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빈민가. 연성훈은 베란다 위에 서서 아래 논쟁을 지켜보며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는 이 부부가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두 사람은 분명히 사람을 속이러 온 것이었다.5만 루카, 이 빈민가의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못 할 액수였다.크라임 시티에는 좋은 사람이 없었다. 이런 사소한 일들에서 알 수 있었다.그 부부는 돈을 주워서 돌려줬다가 오히려 사기를 당했다.사실 그들도 그 돈을 독차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돈의 액수가 너무 커서 주워도 함부로 쓰지 못했고 또 들통나면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돌려주려 결심한 것이었다.“빨리 배상해.”그 두 사람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 부부의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고 그 남자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이러시면 안 돼요. 저희에겐 정말 5만 루카가 없어요. 당신은 저를 판다고 해도 5만 루카를 줄 수 없어요.”“없어?”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너희들은 나에게 5만 루카의 빚을 진 거야. 매달 갚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이자도 있어.”이자까지 있다니... 5만 루카, 이 가난한 부부에게 놓고 말해서 그들은 매달 이 이자를 갚을 만한 돈밖에 없었다.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수 있었다.이게 바로 일반인이었다.두 사람의 얼굴은 이 순간 사색이 되었고 얼굴 전체에 슬픔이 가득하다.그들은 지금껏 힘들게 살다가 드디어 보호비를 낼 필요가 없어서 좋아했었는데 이런 일을 겪게 되었으니 이것은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재앙이었다.“염치없는 두 사람이네.”연성훈 옆에 서 있던 황슬기가 그런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돌려 연성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무것도 안 할 거야? 명교가 바로 그거 아니야?”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손 좀 봐야지.”말을 마치고 그는 계단으로 내려갔다.그 두 사람은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앞으로 내가 매달 이날이면 와서 돈을 받을 거야. 다음 달에 3천 루카
“인마, 그게 무슨 소리야!”그 키 큰 남자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연성훈의 눈동자 사이로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퍽!”“퍽!”그는 재빨리 손을 써서 두 사람의 뺨을 때렸다.연성훈의 속도는 너무 빨라서 이 두 사람은 전혀 반응할 수 없었다.뺨을 맞은 두 사람은 무서워 났다. 연성훈이 손을 쓰는 속도로 볼 때 그들은 자신이 그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두 사람은 침을 삼키더니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키 큰 남자는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이놈아,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우리는 명교 사람이야. 우리 보스는 칼자국 형님이야. 어젯밤에 유명해진 칼자국 형님이라고! 네가 감히 여기서 우리에게 손찌검하다니!”“명교?”연성훈은 웃는 듯 마는 듯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이제부터 아니겠네요.”두 사람의 얼굴빛이 살짝 변했다.연성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이 거리는 그가 소유한 첫 번째 거리에요. 그는 이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보호비를 받지 않기로 했어요. 그들이 이 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었죠. 하지만 당신들은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속였죠. 그쪽 뭐 돼요? 칼자국남도 이분을 만나면 친절하게 형님이라고 불러요. 이 형님의 집에 가서 밥도 얻어먹는데 감히 형님을 속이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하셨네요.”그 두 사람은 안색이 몇 번이나 변했다.그들은 깜짝 놀라 땅에 주저앉은 부부를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이 순간 그들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었다.키 큰 남자는 다급하게 말했다.“우리 잘못, 우리 잘못이에요. 원래부터 35만 루카만 잃어버렸어요...”그는 황급히 침을 삼키고 땅바닥에 있는 돈을 가져가려고 했다.“퍽!”이때 연성훈은 발을 들어 그의 손을 걷어찼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아뇨, 전 방금 똑똑히 들었어요. 당신들이 잃어버린 돈은 40만 루카라는 걸 말이에요. 그러니까 형님이 주운 돈은 당신들 것이 아니에요. 당신들끼리 가서 40만 루카를 찾으세요
그들이 떠나자 연성훈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쓰레기 같은 자식들이!”말을 끝낸 그는 칼자국남을 쳐다보며 말했다.“당신도 심야 파수꾼에서 나왔으니 사람을 모집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그들을 잘 단속해야 해요. 전에 하던 일은 하지 마시고요.”칼자국남은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알아요. 금방 시작해서 서툰 것뿐이에요.”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흥분한 얼굴로 말을 이어 나갔다.“오늘만 해도 거의 2천 명을 받았어요. 최고급만 해도 5, 60명 되는 것 같아요. 다들 지금 제가 특급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 부인하기 쑥스러워요. 만약 언젠가 다들 내가 아닌 것을 발견하면 저는 망했어요.”연성훈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자신의 연기력을 믿으세요.”연성훈은 바닥에 있던 자루를 들어 그 부부에게 건넸다.“형님, 이 돈을 가져가세요. 그들도 감히 와서 귀찮게 하지 않을 거예요. 안심하고 쓰세요.”“안 돼, 안 돼.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 불안해.”연성훈은 그들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기억하세요. 지금의 빈민가는 예전과 달라졌어요. 안심하고 쓰세요. 자신의 조건을 개선하세요.”말을 끝낸 그는 돌아서서 방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칼자국남이 급히 쫓아왔다.“참, 볼일이 있어서 찾아왔어요.”“무슨 일이죠?”연성훈이 돌아서서 물었다.“이번에 우리에게 가입한 많은 사람들은 북구 쪽의 정상급들이에요. 그들에게 마치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더라고요. 합류하는 조건으로 저더러 나서서 그 육서준과 얘기를 나누길 바라요. 그들의 가족을 놓아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칼자국남은 말을 이어 나갔다.“육서준이 그들의 가족을 통제한 뒤 콜로세움 경기에 나가라고 협박했던 것 같아요.”“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그저 고급일 뿐입니다. 특급을 상대하면 다리에 힘이 풀리는데 어떻게 협상을 합니까?”칼자국남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그래서 물어보려고 왔어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말이에요.”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더니 대답했
떠나고 싶냐고? 당연히 떠나고 싶었다. 그는 바깥세상을 겪어봤기에 바깥세상이 어떤지 알고 있었다.그는 평화를 갈망하고 풍부하고 다채로운 생활을 갈망했다.“떠나고 싶죠.”그는 고개를 들어 연성훈을 바라보았다.“이제 막 얻은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떠나고 싶어요!”“사람을 많이 가입시키도록 해요.”연성훈은 웃으며 말했다.“그때면 내가 너희들을 데리고 여길 떠날 거예요. 그리고 오르버에 가서 뎀프시를 죽여버릴 거고요.”칼자국남이 입술을 오므렸다.뎀프시, 연성훈의 원수였고 진서원의 원수였으며 또 칼자국남의 원수였다.칼자국남은 평생을 힘들게 살았고 특히 크라임 시티에 온 후, 그의 동료들은 모두 뎀프시 때문에 죽었다.하지만 그는 평생 복수할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무술에 재능이 없었고 오랫동안 고급에서 머물렀기 때문이었다.황슬기에게 특급은 오르지 못할 절벽과도 같았지만 천험이지만 칼자국남에게 최고급은 지날 수 없는 바다이기도 했다. 자신과 뎀프시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그는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졌다. 그는 어제 연성훈이 한 모든 일을 목격했다. 그곳의 피와 시체도 말이다.칼자국남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떠나고 싶어요!”말을 마친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방을 나갔다.이때 황슬기와 추인혜가 2층에서 내려왔고 황슬기는 눈살을 찌푸렸다.“크라임 시티에 있는 제자들을 다 데리고 떠나겠다는 거야?”“응!”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연성훈 씨, 흥분하지 마세요.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갑자기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수천 명 많아지면, 그것도 크라임 시티 같은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바깥 세계에서 놓고 말해선 재앙이에요!”추인혜가 말했다.“제가 잘 단속해 볼 거예요.”연성훈은 조용히 대답했다.“우리에게 선택지가 있나요? 우리가 갈 곳은 오르버이고 뎀프시가 있는 곳이에요. 만약 제가 탁일우 어르신의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 한, 우리 몇 사람이 아마 그를 이기는 건 여전히 좀 어려울 거예요.”
칼자국남의 소리와 함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난리가 났다.“성전?”“그것도 내일? 북구 성주님께 도전한다고?”“내가 살아 있는 동안 크라임 시티에서 성전에 직접 참여하게 될 줄은 몰랐어!”칼자국남 앞에 선 자들은 순식간에 모두 소리를 질렀다.“역시 칼자국 형님이야! 역시 특급이지. 이 싸움에서 이기면 우리는 성주님의 부하로 되는 거야. 이제부터 이 도시에서 우리는 가장 센 사람들이라는 거지.”고개를 숙이고 잠자코 있는 사람도 긴장한 기색이었다.그리고 맨 앞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고급이었다. 최고급들 중 대다수는 바로 북구 출신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흥분한 것 같았다. 그들은 칼자국남이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육서준에게 도전하고 성전을 시작하다니...그들은 가족들을 구해낼 수 있었다. 진다면... 아니, 가족을 위해서 그들은 질 수 없었다.그들은 담담하게 위에 서 있는 칼자국남을 바라보았다.격앙된 군중을 보며 칼자국남은 가슴이 가늘게 떨렸다.“제기랄, 나는 가짜 특급인데...”칼자국남은 가슴이 떨려왔다.하지만 이미 말을 한 데다가 연성훈도 약속했으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연성훈을 믿는 것뿐이었다.칼자국남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 나갔다.“나도 알아. 어떤 사람들은 특급을 두려워한다는 걸. 하지만 도전은 해야 해. 육서준은 나한테 맡겨. 내가 해결할게. 물론 두려워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지금 빠져도 돼.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지금부터 탈퇴하고 싶은 사람들은 나한테 와서 말해. 내가 이름을 지워 줄게.”“싸우자!”아래, 고현우가 칼을 들며 소리쳤다.“싸우자!”‘챙!’‘챙!’칼을 빼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모든 사람의 무기가 하늘을 가리켰다.“싸우자!”이 장면을 본 칼자국남은 그저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그는 한숨을 내쉬었다.“좋아. 내가 약속한다! 죽더라도 나는 첫 번째로 죽을 거야. 만약 이긴다면 말이야. 나는 모든 사람들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
이때 메이드 옷을 입은 현지가 다가와 윤연서를 향해 말했다.“주인님.”윤연서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좀 쉬고 싶다고 했잖아. 아무 일도 없으면 찾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현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일이 좀 생겨서 말이에요. 명교에 연관된 일이에요.”“응?”윤연서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연성훈이 가입한 그 조직? 왜 그래?”그녀는 이렇게 반문했다.“어젯밤 연성훈이 도인성의 사람들을 모두 죽여 버리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 명교의 칼자국남이 한 일인 줄 알고 오늘 많은 사람들이 그 조직에 가입했습니다.”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그런데 방금 전해진 소식에 의하면 그 칼자국남이... 내일은 북구에 성전을 일으키겠다고 하네요.”“응?”그 말을 들은 윤연서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현지를 바라보며 물었다.“북구에서 성전을?”“네.”현지가 대답했다.“아마 연성훈 씨의 뜻일 거예요.”윤연서는 안색이 약간 변했다.“그럼... 좀 재미있긴 하겠네.”“주인님, 오늘 연성훈 씨의 결승전이잖아요. 보러 안 가시나요?”윤연서는 웃으면서 대답했다.“특급이 참가했는데 뭐 더 볼 게 있겠어.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거지. 올라가서 나머지 사람들이 바닥에 눕기만 하면 끝날 것 같은데 말이야.”“하지만... 아니, 가봐야겠어. 하기스가 이 성전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알아봐야겠어.”“콜로세움으로 가자!”윤연서가 이렇게 말하며 일어섰다.한편, 콜로세움의 객실에 하기스가 와인을 들고 앉아 있는데 거기에는 그 혼자였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여보세요.”“여보세요.”전화기 너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동구 칼자국남이 내일 북구를 상대로 성전을 벌이려고 해요. 육서준에게 도전한다고 하네요.”“응?”하기스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그리고 또 명 선생님께서 데려갔던 야경꾼 2번을 연성훈이 데려왔어요.”전화 너머에서 그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알겠어.”하기스는 전화를 끊고 눈을 가
옆에서 조수민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뭐가 변한다고요?”“이 도시 말이야. 변하고 있어.”점쟁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얘야, 이 도시에서 떠나고 싶어?”조수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떠날 수 있다면 떠나고 싶지만 어떻게 떠나느냐가 관건이죠. 할아버지도 하기스를 이길 수 없는데 어떻게 떠나요?”“난 못 이기지. 하지만 우리 맞은편에 사는 놈은 이길 수 있어.”점쟁이가 말했다.“그러니까 네가 시집가서 아이 열 명을 낳아주면 널 데리고 나갈 거야.”“그 사람... 재밌는 사람이에요.”조수민은 턱을 괴며 말했다.“하지만 그는 절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그 사람 옆에 있는 의사 선생님만큼 예쁘지 않고요.”“괜찮아.”점쟁이는 말을 이어 나갔다.“내가 남은 인생을 자유롭게 살 수 있을지는 너에게 달렸어.”조수민은 입술을 부드럽게 오므리며 말했다.“알겠어요. 시도는 해볼게요.”크라임 시티 전체가 칼자국남의 선언으로 인해 시끄러워졌다.한편 남구에 있는 프라이는 어떤 건물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말했다.“선배님, 제발 제 아이의 복수를 해주세요. 우리 아들은 정말 비참하게 죽었어요.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때렸다고 해서 연성훈이 그를 죽여버렸어요.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의 제로예요. 하지만 규칙을 모르고 무고한 사람들을 마구 죽였어요.”“선배님, 제발요. 부탁입니다. 저는 그를 이길 수 없지만 당신은 할 수 있어요. 제발 산에서 나와 제 아들을 위해 복수해 주세요.”프라이가 애원했다.“돌아가.”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벌써 사흘째 무릎 꿇고 있어.”“선배님께서 나와주시기만 한다면 언제까지든 무릎 꿇을 수 있어요.”프라이가 나지막이 말했다.“그럼 계속 꿇고 있든가.”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리며 들려왔다.프라이는 안색이 변하더니 이를 악물며 물었다.“설마 선배님도 연성훈이 두려우신가요?”방은 조용해졌고 아무도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 시각도 어느덧 5시가 되었고 콜로세움은 여전
육서준, “천”차트 12위일 뿐이었다. 그의 실력은 이동민보다 많이 약했다. 그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오는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공포스러운 기운을 풍기고 있는 연성훈을 본 육서준은 안색이 변하더니 뒤로 물러나며 빠르게 철수했다.그는 연성훈이 하기스의 체면을 전혀 세워주지 않을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육서준은 어제 하기스의 말을 잘 이해했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사석에서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콜로세움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연성훈은 상식대로 움직이지 않았다.육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몸을 피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이었다.‘슉!’바로 그때, 검 한 자루가 방 위쪽 창문에서 날아왔다. 그것은 기사 장검이었다. 장검이 연성훈의 칼과 부딪히자 장검은 그대로 튕겨 나갔다.하지만 그 대신 연성훈의 십자절단의 위력이 절반 이상 약화되었기에 육서준은 연성훈의 기습을 막아낼 수 있었다.현장의 관중들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원래 승패가 정해진 경기였지만 지금 이 상태를 보면 특급 사이의 전투가 벌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순간 관객들은 표를 사놓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연성훈은 다시 칼을 들고 육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연성훈, 웬만하면 됐어. 내일에 어떻게 싸울지는 신경 쓰지 않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야. 계속 싸우고 싶다면 내가 상대해 줄게.”하기스의 목소리가 콜로세움 전체에 울려 퍼졌다.연성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는 하기스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하기스가 입을 연 이상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무명칼을 등 뒤의 칼집에 넣고는 육서준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오늘은 살려드릴게. 내일 보자고.”“누가 죽을지는 모르는 일이지.”육서준이 냉소적으로 말했다.연성훈은 용골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는 고개를 들었다.“뭐 좀 물어보자. 홍연과 왜 협력해야 해? 홍연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육서준은 멍해졌다. 그는 연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