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 그들은 갑자기 깨달았다.같은 특급이었지만 연성훈과 뎀프시의 전투에 그들은 도저히 끼어들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뎀프시의 눈에도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는 두 손으로 긴 창을 쥐고 연성훈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리 옮기는 게 어때? 여기서 싸우지 말고. 우리가 여기에서 싸움을 벌였다가는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다 죽을 거야.”연성훈이 냉소적으로 웃었다.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서로 튕겨져 나가더니 섬 깊은 곳으로 돌진했다.다른 한편, 윤연서는 네이트와 맞붙었고 황슬기는 오가와 아카오와 맞섰다. 그들 또한 싸우면서 섬의 깊은 쪽으로 가고 있었다.해변의 싸움은 특급 이하의 사람들에게 맡겨졌다.진서원도 양손에 칼을 쥐고 나섰다.양측 천여 명이 순식간에 충돌했다.특급 이하에서는 진서원이 가장 강력한 사람이었다. 비록 그는 20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했지만 이젠 상태를 되찾았으니 말이다. 그의 실력은 여전히 강력했다. 연성훈과 황슬기의 말에 따르면, 그는 특급에 들어가기 전 황슬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었다. 이는 그가 한국계 심야 파수꾼 2번과 3번 사이의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했다.그는 눈을 반짝이며 선두에서 달려 나갔다.“십자절단!”심야 파수꾼의 대표적 기술인 십자절단이었기에 그도 당연히 할 수 있었다. 그는 십자절단으로 한 사람을 쓰러뜨린 뒤, 바로 오르버계 심야 파수꾼 3번인 로디크를 향해 달려갔다.20년 전, 그의 분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었고 다친 사람들도 많았다. 뎀프시가 저지른 일이었다. 물론 로디크도 같이 한 짓이었다.그는 복수할 생각을 버리고 크라임 시티에서 술만 마시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그때 연성훈이 나타나서 그에게 희망을 주었고 그는 이날을 위해 20년을 기다려왔다.“로디크!”그는 고함을 지르며 두 손에 칼을 들고 로디크를 향해 돌진했다.양측 2000명 정도의 충돌했고 각자 싸우기 시작했다.이번 전투는 크라임 시티에서의 전투와 달랐다.그땐 모두가 힘을 아끼며 특급 사이의 전투를 기다렸지만
“살기 위해서라면 남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사람을 죽여가면서까지 살아야 된다는 거야?”연성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갔다.“‘그 사람’들이 강림하면 결국 죽을 운명이었어. 나는 그 친구들의 죽음을 조금 앞당긴 것뿐이지.”뎀프시는 혀를 핥으며 말했다.“나는 심야 파수꾼의 영웅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보호해 왔어. 사람 몇 명 죽인 게 뭐가 어때서?”“영웅? 너 같은 놈은 영웅이라고 자칭할 자격조차 없어!”연성훈은 이 말을 듣고 속에서 올라오는 메스꺼움을 참을 수 없었다.“나, 뎀프시는 1세대 심야 파수꾼이야. 내가 사람들을 지켰어! 내가 영웅이 아니라면 누가 영웅이겠어?”뎀프시는 자부심을 드러내며 말했다.“하지만 넌 지금 사람들을 배신했어! 너는 홍연과 손을 잡았고 심야 파수꾼의 정보를 내다 팔았어. 너도 이제 그들과 같은 놈으로 된 거야. 홍연의 개가 되어버렸어!”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게 뭐 어때서? 그저 살기 위해서 했을 뿐이야!”뎀프시는 이렇게 말하면서 입술을 핥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망토를 휘날리며 말했다.“연성훈, 특급에 도달했다고 해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오늘 나는 너를 죽여버릴 거야. 전쟁이 터지고 ‘그 사람들’이 오면, 나는 심야 파수꾼들을 한 명씩 죽여버릴 거야. 내가 공로를 쌓고 완전히 ‘그 사람들’과 같은 편에 설 거야. 어때, 절망스러워?”“탁일우를 믿으면 된다고 생각해? 말도 안 되는 소리... 탁일우도 ‘그 사람들’ 앞에 서면 별것도 아니야! 그분들에게 복종하지 않는 자에게 놓여진 건 죽음뿐이야!”뎀프시가 말했다.연성훈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한때 심야 파수꾼의 영웅이었던 사람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연성훈은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도겸아, 눈을 뜨고 잘 봐. 내가 널 위해서 복수하러 왔어!’더 이상 뎀프시와 쓸데없는 말을 나눌 필요가 없었다. 그는 다시 파공칼을 들고 뎀프시를 향해 돌진했다.뎀프시는 혀를 차며 창용을 들었다.
크라임 시티에서 나온 사람들이긴 했지만 그곳에는 이렇게 대규모적인 전투가 드물었다. 세력들 사이에서 보통 그렇게 처참한 전투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들에게 물러설 길이 없었다.장은연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현지 씨, 이석구는 현지 씨한테 맡길게요!”그녀는 연성훈의 충고를 신경 쓸 겨를 없이 칼을 뽑아 배에서 뛰어내렸다.이석구는 이미 다섯 명의 최고급을 처리했다. 상대도 이석구의 위협을 느꼈는지 세 명이 그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이석구는 반드시 그들을 해결해야 했다.다들 싸우고 있는 가운데 진서원과 로디크의 싸움 역시 주목받고 있었다.로디크가 냉소하며 말했다.“진서원, 너 같은 게 감히 나랑 싸우려고? 20년 전에 넌 여기서 죽어야 했어. 오늘 너도 하늘나라로 보내줄게. 네 형제들처럼 말이야. 아, 그리고 네 아내도 말이야.”진서원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오늘 너희 모두 여기서 죽게 될 거야!”“정말? 너 진짜 연성훈이 우리 뎀프시 님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로디크가 비웃으며 말했다.“연성훈은 반드시 이길 거야. 그러고 넌 오늘 내 손에 죽게 될 거고.”진서원은 이를 악물고 공격을 쏟아냈다.더 멀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망원경으로 그들의 전투를 보고 있었다.이 잔혹한 전투는 오르버 계 심야 파수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레오나르도는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연성훈의 한 방에 놀란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다들 보아라! 너희의 동료가 크라임 시티에서 온 놈들에게 학살당하고 있어! 그들은 한때 너희들과 함께 싸웠던 사람들이고 뎀프시는 우리의 영웅이야! 정말 영웅이 여기서 전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말을 마친 그가 또 한번 외쳤다.“나는 그들을 도우러 가겠어. 나랑 함께 뎀프시를 도와주러 가자! 우리의 동료를 도와주러 가자고!”누군가가 그의 말에 흔들리는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이때 옆에 있는 요트에서 탁일우가 일어났다. 그는 그곳에 서서 칼을 닦고 있었다. 마음이 흔들리던 사람들도 그의
시간이 흐를수록 제2 탐험지에서의 전투는 점점 더 치열해졌다.뱃머리에 서 있는 칼자국남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이 계속해서 다치고 죽어가는 걸 보며 그의 마음에서도 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칼자국남은 결코 겁쟁이가 아니었다. 연성훈 일행이 크라임 시티에서 처음 문제에 부딪혔을 때, 칼자국남은 그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나섰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는 맞설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연성훈 앞을 막아섰다. 그는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고 의리를 중히 여겼다.이번 전투에서 그는 분명 역부족이었다. 70~80명의 최고급 간의 대결에서 그는 단지 고급 단계에 불과했으므로 이 전투에 참여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게다가 연성훈도 그에게 손을 쓰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그 이유는 정체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는 동료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그때 칼자국남은 인파 속에서 세 명 정도가 빠져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높이 뛰어올라 유람선 쪽으로 돌진하고 있었다.소형 유람선 위에서 이석구는 탄알을 교체하며 두 번째 사격을 준비하고 있었다.“안 돼!”그는 안색이 돌변하며 돌아서서 소리쳤다.“이석구, 조심해!”하지만 해변에는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석구는 그의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 현지도 아래의 정면 공격을 신경 쓰느라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이게 바로 현지와 11762 분대 다른 팀원들 사이의 차이점이었다. 현지는 한 번도 저격수와 팀을 이뤄본 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저격수의 어시스트를 하라면 목표물만 살펴보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저격수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있는지 즉각적으로 주의해야 했다.뒤쪽을 바라보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 아래 갑판에서부터 세 명이 연성훈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 세 명은 한꺼번에 뛰어올랐다.“최고급!”현지의 안색이 변했다. 옆에 있
하지만 그는 재능이 너무 뛰어난 탓에 아무리 신경을 쓰지 않아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갔고 결국 특급으로 진급하게 되었다.이로 인해 그와 같은 세대인 많은 심야 파수꾼들이 어이가 없어했던 것이었다.특급으로 승급한 이후로 네이트는 거의 임무에 나서지 않았다.그는 서서히 은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특급은 심야 파수꾼 임무에 별로 출동하지 않았다. 특급 레벨의 사람들도 출전해야 한다면 이는 임무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의미했다.“뎀프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왜 연성훈을 도와주지 않지?”윤연서가 담담하게 물었다.“단지 체면 때문인가?”“흐음, 뎀프시는 예전부터 나를 괜찮게 대해줬어. 이 늙은이는 정말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나는 연성훈이 그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만약 내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이는 연성훈을 이기고 나서 나한테 보복할 거야. 그래서 그냥 여기 와서 대충 싸우는 척하고 이 섬의 경치나 감상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 거지. 저쪽 전투가 끝날 때까지 이대로 편하게 있자. 뎀프시가 이기면 널 놓아줄게. 대신에 연성훈이 이기면 나는 바로 오르버 심야 파수꾼 쪽 배로 갈 거야.”네이트가 웃으며 말했다.“어때? 싸우는 거 너무 피곤하잖아.”윤연서는 야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네이트 옆에 앉았다. 네이트는 큰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말로 몇 년만 지나면 연성훈은 무시무시한 존재가 될 것 같아.”네이트가 혀를 차며 놀라워했다.한편, 다른 쪽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투는 연성훈과 뎀프시 간의 전투였다.두 사람은 모든 힘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그들 양쪽의 건물은 많이 무너졌고 섬의 깊은 곳으로부터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모래와 돌이 휘날라고 있었다. 두 사람의 무기는 공중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었다.무기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고 연성훈의 입가에도 약간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뎀프시도 마찬가지였다.격렬한 원기가 충돌하면서 두 사람의 몸은 점점 버티기 힘들어졌다
그렇다, 그는 ‘죽음의 광란’을 발동했다.뎀프시는 연성훈의 기세를 보고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너 미쳤어? ‘죽음의 광란’을 발동하다니... 죽고 싶은 거야?”“‘죽음의 광란’을 발동한다고 해서 꼭 죽는 건 아니지?”연성훈은 전체적인 기세가 폭발하듯 상승했고 그는 입술을 핥으며 뎀프시를 바라보았다.“네가 ‘죽음의 광란’을 발동하지 않으면 나는 당장 너를 죽여버릴 거야. 내 ‘죽음의 광란’을 견디면서 너도 발동할 수 있다면 목숨 걸고 붙어보자!”연성훈의 눈에는 광기가 담겨 있었다.연성훈은 오기 전부터 오늘 ‘죽음의 광란’을 발동할 계획이었다.그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연성훈은 하기스와 겨뤄본 적이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연성훈도 그저 그와 싸울 자격이 있다고 느낄 뿐이었다.게다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들은 바에 의하면 뎀프시는 매우 강한 사람이었다.금방 싸워본 결과 연성훈도 실제로 뎀프시가 자신보다 조금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뎀프시는 주동적으로 싸우는 전투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는 죽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연성훈은 목숨을 걸고 싸웠기 때문에 두 사람은 실력이 비슷해 보였던 것이다.연성훈이 ‘죽음의 광란’을 발동하자 뎀프시는 깜짝 놀랐다.연성훈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뎀프시가 죽어야 이 전투가 완전히 끝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제2탐험지에 있는 심야 파수꿈들은 대부분 뎀프시의 사람이었고 연성훈에게 놓고 말해서 그들이 죽어 마땅한 존재였다. 그뎀프시를 따르면서 나쁜 짓을 얼마나 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는 크라임 시티에서 나온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이 사람들은 그가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고 그를 도와준 사람들이며 앞으로도 그의 곁에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연성훈이 책임져야 했다.“죽어!”연성훈은 뎀프시를 바라보며 입꼬리에 미소를 띠었고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눈앞에 있는‘죽음의 광란’에 뎀프시는 과연 맞설
그 순간, 이현수가 드러낸 것은 최고급 이상의 실력이었다. 현지는 그가 자신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그는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원래 저희는 손을 쓸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이 유람선이 파손되면 돌아가서 하기스 님한테 꾸중을 들어야 돼서 그랬어요.”현지는 그를 말없이 지켜보았고 추인혜는 갑판으로 달려 나갔다.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성훈 씨... ‘죽음의 광란’을 발동했어요.”“뭐라고요?”이석구가 깜짝 놀라며 급히 물었다.“대장... 뎀프시를 이기지 못한 거야?”순간 그들의 마음이 불안해졌다.그들은 연성훈 쪽 상황을 알지 못했고 연성훈이 ‘죽음의 광란’을 발동했다는 말을 듣고 본능적으로 연성훈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다.“위치 어디예요!”이석구가 총을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추인혜도는 의료팀 쪽은 잠깐 신경 쓰지 않고 망원경을 꺼냈다.하지만 연성훈과 뎀프시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녀가 따라잡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이석구도 총을 들고 찾고 있었지만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의 싸움에 끼어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바다 위에 두 척의 흰색 요트가 멈춰 서 있었다.연성훈이 ‘죽음의 광란’을 발동한 순간,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탁일우가 알아채고 즉시 일어섰고 손으로 칼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다.“무슨 일이야?”방주원이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방주원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무술에 별로 능하지 않아 상황을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그는 탁일우의 오랜 친구로서 그 표정을 보고 즉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내가 나서야겠어!”탁일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성훈이가 우리 미래야, 내가 아니라. 성훈이를 지켜야 해!”“도대체 무슨 일이야!”방주원이 급하게 물었다.탁일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나서려고 하는 것 같았다.옆에 있던 레오나르도가 흥분하여 외쳤다.“연성훈이 ‘죽음의 광란’을 발동했어! 역시 뎀프시의 상대가 아닌 거야. 심야 파수꾼의 배신자가 어떻게 영웅인 뎀프시를 이길 수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무력감이 담겨 있었다.그녀가 연성훈을 찾았을 때, 연성훈은 사람을 넘겨주지 않으면 그들을 죽일 거라고 말했었다.당시 라현정은 그 말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연성훈이 크라임 시티에서 네 명의 특급을 상대했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자신이 연성훈의 재능을 너무 낮게 평가했음을 깨달았다.그는 겨우 서른도 되지 않았고 심야 파수꾼에 들어온 지 겨우 9년이었다. 특급으로 된 지는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3년 동안 연성훈은 기억상실 상태였다.그녀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이 정도 재능에 용골이 충분하다면 정말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천재 같은 사람이었는데 아쉽게 됐네. ‘죽음의 광란’이라니...”그녀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옆에 있던 빨간 장미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며 입술을 삐죽였다.“아직 저랑 잠자리도 가지지 않았잖아요. 정말 죽는 거예요, 연성훈 씨? 아니겠죠? 저는 성훈 씨가 이길 거라고 믿어요! 제 기억 속 성훈 씨는 무적이었으니까요!”사실이었다.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에 들어온 이후로 세운 공로가 가득했고 지하 세계에서까지 명성을 떨쳤다. 그것은 한 번 또 한 번의 싸움으로 쌓아온 것이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예쁜 얼굴에는 약간의 절망과 희망이 섞여 있었다.그들은 상황을 알지 못했다.연성훈이 전투를 더 빨리 끝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죽음의 광란’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한편, 윤연서와 네이트의 전투는 꽤 평온했다. 네이트는 해변에 앉아 옷을 걷어 올리며 뚱뚱한 배를 드러냈다. 그는 나이가 좀 많았지만 비만에다가 백인이었기에 옷을 들어 올리자 새하얀 배가 드러났다.“죽음의 광란!”네이트가 웃으며 말했다.“아, 아쉽네. 한 세대를 주름잡던 천재였는데 말이야. 연성훈이 지는 것 같은데. 이만 물러날 테니까 빨리 가봐.”윤연서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그렇지 않을지도 몰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