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국남은 승리를 받아들였다. 그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는 셈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특급인 줄 알고 있었다. 이 도시를 떠나기만 하면 하기스가 외부에 발표하지 않는 한, 연성훈 쪽의 특급이 한 명 더 늘어난 셈이었다.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할 것이었다. 그리고 연성훈도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칼자국남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좋았다.모든 일이 끝난 후, 연성훈은 칼자국남에게 마무리를 장식하러 오라고 했다. 강백호와 진서원은 육서준의 시체를 실은 채 차를 타고 거리에서 떠돌았고 칼자국남는 육서준이 살고 있는 저택으로 돌진했다.모든 성주의 저택에는 전체 구역을 감시할 수 있는 방송 시스템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육서준의 저택도 북구를 감시하는 방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육서준은 내가 죽였다. 오늘부터 북구의 성주는 나, 칼자국남이다!”“육서준의 부하들은 무기를 내려놓아라! 무기를 내려놓는 자는 죽이지 않겠다!”많은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들었다.옥상에는 옷에 혈흔이 묻어 있는 추인혜와 땅에 쓰러져 있는 오르버계의 심야 파수꾼 6명의 시체가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동정심이 전혀 없었다. 방송에서 들려오는 칼자국남의 목소리를 들으며 추인혜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끝났다!”이석구는 손에 들고 있던 총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잠시 후 또 무언가가 생각이 난 듯 등에서 칼을 빼내더니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겨누며 중얼거렸다.“도겸아, 조금 남았어!”추인혜와 장은연도 기분이 살짝 가라앉았고 그들도 동시에 칼을 꺼내어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겨누었다.“가요, 성훈 씨를 찾으러.”오랜 침묵 끝에 추인혜는 칼을 거두며 말했다.한편, 임하은과 임지환 등 사람들도 이 말을 들었다. 그들도 이미 망원경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했던 것이다.“역시 연지훈 씨 답네!”주초민이 흥분하며 말했다.그러나 말을 끝낸 그녀의 표정은 다시 우울해졌다.“왜 그래?”임하은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이곳의 일을 처리하고 나면
명세빈은 즉시 승낙했다.연성훈은 믿을 만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비록 그는 매우 신기한 사람이었지만 믿음은 마치 직감처럼 강하게 느껴졌다.모든 사람이 떠난 후, 연성훈은 홀로 옥상에 앉아 있었다. 그는 어디선가 담배 한 팩을 구해와서 한 대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그는 담배를 피우진 않았고 그저 자연스럽게 타도록 놔두었다.이것은 이도겸이 전투가 끝나면 항상 하던 일이었다. 어디서든 이기기만 하면 현장에서 담배를 물고 아주 멋지게 앉아서 담배가 타는 대로 놔두었다. 그러고는 입술에 닿을 때쯤에야 담배꽁초를 버리고 또 두 번째 담배를 꺼냈었다.연성훈은 그가 멋을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황슬기는 연성훈 옆에 앉아 그녀의 다리를 흔들며 물었다.“연성훈, 이제 한 걸음 남았어. 허남천의 고발과 윤단비의 증언이 있으면 우리는 당당하게 뎀프시에게 도전할 수 있을 거야!”“그럼 우리도 다시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황슬기가 물었다.“누가 알아?”연성훈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럼 우리가 뎀프시를 처리하고 도겸이 대신 복수를 한 다음에는, 뭘 할 거야?”황슬기가 물었다.연성훈은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뭘 더 하겠어. 이젠 특급으로 되었으니 특급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해. 전쟁이 일어날 거야. 어르신은 이번에 날 위해서 모든 걸 막아주진 않았지만... 이젠 우리가 그를 위해 막아줄 때가 온 거야. 어르신이 나서게 할 수는 없잖아. 나이가 많으니까 말이야. 나는 어르신이 다시 연경으로 돌아가서 오래된 친구들과 바둑이나 두고 산책이라도 하면서 남은 인생을 재밌게 보냈으면 좋겠어 ”황슬기는 입을 가리며 살짝 웃었다.“과연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누가 알아? 내게는 지금 혈수령까지 내려졌으니까.”연성훈은 이렇게 말하며 담배를 버리고 또 새로운 담배에 불을 붙였다.바로 그때, 그는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발소리였고 누구의 발자국 소리인지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는 이석구와
그들은 북구의 어느 고층 빌딩 옥상에 앉아 있었다.“너무 걱정하지 마.”강백호가 연성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만약 우리가 없으면 또 보스가 가서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려서 오면 어떡해? 또 데릴사위로 가서 3년 동안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잖아?”연성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3년 동안 데릴사위로 있은 걸로 계속 조롱 당해왔다.이석구는 강백호가 이 말을 꺼내자 웃으며 말했다.“다른 건 몰라도, 우리 보스가 3년 동안 누군가의 남편 역할을 하면서 손 한 번 잡지 않은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인내심이 있는 것 같아. 여자도 꽤 예쁜데 말이야.”여기까지 들은 강백호는 안색이 크게 변하며 말했다.“대장, 혹시 안 서는 거 아니지? 의사에게 봐 달라고 할까?”“꺼져!”연성훈의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옆에 있던 장은연도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너희들 잊어버린 것 같은데... 마지막에는 그 여자가 보스가 싫어져서 먼저 이혼하자고 했잖아. 보스도 배신당했었지. 생각할수록 안타까워.”추인혜의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연성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슬기야, 내가 원기를 회복하기 전 이 세 놈이 매일 밤 나를 괴롭혔어. 이 몸에 난 상처들 역시 그들이 한 거야.”황슬기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알겠어, 네가 시키면 당연히 해야지.”“연성훈 보스, 사적인 일 가지고 공적으로 복수하면 안 되지!”이석구가 말했다.“나는 밤에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야겠어!”강백호는 이렇게 말하고 바로 튀어버렸다.“이 도시에 이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이 도시의 여자들을 제대로 느껴볼 기회가 없었네. 서구로 가서 몇 명 골라봐야겠어.”황슬기는 강백호를 붙잡으며 말했다.“오랜만에 보는데 여전히 똑같네. 갑자기 생각났는데 너 예전에 나도 가지고 놀려고 했었지!”“그게 몇 년 전 일이야. 잊어버릴 수 있는 거 아니겠어?”강백호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그들이 웃고 떠들며 소란을 피우는 가운데, 연성훈의 감정도 많이 누그러졌다. 그는 일어서며
“그럼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 내일 다시 이야기 하자.”임지환은 연성훈이 지금 이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눈치채고 이렇게 말했다.옆에서 임하은과 주초민이 입을 삐쭉이며 연성훈을 바라봤지만 임지환과 주혁민이 그들을 데리고 나갔다.모든 사람이 떠난 후, 강백호는 문을 닫았다. 추인혜와 장은연은 부엌으로 가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유시영은 이미 임하은에게서 연성훈이 이겼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유시영은 기쁜 표정으로 연성훈에게 물었다.“이제 우리는 인해로 돌아갈 수 있는 거예요?”연성훈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응, 며칠 후에. 여기서 아직 준비할 게 있으니까 준비가 끝나면 먼저 오르버로 갈 거야. 그리고 거기에서 너를 인해로 보내줄게.”유시영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이 도시는 그녀가 좋아하는 곳이 아니었고 자신이 여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녀는 평범한 사람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기를 바랐다. 다른 사람들처럼 출퇴근을 하고 인터넷 쇼핑이나 백화점 구경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게 그녀의 일상이었고 바꿀 수 없는 습관이었다. 그녀는 돌아가고 싶어 했고 집안 사람들이 너무 그녀를 걱정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배를 타고 떠나면 얼마나 걸릴까요?”유시영이 물었다.“이 섬은 서구에 있기 때문에 비행기가 올 수 없어. 그래서 배를 타고 떠나야 해. 오르버까지 가는 데 대략 10일 정도 걸리고 그 후에 비행기를 찾으면 너를 인해로 보내줄게.”연성훈이 말했다.유시영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은현섭 가족도 기대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주아영이 신나서 물었다.“저희... 저희도 그 인해라는 도시로 가는 건가요?”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다들 인해로 가요. 그러면 조금이라도 더 신경 써줄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오르버에서의 일이 끝나면 다시 보러 올게요.”“좋아요!”은현섭 가족은 약간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그들은 지금부터 기다리고 있었다.연성훈은 웃으며 은지윤의 머리를 쓰
한 사람을 더 데리고 나가는 건 연성훈에게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원래 몇천 명을 데리고 나갈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한 명이 더 많든, 적든 큰 차이는 없었다.하지만 그가 놀란 건 이 점쟁이가 자기는 같이 나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말했기 때문이었다.“어르신은 나가려는 생각이 없는 건가요?”연성훈이 물었다.“하하!”점쟁이가 웃으며 말했다.“이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다양한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되지. 나는 나가고 싶지도 않고 나갈 용기도 없어. 윤연서도 마찬가지야.”“윤연서가 쉽게 순순히 따라올 거라고 믿지 마. 심야 파수꾼인 넌 그녀를 데리고 나가게 되면 분명 제약이 있을 거야. 그녀는 특급이야. 그렇게 컨트롤 하기 쉽지 않다는 거지.”점쟁이가 말했다.연성훈이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저도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습니다.”“감당할 수 있다면 다행이고. 그럼 이 문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게. 근데 말이야. 수민이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는데... 만약 결혼할 의향이 있다면 더 좋고. 그렇지 않으면 그저 데리고 나가서 일을 찾아주든 학교에 보내주든 상관없어.”.그는 조수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직 17살인 여자애야. 이 나이에는 친구들도 만나고 학교에서 대학 생활도 해보는 게 좋지. 나 같은 늙은이랑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할아버지!”조수민이 입을 삐쭉이며 말했다.“전 같이 가는 게 좋아요. 할아버지가 떠나지 않겠다고 하면 저도 떠나지 않을 거예요.”점쟁이는 조수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수민아, 할아버지 말을 들어. 앞으로 다시 만날 날이 올 거야. 이 도시는 오래 숨겨질 수 없을 거거든. 전쟁이 일어나면 이 세상에는 안전한 곳이 없어. 나는 그저 네가 밖에서 평화로운 날들을 경험해 보길 바랄 뿐이야.”조수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삐쭉이며 연성훈을 바라보았다.“그럼 당신은 저와 결혼할 생각이 있나요?”“저기요, 아직 미성년자시잖아요!”연성훈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여기까지 말한 그는 입술을 핥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제이훈 알아? 그가 T 박사를 위해 일하고 있어.”연성훈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이 정보는 정말로 레전드급이었다.T 박사는 천재이자 괴짜였다. 그는 한때 심야 파수꾼의 과학자였고 사람들은 그를 미친 과학자라고 불렀다. 현재 심야 파수꾼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많은 것들, 예를 들면 제식 칼과 전투복 등은 모두 그가 발명한 것이었다. 심야 파수꾼의 전투복은 인체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며 제식 칼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나중에 이 사람은 아주 무서운 일을 저질렀다. 그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심야 파수꾼에 관한 자료에서 상세히 설명되지 않았지만 그때 탁일우가 직접 출동해 그를 죽이려고 했었던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외부에는 그가 죽었다고 알려졌다.“그는 어디에 있나요? 무엇을 하고 있나요?”연성훈이 물었다.“그건 나도 몰라.”점쟁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이 세상에도 아는 사람이 없을 거야. 제이훈도 마찬가지고.”“그래서 제이훈이 그 영향을 받아서 심야 파수꾼을 배신한 건가요?”연성훈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제이훈은 여러 번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어요. 보아하니 T 박사도 저를 주시하고 있는 모양이에요.”연성훈이 턱을 만지며 의심스럽게 말했다.“그럴 가능성도 있지.”점쟁이가 낄낄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이 미친 과학자는 연구 분야만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천재야. 무술에도 뛰어나고 말이야. 한때는 탁일우보다도 더 강하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탁일우가 단칼에 그를 베어버린 이후로 그 생각을 버리게 됐지만 말이야.”“그 일 때문에 나도 이 도시로 오게 된 거야. 수십 년이 지났네...”점쟁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연성훈이 의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수민이는 이 도시에서 태어난 건가요? 엄마 아빠는요?”“부모님?”점쟁이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어디서 죽었는지 모르지.”“어쨌든 내가 알려 줄 건 이 정도야. 이 정보들은 꼭 비밀로 해야
3800 명이 넘는 사람들이었다.연성훈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이 숫자는 정말로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이때, 칼자국남이 입술을 다물며 말했다.“이 많은 사람들을 모두 데려가려는 건가요? 너무 많지 않나요? 하기스가 동의할까요?”“이 문제는 하기스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연성훈이 차분하게 대답했다.칼자국남이 기침하며 말했다.“아직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실천하지 못하면 신뢰도가 떨어질까 봐 말입니다.”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잘하셨어요. 사실 저도 모든 사람을 데려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건 아니라서요.”그는 하기스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하기스가 수십 년 동안 이 도시를 통제해 왔기에 그의 전투력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걱정이었다. 사람들을 데려가려면 내일 하기스와 협의해야 했다.물론 그가 해결해야 할 사건은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크라임 시티에서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에 대한 문제였다. 그는 황슬기 때처럼 명세빈이 정보를 얻어 재능 있는 아이들을 데려갔다고 의심했지만 그날 그는 그 마을에서 아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명세빈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그는 이를 부인했다.그렇다면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하기스뿐일 확률이 높았다.“우리 언제 출발하나요?”이때, 진서원이 다급하게 물었다.그는 20년 동안 복수를 기다렸다. 이곳의 일은 대충 정리했으니 하루라도 빨리 오르버로 가서 뎀프시를 처리하고 싶은 것이었다.“며칠 내에 출발하죠. 이 문제는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해요. 이미 20년을 기다렸으니 하루 이틀 더 기다린다고 해도 괜찮죠?”연성훈이 차분하게 말했다.진서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먼저 이 와인을 맛보세요. 육서준이 소중히 간직하던 최고급 와인이라 생각해요. 좋은 와인일 겁니다.”옆에 있던 칼자국남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연성훈이 미소를 지었다. 추인혜는 방 안으로 들어가 컵 몇 개를 가져와서 각자 한 잔씩 따라주었다. 모든 사람들이 술잔을 들고 말했다.“다들 수고 많
그 자리는 당연히 연성훈을 위해서 마련된 것이었고 연성훈은 자연스럽게 그쪽에 가서 앉았다. 다른 사람들도 다들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축하합니다!”하기스가 신호를 주자 몇 명의 웨이터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와인을 따랐다. 하기스가 입을 열었다.“여러분께 한 잔씩 권하겠습니다.”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있는 잔을 들고 말했다.“그런데 이 술을 마시기 전에 두 가지 요구 사항이 있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하기스를 바라보며 말했다.“첫 번째는 우리가 떠날 계획에 대해서입니다. 세빈 씨의 요구에 따라 저는 하기스를 이겨야만 저는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시간과 장소를 정해 주세요. 제대로 한 판 붙어봅사다. 사실, 예전부터 네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번 때려주고 싶었거든.”하기스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그럴 필요는 없어. 이미 나랑 같은 수준에 도달했으니 떠나도 돼. 배는 이미 준비해 놓았어. 선원과 음식도 모두 준비되어 있으니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 거야.”연성훈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니, 배가 부족해. 너 두 대의 여객선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중 하나는 2천에서 3천 명이 탈 수 있는 그런 여객선이라고 말이야. 맞아?”하기스가 돌리고 있던 와인 잔이 갑자기 멈췄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걸 염두에 둔 거야?”연성훈이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맞아. 이번에 떠나는 건 우리뿐만이 아니라 명교의 거의 4천 명 되는 동료들도 함께 가야 해. 그러니 그 두 대의 여객선을 빌려야 되거든.”이 말을 들은 하기스는 안색이 살짝 변하며 말했다.“연성훈, 여기는 지하 세계야. 4천 명의 지하 세계 사람이 일반 도시에서 나타나면 어떻게 되는지 알기나 해? 이 도시에는 규칙이 별로 없지만 그들은...”“내가 알아서 방법을 찾을 거니까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연성훈이 말했다.“빌려주도록 해.”이때 명세빈이 갑자기 말했다.하기스는 연성훈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