이트가 무대아래를 훑고 있었다.스포트라이트에 시선을 고정한 남초윤은 스포트라이트가 송인아 주위로 다가가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밀쳐냈다.“퍽!”결국 스포트라이트는 남초윤을 밝혔고... 송인아는 그녀의 아래에 깔려있었다.사람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바닥에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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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조유진은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입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은 표정이었다.“육 변호사님, 지금 저한테 춤을 신청하신 거예요?”“강제로면 뭐 어때. 왜, 고소라도 하게?”“육 변호사님을 상대로 어떻게 승소하겠어요.”조유진은 춤 하나 때문에 육지율을 고소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은 아니었다.육지율은 직설적으로 말했다.“주제를 파악하고 있으니 다행이네.”조유진은 저쪽에 있는 배현수와 남초윤을 바라보더니 무언가 알아차린 듯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물었다.“초윤이가 다른 사람과 춤춰서 질투 나신 거예요?”“너의 절친이 너의 전 남친과 춤추고 있는 모습이 안 이상해?”“제가 전 남친의 친구, 그리고 절친의 남편과 춤을 추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도진개진이라고 그 누구도 누구를 지적할 자격이 없었다.육지율은 대학교 때부터 늘 조유진을 싫어했다.“애를 써서 SY 그룹에 입사한 거, 설마 현수랑 다시 시작해 보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이미 금이 간 사이에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알고 있으니 다행이야. 6년 전, 현수가 감옥에서 하마터면 심장이 찔려 죽을 뻔했어. 내가 가족인맥을 총동원해서야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지. 그때는 온몸이 피범벅이 되어 의식불명 상태에 곧 죽기 직전까지 네 이름을 부르더라. 조유진, 너는 현수가 너희 둘 사이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 때 현수를 배신했어. 너는 제일 현수 옆에 남아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조유진은 흠칫하더니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내가 배신해서 직접 감옥에 보냈는데, 죽기 직전까지 나를 생각했다니...’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조유진이 멍때리고 있던 와중에 누군가 그녀의 팔을 힘껏 잡아당겼다.왈츠를 추고 있던 남초윤은 치맛자락을 날리면서 턴하더니 눈을 깜빡거리면서 조유진에게 무언의 신호를 보냈다.멍때리고 있던 조유진의 춤 파트너가 체인지되고 말았다.허둥지둥하던 그녀는 익숙한 가슴에 안기고 말았다.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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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봐봐, 현수 씨. 제가 다시 현수 씨 품에 돌아왔잖아요.”“왈츠를 원무곡이라고도 부른대요. 원무곡의 의미가 뭔지 아세요?”“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잠시 헤어진다고 해도 돌고 돌아 다시 만나 가슴이 뛰기 시작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이룬다는 뜻이래요.”“현수 씨, 사랑해요. 영원히.”지금의 배현수는 이 달콤한 말들이 그저 조유진이 생각난 대로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진심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다.영원히 사랑한다고 해놓고 뒤돌아 배신했기 때문이다.배신한 사람은 지옥에 가야 마땅했다.이때 음악이 멈췄다.아름다운 추억은 그대로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배현수는 차갑게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조유진, 친구를 이용해 나랑 춤추면서 꼬셔보려는 수작이야?”“대표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조유진은 확실히 수혜자였기 때문에 억울하지는 않았다.인파 속으로 점점 멀어져가는 배현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조유진의 오른쪽 눈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그러고는 고개를 쳐들고 손으로 쓱 닦았다.뜨거운 파티 현장 분위기 때문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그녀는 치맛자락을 정리하더니 무대를 떠나 테라스에서 바람을 좀 쐬려고 했다.하지만 소방 통로를 지나치다 송인아가 젊은 남성과 뜨겁게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다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뒤돌아서자, 자신을 차갑게 쳐다보고 있는 배현수를 발견했다.조유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두 눈을 막더니 말했다.“보지 마세요!”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또 무슨 수작이야?”조유진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화제를 돌렸다.“내가 누구게?”“...”‘정말 내가 눈이 먼 줄 아나?’송인아에게 놀아나고 있었으니 정말 눈이 먼 것이나 다름없었다. 짜증이 난 배현수가 얼굴에서 그녀의 손을 떼려고 했을 때, 입술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부드러운 입술이 그의 입술로 다가왔다.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던 조유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눈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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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배현수의 가슴과 벽 사이에 꼼짝없이 갇힌 조유진은 온몸을 떨고 있었다.귓가에서 느껴지는 따스하고 짜릿한 느낌을 도무지 무시할 수가 없었다.조유진은 신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지금 송인아 씨한테 복수하는 거예요?”조유진은 배현수가 이런 방식으로 송인아한테 복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배현수의 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그녀의 몸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고 배현수는 고개를 숙이더니 차갑게 말했다.“그러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떤데?”“여기서 이러시면...’문 하나를 사이에 둔 송인아는 충분히 문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쑥스러움이 많았던 조유진은 배현수처럼 약혼녀가 젊은 남성과 몰래 키스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차분해질 수가 없었다.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송인아는 소방 통로 안에, 배현수와 조유진은 소방 통로 밖에 있었다.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가끔 화장실에 가기는 했었지만, 이 통로끝까지 오는 사람은 적었다. 조유진은 사람들이 이 방향으로 보았는지, 배현수와 자신을 알아보았는지 확실치 않았다.하지만 다행히도 배현수가 그들을 등지고 있었고 그녀는 그의 넓은 가슴에 파묻혀 있었다.사람들이 호기심에 이쪽으로 본다고 해도 열애 중인 젊은 남녀가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줄 알고 별로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조유진은 긴장되는지 누가 볼까 봐 배현수의 셔츠에 파묻힌 채 사방을 두리번거렸다.태연하게 그녀를 바라보던 배현수의 한마디에 조유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안에서 먼저 끝날까 아니면 우리가 먼저 끝날까?”“...”조유진은 얼어붙고 말았다.이때 통로 안.송인아가 재촉했다.“됐어.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서 가봐야 해.”“누나, 이대로 가게요? 대표님이 고자라면서 돌아가서 뭐 해요? 오늘 그냥 제 차를 타고 함께 갈래요? 어차피 파티 재미도 없잖아요.”“내가 자리를 오래 비운 사이 조유진 그년이 우리 대표님을 꼬시고 있을지도 몰라! 내가 지켜보지 않으면 사모님 자리를 뺏길 수도 있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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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조유진은 침묵에 잠겼다.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송인아가 실수로 그랬다고 해도 그녀는 용서받을 약간의 가능성도 있었다.하지만 조유진이 지은 죄는 배현수가 이미 사형을 내린 거나 다름없었다....조유진은 전기제어실에서 한참이나 쭈그려 앉아있어서야 이내 감정을 추슬렀다.그리고 테라스로 갔을 때, 불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거대한 불꽃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테라스 난간에 기대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는 강이찬이었다.“유진 씨, 생일 축하해요.”“감사해요, 강 사장님.”“어디 있어요? 현수가 안 보이길래 혹시... 같이 있어요?”“아, 저는 지금 테라스에 있어요. 불꽃축제 하고 있길래요. 대표님과 함께 있지 않습니다.”강이찬은 한숨을 돌리더니 말했다.“불꽃축제요?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곧 갈게요.”하늘로 솟아올라 마치 꽃처럼 활짝 핀 불꽃은 전체 하늘을 밝혔다.알록달록 가지각색이었다.그녀는 2층에, 배현수는 1층에 있었다.배현수는 침향목을 담배에 끼워 불을 붙였다.핸드폰이 울리고,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다.학교 가기 싫어 님이 문자를 보내왔다.「아저씨, 저 그 문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내일 저희 엄마 좀 만나보시면 안 돼요?」문자 뒤에는 대성통곡이라는 이모티콘이 함께했다.배현수는 한 손에는 담배를 쥐고 있어 한 손으로 문자 보냈다.「엄마를 만나보라고?」「네! 사실 오늘 저희 엄마 생일인데 건강이 좀 안 좋으세요. 잡지를 통해 아저씨를 알게 되었는데 엄마가 우상이라고 했어요! 받고 싶은 선물이 바로 아저씨랑 만나는 거라고 했고요. 아저씨랑 만날 수만 있다면 평생 여한이 없을 거라고 하셨어요!」‘이런 우연이. 유진이랑 생일이 같네.’「그러면 엄마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줘.」「아저씨, 제발 만나주세요! 저희 엄마 아저씨를 정말 존경한단 말이에요!」「엄마가... 질병을 앓고 계신다고?」녀석의 말투를 봐서는 오래 살지 못할 것처럼 느껴졌다.「아저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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