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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091 - 챕터 1100

2585 챕터

제1091화

그 건달은 표정이 확 얼어붙었다.“갑부 전씨 일가의 전태윤 도련님을 말하는 거야?”“우리 남편 대단하긴 한가 봐. 일개 건달들도 존함을 알고 있으니 말이야.”건달들은 순간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절규하며 가영 씨를 욕했다!어쩐지 거금을 들여 그들을 청해서 한낱 젊은 여자한테 손대라고 하더라니, 전씨 일가의 사모님이었다.요즘 관성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 바로 전씨 일가 사모님이라 건달들도 전부 알고 있다.왜 하필 전씨 사모님께 걸려들었을까?‘가영 씨라는 년한테 제대로 당해버렸네.’하지철이 이 장면을 보면 멍청한 놈들이라고 한바탕 비웃을 게 뻔하다.“사모님, 살려주세요. 저희가 눈에 뵈는 게 없어 사모님을 못 알아보고 차를 마구 부쉈습니다. 새 차로 배상해 드릴게요, 네? 그러니까 제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사모님. 누가 시킨 일인지 당장 말할게요. 가영 씨라고 전화번호는 189XXXXXXXX예요. 저희한테 거액을 주면서 사모님을 미행하고 차를 짓부수고 사모님까지 두들겨 패라고 시켰어요.”하예정을 보호하던 두 경호원은 사실 진작 누군가가 그녀를 미행하는 걸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몇몇 건달들을 해치우려 했으나 상대가 생각보다 빨리 사모님의 차를 가로막아버렸다.작년에도 사모님은 심야 시간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 건달들에게 가로막혀 버렸는데 결국 건달들을 전부 바닥에 쓰러 눕히고 더는 일어나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하예정은 손끝 하나 다치지 않았지만 처맞은 건달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보름 동안 감방에 갇혀있어야 했다.“가영 씨?”하예정은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이런 사람은 정말 기억이 안 났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너희가 직접 연락했어? 그 사람은 현찰로 줬어 아니면 계좌 이체했어?”“브로커한테 연락이 와서 계약금은 현금으로 줬어요. 나중에 가영 씨가 저희에게 연락해 일을 마치면 바로 송금할 테니 돈 갖고 관성을 떠나라고 했어요. 그러면 절대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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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건달은 결국 하예정의 말대로 여운별에게 전화했다.하예정은 두 경호원더러 건달을 바닥에서 일으키라고 했다. 엎드린 채로 전화하면 말할 때 숨이 찰 테니까.그 시각 엄마에게 한창 재촉을 당하던 여운별은 마침 건달들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기쁜 마음에 엄마를 쳐다보며 말했다.“엄마, 전화 왔어요. 마침 전화 왔다고요. 무조건 일을 잘 마무리했다는 전화일 거예요.”그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가영 씨, 그 여자 차도 부숴버렸고 사람도 한바탕 두들겨 패서 이미 기절했어요. 아직 숨이 붙어 있으니 죽진 않았을 거예요. 얼른 잔금 보내세요. 저희도 빨리 관성을 떠날게요.”“안 죽었으면 됐어. 일단 사진 찍어서 보내봐 봐. 진짜 내가 하라는 대로 했는지 확인한 후 잔금을 보내줄게.”“머리가 터질 정도로 두들겨 팼는데 죽을까 봐 부랴부랴 도망치느라 언제 사진을 찍겠어요? 얼른 잔금 보내요. 저희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요.”“내가 말한 그 여자 확실해?”여운별은 하예정이 머리가 터지고 기절했다는 말에 두려워하기는커녕 되레 흥분하며 그제야 한을 풀었다는 듯이 통쾌해하며 되물었다.‘그러게 오지랖 넓게 남 일에 뭔 상관이래. 감히 날 건드려? 게다가 우리 아빠까지 전 대표를 찾아가서 사과하게 했잖아.’“틀림없어요. 관성중학교 문 앞에서 서점을 꾸리고 국산 차를 몰잖아요. 서점을 나서자마자 저희가 줄곧 미행했으니 잘못 볼 리가 없어요.”“맞아, 바로 걔야. 알았어, 입금할 테니까 얼른 관성을 떠나. 내 번호도 지우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땐 너희를 확 죽여버릴라. 하지만 사진을 못 찍었으니 만에 하나 나한테 사기 치는 거면 어떡해? 일단 잔금의 절반만 입금할게. 내일 정확한 소식을 얻고 피해 본 사람이 그년인 걸 확인하면 나머지 절반도 송금해 줄게.”“X발 뭐 이렇게 말이 많아? 우리가 지금 범죄를 저질렀다고. 아직도 절반을 입금하네 마네 질질 끌고 있어?”하예정이 옆에서 감시하며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단속하지 않았다면 건달은 진작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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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태윤 씨, 나 괜찮아요. 그냥 차가 좀 망가졌네요.”하예정이 차에서 내릴 때 건달들이 이미 차를 짓부수기 시작했다. 그녀와 두 경호원이 재빨리 건달들을 제압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폐차될 뻔했다.전태윤은 망가진 차를 보면서 말했다.“사람만 무사하면 돼. 차는 고장 나면 새로 바꾸면 되잖아.”“이건 태윤 씨가 선물한 차예요.”“밸런타인데이에 새 차 선물했잖아. 그거 타고 다녀. 이 차는 수리 맡겨야겠어.”하예정이 말했다.“난 그래도 이 브랜드 차가 좋아요.”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다닐 수 있으니까.전태윤이 곧장 대답했다.“내일 바로 이 브랜드 새 차 사줄게.”그녀는 전씨 사모님이란 신분으로 으스대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해도 전태윤은 모든 요구를 들어줄 것이다. 하예정이 어떤 삶을 원하든 전태윤만 있으면 전부 만족해 준다.“누가 한 짓인지 알아냈어?”전태윤이 경호원에게 물었다.“여운별인 것 같아요.”하예정이 대답했다.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여운별을 본 적이 없어 그녀의 목소리가 낯설지만 하예정은 두 번이나 만났고 또 번마다 다퉜던지라 여운별의 앙칼진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여운별은 건달들에게 잔금을 전부 입금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경찰에게 맡겼고 경찰들도 쉽게 여운별을 검거할 수 있었다.“여씨 일가 둘째 딸?”전태윤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여 대표 이 인간은 대체 딸 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야?’불과 며칠 전에 직접 찾아와서 사과해 놓고 뒤돌아서니 또 건달들을 찾아서 차를 가로막고 이런 짓을 벌이는 건가? 애초의 하지철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하예정이 주먹질을 좀 하니 망정이지 아무리 경호원이 암지에서 보호해도 그들이 나설 땐 하예정은 아마 쥐어터졌을 것이다.전태윤은 이번 사건을 절대 가만둘 리 없다.마침 경찰들도 출동했고 한 무리 건달들은 경찰서로 잡혀가 조사를 받았다.녹음 증거가 있고 차 블랙박스도 있어서 건달들은 병원에 실려 갔지만 죄가 입증되고 하예정은 또다시 피해자가 정당 방위한 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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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게다가 그녀가 미쳐 날뛰어 의기양양해 있다 보니 기쁜 마음에 녹음된 그 통화기록을 삭제하는 걸 까먹었다.전태윤 부부는 후속 일을 전부 경찰에게 맡겼다.집에 돌아온 후 전태윤은 껌딱지처럼 하예정이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녔다.하예정이 잠옷을 챙기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하려고 하면 그도 따라갔다.“태윤 씨, 전씨 도련님,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바로 하시죠. 우린 부부인데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얘기하자고요.”하예정은 욕실 문 앞에 서서 문에 기댄 채 흐뭇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조사 마치고 돌아와서부터 껌딱지처럼 나만 졸졸 따라다니잖아요.”“예정아, 앞으론 외출할 때 경호원 붙이자, 응? 경호원 네 명만 안배해서 24시간 교대하며 네 안전을 지켜줄게. 맹세해, 네가 위험에 부딪히지 않은 한 경호원들은 절대 널 감시하지 않을 테고 나한테 일일이 보고할 일도 없어. 네가 비록 주먹 좀 쓴다지만 만에 하나 작정하고 고수를 데려오면 그땐 너도 큰코다칠 거야.”하예정은 이젠 두 번이나 봉변을 당했다. 첫 번째는 그들 부부가 냉전 할 때라 전태윤이 신분을 숨기기 위해 선뜻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고 뒤늦게 도와주려고 할 때 하예정이 이미 건달들을 쓰러 눕혔다.그리고 오늘 밤이 두 번째 봉변을 당한 날이다.이번의 건달들은 하지철이 부른 녀석들보다 좀 더 살벌했는데 다행히 전태윤이 암암리에 경호원을 파견하여 그녀를 지켜줬기에 무사할 수 있었다.“경호원 이미 붙였잖아요. 내가 뭐라 하던가요?”“고작 두 명이잖아. 둘을 더 추가하고 싶은데 너랑 미리 상의는 해야지.”전태윤은 암지에 있는 두 경호원을 움직일 생각이 없다. 단지 그녀를 밀착 보호할 경호원을 두 명 더 보태서 주위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으니까. 하예정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그녀가 외출할 때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는 걸 보면 감히 경거망동할 수 없다.“낮에 외출할 때도 경호원 두 명 혹은 네 명 데리고 다녀. 그러면 널 노리는 사람들도 겁을 먹고 오늘처럼 길가에서 네 차를 가로막고 짓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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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예정아, 너무 부담 갖지 마. 우린 단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뿐이야. 그리고 이 바닥에서 외출할 때 경호원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대다수야. 경호원 없이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래?”하예정은 몹시 자책하며 말했다.“여씨 일가에서 나한테 복수하다가 언니랑 우빈이까지 연루될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다만 그녀는 여운초를 도운 일을 후회하진 않는다.여운별은 확실히 도를 넘었으니까.“그런 일 없어. 걱정 마, 내가 있잖아. 게다가 처형네 가게 주인은 동명이니까 책임지고 세입자들 문제 안 생기게 잘 대처할 거야. 걔 그 거리 반쯤 되는 상가가 여태껏 아무 문제없었어.”노동명은 전에 깡패였으니까.지금 정신 차리고 과거에서 깨끗이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그쪽 바닥에 여전히 알고 지내는 사람이 많아 다들 섣불리 그의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지 못한다.노동명이 우빈이를 이토록 좋아하는데 감히 아이를 건드리는 건 죽음을 자초한 거나 다름없는 일이다!“감히 널 겨냥하는 자는 여씨 일가 그 모녀 말곤 너희 고향 쪽 인간쓰레기 같은 친척들일 거야. 정남이한테 말해서 그 두 집안에 사람 몇 명 보내 시시각각 감시하라고 할게. 무릇 어떠한 사소한 일이든 바로 우리한테 알리고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말이야.”말을 마친 전태윤은 아내에게 물었다.“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여전히 여운초 씨를 도울 거야?”하예정은 고민도 안 하고 바로 대답했다.“네, 도울 거예요. 그날 밤에 나랑 소현 언니가 안 도와주면 운초 씨는 죽었을 거예요.”그녀는 여운별이 그렇게까지 무법천지일 줄은 몰랐다.전태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의 아내답게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니까.“그럼 더는 자책하지 마. 네가 한 일은 성인군자라면 경배할 것이고 소인배는 이를 갈 거야.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순 없어. 꼭 소인배들을 마주치게 될 테니까 미리 대비하면 돼. 얼른 가서 씻어. 시간이 너무 늦었어.”하예정도 공감했다. 그녀가 아무것도 안 해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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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소정남이 미소를 띠고 말했다.“태윤아, 너 참 많이 변했다. 그런 말도 다 할 줄 알고.”“예정이가 집으로 돌아올 때 누군가가 나타나 길을 막더니 예정의 차를 짓부쉈어.”“뭐? 누가 그랬는데? 이거 뒈지고 싶어 환장했나, 지금 이미 병원에 누워있는 거 아냐?”전태윤은 차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그래, 그래. 지금 바로 조사하라 할게.”“아니, 그럴 필요 없어. 누군지 알아.”“누군데?”가십을 좋아하는 소정남이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추측했다.“널 짝사랑하는 여자 맞지?”“내가 아니라 너야. 여씨 가문의 둘째 딸.”소정남은 전태윤의 퉁명스러운 대답을 듣고 바로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챘다.“예전에도 예정씨와 다툰 적 있지 않았나? 여 대표가 직접 널 찾아가 사과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 소중한 따님이 또 이런 짓을 저지르는 거야? 아이고, 그래서 잡았어?”“이미 경찰에 신고했고, 증거도 있으니 당연히 잡아넣었지. 너에게 하나 부탁할 게 있어서 이렇게 연락한 거야. 사람 몇 명 붙여서 여 대표 부부의 일거수일투족과 우리 예정이의 고향 친척들을 감시해 줘.”“여 대표가 언제 또 몰래 복수하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는 거야?”“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 여씨네 둘째는 사랑을 독차지하며 응석받이로 자랐어. 지금 이렇게 구속되어 있으니 여씨 부부가 복수하려 들지도 몰라. 아무튼 먼저 대비해 두는 게 좋을 거야. ”소정남은 친구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래, 알았어. 돌아가자마자 사람을 붙여 잘 지켜보라고 할게.”“응, 조심해서 움직이라 해. 여씨 부부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야.”여운초의 친아버지는 음모로 죽었을지도 모른다.여 대표는 친동생이 죽은 후 제수를 아내로 맞이했는데, 동생 대신 동생의 아내와 딸을 잘 돌봐주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비록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말이다.여씨 부부는 결혼 후 매우 화기애애했고, 그게 아주버님과 제수의 결합이라는 게 전혀 티 나지 않았다. 뭇사람들은 두 사람이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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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전태윤은 하예정이 샤워하는 틈을 타 모든 것을 다 안배해 놓았다.아무것도 모른 채 욕실에서 나온 하예정은 남편이 침대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서 자연스럽게 그의 목을 껴안고는 그대로 침대에 밀어 눕혔다.“여보, 이러면 나 힘들어져.”전태윤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와이프를 일깨웠다.하예정은 웃으며 그의 얼굴에 키스를 몇 번 하더니 이내 몸을 돌려 옆에 누웠다. 그녀는 발로 남편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담배 냄새 나니 얼른 가서 씻어요.”“나 담배 안 피웠어.”“옆 사람들이 피운 담배 냄새가 옷에 스며든 걸 거예요 ”전태윤은 소매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와이프가 담배 냄새가 난다고 하니 얌전히 샤워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을 수밖에.그가 씻고 나왔을 때 하예정은 이미 꿈나라로 갔다.전태윤은 고이 잠든 하예정의 평온한 얼굴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그녀가 부럽기도 했다.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식사와 휴식은 절대 거르지 않는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어떤 일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부정적인 정서에 오랫동안 잠겨있지 않는다.한마디로 낙관주의자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꼭 있을 거로 생각한다.전태윤은 몸을 숙여 하예정의 얼굴에 뽀뽀하고는 부드럽게 말했다.“여보, 나에 관한 좋은 꿈 꿔.”하예정은 날이 밝을 때까지 꿈도 꾸지 않고 통잠을 잤다. 전태윤도 마찬가지로 달콤한 잠을 잤다.그녀가 깨어났을 때 전태윤은 이미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할머니가 집에 없는 줄 알고 잠옷을 입은 채로 방을 나온 하예정은 향기 냄새에 이끌려 부엌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뒤에서 전태윤을 껴안고 얼굴을 그의 등에 가져다 대며 부드럽게 말했다.“자기야.”이 애교스러운 말투에 전태윤은 몸이 녹아나는 것만 같았다.몸을 돌려 아내를 껴안고 아침 키스를 하려는 찰나, 할머니가 베란다로부터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었다.마침 부엌으로 들어가려던 할머니의 눈에도 이들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보였다.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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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우리 사이에 뭐가 부끄러울 게 있다고.”잠시 후,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온 하예정은 할머니가 여전히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존재하지도 않는 돋보기를 찾고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할머니, 못 찾으면 그만두세요. 이따가 제가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 돋보기를 새로 맞춰드릴게요.”“그래, 그럼 안 찾겠다. 나이가 들어 그런지 기억력도 안 좋은 것 같아. 분명히 여기 놔뒀는데 지금 못 찾겠구나, 스스로 날개가 돋아 날아간 건지...”“아마도 나비가 돼 날아갔을지도요.”“아이고, 내가 그걸 봐야 하는데, 아쉽구나.”하예정은 어르신의 유머에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할머니, 어젯밤에 언제 돌아오셨어요?”“너희가 오기 전에 돌아왔다. 그리고 어젯밤에 너무 일찍 자서 너희가 언제 돌아왔는지도 몰랐어.”하예정은 어르신의 말을 별로 믿지 않았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세 사람이 아침을 먹은 후 할머니는 동네에 있는 다른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러 가겠다며 떠났고, 전태윤은 하예정을 가게로 배웅했다.하예정은 가는 길에서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언니, 오늘 장사는 어때?”“좋아.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바빴는데 다행히 숙희 아주머니가 일찍 와서 도와주셨어. 매일 이렇게 장사가 잘되면, 아무래도 사람을 한 명 더 구해야 할 거야.”숙희 아주머니는 동생 집안의 사람이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도움을 청할 수는 없다.하예진이 처음부터 직원을 구하지 않은 것은, 장사가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매일 장사가 잘 될 거야.”하예정은 언니가 요식업에 발을 들여놓기로 결심했을 때 언니의 가게가 잘될 거로 예상했다.“예정아, 내가 너무 바빠서, 우리 이제 점심에 한가할 때 다시 얘기하자.”하예진은 너무 바빠 여동생과 통화할 시간도 없었다.“알았어, 그런 언니 먼저 일 봐.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 만들어 놓을 테니 점심에 우빈이 데리고 와서 밥 먹어.”하예진은 흔쾌히 승낙했다. 그녀는 원래 여동생을 찾아가 고향 친척들과의 소송에 관해 얘기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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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우빈이는 아직 만 3세도 안 된 어린아이라 장난스러운 면도 있었다.주형인은 그날 우빈이를 데리고 부근의 작은 놀이터에 놀러 갔는데, 꼬마 녀석은 장난이 심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칫하면 멀리 달려갔다. 주형인은 아들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놀라서 죽는 줄 알았다.그는 아들은 한 번 데리고 놀러 간 후 두 번 다시 놀러 가고 싶지 않았다.처음조차도 핑계로 댄 거라, 마지못해 아들을 데리고 놀러 간 것이다.우빈이는 떼를 쓰지 않고 아빠에게 물었다.“아빠 출근해요?”“응, 아빠는 출근해서 돈을 벌어야 해.”사실 그는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지금 하예진의 가게가 잘되는 것을 보고, 그는 서현주와 결혼식을 올린 후, 함께 작은 가게를 꾸려 자기가 사장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그러면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유로울 테니까.하지만 가게를 열면 전태윤이 계속 손을 쓸지는 모른다.주형인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전태윤이 그를 가만두지 않고 그가 아무 일도 못 하게 하는 것이다.그는 정 안 되면 카카오 택시라도 몰 생각이었다. 비록 힘들긴 하지만, 수입이라도 있을 거니까.주형인은 자신이 누군가의 남편이자,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네...”우빈이는 아빠가 둘러댄 핑계를 빠르게 받아들였다. 엄마는 예전부터 줄곧 그에게 아빠는 매일 출근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때 많이 들어서 그런지, 꼬마 녀석은 아빠가 매일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예진은 전남편이 또 찾아온 것을 보고 상대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니, 상대할 시간도 없었다.주형인은 아들을 안고 하예진의 곁으로 다가갔다.“예진아, 나 아직 아침 안 먹었는데 야채 토스트랑 키위주스 해 줄래? ”하예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토스트 몇 개를 손님에게 가져다주던 숙희 아주머니가 주형인의 말을 듣고 한마디 했다.“주형인씨, 주문했으면 먼저 계산부터 해요. 그다음 자리를 찾아 앉아서 기다리면 돼요.”“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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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우빈이는 아직 장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엄마에게 이모와 이모부를 빼고는 다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주형인은 목이 메어 한참 침묵을 지키다 말했다.“우빈아, 너 어떻게 아빠랑 동명 아저씨를 비교할 수 있어? 동명 아저씨는 남이고 좋은 사람이 아니야. 너 동명 아저씨가 무섭지도 않아?”그러자 우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동명 아저씨는 무섭기는 하지만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지난번에 아들을 달래 노동명이 하예진을 찾아오기만 하면 그 둘의 사이를 파괴하라 했을 때 아들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주형인은 얼른 아침 식사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우빈이는 고집이 세서 말로 이길 수가 없다.꼬마 녀석이 동명 아저씨는 무섭지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상, 아빠인 그가 뭐라 말해도 그 인상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그래, 돈 줄게, 돈 준다! 예진아, 이혼한 후 넌 정말 돈에 빠졌구나. 어떻게 이것저것 다 따져 쪼잔하게? 그래도 우리가 한때는 부부였는데.”주형인은 투덜거리면서 아들을 내려놓고 지갑에서 만 원을 꺼내 하예진에게 건네주었다.“야채토스트랑 키위주스 줘.”하예진은 그의 돈을 건네받고 거스름돈을 찾아주었다.“이혼하기 전에 당신은 나랑 모든 걸 더치페이했어. 난 지금 당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대체 무슨 낯짝으로 공짜로 먹고 마시려 하는 거야?”주형인은 또 목이 메었다.하예진은 아직도 원한을 품고 있다.그들이 더치페이하며 지낸 게 한두 달밖에 안 되고, 이혼한 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원한을 품고 있다.“나 우빈이 친아빠야.”“여긴 내 가게지 우빈의 가게가 아니야. 당신은 우빈의 아빠지 내 아빠가 아니니, 텃세 좀 그만 부려.”“예진아... 너 정말 많이 변했구나. 말이 많이 날카로워졌어. 이거 예정이한테 배운 거지? 예정이는 이미 재벌 집으로 시집갔는데, 거긴 규칙을 매우 중요시하지 않아? 그런 성격으로 적응할 수나 있겠어? 예정이에게 그 성격 좀 고치라고 설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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