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월이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요즘 유치원에 다닌다며? 어때? 유치원에서 즐겁게 잘 지내고 있는 거야?”장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엄청 좋아요. 친구들이 너무 친절해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그래. 이제 아빠가 돌아가면 우리 월이 등하교 시켜줄게.”“정말요? 너무 기뻐요. 친구들이 우리 엄마보고 예쁘다고 칭찬했어요. 그래서 아빠도 잘생겼다고 말해줬는데 다들 엄청 기대해요.”“네 엄마는?”장한은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엄마는 바닥을 닦고 있어요.”“바닥을 닦는다고?”장한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목소리에서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집에 고용인이 없어? 네 엄마가 왜 바닥을 닦아?”“아빠, 아빠는 모를 텐데 이건 할아버지가 저희한테 내린 벌이예요.”그때, 장한은 전화를 뚝 끊더니 이내 영상 통화를 걸었다. 두 사람은 결혼할 때 카카오톡을 주고받았다.월이는 장한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아빠.”“월이야, 네 엄마는?”“엄마는 밖에 있어요. 보고 싶어요? 나가서 바꿔줄게요.”월이는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엄마, 엄마.”임불염은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고개를 돌려 월이를 바라보았다, “월이야, 왜 그래?”“엄마, 아빠예요.”임불염은 곧 휴대폰 화면 너머로 장한을 발견했다. 장한은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검은 부츠를 신었는데, 아직 군용 캠프에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잘생기고 냉혹하고 오만방자한 모습이었다.장한은 그녀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임불염, 내가 집에 없는 동안 꼭 일을 저질러야겠어? 말해봐. 할아버지께서 왜 벌을 준 거야?”그의 말투를 들어보니, 그는 임불염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임불염은 그가 영상 통화를 걸어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 일어난 일을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알아봤자 장한은 자신을 비웃을 거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비웃음거리를 제공할 필요는 없었다.“많이 한가한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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