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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80

2581 챕터

제1171화

상대방은 나지막이 미안하다고 말한 후 잽싸게 그녀 손에 쪽지를 쑤셔 넣었다.서현주는 그 쪽지를 꽉 쥐고 있을 뿐 감히 사람들 앞에서 펼쳐볼 엄두가 안 났다.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도로표지판을 보고 근처에 화장실이 있다는 걸 알아챘다. 도로표지판을 따라 화장실을 찾아서 안에 들어간 후 그녀는 황급히 쪽지를 펼쳐봤다.「해양관에서 공연 볼 때 우리가 혼란을 일으키고 그 틈에 아이를 안아갈 겁니다. 당신 임무는 저 사람들을 해양관으로 데려오는 거예요.」서현주는 쪽지를 확인하고 갈기갈기 찢어서 변기 물에 내렸다.오늘 함께 온 사람들도 많고 하예정 옆에 두 명의 경호원까지 따라붙어서 그들이 손을 쓰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뜻밖에도 해양관에서 공연할 때 작전을 수행하겠다고 한다.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서현주도 지금은 주씨네 가족과 함께 있지 않은데 하예정 자매는 더 말할 것도 없다.그녀는 화장실에서 나와 주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주형인에게 현재 위치를 보내 달라고 말한 뒤 화를 억누르며 주씨네 가족과 합류했다.이어서 남편에게 하예진의 위치도 물어봤는데 본인들 뒤에 있다고 하자 일단 밥부터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서현주는 기어코 레스토랑 근처에서 하예진 일행을 기다렸다가 다 함께 해양관에 들어가 공연을 보자고 했다.동물원에 놀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해양관에 가서 공연을 본다.하예정 일행도 우빈이를 데리고 해양관으로 갔다.“우빈아.”임정한도 오늘은 신나게 놀았다.“정한 형.”주우빈은 예의 바르게 임정한을 불렀고 임정한은 가까이 다가와 주우빈과 나란히 앉아서 좀 전에 무슨 동물을 구경했는지 재잘재잘 설명했다.어른들은 아예 두 아이를 나란히 앉혔다.임정한이 늘 주우빈을 괴롭힌 탓에 하예정은 일부러 우빈의 옆에 앉았고 하예진은 아들 뒤에서 지켜보았다.전씨 일가의 두 경호원도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앉았는데 공연을 보는 게 아니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변을 살폈다.서현주도 딱히 공연을 볼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잔뜩 긴장한 채 주우빈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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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하예진은 아들을 꼭 껴안았다.서현주는 우빈이가 하예진에게 안긴 채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해양관을 벗어나는 걸 보더니 계획이 실패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정한아, 정한아!”이때 주서인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서현주가 정신 차리고 보니 덩치 큰 사내 한 명이 임정한을 안고 뛰어가는 중이었다.그녀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아이를 잘못 채가다니?“여보, 형인아, 얼른 저 사람 잡아요. 저 사람이 정한이를 안아갔단 말이에요!”주서인은 싸움 구경을 볼 겨를 없이 정한이를 안아간 남자를 뒤쫓으며 남편과 동생을 불렀다.주씨네 가족들도 정한이가 누군가에게 잡혀간 걸 발견하곤 미친 듯이 쫓아가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아이 뺏어가요! 누가 우리 아이 훔쳐 갔어요! 바로 저 덩치 큰 남자예요. 저 남자가 내 아들을 안아갔다고요!”안달이 난 주서인은 사색이 되었다.그녀는 인파를 헤쳐 나가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 지를 뿐이었다.장내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누군가가 아이를 뺏어갔다는 말을 듣더니 어린이와 함께 공연 보러 온 부모들은 재빨리 제 아이를 꼭 안고 해양관 밖으로 뛰쳐나갔다. 결국 장내가 더 혼잡해졌다.몇몇 착한 사람들은 주서인을 도와 아이를 구해오려고도 했다.그 남자는 임정한을 안고 미친 듯이 질주했고 누군가가 일부러 그에게 길을 내주며 더 빨리 해양관을 벗어나게 한 것만 같았다.“예진아, 예정 씨, 저 사람이 정한이를 뺏어갔어. 얼른 우리 정한이 구해줘.”주서인은 인파들 속에서 겨우 비집고 나와 하예진 자매를 보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다.지난날의 갈등이 얼마나 깊었던, 이런 일에 부딪힌 이상 하예정은 유괴범이 임정한을 훔쳐 가도록 가만둘 수 없었다.다만 그녀는 직접 임정한을 구하러 간 게 아니라 경호원들에게 그 남자를 쫓아가 임정한을 데려오라고 시켰다.두 경호원이 임정한을 채간 남자를 쫓으러 갔을 때 하예진은 순간 누군가가 자신의 품에 안긴 주우빈을 앗아가려고 하는 걸 느꼈다.그녀는 재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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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그녀가 만약 조금이라도 힘을 풀었다면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아들을 빼앗겼을 것이다.성소현의 차에 탄 후에도 하예진은 감히 손을 내려놓지 못한 채 주우빈을 꼭 껴안고 사색이 되었다.하예정도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성소현은 큰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우리 집 모든 경호원들 지금 바로 관성야생동물원으로 오라고 해. 큰일 났어. 유괴범이 아이를 뺏어가는데 우빈이도 하마터면 뺏길 뻔했어. 얼른 이리로 우릴 데리러 와줘. 나 지금 운전할 엄두도 안 나. 가는 길에 또 누가 길을 막고 아이를 뺏어갈까 봐 두려워.”성소현은 처음 이런 혼잡하고 위험한 일에 부딪혔다.평소엔 거만하고 무서운 것 없는 사람처럼 보여도 방금 주우빈을 하마터면 놓칠 뻔했을 때 그녀는 식겁하여 다리에 힘이 풀렸다.만약 우빈이를 잃어버렸다면 그 당시 상황이 혼란스럽고 사람도 많아서 유괴범을 쫓아가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빈이는...여기까지 생각한 성소현은 사색이 되었고 손발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도저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어 사고가 날까 봐 핸들을 잡지 못했다.“뭐? 우빈이는 괜찮아? 지금 바로 경호원 데리고 갈게.”성기현도 주우빈이 하마터면 유괴될 뻔했단 말을 듣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이따가 중요한 회의가 있는 것도 막론하고 사무실을 뛰쳐나와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동물원으로 총출동하라고 명령했다.한편 암암리에 하예정을 보호하던 두 명의 경호원은 진작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고 하예정도 마음을 가라앉힌 후 제일 먼저 남편에게 전화했다.성기현이 경호팀과 함께 동물원으로 향할 때 전태윤도 경호팀을 거느리고 동물원으로 출발했다.“우빈아.”하예정은 우빈의 등을 토닥이며 언니의 마음도 달랬다.“언니, 괜찮아. 응?”그녀는 방심하다가 하마터면 조카 우빈이를 위험에 처하게 할 뻔했다.“내가 힘이 세지 않았더라면 우빈이를 진작 빼앗겼을 거야. 그 사람도 엄청 세게 잡아당겼단 말이야.”하예진은 쉴 새 없이 되뇌었다.다이어트하느라 줄곧 운동하고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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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동물원 입구에서 임정한을 구하러 갔던 두 명의 경호원이 막 아이를 안고 걸어 나오고 있었다.“사모님.”두 경호원은 엄마를 외치며 울고불고 난리인 임정한을 안고 하예정 앞에 다가오더니 바닥에 내려놓으며 골치 아픈 표정을 지었다.“사모님, 얼른 이 아이 가족들한테 전화해서 아이 좀 데려가라고 하세요. 오는 내내 울었어요. 시끄러워 죽겠어요.”“예정 숙모.”임정한은 놀라서 엉엉 울었다.이 아이는 전씨 일가의 경호원도 본 적이 없는데 처음엔 낯선 이가 덥석 채가서 부리나케 달리더니 나중에 또 낯선 이에게 구원받았다. 평상시에 아무리 장난기가 심한 아이라 해도 이제 고작 네 살짜리 어린이였으니 놀랄 만도 했다.하예정은 유일하게 그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를 본 임정한은 재빨리 달려가 다리를 부둥켜안으며 얼른 안아달라고 졸랐다.“괜찮아.”하예정은 임정한을 매우 싫어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쩔 수 없이 다독여주었다.이어서 그녀는 주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정한이 구했어요. 지금 동물원 입구에 있으니까 얼른 애 데리러 나와요들.”주씨네 가족들은 임정한을 잃어버린 일로 대성통곡하였고 김은희는 한번 기절했다가 누군가가 인중을 눌러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딸을 부둥켜안은 채 목청이 째지게 울었다.주형인과 임수찬은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유괴범이 아이를 안고 어디로 도망쳤는지 도통 알아낼 수가 없었다.하예정의 전화를 받은 주형인은 기쁜 마음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재빨리 누나네 부부에게도 이 소식을 전했다.전태윤과 성기현이 경호팀을 거느리고 동물원에 도착했을 때 주씨네 가족들도 부랴부랴 달려 나왔다.“정한아.”잃어버린 줄 알았던 아들을 되찾은 주서인은 미친 듯이 뛰쳐 가 아이를 와락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임수찬도 아들이 무사한 걸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김은희와 주서인은 임정한을 끌어안고 쉴 새 없이 울어댔다.한참 후에야 주서인은 털썩 무릎을 꿇고 하예정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감격에 겨운 말투로 말했다.“예정 씨, 고마워요. 정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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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하예정이 대답했다.“언니가 꼭 안고 있었고 내가 또 그 사람 발로 걷어차서 우빈이 뺏어가는 걸 아예 포기하고 줄행랑쳤어요.”그녀는 고개 돌려 성소현의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우빈이는 지금 소현 언니 차에 있어요.”하예정과 전태윤의 대화를 들은 후에야 주씨네 가족들도 우빈이까지 하마터면 봉변당할 뻔했다는 걸 알아챘다.김은희는 또다시 울면서 손자 보러 가겠다고 했다.그제야 하예진은 우빈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우빈아, 우빈아.”김은희는 아이를 와락 끌어안고 손주 녀석이 정말 아무 일 없는지 확인한 후에야 울먹이며 말했다.“다행이야, 넌 괜찮으니 참 다행이야!”“할머니.”주우빈은 할머니께 대답하며 손을 들어 할머니의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아주었다.김은희는 우빈이를 키운 적이 없지만 이 아이는 유일한 친손주라 이쁘지 않을 수가 없다. 미세한 아이의 행동에 김은희는 감격에 겨워 또다시 아이를 안고 엉엉 울었다.주씨네 가족도 이쪽으로 둘러싸였다.“엄마, 울지 마. 이젠 다 괜찮아졌어.”주형인이 엄마를 위로했다.김은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눈물을 닦고 아들을 훅 밀쳤다.“이게 다 너희 둘 때문이야. 너희가 애들 데리고 동물원에 오자고만 안 했어도 이런 일 없을 거잖아. 우빈이가 예정 씨까지 불러왔으니 망정이지... 네가 우빈의 아빠가 아니고 정한의 외삼촌이 아니었다면 오늘은 아예 작정하고 아이 뺏어가려고 일부러 동물원 데려온 줄로 알겠어!”김은희의 질책에 서현주가 삽시에 낯빛이 창백해졌다.김은희가 그녀를 힐긋 노려보자 그녀는 겨우 변명을 둘러댔다.“어머님, 저도 우빈이랑 친해지려고 그런 건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김은희는 눈빛으로 그녀를 재수 없는 년이라고 욕하는 것만 같았다.아들이 서현주와 결혼하고 나서부터 뭐 하나 되는 일이 없고 어쩌다가 우빈이를 데리고 봄나들이 나왔더니 하마터면 나쁜 놈들에게 아이까지 유괴당할 뻔했다.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서 감히 아이를 뺏으려 하다니 거만함이 하늘을 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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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하예정도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다만 그들은 사람들 앞에서 의문점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네.”우빈이는 오늘 마음껏 놀지 못했다. 해양관에서 공연을 볼 때 한참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꽉 끌어안고 허겁지겁 도망쳤다.전씨 일가의 경호원들은 병사처럼 두 쪽으로 나뉘어 서서 롤스로이스 앞에 길을 터주었고 전태윤은 우빈이를 안은 채 하예정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하예진은 동생을 따라가지 않고 선뜻 경호원 차에 탔다.성소현은 오빠 차에 앉았고 그녀의 차는 경호원이 대신 몰고 갔다.곧이어 두 기업 총수는 경호팀의 호송하에 관성야생동물원을 떠났다.그들이 떠난 후에야 서현주는 한숨을 돌릴 겨를이 생겼다.다들 자신을 의심할까 봐 줄곧 전전긍긍하고 있었다.가는 길에서 하예정이 남편에게 물었다.“태윤 씨, 오늘 일 너무 수상해요. 마치 일부러 꾸며진 거대한 음모 같아요. 먼저 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아이를 낚아채 가는 계략인 것 같아요. 정한이는 그때 어른들에게 안겨 있지 않아 놈들이 잡아갔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일반 유괴범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우빈이는 줄곧 언니가 안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감히 뺏어가려 하다니, 내가 볼 때 놈들의 진짜 타깃은 우빈인 것 같아요.”“정한이를 데려간 건 작전을 살짝 바꾸어 목적에 도달하려는 속셈이에요. 내 옆엔 늘 두 명의 경호원이 함께 있어서 놈들이 쉽게 손댈 수 없었어요. 정한이를 채가면 내가 비록 말괄량이 같은 그 아이를 싫어해도 가만있지만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겠죠. 내가 정한이 구하러 두 경호원을 보냈고 우리 신변을 보호하는 사람은 없었어요.”“물론 우리도 다 큰 어른이지만 연약한 세 여자라 놈들이 작정하고 달려들면 우린 반항할 힘이 없어요. 그렇게 되면 놈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겠죠. 장내가 어수선하다 보니 어떤 부모들은 본인 아이를 제때 안지 못해서 애들이 제멋대로 뛰어다녔어요. 놈들은 그 혼잡한 상황에서도 다른 아이들은 채가지 않았어요.”하예정은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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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전태윤이 아내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관성에서 모르는 자가 없다.하예정에게 문제가 생기는 건 그의 목숨을 앗아가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다.“여씨 사모님이 꾸민 일 아닐까요?”하예정은 여씨 사모님부터 생각났다.전태윤은 잠시 침묵한 후 말을 이었다.“그건 아직 단정 짓기 어렵지만 그때 네가 여운별과 갈등을 빚은 이후로 소정남을 시켜서 여 대표 부부를 감시했는데 아무 이상 없었어. 예정아, 이번 일은 조사를 좀 해봐야 배후 세력이 널 겨냥하는 건지 아니면 나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전태윤은 우빈이를 옆에 내려놓고 팔을 벌려 그녀를 품에 껴안았다.“두려울 거 없어. 내가 있는 한 사람들은 네 털끝 하나 못 건드려.”하예정은 고개 들어 그를 쳐다보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만약 태윤 씨를 겨냥한 거라면... 꼭 조심해야 해요.”“나는 신분 때문에 누군가에게 감시받을 각오가 되어있어. 진작 적응된 일이니 걱정 마. 아무 일 없을 거야.”전씨 일가의 자제들은 비즈니스 업계에 들어서기 전에 철통보호를 받아 외부에서 그들의 이름조차 몰랐다.경계해야 할 건 강도들이다.전태윤과 동생들 일행은 어려서부터 복싱, 주짓수 등 여러 가지 재주를 배웠는데 몸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외출할 때 경호원들이 항상 따라다니긴 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자아 보호 능력을 키웠다.하예정은 그의 품에 기댔다.“음모가 아니라 뜻밖의 사고였으면 좋겠어요.”뜻밖의 사고라면 그들이 운이 나빠서 유괴범에게 눈도장을 찍혔다고 설명할 수 있지만 음모라면, 배후 세력은 이번에 실패하고 추후에 성공할 때까지 수없이 계략을 피울 것이다.“오늘 사태가 너무 크게 번져서 음모라 해도 배후 세력은 단기간 안에 감히 더는 손을 쓰지 못할 거야.”주우빈은 이모와 이모부가 한쪽 옆에 내버려두자 손을 벌려 전태윤의 품에 안긴 하예정을 밀쳤다. 하예정이 어리둥절해서 바르게 앉자 우빈이는 재빨리 전태윤의 다리 위에 올라가 앉았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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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다들 만약 일반인이라면 무예를 배우든 말든 상관없겠지만... 지금은 우빈이가 조금이라도 배워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해.”전태윤은 조카 우빈이를 늘 좋게 보고 있다. 이 아이는 분명 될 놈이라 좀 더 크면 제대로 가르칠 작정이었다.지금은 단지 호신술 정도로만 가르칠 뿐이다.“하긴, 태윤 씨 말대로 해요. 고마워요, 여보.”전태윤은 우빈이를 문무를 두루 겸비한 인재로 배양하고 싶었다. 하예정은 조카 대신 뿌듯함을 느끼며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했다.전태윤은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콧등을 살짝 어루만졌다.“평상시엔 태윤 씨, 태윤 씨 하더니 우빈이한테 전문가 선생님을 찾아준다니까 금세 여보라고 하네. 우빈이가 나보다 더 중요한 거야?”하예정이 웃으며 답했다.“똑같이 중요해요, 아니, 태윤 씨가 더 중요해요. 엄청 소중하죠.”그녀는 일부러 강조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전태윤도 장난치는 그녀의 말투를 잘 알고 있지만 사랑스러운 눈길로 또다시 그녀의 콧등을 어루만졌다.“난 우빈이는 질투 안 해.”“다행이네요. 세 살짜리 아이도 질투하면 앞으로 우리 애가 생기거든 종일 질투만 하다 말겠어요.”“내 아이는 사랑해 주는 것만으로도 바빠. 어떻게 아기를 질투하겠어.”전태윤은 아이가 생기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줄 것만 같았다.물론 생각은 생각일 뿐, 그때 가서 질투할지 말지는 단정 짓기 어렵다.하예정은 실소를 터트렸다.유난히 소유욕이 강한 전태윤이 아기를 질투하지 않을 리가 있을까?시내로 돌아온 후 전태윤은 하예진 자매를 발렌시아 아파트로 바래다주었다. 할머니는 어느새 이 일을 아시고 아파트에서 기다리고 계셨다.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할머니는 얼른 마중 나오며 하예정의 손을 잡은 우빈이를 덥석 안아 올렸다.“다행이야, 참 다행이지 그래...”할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행이란 말만 반복했다.성기현 남매도 잇따라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왔다. 성기현과 전태윤은 줄곧 서로 등져있다가 이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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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두 사람은 이제 막 쇼핑 다녀왔는지 손은경이 한 손으로 윤미라의 팔짱을 끼고 다른 손엔 쇼핑백을 몇 개 들고 있었다.“동명아, 어디 나가려고?”윤미라는 아들을 보자 자연스럽게 물었다.“네, 엄마. 왔어요 은경 씨?”노동명은 간단하게 인사를 마친 후 엄마에게 말했다.“급한 일이 생겨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엄마랑 은경 씨랑 함께할 것 같지 못하니 사무실에서 기다리실래요 아니면 집에 돌아가실래요?”“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해?”윤미라가 관심 조로 물었다.“있어요, 그런 일.”노동명이 아무리 데면데면한 성격이라 해도 엄마한테 수중의 업무를 뿌리치고 우빈이 보러 간다고 말할 리는 없었다.엄마가 괜히 그와 하예진을 오해하면 안 되니까.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가 하예진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노동명은 진짜 우빈이란 아이가 좋아서 그런 거라고 말했지만 아무도 안 믿었다. 그가 우빈이랑 먼저 친해져서 자연스럽게 새아빠 자리를 차지하는 거로 추측했다.“회사 일이야?”윤미라가 재차 물었다.노동명은 거짓말을 둘러댔다.“네, 엄마. 나 먼저 가요.”“그래, 볼일 봐. 저녁에 집에 와서 밥 먹어. 은경이가 너 입으라고 새 옷 몇 벌 샀어. 집에 와서 밥 먹을 때 사이즈가 맞는지 한번 입어 봐. 밥 먹으러 안 오면 내일부터 은경이더러 매일 너 도시락 싸주라고 할 거야.”윤미라는 제 아들을 아주 잘 알고 있다.지금은 손은경에게 아무 감정이 없어서 그녀가 매일 귀찮게 구는 걸 싫어하지만 이런 식으로 협박하면 무조건 밥 먹으러 집에 돌아올 것이다.“그리고 태윤이네 집에 너무 오래 있지 마. 걔네 한창 달콤한 신혼생활 보내는 중인데 네가 있으면 방해밖에 더 돼? 넌 집 없니? 지낼 곳이 없어? 왜 굳이 태윤이네 집으로 가? 오늘 밤에 당장 집으로 돌아와.”노동명이 말했다.“태윤이랑 예정 씨는 혼인 신고한 지도 반년이 됐어요. 뜨거운 신혼은 진작 지났다고요.”“부부 금실이 좋아서 매일 신혼이면 안 돼? 너 뭐 불만 있어?”“...”“집에 안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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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제가 요즘 결혼 준비도 해야 하고 곧 있으면 결혼 휴가라 대표님 곁에 사람이 비어있으면 안 되잖아요.”비서는 빈틈없이 완벽하게 대답했다.손은경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노동명은 자리를 떠난 후 엄마와 손은경이 비서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을 줄은 몰랐다. 다행히 그의 비서가 빈틈없이 차분하게 대답하여 윤미라의 의심을 사지 않았다.한편 동물원의 돌발상황도 두 사람과 상관없는 일이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우빈이가 발렌시아 아파트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노동명은 곧장 발렌시아 아파트로 향했다.집에 도착하니 전태윤과 성기현은 없었고 몇몇 여자들만 안에 있었다.성소현도 자리에 함께했다.노동명은 하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가 전화를 받자 노동명이 물었다.“예진아, 우빈이랑 아직도 예정 씨 집에 있어?”“네, 예정이가 밥 다 먹고 우릴 집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했어요. 무슨 일이에요 대표님?”“오늘 일 전해 들었어.”노동명이 차분하고 온화하게 말했다.“뉴스까지 났더라고. 나도 뉴스 보고 알았어. 방금 태윤이한테 전화해서 우빈이 괜찮다는 걸 알았는데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서 아이 보려고 왔어. 나 지금 발렌시아 아파트 입구야. 마중 나올 수 있어?”하예진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뉴스까지 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한 듯싶었다. 그 당시 혼잡한 상황에서 아이까지 유괴당하는 사태가 벌어지니 뉴스에 날 법도 했다.노동명이 우빈이라고 예측한 것도 아마 성기현과 전태윤 두 기업 총수가 동시에 나타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알았어요.”노동명이 우빈이가 걱정돼 친히 아이를 보러 왔다는데 하예진은 그를 문전박대할 리가 없었다.“몇 분만 기다리세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동생에게 말했다.“예정아, 너희 집 키랑 출입문 카드 좀 줘. 내가 나가서 노 대표님 모셔 와야겠어. 우빈이 보러 왔대.”하예정은 집 키와 출입문 카드를 언니에게 건넸다.하예진이 나간 후 성소현이 말했다.“예정아, 노 대표님 진짜 우빈이 많이 관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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