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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151 - 챕터 1160

2585 챕터

제1151화

노동명은 1조 원 자산가라 물건 살 때 가장 좋은 거로, 가장 비싼 거로 산다. 가격을 흥정하지 않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하예진은 끝내 속마음을 말하지 않았다.노동명의 소비 습관이 어떻든 그녀와 상관없으니까, 그녀는 단지 노동명의 세입자일 뿐이다.“이모, 난 언제쯤 여동생 생겨요?”주우빈이 천진난만하게 물었다.하예정은 웃으며 조카에게 음식을 집어줬다.“이모도 몰라. 임신했다 해도 남동생이면 어떡해?”그녀는 전에 전태윤과도 토론한 적이 있다. 전씨 일가는 왜 죄다 아들만 낳는 것인지, 집안 풍수가 딸을 낳기 불리한 풍수인지 심각하게 의논해 보았다.우빈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이모, 난 여동생 원해요. 남동생 싫어요.”“남동생은 왜 싫어?”“남동생이면 나처럼 치마 못 입잖아요.”하예정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하예진이 소식하고 고기도 안 먹자 그녀는 언니에게 잔소리해 댔다.“언니, 매일 꼭두새벽에 나갔다가 날이 어두워져서야 집에 오는데 그렇게 힘들게 일하면서 밥은 든든하게 챙겨 먹어야지. 이젠 다이어트 그만해.”“저녁엔 최대한 고기를 안 먹어. 이따가 나가서 달리기도 해야 해. 폭식하면 몇 바퀴 더 달아야 하거든.”이혼 전과 비기면 하예진은 살이 엄청 많이 빠졌지만 하예정처럼 늘 모델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과 비하면 그녀는 여전히 뚱뚱했다.하예정은 언니의 고집을 못 꺾고 결국 포기했다.“난 이렇게 먹는 데 습관 됐어. 다이어트 영양사가 준 식단대로 밥 먹고 매일 운동량도 충분해. 오랜 시간 견지해서 겨우 지금의 효과를 얻었는데 중도 포기하면 안 되지.”하예진은 동생의 몸매를 부러운 눈길로 쳐다봤다.“난 앞으로도 쭉 체중 관리할 거야. 너처럼 표준적인 모델 몸매를 유지할래. 더는 폭식해서 백 킬로 뚱보로 돌아가지 않아.”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어떻게 폭식으로 백 킬로까지 찍었는지 참 한심할 따름이었다.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종일 귀찮게 굴고 부부 사이도 점점 안 좋아져 기분이 상하고 입맛이 없어야 할 텐데 그녀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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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전태윤을 본 우빈이는 신나서 바로 그에게 안기려 했다. 전태윤은 손에 든 물건을 얼른 내려놓고 아이를 안았다.하예정은 허리 숙여 그가 사 온 과일 두 팩과 우유 한 박스를 들어주며 물었다.“왜 왔어요? 약속 있다고 했잖아요? 나도 과일 두 팩 사 왔는데 태윤 씨도 사 왔네요. 심지어 우리 둘 똑같은 과일로 사 온 거 알아요?”전태윤은 우빈이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우리 부부가 마음이 통해서 그런 거지. 바이어가 잠시 일이 생겨 못 오니 오늘 밤 일정도 취소됐어. 그래서 얼른 처형네 댁에 와서 밥 한 끼 얻어먹으려고 했지.”사랑하는 아내가 처형네 집에 있다고 한다.이게 바로 하예정에게 경호원을 붙인 좋은 점이다. 평소 굳이 그녀에게 행적을 묻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자유를 줄 수 있으면서도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고 싶을 때면 전화 한 통에 바로 찾을 수 있다.“처형.”전태윤은 하예진에게 인사했다.하예진은 제부가 온 걸 보더니 수저를 내려놓고 얼른 마중 갔다. 동생이 물건을 한가득 들고 들어오자 하예진이 말했다.“두 사람은 앞으로 우리 집 올 때 뭐 자꾸 사 오지 말아요. 내가 다 알아서 사니까. 이따가 갈 때 과일 두 팩 가져가요. 나랑 우빈이는 이렇게 많이 못 먹어요.”“예정이도 사 올 줄은 몰랐어요.”전태윤이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하예진은 속으로 사랑의 힘이 참 대단하다고 한탄했다.제부는 처형인 하예진을 처음 본 순간부터 깍듯이 대하긴 했지만 줄곧 차가운 태도였는데 이젠 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다.사랑으로 못 녹일 건 아무것도 없나 보다.“우리 막 저녁 먹고 있었어요. 손 씻고 와서 함께 먹어요.”하예진은 주방에 들어가 전태윤의 수저도 챙겨 왔고 맛있는 음식을 그의 앞으로 내밀었다.하예정은 말문이 막혔다.전태윤만 오면 자신은 마치 주워온 동생처럼 언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자리에 앉은 지 2분도 안 돼 초인종이 또 울렸다.주우빈은 또다시 문 열러 갔다. 이번엔 머리를 써서 작은 걸상을 들고 갔고 어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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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하예진은 아무 말 없었고 하예정이 입을 열었다.“두 분 우빈이 키워본 적도 없는데 이렇게 데려갔다가 아이가 적응 못 하고 울면 어떡해요? 아이 보고 싶으면 매일 낮에 이리로 보러 와요. 함께 놀다 가시면 되잖아요.”주경진이 뻔뻔스럽게 말했다.“예정 씨, 우리가 우빈이 키워본 적 없어서 지금이라도 보상해주고 싶어서 그래요. 두 노인네가 집에서 할 일도 없고 마침 예진이를 도와서 우빈이를 돌보면 예진이도 가게 일에 전념할 수 있잖아요.”그는 또 품에 안긴 어린 녀석에게 물었다.“우빈아,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갈래?”아이가 되물었다.“엄마도 가요?”주경진은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엄마는 못 가. 그렇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우빈의 아빠 있어. 우빈아, 우리랑 함께 집에 돌아가자. 그럼 너희 엄마도 이렇게 힘들지 않을 거야.”주우빈은 몸부림치며 바닥에 내려와 식탁 앞으로 달려가더니 제 자리에 얌전히 앉았다.“나 밥 먹을래요. 엄마 안 가면 나도 안 가요. 난 엄마 옆에 있을래요!”“...”“다들 식사는 하고 오셨겠죠? 따로 음식 준비 안 할게요. 소파에 앉아서 TV 좀 보세요. 우리 밥 다 먹고 다시 얘기해요.”하예진은 전 시부모님께 각자 온수 한 잔 따른 후 TV도 켜주고 식탁에 돌아가 동생네 부부랑 함께 저녁을 먹었다.주경진이 아첨하듯 웃으며 말했다.“그래, 우린 TV 보고 있을게. 맛있게들 먹어.”노부부는 식탁에 놓인 과일 네 팩을 보더니 하예정 부부가 사 온 걸 바로 알아챘다.김은희는 군침이 돌아 나지막이 말했다.“예정이가 전부터 제 언니한테 먹을 것들을 자주 사주더니 이젠 돈이 생겨서 사 오는 과일도 급이 달라졌네요.”전부 비싼 과일들이었다.주서인이 보면 바로 두세 팩 챙겨서 집으로 가져가려고 할 것이다.전에 하예정이 언니네 집에 과일을 사가면 주서인이 올 때마다 하예진 몰래 과일을 엄청 많이 챙겨갔다.주형인은 그런 누나가 도둑과 다름없다고 했다. 친정에 오면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전부 채가니까.전에는 친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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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김은희의 말로는 본인들이 고향 집으로 돌아가면 아들은 완전히 서현주에게 통제될 거라고 한다.게다가 두 사람은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다. 서현주는 신혼집 장식을 마친 후에 결혼식을 올려야 면이 선다고 했다.지금 월세방에 지내면서 결혼식을 올리면 친정 식구들이 와도 지낼 곳이 없다.주경진 부부가 우빈이를 돌보면 지루하지도 않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정을 쌓아갈 수 있다.어쨌거나 우빈이는 주씨 가문의 대를 이을 유일한 후대이고 서현주가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하예진은 채식만 먹어 곧장 저녁을 다 먹었다. 그녀는 전 시부모님이 나지막이 얘기 나누는 걸 보더니 가까이 다가가 동생네 부부가 사 온 과일 네 팩을 들어서 주방으로 가져갔다.몇 분 후.그녀는 과일 그릇에 과일 한 종류만 담아서 나왔고 나머지 과일은 씻지도 않았다.하예정과 성소현이 조카 우빈에게 사 온 간식거리도 몇 움큼 집어서 과일 그릇에 담고는 두 분 앞에 놓인 탁자에 내려놓았다.“예진아, 가게 장사 잘되지?”김은희는 스스럼없이 과일을 먹으며 하예진에게 물었다.“그럭저럭요.”“너도 평소에 바쁘면 우빈이 돌볼 시간 없잖아. 그냥 아이는 우리가 데려갈게. 우리가 그래도 우빈의 친할아버지, 할머니잖니. 설마 우빈이 해치기라도 하겠어? 우리도 꼭 우빈이 잘 보살필 테니까 걱정들 말아.”하예진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형인 씨한테도 이미 말했어요. 우빈이만 원한다면 데려가서 며칠 지낼 수 있지만 아이가 원치 않으면 더 강요하지 말라고요. 나랑 애 아빠가 이혼한 후 다들 우빈이 보러 왔을 때 나 단 한 번도 가로막은 적 없어요. 지금처럼 지내는 게 안 좋나요?”금방 이혼했을 때 하예진은 전 시댁과 아예 연락을 끊고 싶었지만 김은희가 수소문하고 뒤를 밟아서 그녀의 현재 거처를 알아냈다. 게다가 더 어이없는 건 전 시댁 식구들이 후회된다며 하루가 멀다 하게 그녀를 찾아왔다.“방금 우빈이도 말했듯이 안 가겠다잖아요.”하예진은 아들이 주씨네 집안에 들어가 지내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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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하예정 부부도 식사를 마치고 전태윤이 먼저 말을 꺼냈다.“예정아, 우빈이 데리고 나가서 앉아있어. 내가 설거지할게.”집에서도 그가 설거지해서 하예정은 이미 습관 됐다. 전태윤은 그녀와 우빈이를 소파에 앉아있으라고 했고 하예정도 고분고분하게 우빈이를 안고 언니 곁으로 다가갔다.자리에 앉자마자 세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언니랑 언니네 전 시부모가 빤히 쳐다보자 그녀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언니, 다들 왜 이렇게 날 봐요? 내 얼굴에 밥풀이라도 묻었어요?”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을 어루만졌지만 밥풀은 없었다.“예정 씨, 지금 설마 전태윤 씨한테 설거지를 맡긴 거예요?”김은희가 물었다.“남자가 밖에서 종일 일하느라 힘들 텐데 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돼서 제 남편을 잘 보살펴줘야 가족이 화목하고 집에 돌아오고 싶은 마음도 생기죠.”하예정은 그제야 세 사람이 왜 자신을 그렇게 쳐다본 건지 알아챘다.“우리 언니도 전에 당신들 아들을 정성껏 돌봐줬는데 가족의 화목함이라곤 못 느꼈나 봐요? 밖에서 여자나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것도 싫어했잖아요.”김은희는 목이 멨다.하예정은 우빈이를 옆에 앉히고는 아이를 교육하기 시작했다.“우빈아, 넌 앞으로 꼭 이모부 따라 배워야 해. 그래야만 훌륭한 남자가 될 수 있어.”그녀가 계속 말을 이었다.“우리 남편 할머니는 남편한테 집안일을 시켜야 한댔어요. 집은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곳인데 왜 아내가 모든 집안일을 책임져야 하죠? 아내는 공짜 가정부가 되어서 온 가족을 보살펴야 하는 의무라도 있어요? 우리 부부는 함께 집안일해요. 어느 한 명 양반으로 지내는 게 아니라.”“...”주형인의 부모는 말문이 막혔다.명색이 전씨 그룹 대표인 전태윤이 설거지를 하고 집안일을 하다니.여자의 입장에서 하예정은 정말 행복하기 그지없고 질투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한참 후 김은희가 주우빈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우빈아, 할머니 안아줄까?”“싫어요.”주우빈은 머리를 홱 돌리며 거부하더니 이모의 다리에 기어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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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우빈이야말로 그들의 친손자이다.셋방으로 돌아온 그 둘은 아들과 며느리가 한참 TV를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아빠, 엄마, 우빈이는요?”일어나 부모님을 맞이하던 주형인은 아들이 보이지 않자 물었다.그러자 서현주도 같이 다가와 물었다.“작은 방 다 치우고, 어린이 방으로 꾸며놨어요. 그리고 우빈에게 줄 새 장난감도 많이 사놨는데, 우빈이는요? ”그녀는 이름도 모르는 그 여자로부터 머리카락이 들어있는 투명 백과 쪽지 한 장을 받았다. 그 여자는 투명 백에 들어있는 머리카락이 그녀의 어머니의 것이라며, 빨리 계획대로 우빈을 동물원이나 어린이 공원 같은 사람이 많은 곳으로 데려갈 것을 요구했다.만약 그 여자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다음번에는 그녀 어머니의 손가락 두 개를 잘라서 보내겠다고 한다.쪽지 내용을 보고 매우 놀란 서현주는 시부모님이 우빈을 데려오기를 고이 바랐지만, 결국 그녀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이제 계획은 어떡하지?’주경진과 김은희는 소파에 다가가 앉으며 말했다.“예진이가 따로 막지는 않았지만, 우빈에게 물어보고 우리와 함께 가려거든 그때 데려가라고 하더라. 우빈이가 우릴 따라올 리 있나.”뒤따라 소파에 앉은 주형인은 엄마의 말을 듣고 말했다.“그러게 예전에 왜 외손자만 이뻐한 거야? 친손자도 좀 봐주고 할 거지. 우빈이 지금 우리랑 서먹서먹하잖아.”“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넌 아빠의 책임을 다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 우빈이는 아빠인 너와도 친하지 않은데... ”속으로 화를 억누르며 입을 다물고 있던 주경진은 아들이 원망하자 결국 터져버렸다. 아빠가 화를 내자 주형인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그럼 이제 어떡하죠?”서현주가 묻자 김은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앞으로 자주 가 봐야지 어쩌겠어. 우빈인 아직 어려서 천천히 정 쌓으면 돼. 그리고 너도, 앞으로 형인이가 우빈이 보러 가면 헛된 생각을 하지 말고 잠자코 있어. 형인인 아들을 보러 간 것이지, 예진이를 보러 간 게 아니니까. 항상 질투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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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서현주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가 문을 소리 내어 닫았다.“자기야! 자기야!”주형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불렀다.“됐어, 신경 쓰지 마. 현주는 네가 예진이랑 만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 너랑 예진이 단둘이 가는 것도 아니고, 우리 모두 함께 가겠다는데 질투는 무슨. 자기도 예진에게서 널 빼앗은 거면서.”김은희는 새 며느리가 아주 눈에 거슬렸다. 전에는 자기 아들이 인기가 많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서현주가 내연녀라는 생각에 꼴 보기 싫었다.주씨네 가족은 내일 점심에 하예진 모자와 함께 동물원에 놀러 가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봄나들이에 아주 적합한 날씨이니.한편, 하예정 부부도 언니 집에서 잠시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왔다.가는 길에 하예정은 남편에게 말했다.“예전에도 주씨네는 입으로만 우빈이를 귀여워했지 돌봐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우빈인 언니 혼자서 피땀 흘려가며 키워온 거예요. 그래가지고 지금 와서 우빈이가 자길 따라갔으면 하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언니가 산후조리 할 때도 옆엔 나밖에 없었거든요, 그때 난 너무 피곤해서 한 달에 살이 3킬로나 빠진 거 있죠.”언니가 산후조리 할 때 하예정은 언니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잘 누워 쉬라고 했다. 그녀는 음식도 언니 앞에까지 가져다줬고, 크고 작은 일을 모두 도맡아 했었다.그 보름 동안, 아직 갓난아이였던 우빈은 때로는 밤새도록 울기도 했다.주형인은 출근하여야 한다면서 아예 객실에 가서 잤고, 우빈이 때문에 언니가 잘 쉬지 못할까 봐 걱정된 그녀는 혼자 아이를 안고 달래다 아이가 잠들어서야 잠시나마 쉴 수 있었다.그때 언니는 주형인더러 시어머니에게 부탁하여 우빈을 좀 돌봐줄 수 없냐고 물었는데, 그는 자기 엄마는 임정한을 돌봐야 하기에 우빈이까지 돌볼 수는 없다고, 하예정이 언니와 조카를 돌보면 될 거라고 했다.“주씨네는 지금 우빈이가 자기 집 식구들보다 나와 더 친하다고 질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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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무슨 일로 찾아왔냐고 물어봐.”한밤중에 심심해서 차를 몰고 달려와 길을 막은 건 아닐 테니.강일구는 도어를 내리고 이리로 걸어오는 노동명에게 물었다.“노 대표님, 여긴 어쩐 일로 찾아오셨습니까?”“태윤이 차에 있죠? 태윤아! 나 한동안 너희 집에 머물러야 할 것 같아. 캐리어도 가지고 왔어. 하지만 박 집사 아저씨께서 이건 너하고 상의해야 한다면서 날 들여보내주지 않아. 그래서 여기서 내내 널 기다리고 있었어.”전태윤은 듣자마자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만약 오랫동안 사귀어 온 친구가 아니었다면, 운전기사에게 앞에서 길을 막고 있는 차를 날려버리라고 했을지도 모른다.똑같이 그 말에 많이 놀란 하예정은, 남편의 얼굴이 어둡게 변한 것을 보고 대신 노동명에게 물었다.“동명 씨, 혹시 무슨 일로 우리 집에...”“끈질기게 따라붙는 여자를 만났어요. 내 명의로 된 집이 어디 있는지도 잘 알고 있어 내가 어디로 가든 계속 찾아오네요. 너무 짜증 나서 어쩔 수 없이 염치를 무릅쓰고 찾아온 거예요.”노동명이 말하고 있는 여자는 바로 손은경이었다.손은경은 윤미라가 마음속으로 찜한 최고의 며느릿감이다. 그리고 모처럼 아들의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것도 개의치 않는 여자다. 그래서 윤미라는 최선을 다해 아들과 손은경을 이어 주기로 결심했다.아들이 본가로 돌아오지 않으려 하자 윤미라는 손은경을 데리고 아들 소유의 별장으로 찾아갔다.그녀는 아들의 명의로 된 부동산이 어느 곳에 있는지 낱낱이 알고 있다.더는 피할 수 없자 노동명은 전태윤을 방패로 삼아 옷 몇 벌을 대충 챙기고는 캐리어를 끌고 이리고 찾아왔다.평소 너무 세심한 스타일이 아닌 노동명도 자신이 이렇게 찾아오면 친구의 부부생활을 방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지금 전태윤만이 그를 도와 손은경을 막아줄 수 있다. 소정남마저도 그럴 능력이 없다.만약 소정남이 대신 막아줄 수 있다면... 노동명은 진작에 찾아갔을 것이다.소정남이 그의 생각을 알아챘다면 참 다행이라고 한숨을 돌렸을 것이다.하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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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전태윤은 비록 몇몇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들 부부가 자주 사는 집은 바로 이 별장과 발렌시아 아파트이다.하필이면 이 두 집이 회사에서 가장 가까워서 출퇴근이 편리하다.길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던 노동명은 염치없이 이곳으로 찾아와서 전태윤과 함께 한동안 살 생각을 했다.“태윤아, 이 로맨틱한 배치들은 다 네 아이디어야?”노동명은 어두운 얼굴의 전태윤을 보며 말을 이었다.“정말 예쁘게 꾸몄는데? 프러포즈 현장 같아. 아니 결혼 현장 같아. 앞으로 예정 씨와 결혼식 올릴 때도 이렇게 꾸미면 다른 여자들이 막 질투할 거야.”전태윤은 퉁명스럽게 말했다.“내 아이디어가 아니면 네 아이디어겠냐?”“난 이 방면엔 신경이 무뎌 이런 방법을 생각해 여자를 즐겁게 할 재간이 없어.”“네가 무딘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넌 돈밖에 받을 줄 모르잖아.”“어? 내가 무슨 돈을 받았다고 그래?”전태윤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노동명이 영문도 모른 채 어리둥절해 있을 때 하예정이 두 남자에게 물 한 잔씩 따라주고는 과일을 준비하러 가려 했다.전태윤은 마누라를 못 가게 막더니 자기 옆에 앉혔다.“여보, 그런 거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동명인 여기 자주 와 당신보다 이 별장에 더 익숙해. 먹고 싶은 게 있거든 자기 절로 가지러 갈 거야.”“네, 네, 맞아요. 그러니 예정 씨도 그만 않아 쉬어요.”그는 자신을 봤을 때부터 줄곧 어두운 표정인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감히 하예정에게 이것저것 가져오라고 할 엄두가 안 났다.“어떻게 된 거야? 그 아가씨 아직 떠나지 않았어?”전태윤이 차가운 얼굴로 친구에게 물었다.“응. 그리고 또 얼마나 더 머물지 몰라. 우리 엄마 이번엔 정말 마음에 드나 봐. 계속 전화 와서 같이 쇼핑하라지, 밥 사주라지... 일이 바쁘다고 둘러댔는데 엄마가 그 아가씨를 데리고 내 별장에 찾아올 줄이야. 그렇다고 엄마를 쫓아낼 수도 없고. 떠날 생각이 없어 보여 그냥 내가 먼저 떠났어.”노동명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그는 아마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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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미안하다.”“미안하면 호텔에 묵던가.”“그냥 한번 해본 소리야. 내가 네 집에 처음 묵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도 나랑 정남이가 술을 많이 마셨거나 밤이 너무 깊으면 모두 너희 집에 묵었잖아. ”“...”전태윤은 와이프를 일으키며 차갑게 말했다.“넌 안방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객실에 가서 쉬기나 해.”그리고 하예정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안방으로 돌아온 전태윤은 찌뿌둥해서 말했다.“언제부터 우리 집이 동명이 녀석의 피난처가 된 거지?”하예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타일렀다. “동명 씨도 궁지에 몰려서 어쩔 수 없이 며칠 묵으러 온 걸 거예요. 당신들은 오랜 친구잖아요.”“그게 아니라 일부러 날 방패막이로 삼은 것 같아. 그 여자가 자기한테 관심이 있다는 걸 똑똑히 알면서 어쩜 우빈에게 옷 몇 벌 사주고 처형한테 옷 산 돈을 돌려받을 수 있지? 똑똑한 건지 멍청한 건지 도통 모르겠네.”하예정은 남편을 부드럽게 껴안았다. 그녀의 적극적인 포옹에 전태윤의 불평하는 목소리도 점차 줄어들었다.“아마도 동명 씨는 정말 우빈이가 좋은 거지 언니에게는 다른 뜻이 없을지도 몰라요.”그들은 모두 노동명과 하예진 사이에 남녀 간의 감정이 있다고 생각했다.“예정아, 한 남자가 아무 이유 없이 여자에게 잘해주지는 않거든. 그런 행동엔 분명 다른 의도가 숨어있을 거야.”“동명 씨가 우빈이에게 아주 잘해주긴 해요.”전태윤은 그저 웃기만 했다.할머니는 진작 노동명을 떠보셨다.노동명은 아직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르거나, 아니면 시치미를 떼고 있는 건데, 전태윤은 전자가 맞을 거로 생각했다.그는 자신이 하예진에게 잘해주는 이유가 우빈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우빈을 정말 좋아하니까.“노씨 사모님은 분명 문벌이 맞는 집안의 아가씨를 며느릿감으로 고르려 할 거예요. 설사 노 대표가 우리 언니에게 마음이 있다 해도... 난 동명 씨가 언니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니도 지금 재혼할 마음이 없고요, 설령 재혼한대도 그 상대가 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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