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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1화

제대로 된 방안을 마련한다 해도 준비는 할 수 없으니 평생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상대방에게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더구나 평생 2천억 원을 갚을 수 있다는 보장도 희미했다. 우물쭈물하던 도중, 진명이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연체인 강책은요?”강책을 언급하자, 정계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놈이 어디로 튀었는지 알 수가 없어.”“모른다고요?”진명이 차갑게 대답했다.“당신들이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만약 빚을 지고 도망간다면 가중처벌이 될 겁니다. 강책을 빨리 데리고 오지 않으면 오늘 경찰서로 같이 가는 걸로 알겠어요.”“너……”정계산은 이를 악물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강책은 아침 일찍 떠나서 어디로 갔는지도 모를뿐더러, 휴대폰도 꺼져 있는데 어떻게 찾으란 말인지.정계산은 강책이 정말로 도망갔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강책이 도망갔다면, 그 많은 빚들은 모두 정계산이 갚아야 하는 것이었다. 이 생각을 하자, 정계산은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강책아, 너 때문에 돌아버리겠다.”바로 그때……서문준의 휴대폰이 울렸고, 모르는 번호였다.그가 전화를 받으며 격식 어린 말투로 물었다.“네, 전화 받았습니다. 누구시죠?”“강책.”강책? 강책이었다!순간 모두의 시선이 서문준에게 쏠렸고, 무서워서 도망갔다고 생각했던 강책이 어떻게 갑자기 서문준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의문이 들었다.서문준은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강책, 무슨 일로 나한테 전화를 건 거지?”“내가 돈을 갚기를 바라는 거 아니었나?”“어떻게, 갚을 돈이 생긴 건가? 난 네가 갚을 돈이 없어서 일부러 도망간 줄 알았잖아.”전화기 너머로 강책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지금 법원에 있으니 여기로 와. 빚을 청산해야지.”서문준은 순간 얼어붙었다. 청산이라니? 그렇다면 강책은 빚을 갚을 돈이 있다는 말인가? 그는 강책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은 했어도 이틀 만에 빚을 갚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정말로 빚을 갚는 것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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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2화

사람들이 법원에 도착했고, 한눈에 강책이 라운지의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사람들이 도착한 걸 본 강책은 몸을 일으켜 옷을 정돈한 뒤 그들에게 다가갔다.“다들 오셨네요.”서문준은 정말로 강책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는 듯 놀란 기색이었다. 이치대로라면 강책은 2천억 원이라는 돈을 낼 수 없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시 전체에서 그 돈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손영정에게 매수 당했기에 누구도 강책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민는 사람이 없을 것이었다. 서문준은 아무리 생각해도 강책이 그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그가 물었다.“어떻게 빚을 갚을 건데?”강책이 손목시계를 한 번 쳐다보고는 덤덤하게 말했다.“사람이 한 명 10분 뒤에 오기로 약속을 해놨어. 그 사람이 나 대신 빚을 갚을 거야. 아 맞다, 2천억이 아니라 2조야. 빚을 다 갚은 뒤에 난 침몽 하이테크를 되찾을 거야.”서문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강책이 취한 방법이 그가 생각한 것과 똑같이 맞아떨어졌다.침몽 하이테크의 가치는 5조 원에 달했다.강책이 충분이 머리를 굴릴 줄 알면 반드시 그를 도와줄 부자를 찾을 수 있을 텐데. 또한 침몽 하이테크를 그 사람에게 넘겨서 관리하게끔 하면 되는 것이었다.비록 강남시의 회사는 손영정에 의해 관리되었지만, 다른 시의 회사는 장담할 수 없었다.2조 원으로 5조에 달하는 침몽 하이테크를 얻을 수 있으니, 매우 가치 있는 투자였다.이 점은 일찍이 서문준의 계산속에 있었다.그가 냉소하며 말했다.“강책, 네가 무슨 꿍꿍이인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게다가 넌 너무 잘난척이 심해, 정말로 모든 게 다 네 계획대로 될 거 같아?”“내가 알려주는데, 어떤 일은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두 사람이 말하던 도중 정문이 열렸고, 금테 안경을 쓴 한 남자가 무리를 지어 들어왔다.그 남자는 바로 물병이었다.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걸어가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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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화

”아니면?”서문준이 말했다.“잊지 마, 여긴 법원이야. 모든 절차는 다 법률로 가야 돼, 네가 돈이 있다고 해서 빚을 갚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만약 심사가 통과하지 않는다면 네 돈은 문제가 있는 거고, 그렇게 되면 돈이 있더라고 빚은 갚지 못하는 거야.”그의 말은 이미 족히 구체적이었다.강책의 방법을 서문준은 이미 짐작했기에 미리 준비해놓은 말이었다.심사를 진행하는 진명은 이미 서문준에게 매수 당했고,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운명이었다. 카뮈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강책을 도와 빚을 갚지 못할 것이었다. 강책의 방법은 이대로 실패로 끝날 운명인 것이다.정몽연은 그의 위협적인 말을 듣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서문준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뭘?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로 봐야지, 난 단지 적절한 방법을 썼을 뿐이야, 너희는 평생 빚 갚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그는 일부러 강책의 귀에다 대고 말을 이어갔다.“다른 비밀 하나 더 말해 줄게. 네 친동생 강모도 똑같은 방법으로 죽인 거야.”순간, 강책의 가슴속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빚으로 궁지에 몰아넣고, 동시에 빚을 갚는 길도 막아버려서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하는 것, 그 최후의 결말에는 오직 죽음밖에 없었다.강모는 그렇게 서문준에게 죽임을 당했고, 이제는 강책 차례였다.강책은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며 담담하게 말했다.“서문준, 이 빚은 내가 똑똑히 기록해놔어, 이제 네게 무엇이 ‘후회’인지 알려줄게.”“후회? 하하하하, 너나 잘해, 오늘 빚도 못 갚으면 너만 망하는 게 아니라 너희 가족 모두가 망하는 건데 아직도 나한테 덤벼?”……법원, 작은 단독 사무실 안.진명 집행관은 카뮈를 데리고 들어갔고, 같이 온 사람들에게 밖에서 지키고 있으라고 한 뒤 문을 닫았다.두 사람은 마주 앉았고, 카뮈가 상자 하나를 열더니 안에서 관련 증명서를 꺼냈다.“진 선생님, 여기 제 자산 증명서가 있으니 한번 보세요.”진명은 미소를 지으며 증명서들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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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4화

”이제 알았으면 늦은 건 아니니 이제 강책 같은 궁상맞은 놈들과 가까이하지 마세요.”진명이 말했다.카뮈는 모든 증명 자료들을 정리한 뒤 물었다.“그런데 이렇게 하는 건 불법인데 윗사람에게 알려지는 게 두렵지 않은가요?”“당신이 말을 하지 않고, 나도 말을 안 하면 윗사람이 어떻게 알겠어요? 더군다나 누가 천정 그룹을 건드리겠습니까?”카뮈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묵묵히 품에서 토큰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진명 씨, 이게 뭔지 아시나요?”“네? 이건……”진명은 꼰 다리를 제자리에 놓고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자 순식간에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렸다.이 토큰은 그가 모를 리가 없다, 그건 강남구 총책임자의 토큰이었다!진명은 그저 법원의 집행관일 뿐이었고, 상대방은 총책임자의 토큰을 들고 있어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다……당신은?”“강책의 프로젝트는 총책임자분께서 좋게 보시고 계셔서 특별히 저를 보내 이 일을 처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총책임자님의 말씀은 소용이 없는 것 같고 당신의 말만 통하는 것 같군요.”카뮈가 말했다.그러자 진명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 무릎을 꿇었다. “형님, 잘못했습니다, 제발 그렇게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총책임자님 앞에서 저 같은 나부랭이가 하는 말이 어떻게 소용이 있겠습니까?”“이 프로젝트가 총 책임자님께서 좋게 보시는 거였다니, 좀 더 일찍 말해주셨으면……제가 어떻게 감히 총책임자님의 뜻에 어긋나는 일을 하겠습니까.”그러자 카뮈는 일부러 그를 놀리듯이 말했다.“하지만 이건 천정 그룹의 프로젝트인데, 당신이 천정 그룹은 강남구에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총 책임자님께서 천정 그룹을 건드렸다가 화를 입으시는 건 아니겠죠?”진명은 속으로 욕을 하며 생각했다.‘천정 그룹이 어떻게 총책임자님과 비빌 수 있겠어? 총책임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다 될 텐데!’그는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형님, 그러지 마시고요. 천정 그룹이 아무리 대단한 기업이라 해도 총책임자님과는 비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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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5화

강책은 이 모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그의 얼굴색은 변함이 없었다.하지만 서문준……그는 세상의 종말이라도 본 듯 멍하니 진명을 바라보았고, 방금 전의 웃는 얼굴은 굳어 있었으며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진 듯했다.분명 짜인 판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온 거지?“이럴 수 없어, 분명 뭐가 잘못된 거야.”서문준이 물었다.“진명, 정확하게 심사한 거 맞아?”진명은 고개를 들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이 일을 십몇 년이나 해왔는데, 당연히 정확하죠. 만약 저에게 불만이 있다면 다른 집행관을 찾아서 재심사를 해보시죠.”“너!”서문준은 평소에 겁이 많던 진명이 왜 갑자기 이렇게 그를 뻔뻔하게 대하는지 의아해했다.“진명, 너 제정신이야?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지금 천정 그룹과 적대하고 싶다는 거야?”“죄송합니다, 저는 그저 공명정대한 태도로 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만약 이 일이 천정 그룹을 적대시하는 거라면, 전 대의를 위해서 저를 희생할 수밖에요!”“너 미쳤어?!”엄중한 태도를 보였던 서문준이 막말을 내뱉었고, 그는 정말 일이 왜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심사가 통과를 했으니, 저는 그럼 바로 채무를 상환하도록 하죠, 2조 원을 다 갚으면, 강책 쪽은 침몽 하이테크를 회수할 수 있는 겁니다.”카뮈가 틈을 타서 말을 꺼냈다.“아뇨,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서문준은 2조 원을 가지고 강책을 짓밟을 생각이었지, 어떻게 2조 원을 가지고 5조의 가치를 하는 침몽 하이테크를 팔아넘길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데, 제 발등을 제가 찍는 격이 이런 게 아닐까?그러자 진명이 차갑게 말했다.“절차상 서문준 씨는 반대할 권리가 없습니다. 만약 계속해서 반대하신다면, 강책 씨는 채무를 상환하지 않을 권리를 얻을뿐더러, 침몽 하이테크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실 건가요?”“이게 무슨……서문준은 온몸이 떨려왔고, 그의 꾀에 그가 걸려들었다는 느낌에 매우 불쾌해져왔다. 하지만 그는 현재 반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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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6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몽연은 강책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할 말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지만, 또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 지 몰랐다.결국, 정몽연이 말을 먼저 건넸다.“강책, 채무 위기에서 벗어난 걸 축하해.”강책은 매우 미안하다는 듯 대답했다.“미안해, 이틀 동안 채무 관계 때문에 너까지 고생시켜서.”일이 해결된 마당에, 초반의 불쾌감과 갖가지 고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정몽연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흥, 당연히 고생했지, 좀만 더 있었으면 나는……”그녀는 말을 끝까지 내뱉지 않고 삼켜버렸다.정몽연은 소개팅 한 사실을 강책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말했다간 강책의 화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그와 정계산과의 관계도 악화될 것이 보였다.빚을 다 갚은 이상 이런 시답잖은 말은 할 필요가 없었다.강책은 궁금한 듯 물었다.“좀만 더 있었으면 어떻게 됐는데?”정몽연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좀만 더 있었으면 널 버릴 뻔했다고, 돈 많고 능력 있는 남자랑 재혼하려 했지.”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강책은 화는 커녕 마음이 한편 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왜냐하면 정몽연의 조건으로는 마음만 먹으면 곧장 이혼이 가능했기에 소식이 전해지면 남자들이 줄을 설 게 분명했다.하지만 정몽연은 강책을 5년 동안이나 과부의 몸으로 기다렸고, 또 그에게 더없이 충성을 다하며 그의 고통을 나눠지려 했다.이런 여자를 어디 가서 찾을 수나 있을까?강책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정몽연을 지키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맞다, 난 또 다른 처리할 일이 있으니까 먼저 집에 가있어.”“아, 그럼 저녁은 집에서 같이 먹자, 기다릴게.”“응, 알겠어.”두 사람이 헤어진 뒤, 강책은 차 한 대를 불러 가위로 166번지의 원앙 식당으로 향했다.식당에 들어서자 주인 정해가 나와 그를 반겼다.“오, 큰 도련님, 웬일로 시간이 비어서 오셨어요?”그러자 강책은 정해의 손목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정 아저씨, 저랑 같이 어디 좀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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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7화

”도련님, 그만하고 가시지요.”말하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회사 로비에 와 있었다.그러자 모든 직원들이 두 줄로 나란히 서서 정해에게 공손하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정해 사장님, 안녕하십니까.”“정해……사장?”정해는 넋이 나가 아직 정신이 안 돌아온 듯 물었다.“도련님, 이게 무슨 일이죠?”강책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정해 아저씨, 오늘부로 당신은 침몽 하이테크의 사장님이십니다. 회사의 크고 작은 업무는 모두 아저씨께서 처리하실 겁니다!”“네? 이게 무슨……”정해는 믿기 힘들었지만, 사실이 눈앞에 있어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강책이 그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정해 아저씨, 저희끼리 한 약속 아직 기억하시죠? 제가 침몽 하이테크를 다시 회수하면 아저씨가 저를 도와주시기로 한 거요. 어떻게, 약속을 어기실 건가요?”“침몽 하이테크가……다시 회수됐다고?”정해는 감격에 겨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강모의 죽음과 침몽 하이테크의 상실은 그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하지만 오늘, 강책은 그중 하나의 한을 풀어주었다.“좋습니다. 너무 잘하셨어요!”정해는 강책의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큰 도련님, 너무 잘 하셨습니다. 침몽 하이테크가 다시 돌아온 날을 볼 수 있다니, 이 노인네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그러자 강책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정해 아저씨가 돌아가시면, 누가 회사를 관리하겠어요?”그는 정해를 데리고 사장 사무실로 들어섰고, 안에는 카뮈 회장, 물병이 서 있었다.“정해 아저씨, 이쪽은 저의 부하인 물병입니다, 밖에서는 카뮈라고 불리고요. 현재 회사의 공식적인 회장이죠.”“그럼 도련님은요?”“저는 주주이고, 회사의 전반적인 것들은 제가 관리를 해요. 하지만 외부인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됩니다.”강책은 잠시 뜸을 들이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물병은 저와 같은 군인입니다. 회사를 관리하는 일은 저희의 강점이 아니죠. 그래서 앞으로의 모둔 일들은 아저씨께서 저희를 대신해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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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8화

하유룡은 사무실에 들어서는 그 순간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다, 그저 달갑지 않을 뿐.그는 침몽 하이테크에서 매년 몇 천만 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었는데, 만약 해고당한다면 어디서 다시 이런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막막했다.침몽 하이테크의 배경이 없어지면 천정 그룹도 분명 그를 받지 않을 텐데. 또한 다른 회사들은 더욱이 그를 회사를 팔아먹은 악행을 알고 안 받아 줄 것이 뻔했다.일단 제명되면 하유룡은 이 업종에서 끝장난 셈이다.그러자 그는 얼굴을 붉히며 무릎을 꿇고 말했다.“정해 사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무조건 고칠 테니 제발 절 내쫓지 말아 주세요.”정해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당신이 무슨 낯짝으로? 당신을 보기만 하면 강모의 죽음이 떠올라. 내쫓기만 한 것도 이미 최대의 자비를 베푼 건데, 내가 당신을 영원히 없애주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아, 아닙니다.”하유룡은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난 뒤 말했다.“사장님 알겠습니다, 곧장 떠나겠습니다.”그는 몸을 돌려 곧바로 사무실을 나섰고, 하가명은 그의 뒤를 바짝 따라붙어 두 사람은 침몽 하이테크에서 떠났다.“인간쓰레기 자식들!”정해가 퉤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강책은 웃으며 정해가 나이가 있어도 이렇게 화를 잘 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는 정해를 위로한 뒤 잠시 침몽 하이테크 빌딩을 나왔다.강책은 빌딩을 나선 뒤 정신을 가다듬었다.회사를 돌려받고, 순조롭게 정해를 사장 자리에 앉히고 거액의 채무도 다 갚았으니, 지금의 강책은 일말의 위안이 되었다.다음 며칠 동안 침몽 하이테크는 정해의 관리 아래 나날이 안정될 것이었고, 큰일들을 하나씩 맡아 왕성하게 발전해 나갈 것이었다.이날, 햇살이 좋은 틈을 타 강책은 길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심신의 안정을 취했다.계속해서 축적되었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걷기를 반복하다 그는 길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걸 발견했고, 가까이 가서 보니 각종 꼬치류를 파는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마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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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화

말을 마치자, 그는 고개를 들어 강책을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당신은 서경의 군인이죠?”역시, 강책의 예감이 맞았다.“그게 보이나요?”“당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제가 서경에 있을 때의 전우와 똑같은데, 이런 군인의 기운은 평범한 사람에게서는 느껴지기 힘들죠. 특히나 서경의 군인은 더욱 특별하고.”강책은 웃으며 그의 절단된 팔을 가리키며 물었다.“어쩌다가?”“탄약이 다 떨어져서, 1 대 3으로 붙다가 잘렸죠.”“그런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라면 수완이 있군요, 성함이?”“섭쟁입니다.”“저를 따라올 마음이 있으신지?”섭쟁은 고개를 숙여 살짝 웃으며 말했다.“지금의 저는 그냥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싸우고 죽이는 건 저와 무관하게요.”두 사람이 한창 대화를 나누던 중, 멀리서 도시에서 관리하는 차 한 대가 왔다.차 문이 열리고 임시 제복을 입은 남자 3명이 나왔다. 일용직 노동자라고 하기에는 그들의 권력과 기질은 커 보였다.무리를 이끄는 사람은 인근 노점상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염라대왕이라 불리는 구숭이었다.구숭의 호리호리한 몸과 큰 키는 대나무 장대 같았고,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했다.그는 하품을 하며 노점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어이, 여기 간선도로인 거 몰라? 여기서 노점 하는 거 불법이니까 빨리 꺼져.”그러자 섭쟁은 얼굴을 찡그렸다. 노점과 도로와의 거리는 3미터는 되어 보였다!게다가 그곳은 보도이지 간선도로가 아니었다.“친구, 이 노점은 사람들이 길 지나다니는 거에 피해를 주진 않는 것 같은데?”“얼씨구, 감히 말대꾸를 해?”구숭은 꼬치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서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잖아, 그러면 안 되니까 얼른 치워.”섭쟁은 이를 꽉 깨물며 화를 간신히 억누른 뒤 물었다.“그럼 어디로 옮기면 되는데?”“어디도 안 돼.”“그게 무슨……”구숭은 돈도 내지 않고 아무렇게나 꼬치를 집어 들고 먹기 시작했다.“물론 당신이 이 사업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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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화

구숭은 급소를 찔린 듯 동공이 확장되었고, 품에서 막대기를 꺼내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이 새끼 살고 싶지 않구나? 어딜 감히 내 일에 간섭해?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누군데?”“하하, 가서 알아보지 그래, 이 근방에 나 이 염라대왕 왕구숭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강책은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증명서를 가리키며 말했다.“넌 그냥 일용직 근로자 아니야? 어디서 갑질을 하고 있어?”그러자 구숭은 냉소를 띠곤 강책을 향해 막대기를 겨누며 말했다.“갑질? 네가 지금 진정한 갑질을 겪어 보지 못했구나?”그는 막대기를 들어 강책을 때리려고 했지만, 강책이 발로 걷어차자 그가 한 방에 넘어지고 말았다.다른 두 일행이 와서 도와주려 했지만 역시나 강책의 발에 한 발씩 걷어차여 세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닥에 널브러졌다.구숭은 얼굴을 가리며 황급히 말했다.“네가 감히 날 때려? 넌 이제 뒤진 목숨인 줄 알아!”그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도시 관리국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더 많은 인원을 불러 그를 돕도록 했했다.그러자 섭쟁이 다가와 강책의 팔을 끌며 말했다.“빨리 가세요.”강책이 웃으며 물었다.“왜죠?”“당신은 그 사람들을 감당 못해요, 그들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데에 도를 텄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그들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어요.”그러자 강책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오늘 전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겁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목양일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휴대폰을 집집넣었다.강책이 갈 생각을 하지조차 않는 모습을 본 섭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뭘 위해서죠? 용은 고개 숙인 뱀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잠시 뒤, 시에서 관리하는 차가 도착했다.섭쟁은 마지막으로 말했다.“지금 뛰어도 늦지 않았어요, 조금만 더 늦으면 당신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버젓이 앞으로 나와 차 앞에 섰다.구숭은 바보를 만나 봤어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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