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언젠가 다시 만나요: Chapter 31 - Chapter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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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이제 와서 사과한다고 소용 있나?”무겁고 차가운 남성의 목소리에 조유진은 등이 한껏 뻣뻣해졌다.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에 묻은 눈물자국과 얼룩을 닦아내려고 애썼지만 이미 손바닥이 더러워져서 아무리 애를 써도 깨끗하게 닦아낼 수 없었다.조유진은 감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이 순간 그녀는 자신의 존재가 먼지보다 못하다고 느껴졌고, 배현수는 신 같이 높은 존재 같았다.비바람 속에서 엄숙한 기운의 검은 우산이 그녀의 작은 세상을 지탱해 주고 있었다.조유진은 무릎을 꿇고 있고 배현수는 서 있었다.그렇게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릎을 꿇고 있던 조유진은 완전히 기절했다.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순간에 조유진은 튼실한 팔이 예전처럼 자신을 들어 안는 것을 느꼈다.그녀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그 남자 품의 온도...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더 이상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서주시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강이찬은 불안한 마음에 스위트룸 문 앞에서 서성거렸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배현수가 의식을 잃은 조유진을 안고 큰 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유진이는 어때? 장 선생님께서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배현수의 개인 주치의인 장서원은 이미 로열 스위트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배현수는 조유진을 안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발로 문을 걷어찼다.문은 “달칵”하고 닫혔다.강이찬은 문밖에 남겨져 어리둥절해 있었다.마치 그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무리 조유진을 걱정해 주어도 외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그래서 그는 문밖에서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로얄 스위트룸 안에서.조유진의 몸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장서원은 조유진의 몸을 확인해 보더니 말했다.“비를 맞고 이마까지 벗겨졌네요. 지금 열이 39도라 해열제와 항생제를 처방해 드릴 테니 바로 먹이시면 됩니다. 오늘 밤에 땀을 빼면 괜찮아질 것 같네요. 몸에 상처들은 약을 발라야 하는데 제가 할까요? 아니면...”“나가 있어요.”의사는 그의 말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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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조유진, 난 신 의사가 아니야.”배현수는 그의 허리를 꽉 껴안고 있는 그 창백한 손을 떼어내려고 했다.그의 등에 기대어 있는 조유진은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현수 오빠잖아요... 잠깐만 안고 있을게요...”조유진은 어떻게 그를 착각할 수 있겠는가?그는 배현수다. 그녀가 6년 동안 그토록 사랑하면서 또 잊으려고 했던 사람이다. 조유진은 착각할 수 없다.잊을 수도 없다. 자꾸만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니까.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어렸을 때 너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앞으로 함께 할 수 없다면 나중에 아무리 다른 사람을 만나도 그 첫사랑만큼은 사랑하지 못해서 평생 첫사랑을 못 잊는다.조유진은 너무 추웠지만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그를 힘껏 껴안고 그의 몸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배현수는 그녀를 밀어낼 수 없었다.배현수는 눈을 감고 돌아서서 큰 손으로 그녀의 희고 가는 목덜미를 잡고 침대에 짓누르고 그녀의 몸 위에 올라왔다.그는 검고 차가운 두 눈으로 조유진을 바라보면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입을 벌린 다음 머리를 숙여 그녀의 창백한 입술을 훔쳤다... 혀끝의 약을 그녀의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약이 녹자 쓴 맛이 느껴졌다... 조유진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입맞춤은 여전히 진행되었고 두 사람의 입술은 멈출 줄 모른 채 점점 더 격해졌다.배현수의 움직임은 부드럽지 않았다. 조유진은 정신이 혼미하고 아파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큰 손이 다가와 다시 그녀를 짓눌렀다.배현수의 큰 손은 그녀의 부드럽고 가는 허리를 잡고 마치 부러뜨릴 것 같았다.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신준우도 이렇게 널 만졌었어?”조유진은 자신이 꿈을 꾸는 줄 알았다.아니면 배현수가 왜 이렇게 그녀를 만지겠는가?조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배현수의 목을 감쌌다. 그녀는 이 허망한 꿈속에서 더 많은 온기를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꿈이라고 생각한 조유진은 더 대담하게 움직였다.그녀는 배현수의 어깨를 잡고 아주 적극적으로 다가왔다...배현수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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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난 안 믿어! 그리고 형이 현수 오빠한테 약혼할 여자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 현수 오빠가 오늘 밤 서주에서 조유진을 보살피고 있으면 약혼할 여자는 괜찮대?”“현수는 송인아한테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할 뿐이야. 너 현수 어떤 앤지 몰라? 걔가 뭐 하기 전에 다른 사람한테 먼저 설명할 애니?”강이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래... 오빠, 나 졸려서 먼저 끊을게.”“일찍 자. 내가 내일 대 제주시에 돌아가면 현수랑 애들 불러서 네 환영식 해줄게.”“좋아!”...전화를 끊은 후 강이진은 불을 껐지만 잠이 안 와 침대에 기대어 있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들고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얼마 전에 강이진은 배현수가 약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송인아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아무리 싫어도 조유진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조유진 그 여자는 너무 나쁜 사람이다.다른 누구든지 배현수와 결혼해도 되지만 조유진만은 안 된다.조유진은 현수 오빠를 교도소에 보낸 사람이기도 하고 하마터면 그를 죽게 만들 뻔했다. 조유진이 바로 모든 일의 화근이다!강이진은 송인아의 연락처를 찾고 전화를 걸었다.“송인아 씨 맞나요? 저는 강이찬의 동생 강이진이예요.”“이진 씨군요. 무슨 일 있나요?”“송인아 씨가 뒤늦게 알고 기분 나빠할까 봐 알려주는 건데 현수 오빠 지금 서주에 있어요. 지금 호텔에서 조유진을 돌보고 있는데, 혹시 조유진이 누군지 알아요?”또 조유진 그 여자다!송인아는 이를 악물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진 씨 알려줘서 고마워요. 호텔 주소를 보내줄 수 있어요?”강이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의 예상대로 되고 있다....서주시에서 하루 내내 큰 비가 내렸다.도시 전체가 빗물에 씻겨 깨끗해지고 맑아졌다. 햇빛 한줄기가 로열 스위트룸에 새어 들어와 침대를 비추었다.조유진이 몸을 뒤척이자 온몸의 뼈가 부러진 듯 아팠다.그녀는 손을 들어 눈 부신 빛을 가리고 천천히 무거운 눈꺼풀을 들었다.“깼어?”송인아는 침대 머리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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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마침 송인아가 조유진에게 한마디 더 하려고 할 때 문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똑 똑 똑.”서 보좌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인아 씨, 배 대표님께서 물으실 게 있다고 합니다. 배 대표님은 지금 호텔 앞에 차 안에서 기다리고 계세요.”송인아는 즉시 손을 거두고 팔짱을 꼈다. 그리고 우쭐대는 눈빛으로 조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배 대표가 날 찾고 있으니 이만 가볼게.”송인아는 떠났고 스위트룸의 문은 열려 있었다.서정호는 문 앞에 서서 말했다.“조유진 씨, 이건 배 대표님께서 직접 가게에 가서 사주신 옷이니까 일단 입으세요.”“네, 감사합니다.”서정호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문 앞에 놓고 돌아서서 떠났다.조유진은 샤워 가운을 걸치고 그 옷을 가지러 갔다.어젯밤 그녀의 옷은 모두 찢겨서 더 이상 입을 수 없다.침대에서 내리자마자 조유진은 다리에 힘이 빠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어젯밤에 자신이 얼마나 거침없었는지 생각하면 얼굴이 확 뜨거워 났다.조유진은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나와서 옷을 입으려고 종이봉투를 열어보니 안에 깨끗한 속옷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속옷은 그녀의 몸에 딱 맞았다. 조유진은 배현수가 아직도 그녀의 사이즈를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배현수는 다정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 앞에서 그는 차갑고 까칠한 모습이지만 그녀와 단둘이 있을 때 배현수는 완벽에 가까운 남자친구였다.배현수는 조유진이 생리통 때문에 고통스러워할 때 따뜻한 생강차도 끓여주고 생리대를 사 오기도 하고 맛있는 요리도 해줬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줬었다. 하지만 그건 6년 전 그녀가 아직 배현수의 여자친구였을 때 일이었다....검은색 마이바흐 안.배현수는 뒷좌석에 기대어 앉아 가늘고 긴 손가락 사이에 불붙은 담배를 들고 있었다.창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송인아는 차에 앉자마자 담배 연기에 숨이 막혔다. 기침을 하고 싶었지만 감히 큰 소리를 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숨을 참다가 얼굴이 붉어졌고 한참 지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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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배현수는 의외로 화를 내지 않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나 배현수가 썼던 물건은 낡아빠졌더라도 다른 사람이 가져가는 거 용납 못 해.”“쯧, 배 대표도 마음이 진짜 넓네! 조유진이 그렇게 배신했는데도...”배현수의 눈가에 살기가 가득했지만 내뱉은 말은 예의 있는 척 포장했다.“조유진이 유씨 집안의 사람이 되면 내가 어떻게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겠어?”“하하하... 배 대표가 그렇게 말했으니 나도 돌려 말하지 않을게. 얼마 전에 SY그룹에서 대 제주시 남부의 황무지를 사서 고급 주택을 지으려고 한다고 들었어. 대 제주시 남부는 지금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어 만약 잘 개척하면 돈이 될 것 같은데, 우리 유씨 가문에서는 서주시를 꽉 잡고 있지만 그래도 서주시는 대 제주시에서 작은 구역밖에 차지하지 않잖아. 우리 유씨 가문도 대 제주시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싶거든. 그래서 말인데, 배 대표 혹시 남부 쪽 땅을 착한 가격에 나한테 팔 생각 없어?”사실 유승태는 그 땅을 그냥 줄 수는 없냐고 묻고 싶었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SY 그룹에서 대 제주시 남쪽 땅을 경매에서 6천억 원에 산 것인데 조유진 그여자는... 절대 6천억 원의 가치가 되지 않는다!베현수가 바보도 아니고!“그럼 반값에, 유 대표 혹시...”배현수는 말을 채 다 하지 못했다.유승태는 큰 거래를 성사한 것처럼 즉시 동의했다.“그럼 그렇게 하지! 좋아!”3천억 원에 남부 땅을 차지하게 되면 업계의 모든 경쟁자들이 부러워할 것이다!무려 3천억 원이다.조유진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녀는 남이 가지고 놀다 버린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승태는 그런 여자를 다시 찾기란 아주 쉬울 것이다!배현수 이 사람... 돈이 너무 많다고 막 나오는 거 아니야!...조유진은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그 한정판 검은색 마이바흐를 봤다.서정호는 차 밖에 서서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 주었다.“조유진 씨, 타시죠.”조유진은 영문도 모른 채 차에 올라탔다.차 안의 담배 냄새는 채 빠지지 않아서 그녀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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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동영상의 장면들을 보고 조유진은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졌다.조유진의 머릿속은 “펑”하고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고 했다!배현수는 키도 크고 팔도 길어서 휴대전화를 높이 올리자 조유진은 그의 품에 뛰어들게 되었다.??배현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경멸스럽고도 장난스럽게 말했다.“이래도 사고라고 할 수 있어?”“...”조유진은 얼굴이 빨갛다 못해 피가 흐를 것 같았다!“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배현수는 그녀의 말을 끊고 똑바로 앉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일부러 그랬든 꼬시려고 작정했든, 이 모든 건 다 나한테 들러붙자고 계획한 거 아니야?”“...”“그때처럼 말이야.”배현수는 멈칫하더니 옛이야기를 꺼냈다.6년 전 조유진은 기숙사의 룸메이트와 내기했는데, 그녀가 배현수와 키스를 한다면 룸메이트가 한 달 동안 그녀에게 밥을 사주기로 한 것이었다.서주시 조씨 가문 아가씨가 어떻게 한 달 밥값 때문에 이렇게 시답잖은 내기를 하겠는가?조범은 그녀를 키우면서 돈을 쓰는 데 아까워하지 않았다.그녀를 배양해서 이용하기 위해 확실히 돈을 아끼지 않았다.조유진이 대 제주 대학교에 진학하고 조범은 매달 그녀에게 40만 원의 생활비를 주기로 했었는데, 서주시의 시장인 조범은 직접 조유진에게 돈을 보내는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돈을 보내는 일을 정설혜에게 맡겼었다.하지만 조유진의 새어머니 정설혜는 그녀의 생활비에서 계속 조금씩 떼서 자기가 가지고, 가끔은 두 달이 지나도 조유진에게 돈을 보내지 않기도 했었다. 그래서 물어보면 까먹었다고 말했었다.조유진은 정설혜가 조범이 그녀를 너무 훌륭하게 배양하게 되면 자신의 못난이 아들이 뒷전이 될까 봐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설혜는 조유진이 대단한 집안에 시집 가게 되면 그들 모자에게 복수할까 봐 두려워했다.그래서 조유진이 가난한 배현수와 연애했을 때 조범은 분노했지만 정설혜는... 아마도 진심으로 기뻐했을 것이다.그때 조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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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그런데 배현수의 말은 무슨 뜻일까?배현수의 곁에 있기에는 조유진은 그의 약혼녀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다.그러면 혹시...조유진은 안색이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혹시 대표님은 제가 대표님의 연인이 되길 원하시나요?”“아니면? 6년 전처럼 여자친구가 되려고? 조유진, 네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조유진은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침을 삼키고 물었다.“제가 유승태의 약혼녀도 하기 싫고, 대표님 연인도 하기 싫다면요?”배현수는 시선을 돌렸다. 그 깊은 눈동자에는 미소가 살짝 깃들어 있었지만, 그는 마치 그녀에게 복수를 하려는 짐승이 송곳니를 드러내듯이 말했다.“그럼 돈을 내놔. 3천억. 조유진, 너 갚을 수 있겠어?”“...”조유진은 유승태가 그녀를 놓아주길 원했으니 배현수가 무조건 거액을 썼을 거란 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큰돈일 줄은 몰랐다.조유진은 스스로를 비웃듯이 말했다.“제가 그렇게 비싼 사람이군요.”3천억 원이면 그녀는 절대 갚을 수가 없다.“내가 3천억을 써서 너를 유승태한테서 구해줬다고 생각하지 마. 너를 내 곁에 두는 이유는 조범을 상대하기 위해서야. 조범은 수년간 서주시 시장 자리에 있었으니 넌 조범이 만났던 사람들, 손잡았던 파트너들을 많이 알고 있지?”배현수가 교도소에 들어갈 때 조범은 조유진을 총받이로 사용했다.조범은 배후에서 선동하던 장본인이었고, 조유진은 배현수의 심장을 겨누는 총구였다.아무도 도망칠 수 없다.“조범이 아무리 짐승만도 못한 사람일지라도 저의 아버지인데, 배 대표님은 왜 제가 대표님을 도와서 저의 아버지를 상대할 거라 생각하신 거죠?”배현수는 마치 장난 같은 말을 들은 듯한 반응이었다.“너는 지금 내가 돈 주고 산 사람이야. 너한테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제가 만약 배 대표님을 도와 조범을 망쳐 놓으면 6년 전의 원한을 털어버릴 수 있겠어요?”조유진은 오직 빨리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버리고 어머니와 선유를 데리고 이 모든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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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몸을 판다”는 단어는 듣기 거북했다.조유진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차 안의 분위기는 확 싸늘해졌다.강이찬의 분위기를 풀려고 애를 썼다.“그럼 다음에 보자! 네가 시간 될 때.”하지만 그가 아무리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해도 조유진과 배현수 사이에는 마치 더 가까워지지도 더 멀어지지도 않는 일정한 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조유진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발신인은 남초윤이었다.전화를 받자 남초윤이 말했다.“선유 괜찮아졌어. 우린 이미 대제주시로 돌아왔어. 넌 왔어? 유승태가 너한테 무슨 짓 한 건 아니지?”어제 하루 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조유진은 한두 마디로 다 설명할 수 없었다.“돌아가서 얘기할게.”이때 전화기를 통해서 선유의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 빨리 와서 나랑 놀아요!”선유의 말에 조유진은 깜짝 놀라 옆에 있는 배현수가 들을까 봐 두려워 재빨리 손으로 휴대전화의 스피커를 가렸다. 다행히 이 휴대전화는 사용한 지 오래되어서 많이 낡은 상태라 스피커를 켜지 않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배현수는 아마 아무것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조유진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그래, 알았어. 나도 보고 싶어.”전화를 끊은 후 조유진은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마음이 놓여 미소를 지었다.다행히 그녀에게는 아직 선유가 있다.조유진은 머리를 들자마자 배현수의 차가운 눈동자를 마주하게 되었다.배현수의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조유진은 마음에 찔려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배현수는 오만하게 시선을 돌리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잊지 마. 넌 지금 내 사람이야. 정당하지 않은 관계는 빨리 끊어버려.”정당하지 않은 관계?조유진은 몇 초간 멈칫했다가 정신을 차렸다. 배현수는 조금 전 그녀와 통화를 한 사람이 신준우라고 생각한 것이다.조유진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배 대표님과 저도 정당한 관계 같지는 않은데, 그럼 끊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배현수는 입술을 앙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조유진은 드디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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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고귀한 분위기에 우아한 신사의 풍격도 느껴졌다.하지만 조유진은 배현수가 “우아한 신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반대로 배현수는 뼛속까지 야만적이고, 집착이 심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이 날카롭고 결단력 있으며 강력하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걸 가차 없이 빼앗는 사람이다.조유진은 배현수가 오늘날의 성취를 이룬 것에 전혀 놀라지 않는다.배현수는 야망이 크고 이 피가 난무하는 비즈니스계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야옹~”몸집이 크고 통통한 주황색 고양이 한 마리가 높은 책장에서 뛰어내려 조유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그녀는 주황색 고양이가 낯이 익다는 것을 깨달았다,“예삐야?”조유진이 몸을 웅크리고 앉자 예삐는 그녀의 품으로 뛰어들었다.“6년 동안 못 봤는데 너 정말 많이 컸구나! 예전에는 날씬했는데 왜 이렇게 뚱뚱해졌어?”역시 부자 손에서 자란 덕분에 마른 주황색 고양이였던 예삐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아우를 풍겼다.이 엄청난 풍요로움은 사람뿐만 아니라 고양이도 고급스럽게 만들었다.이 주황색 고양이는 6 년 전 조유진이 공원에서 주운 고양이인데, 그때는 아주 작았고 주인에게 버림받아 조유진은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없어 배현수와 함께 이 새끼 고양이를 데려갔었다.조유진과 배현수는 둘 다 고양이가 너무 이쁘게 생겼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예삐라고 지었다.배현수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서재에서 내려왔을 때 조유진은 고양이와 장난치고 있었다.조유진과 예삐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6년 전처럼 여전히 친한 사이였다.잠시 동안 배현수는 마치 6년 동안 함께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조유진은 아쉬운 듯 말했다.“아직 기르고 있을 줄 몰랐어요. 난 대표님이... 예삐를 다른 사람한테 보냈을 줄 알았어요.”“육지율이 나 대신 3 년 동안 데리고 있었고, 내가 밖에 나와서 예삐를 집으로 데려왔어. 처음엔 예삐가 나를 낯설어해서 내가 많이 긁혔어. 그래서 다른 사람한테 보낼까 생각도 했는데 너무 못생겨서 가지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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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누가 나이트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걸 원할까?다 돈이 필요한 탓이다.조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대표님 잊으셨어요? 대표님 때문에 저는 직장을 잃었어요. 지금 업계의 어떤 회사도 감히 저를 원하지 않아요. 저는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고, 아르바이트조차 할 수 없다면 내일 당장 굶어 죽을 거예요.”배현수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은 당황한 듯했다.한 달 전, 그는 방송국에 조유진을 해고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러면 그녀가 강이찬을 통해서라도 자신에게 와서 애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유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조용히 방송국을 떠난 다음 다른 일자리를 찾으러 갔고, 사방에서 거절당해도 그에게 애원하지 않았다.“조유진, 나한테 애원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대표님한테 애원하는 게 도움이 될까요? 제가 대표님한테 저를 용서해 달라고 빌면 대표님이 저를 바로 용서할까요? 하지만 저는 이 모든 걸 당할 만하고 받아들일 거예요. 다만 대표님께 제 마지막 희망을 끊지 말아 달라고 간청할 뿐입니다.”선유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녀는 이 재미없고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고 싶었을 것이다.지금은 선유의 수술비가 충분하지 않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수 없다.배현수는 한참 말이 없자 조유진은 배현수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배현수가 갑자기 말했다.“내일 이력서를 가지고 SY 부동산 영업팀에 가서 등록해.”조유진은 배현수가 자신에게 일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어서 그 말을 듣고 얼어붙었다 무려 SY 부동산이다.마침내 그녀의 눈가에 미소가 번졌다.“감사합니다, 대표님.”배현수는 멈칫했다.조유진은 신준우를 보면서 다정하게 미소 지으면서 배현수에게는 늘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두 사람이 다시 만나고 난 후 그녀가 그에게 미소를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배현수가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진실된 미소를 짓는다고?“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 넌 분양사무실에 가서 집을 팔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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