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혜의 뒷모습을 보며 권재아는 속으로 더욱 허탈해지기 시작했다.강윤아는 줄곧 소혜와 잘 지내고 싶어 한다는 걸 재아는 눈여겨보았던 터라 마음속으로 은근 지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혜가 너무 냉랭해서 가끔 올케에게 동정심을 느낄 때가 있다.케이티가 온다는 말에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던 소혜는 잠시 후 초인종이 울리자 문을 열기 위해 달려갔지만, 문을 열자 멍해지더니 이내 표정이 냉랭해졌다.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윤아였기 때문이다.“네가 어떻게 왔어?”소혜는 윤아를 집 안으로 들여보낼 의향조차 없이 냉담하게 물었다.문밖에 서 있는 윤아는 좀 어색해 보였다. 소혜의 이런 태도에 마음이 조금 아픈 것도 사실이었다.“어머님, 지난번에 재민 씨랑 쇼핑하러 갔다가 어머님에게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샀어요.”윤아는 진심으로 소혜에게 잘해주고 싶었지만, 소혜는 여전히 고마워하지 않았다.“괜찮아, 네가 산 물건은 필요 없어.”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는 소혜의 말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윤아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해 보였다.그녀는 한참 동안 소혜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저 혼자 산 것이 아니라, 재민 씨의 성의이기도 해요. 어머님, 그냥 받아주세요…….”소혜는 차갑게 코웃음 치며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물건을 받아들었지만, 강윤아를 방에 들여보낼 생각은 없었다.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줌마!”윤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케이티가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케이티를 본 소혜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아이고, 케이티 왔구나, 밥 다 차려놓고 한참 기다렸어.”케이티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아줌마,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괜찮아, 괜찮아.”소혜는 웃으며 고개를 젓더니 얼른 손을 내밀어 케이티를 안으로 들였다.“가자, 어서 밥 먹어야지.”케이티는 소혜를 따라 들어가며 윤아와 스치더니 그제야 윤아를 발견한 듯 놀라며 물었다.“어라? 강윤아 씨도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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