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무슨 할머니요?”연성훈은 이 말을 들으면서 눈살을 찌푸렸다.“보라색 연꽃이 궁금하다고 했잖아요? 할머니는 홍연에서 보라색 단계에 속하는 사람이에요. 첫 세대 홍연 멤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어요.”빨간 장미가 말했다.“할머니는 좋은 사람이에요. 만나도 손을 쓰진 마시고 그냥 대화만 나누세요.”“무슨 대화를 나누려는 거죠?”연성훈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빨간 장미가 말했다.“어쨌든 저는 할머니를 100% 신뢰해요. 도착하면 바로 저한테 연락하세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빨간 장미는 입술을 핥으며 매혹적인 동작을 취하고는 말했다.“그럼 기다릴게요.”“젠장!”연성훈은 전화를 급하게 끊었다.그는 몸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고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찬물에 세수를 했다. 그제야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것 같았다.그는 정리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후 방에서 나왔다. 그때 마침 가족들이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었다.“아버지, 어머니, 할머니...”연성훈이 말했다.“지금 당장 떠나야 할 것 같아요.”“응?”가족들은 모두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이렇게 빨리?”유시영도 놀라서 연성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인도에 있는 추인혜와 다른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서 연성훈이 즉시 떠나야 하는 줄 알았다.연성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두 달 동안 시영이만 찾으러 다녔잖아요. 그래서 회사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어요. 연경 쪽도 엉망으로 되었고요. 송 대표님이 빨리 가서 일을 처리하라고 하더라고요. 될수록 내일부터 근무를 시작하라고 말이에요. 사업가들은 그냥 우리를 착취할 줄밖에 모르나 봐요.”그는 홍빈에게 책임을 떠넘겼다.연성훈의 말을 들은 연경민은 급하게 말했다.“성훈아, 송 대표한테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지. 송 대표는 우리 가문에 많은 도움을 줬어. 알겠으니까 조심해서 다녀와. 다음에 오면 미리 알
쿵...그 순간, 갑판 밖에서 소음이 들렸고 추인혜는 밖을 내다보았다. 그녀는 작은 군함이 그들의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소식이 좀 느리네요. 이미 도착했어요.”추인혜가 말했다.“젠장, 내가 한국계 심야 파수꾼인 걸 알고 나 몰래 작전을 짜고 있는 거야!”천해준이 욕을 내뱉었다.“댐프시 쪽은 어때요?”추인혜가 다시 물었다.“없어.”천해준이 대답했다.“제2 탐험지 안은 아직 평온해. 뎀프시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알겠어요.”추인혜가 말했다.“천 대장님, 저희가 지금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사실 연합군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서예요. 이해해 주길 바라요.”“내가 이해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어. 레오나르도가 뎀프시의 졸병인데!”천해준이 불만을 털어놨다.추인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곧 도착하네요.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지휘를 맡고 있네요.”추인혜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우선 전화를 끊을게요. 무슨 소식이 있으면 다시 알려주세요.”“알겠어.”통화는 이렇게 종료되었다.그와 동시에 작은 군함이 그들 옆에 멈춰 섰다.군함의 상단에는 검은색 심야 파수꾼 복장을 한 사람이 서 있었는데 그의 머리스타일을 아주 독특했다. 작은 부분만 겉에 드러났는데 빨간색이었다.“하하!”강백호가 비웃으며 말했다.“마틴, 지금 오르버계 심야 파수꾼이 그렇게 적나? 네가 오르버를 대표할 정도로 됐네?”마틴은 연성훈과 같은 세대의 최고급 심야 파수꾼이었으며 당시 오르버를 대표하여 경기에 참가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한때 그는 많이 자만했었고 오르버에서 리사에 다음으로 가는 천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경기에서 당시 심야 파수꾼 7번이었던 이도겸에게 패배하고 나서 그의 복수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마틴은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며 물었다.“연성훈은 어디 있어? 연성훈이랑 협상하러 왔는데 말이야.”“협상? 그런 거 필요 없어!”강백호는 냉소적으로 말했다.“레오나르도한테 나오라고 해. 우리 보스가 왜 심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으로!”연성훈의 귀에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시선을 돌려서 통로 건너편을 보았다. 한 젊은이가 요즘 유행하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옷은 모두 최신 유행하는 아이템들이었고 손목시계와 목걸이, 그리고 신발까지 비싸 보이는 것들로 가득했다. 그는 부자 또는 재벌 2세일 확률이 높았다.그 젊은이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는데 낮은 목소리였기에 잘 들리지는 않았다. 그의 시선은 금방 탑승한 여성에게로 향했다.연성훈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여성은 정말 아름답다는 걸 말이다. 허리를 강조한 본인 몸매에 잘 맞는 드레스를 입고 있어 그녀의 완벽한 몸매가 돋보였다. 키도 컸고 분위기가 우아했기에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녀의 긴 생머리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입가의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그녀는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여행인지 다른 용건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손에 있는 티켓을 보고 좌석을 확인한 후 연성훈이 있는 자리로 다가왔다.옆에 있던 젊은 남자는 그녀가 여기에서 멈춰선 걸 보고는 흥분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완벽한 얼굴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연성훈에게 말했다.“안녕하세요, 안쪽이 제 자리라서 그러는데 실례지만 제가 들어갈 수 있게 잠깐만 비켜주실 수 있을까요?”연성훈은 그 여성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비행시간은 두 시간밖에 되지 않지만 옆자리가 아름다운 여성이라면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그 젊은 남자는 여성의 자리가 연성훈 옆이라는 사실에 기뻤던 표정이 순식간에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는 연성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화가 난 듯 주먹을 꽉 쥐었다.연성훈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그 여성은 연성훈에게 웃어 보이며 매우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제 짐을 좀 위에 올려줄 수 있나요?”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가방을 내려놓았다.그때 그 젊은 남자가 빠르게 일어나며 말했다.“여자분, 제가 도와드릴게요!”여성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고
물론 연성훈은 이 방법이 좀 시시하다고 생각했지만 말이다.두 사람은 모두 사투리를 사용했지만 표준어와 큰 차이가 없어서 연성훈도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여성분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나희준이 다시 물었다.여자는 이마를 찌푸리며 금색 명함을 자리에 두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천우희라고 합니다.”그는 잠깐 놀라며 말했다.“참 예쁜 이름이네요. 그나저나 성이 천 씨네요. 저는 천원명이라는 분을 아는데 그분은 천안 그룹의 대표님이에요.”연성훈이 약간 흠칫했다. 천원명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연성훈은 여주를 처음 방문한 것이 아니었고 천원명은 여주에서 유명한 부자였다. 연성훈과 강백호는 이곳에서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었는데 임무의 타깃이 바로 천원명이었다.이 말을 들은 천우희는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모릅니다. 저는 먼저 쉬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의자를 조절한 뒤, 눈을 감았다.옆에서 나희준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누군가가 나희준에게 다가와 말했다.“조금만 비켜 주세요.”들어온 사람은 뚱뚱한 남자였고 자리가 나희준 옆인 것처럼 보였다. 나희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는 순순히 자신의 자리를 비켜주었고 연성훈 옆에 있는 천우희를 보며 연성훈에게 말했다.“형님, 자리를 좀 바꿀 수 있을까요?”연성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죄송하지만 바꾸고 싶지 않아요.”나희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 10만 원 줄게요. 자리 좀 바꿔주세요. 옆에 앉은 아름다운 여성분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저한테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연성훈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사실 천우희에게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저 자기 옆에 앉는 게 편안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바꾸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때, 연성훈은 누군가가 갑자기 팔을 살짝 당기는 느낌을 받았다. 연성훈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보았고 그 여자가 입술을 달싹이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바꾸지 말아 주세요.”이 여자는 나희준과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연성훈도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그는 옆에 앉아 있는 천우희를 바라보았는데 그녀는 안대를 착용한 채 소파에 기대어 있었고 진짜로 자고 있는 듯했다.아마도 그저 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어서 연성훈이 자리를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연성훈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며 의자에 기댔다. 그리고는 잠깐 눈을 붙일 생각이었다.“감사합니다.”그때 천우희가 조용히 말했다.“별말씀을요.”연성훈도 빠르게 대답했다.그리고 두 사람은 침묵 속에 빠졌다. 비행기는 안정적으로 하늘을 날았고 인해를 떠나 여주까지는 약 두 시간 정도 걸릴 것이었다.비행기가 안정적으로 날기 시작한 후, 옆에 있는 나희준은 냉소를 으며 연성훈에게 말했다.“이 자식아, 비행기 내리면 같이 어디 좀 가자.”연성훈은 눈을 뜨고 웃음이 섞인 표정으로 나희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왜 너랑 같이 가야 되지? 네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사람들을 불러서 날 처리하려고 하는 데 따라가는 게 이상하지. 너 바보야?”나희준이 코웃음을 쳤다.“쫄았으면 쫄았다고 해.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정말로 겁쟁이가 아니라면 공항에서 나한테 손을 쓰든가!”연성훈은 그를 비꼬며 말했다.“그럴 용기도 없으면서 뭐가 대단하다고.”나희준의 얼굴은 부자연스럽게 일그러졌다. 그는 연성훈과 싸우고 싶었지만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울 용기는 없었다. 공공장소에서 싸우면 누군가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고 말이다. 다른 곳에서 싸우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공공장소에서의 싸움은 그에게 큰 문제가 될 것이었다.연성훈의 말을 들은 나희준은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는 연성훈을 노려보았지만 연성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나희준은 좌불안석하기 시작했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났다. 그의 표정은 수시로 변했고 잠시 후, 그는 결심을 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차에서
연성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나희준의 계획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고 나희준이 공개된 장소에서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만약 손을 쓸 생각이라면 자기를 미행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나희준이 만약 공격을 한다고 해도 연성훈은 그에게 교훈을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옆에 앉은 천우희도 휴대폰을 꺼내서 카카오톡으로 누군가와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연성훈을 쳐다보았다. 연성훈이 휴대폰 전원을 켜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천우희는 약간 의아해했다.동시에 비행기가 서서히 멈춰 섰고 승무원이 도착을 알렸다. 연성훈이 안전벨트를 풀고 비행기에서 내리려고 할 때, 천우희가 그의 팔을 살짝 건드리며 말했다.“제 짐을 내려주실 수 있나요?”연성훈은 시선을 돌려 천우희를 보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짐을 내려준 뒤 비행기에서 나갔다.천우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몇 년 동안이나 비행기를 탔지만 대부분 남자들은 연락처를 묻거나 비행 내내 그녀를 훔쳐보았고 도착한 후에도 그녀와 대화를 시도했었다. 하지만 연성훈은 비행 중에서 그녀를 몇 번 쳐다보긴 했지만 연락처는 묻지 않았고 계속 자기만 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아무 말 없이 바로 떠나버렸다.이런 경험은 천우희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가방을 메고 연성훈을 쫓아갔다. 동시에 나희준도 그 뒤를 따라갔다.연성훈은 짐이 없었기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빨리 빨간 장미로 가서 문제를 해결하고 제2 탐험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그 뒤에서 천우희는 연성훈이 너무 빨리 걷는 것에 화를 내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왜 이렇게 빨리 걷는 거야!’그녀는 이를 악물고 빠르게 따라가서 연성훈 옆에 서더니 냉소적으로 말했다.“밀당 잘하네요. 제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인정해 드리죠. 카카오톡을 추가할 기회를 드릴게요.”연성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실제로 그는 그녀에게 아무런 함정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원명의 행동을 본 나희준이 깜짝 놀라서 제자리에 굳었다. 연성훈 옆에 서 있던 천우희도 충격에 빠졌다. 나희준은 연성훈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그가 비행기에서의 비즈니스석에 앉았다고 하더라도 그의 외모와 복장은 그가 부유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젊은 부유층은 비싼 시계를 착용하거나 고급스러운 옷과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나희준은 연성훈을 가볍게 보고 여주에서 그를 처리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천원명이 연성훈에게 존경을 표하며 허리를 굽히면서 인사하는 것을 본 이상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천원명은 여주 최고의 부자로서 그의 위치와 권력은 확고했다. 그가 연성훈에게 허리를 숙였다는 건 여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몇 명 안 되는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대접을 연성훈이 받았다는 의미였다.천우희는 깜짝 놀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고 아버지가 이렇게 존경의 표정을 지은 것도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연성훈을 경외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연성훈은 평온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그리고는 나희준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나희준은 얼굴이 조금 창백해지더니 극도로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는 처음에 천우희를 건드렸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천원명조차 허리를 굽히는 연성훈까지 적으로 삼으려 했다. 상황이 극도로 나빠진 것이었다.나희준은 자신이 금융회사를 운영한다고 자랑했지만 사실 그것은 작은 대출 회사에 불과했고 자산이 몇천억이라는 것도 과장된 부분이 있었다. 여주에서 천원명이 그를 파산시키려면 손끝 하나만 까딱하면 되는 일이었다.연성훈의 웃는 표정을 보며 나희준은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천원명이 연성훈에게 공손히 물었다.“여주에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연성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조금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천원명이 계속해서 공손하게 말했다.“마중
“일 처리를 끝내면 떠날 거예요.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늘 밤이나 내일 떠날 수 있을 거고 그렇지 않으면 며칠 더 있어야 할 수도 있어요.”연성훈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천원명은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임무를 수행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고는 잠시 고민한 뒤에 말했다.“가능하다면 내일 점심에 같이 식사해요.”연성훈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천우희는 아버지가 연성훈에게 왜 이렇게 정중한지, 왜 연성훈이 곤란한 상황이면 집안 재산을 걸고서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조수석에 앉아 가끔씩 연성훈을 힐끔거린 뒤 휴대폰을 꺼내 연성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우리 아버지랑 도대체 무슨 사이세요? 뭐 하시는 분이시길래...]연성훈은 뒷좌석에서 웃으며 천우희를 바라보고는 문자로 대답했다.“맞춰보시죠.”천우희는 짜증이 나서 핸드폰을 보며 키보드를 두드렸다.[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든가요! 저도 별로 궁금하진 않거든요.]연성훈은 웃음을 짓고는 더 이상 핸드폰을 보지 않았다.천원명은 연성훈에게 시시콜콜한 질문을 건넸다. 예를 들면 결혼은 했는지, 여자 친구는 있는지 등 사적인 질문들을 계속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성훈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한 시간쯤 지나서 천원명이 차를 멈추고 말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는 여기예요.”“그럼 저는 내려야겠네요. 수고하셨어요.”연성훈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도와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천원명이 빠르게 대답했다.“더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해요. 연락처를 남길까요?”천우희는 아버지가 왜 연성훈에게 이렇게 친절한지 알 수 없었다. 연성훈의 연락처를 가지는 것조차 조심스레 물었으니 말이다.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고 대답했다.전화번호를 남긴 후, 천원명이 말했다.“그럼 내일 연락드릴게요.”“네.”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우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잘 가요!”천우희는 연성훈이 여전히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