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아래위로 훑었다.“누구세요? 만져서 망가지면 어떡할 거예요? 배상할 수 있어요?”진유라는 이렇게 건방 떠는 사람을 본 지 오래됐다.“한 번 만져서 망가지는 옷이라면 가게에서도 못 받겠죠.”그녀는 로고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보지 못한 브랜드였다.“무명 상표 옷을 여기 가져다 팔아요? 여기는 입다가 버리는 쓰레기가 아니라 명품 브랜드 옷을 받는 곳이에요.”제 딴에는 노인을 공경하고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진유라지만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이 사람을 까내리지 않고 지나갈 그녀가 아니었다.“수제 남성 수트를 전문으로 하는 프랑스 브랜드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대답한 것은 신은지였다.“그걸 다 알아?”“응, 태준이 이 브랜드 옷을 많이 입어.”“...”진유라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옷을 힐끗 보더니 다시 신은지를 쳐다보았다.“이 옷이?”‘박태준 거? 은지가 왜 중고, 그것도 남성 수트에 관심을 보이는가 했더니.’‘박태준이 아직 파산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이 입었던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몰락하지는 않았단 말이지.’“태준에게 같은 옷이 있긴 하지만 남자 옷은 디자인이 거기서 거기라 아마 그냥 비슷한 디자인일 거야.”진유라가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 개인 맞춤 제작이라면 같을 수 없어. 대체로 비슷하다 해도 디테일은 똑같을 수 없지. 아니면 너 한번 볼래?”두 사람의 대화는 모두 중년 남자의 귀에 들어갔다.“뭐 하는 거예요? 공공연히 빼앗는 건가요? 말 한마디로 이 옷이 당신 것이 돼요? 그럼 은행 가서 돈이 다 내 거라고 말하면 X발 부자가 되겠네.”그는 몸으로 두 사람의 시선을 가린 채 짜증 내며 손을 저었다.“사지 않겠으면 쓸데없이 끼어들지 말아요.”말하고 나서 그는 눈에 쌍불을 켜고 점원을 바라보았다.“가격이 얼마나 나갈까요? 개인 맞춤 제작이라니 비싸겠죠?”‘이걸 팔면 도박을 몇 번 더 할 수 있는 거야?’‘그 망할 계집애는 이렇게 비싼 옷이 있으
Last Updated : 2024-05-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