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은 관중석만 큰 게 아니라 내부도 마찬가지로 매우 컸다. 경기장 한가운데에 단상을 세웠는데 그 단상은 축구장 두 개를 넘는 크기여서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안에서 서로 싸워도 전혀 붐비지 않았다.그 주변에는 물이 단상을 에워싸고 있었다. 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받침대 위로 조절 가능한 철판이 단상으로 뻗어져 있었다.그 단상에는 4명의 사람이 있었다. 4개의 단상 위에 있는 사람 모두 천천히 가운데를 향해 걸어갔다. 이 사람 중 어떤 사람은 표정이 어둡고 어떤 사람은 흥분한 것 같아 보였고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경멸했다.연성훈은 평온하게 걸어 나왔다. 등에는 파공칼과 무명칼이 있었고 그 뒤에는 엘라가 서 있었다. 연성훈은 엘라보다 키가 크지 않았다.엘라는 평온하고 두려움이 없는 표정으로 단상을 향하는 연성훈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얼마나 굳게 결심했길래 이 정도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하면서 감개무량해했다.엘라가 고개를 숙이고 또 한 번 물었다.“연세훈 씨, 정말 죽을 작정이세요?”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모르죠?”“엘라, 쟤랑 얘기하지 마.”그때 인협이 냉소를 지으며 연성훈을 쳐다보았다.“이따가 왜 내가 학살자라고 불리는지 알게 해주마.”연성훈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단상을 따라 걸어갔을 때 그 아래의 물을 보면서 연성훈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그 물은 약간의 붉은색을 띠고 있었으며 무언가가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응?”자세히 본 연성훈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그는 물속의 생물을 똑똑히 보았는데 뜻밖에도 피라냐였다.물에 빠지면 단상 위에 있는 것보다 더 처참하다는 것이었다.단상에서는 죽든 살든 상관이 없었고 관중들은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먼저 패배를 인정하더라도 상대가 죽이고 싶으면 죽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물에 빠지면 시체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콜로세움은 잔혹하기도 하지.”연성훈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이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관
명세빈을 바라보던 하기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뭔가를 눈치챈 건 아닐까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우리를 몰아붙이는...”그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명세빈이에게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하기스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연서도 눈살을 찌푸렸지만 명세빈의 차가운 눈빛을 보면서 더 묻지 않았다.“어쨌든 자기의 선택이고 여기서 죽으면 죽는 거야.”명세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그런데 만약 소식이 탁일우 어르신에게까지 전해지면 어르신이 칼을 빼 들고 쳐들어올지도 몰라요.”하기스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럴 리 없어.”명세빈은 입을 열었다.“연성훈을 위해 널 다치게 하진 않을 거야. 그에게는 한국 심야 파수꾼 전체가 걸려 있어. 그래서 어르신은 도박을 할 수는 없어. 이것은 그가 짊어진 사명이고 책임이야. ”“정말 눈 뜨고 죽는 걸 보고만 있으라는 말인가요?”윤연서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어쨌든 너는 손을 쓰지 마.”명세빈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단상 위로 올라선 연성훈은 눈빛이 평온했다.그는 단상의 한쪽 구석에 섰고 바로 가운데로 가지 않았다.연성훈은 대충 한번 훑어보았는데 이 단상 위에는 대략 100명이 있었다. 그들 혹은 7, 8명 혹은 십여 명이 무리 지어 다니고 있었다. 적게는 두세 명씩 함께 서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엘라처럼 다른 사람들을 먼저 해결한 다음 내부에서 싸우는 쪽을 택하는 것 같았다.고현우는 그 옹졸한 눈빛으로 모든 사람을 훑어보았다. 그러던 그의 시선이 연성훈에게 꽂혔고 그가 혼자 서 있는 것을 발견한 고현우는 이렇게 말했다.“재미있네. 아오키 하루코가 계속 이놈 옆에 앉아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혼자 들어온 데다가 동료도 없다고? 자신만만만 하네.”이때 해설원이 입을 열었다.“이제 C팀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그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연성훈은 경기장 전체의 분위기가 긴장해지는 걸 느꼈다.“챙!”“챙!”“챙!”칼을 빼 드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연성훈은 세 사람이 자기에게로 다가오는 걸 보았다. 연성훈은 단상 안으로 들어가서 얼마 움직이기 않았기 때문에 이때 그는 무대 가장 끝 쪽에 서 있었다.세 명의 최고급이 자신에게 오는 걸 보고 그는 순간적으로 긴장했다.세 사람은 나이가 모두 30~40대인 것 같았다.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이었고 그 여자는 몸매는 좋았지만 외모가 좀 별로였다.“등 뒤에 있는 게 무기야?”세 사람 중 40대 중반에 흉악한 흉터를 가진 사람이 말했다.“그런데?”연성훈이 숨을 내쉬었다.참석한 이상 그는 마음의 준비를 다 한 상태였다.“칼을 뽑아라.”그 남자가 자신의 긴 칼로 연성훈의 등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너희들은 내가 칼을 뽑을 만한 자격이 없어.”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연성훈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고 세 사람은 모두 멍해졌다.하지만 연성훈을 놀라게 한 건 그들은 그를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화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반대로 그들은 두려운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보았다.연성훈은 세 경기 중에서 유일하게 팀을 이루는 걸 선택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저 홀로 와서는 구석에 서 있었고 표정은 아무렇지 않았으며 무엇에 대해서도 두려움과 거리낌이 없었고 모든 것이 그의 통제하에 있는 듯했다.게다가 연성훈이 그렇게 당당하게 말했으니 세 사람은 서로를 한 번 쳐다보고는 연성훈을 죽어라 노려보았지만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세 사람이 보기에 연성훈은 고수 같았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최고급의 고수 말이다.세 사람은 시선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천히 물러났다.그들은 연성훈에게 겁을 먹고 그에게 손도 대지 못했다.연성훈은 이해가 안 갔다. 그들이 왜 갑자기 도망갔는지 말이다.겉으로는 태연해 보이지만 사실 그는 속으로는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이번 도박이 실패하면 그가 잃는 건 자신의 목숨이니까 말이다.하지만 연성훈은 세 사람이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할 줄은 몰랐다.아오키 하루코가 대기실 어딘가에 서서 창턱을 통해 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인협과 엘라가 이룬 팀은 그들이 자리 잡은 구역에서 끝까지 버티고 있었다.다른 팀들도 다들 서로 싸우고 있었다. 단상에서는 칼날이 마구 날아다니고 있었고 원기가 차 넘쳤다.연성훈은 혼자 옆에 서 있었는데 그는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홀로 있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도 그를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연성훈은 구석에 서서 황당한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원기가 없는 그는 스스로 사람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이 경기가 끝나려면 결국 누군가와 싸워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곧 누군가가 그에게 손을 쓸 것이라는 걸 의미했다.단상 위에서 비명과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고 사람 수가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관중석에 앉아 있는 추인혜 등 사람들도 연성훈을 보면서 같이 심장을 쥐어뜯었다. 그들은 연성훈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한 명이라도 연성훈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그는 죽을 위험에 처할 거라는 것을 말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 어느새 30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경기장에 남아 있는 사람은 이미 점점 적어지고 있었다.연성훈은 단상 위를 훑어보았다. 대여섯 개 팀만이 남은듯했다.그중에서 고현우의 팀은 여전히 가장 눈에 띄었다.한편, 인협과 엘라네 팀 주위에는 십여 구의 시체가 누워 있었고 그쪽에 서 있는 엘라가 먼 곳에 있는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살아있네?”“응?”인협은 그쪽을 건너다보고는 연성훈이 여전히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냉소를 지었다.“내가 가서 해결해 줘야지.”“인협!”그때 조금 누군가의 옹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고개를 돌린 인협은 멀지 않은 곳에서 고현우가 천천히 자기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현우는 손에 비수를 두 자루 들고는 피식 웃으며 인협을 바라보았다.“언젠가는 싸워야 할 텐데 좀 겨뤄볼까요?”인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고현우는 C팀에서 그의 가장 큰 라이벌인 것이 분명했다. 그는 한사코 고현우를 쳐다보았다.“언젠가는 싸워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제가 먼
점쟁이는 빙그레 웃으며 설득력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올 때가 됐으니까 온 거죠. 그나저나 저 녀석은 몸에 저렇게 큰 문제가 생겼는데 당신들은 말리지도 않았나요? 그가 죽기를 바라는 건가요?”“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손 치우시죠.”이석구가 코웃음을 쳤다.점쟁이는 물러설 마음이 없었다. 그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이 정도면 저도 당신들과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당신들을 구해주려고 그래요. 제가 장담하는데 여기에서 총을 쏘면 당신들 다섯 명은 여기서 죽을 거예요. 농담 아니에요.”경기장 한가운데서 연성훈을 향해 걸어가는 인협을 바라보던 고현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 사람한테 손을 대겠다고?”사실 고현우도 다른 사람들처럼 속아서 그에게 손을 쓰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모두 해결한 후에 연성훈을 포위 공격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이 시점에서 인협이 자발적으로 나설 줄은 몰랐다.연성훈은 여전히 평온하게 제자리에 서서 다가오는 인협을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고 눈빛은 점점 침착해졌다.지난번에 은현섭 집에서 다툰 이후로 다시는 인협을 본 적이 없었다.“네까짓 게 지금까지 살아있을 줄은 몰랐네.”담담하게 말한 인협은 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세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당신들이야? 이 사람한테 겁을 먹고 도망간 놈들이?”그 최고급 3명으로 구성된 팀은 지금까지 살아있었지만 다들 상처를 입었다. 세 명밖에 없었으니 말이다.“이렇게 원기도 없는 사람이 무서워서 도망가다니, 정말 웃겨 죽겠네.”인협은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다.“원기가 없다고요? 하지만..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남자는 멍해져서 말했다.그는 한참을 머뭇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물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다.그러자 인협은 다시 시선을 연성훈에게로 돌리며 씩 웃으며 말했다.“너 죽으러 온 거리고 엘라가 그러던데.”이렇게 말하며 그는 입술을 핥았다.“내가 네 소원 들어줄게. 골라봐, 어떻게 죽고 싶
히베르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지금까지는 확실히 발견하지 못했네요.”“재미없네요. 근데 저 사람 좀 보세요. 고수인 것 같아요. 오랫동안 홀로 구석에 서 있더니 드디어 누군가가 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어요.”제이훈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다른 사람들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지만 말이다.그들 옆방에서 윤연서가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더니 경기장 한가운데로 달려가려 했다. 그러자 하기스가 그녀의 어깨를 꾹 누르며 말했다.“생사가 달린 일이야. 이번 일은 끼어들지 말라고 했잖아.”윤연서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안 보여? 지금 도와주러 안 가면 죽을 거라고. 지금 원기가 조금도 없잖아.”“윤연서!”그때 명세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 녀석이 심야 파수꾼 0번으로 된 건 단지 타고난 재능 때문만은 아니야.”“무슨 소리예요!”윤연서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아무 이유 없이 일을 저지르지 않을 거라는 얘기야. 우리는 그가 이번 용골 쟁탈에 참가하는 게 아주 위험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어. 그들이 풀어놓은 미끼일 가능성도 크고 말이야. 이걸 윤성훈이 몰랐을 리 없어. 하지만 그럼에도 왔다는 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왔을 게 분명해. 그러니까...”명세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안심하고 지켜봐.”“뭘 또 지켜본다는 거예요? 사람이 죽게 생겼잖아요.”윤연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명세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창밖을 내다보았다. 한 손으로 창문의 난간을 꼭 잡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평온했다.‘이 자식,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그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경기장 한가운데에서 자신에게로 돌진해 오는 인협을 바라보며 연성훈은 피하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인협의 강력한 살기가 그의 몸을 감쌌다. 하지만 연성훈의 몸은 여전히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심장은 점점 더 빠르게 뛰었고 그 순간, 그는 정말로 죽음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다.‘돌아와, 빨리 돌아오라고!’연성훈은 속으로 계속해서 외쳤다.“설마 여기에서
인협이 연성훈 앞으로 달려드는 순간, 연성훈은 원기가 자기의 몸을 뚫고 나오는 걸 느꼈다.만약 원기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방금 인협의 공격은 평범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을 것이었다.연성훈이 날아오름에 따라 원기는 순식간에 연성훈의 몸을 가득 채웠다.연성훈은 지금 자신의 원기는 절정기 때로 돌아갔을 뿐만 아니라 지난 전투 이후 오랫동안 쌓인 것 때문인지 더 많아진 것을 느꼈다. 애초에 ‘죽음의 광란’을 썼을 때보다 훨씬 강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연성훈이 엎드려 피를 토하는 것을 본 엘라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결국 죽고 싶은 건가?’그녀는 인협을 막으려고 했지만 입을 열지 못한 채 길게 한숨만 내쉬었다.연성훈 옆에 서 있던 최고급 세 명 중 여자는 계속 뒷걸음질을 치며 몸을 떨고 있었다.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남자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래?”그 여자는 고개를 저었고 숨을 크게 쉬었다. 마치 무슨 무서운 걸 본 것처럼 말이다.한편, 공중으로 날아오른 인협은 연성훈의 목덜미를 향해 돌진했다.“망했어...”얼굴이 창백해진 추인혜는 제대로 서지 못한 채 주저앉았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놓으라고!”이석구는 눈을 붉히며 큰 소리로 외쳤다.하지만 점쟁이는 그의 총을 꽉 누른 채 놓아주지 않았고 아래를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2층 룸도 마찬가지였다. 윤연서는 미친 것처럼 행동했고 창가에 서서 줄곧 윤연서의 손을 꽉 잡고 있던 명세빈의 무표정이었던 얼굴에도 여러 가지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손으로 창문을 꽉 잡고 말했다.“이 자식 정말 여기서 죽는 건가?”그는 이를 악물었다.대기실 뒤편에서 아오키 하루코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내 촉이 틀린 적은 별로 없는데 이번에는 잘못됐나? 저 아저씨 좋은 사람이었는데 아쉽네.”“죽여라!”“죽여라!”“죽여라!”하지만 현장의 관객들은 오히려 흥분했다.그들은 이 도시에서 매우 우울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에 오직 콜로세움에서 싸움을 구경할 때만이 그
사람들은 자기들의 환호가 특급인 그를 불쾌하게 할까 봐 콜로세움은 의외로 조용해졌다.콜로세움 앞자리에 있던 이석구가 천천히 자신의 총을 내려놓았을 뿐이었다.긴장하고 있어서 빳빳하던 강백호의 근육도 점차 나른해졌다.추인혜는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녀는 손에 있는 은 바늘을 꽉 움켜쥐었다. 경기장 한가운데 있는 그 사람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그녀는 눈물, 흘렸다!그녀는 연성훈의 이 결정이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목숨까지 걸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연성훈의 도박이 먹힌 게 다행이었다.뒤에서 보고 있던 아오키 하루코는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역시 내 촉이 옳았어. 아저씨는 정말 고수였어! 게다가 특급이라니...”2층 룸에 있던 명세빈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중얼거렸다.“그렇구나, 이 자식 일부러 죽을 지경까지 몰린 거였어. 크라임 시티가 또 떠들썩하겠네.”윤연서는 흥분한 표정으로 자신의 어깨를 누르는 하기스를 바라보았다.“손 떼. 두고 봐, 너 후회할 거야. 성훈 씨가 회복했으니까 제일 먼저 너부터 찾을 거야!”하기스는 아연실색했지만 흥미로운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보았다.옆 방에 있던 네 사람도 모두 깜짝 놀라서 일어섰다.“특급!”앨런•히베르트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아래에 서 있는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눈동자를 움츠렸다.다른 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별안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들려왔다.“이건... 파공칼과 무명칼이에요!”그 3인조 중 한 명인 여인은 아주 당황스러워했고 목소리도 높지 않았지만 현장이 너무 조용했던 탓에 제이훈의 귀에 또렷이 들려왔다.그들은 옆에 떨어진 그 두 개의 칼에 시선을 돌렸고 곧이어 그들의 안색이 변했다.허남천은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역시 나타났군요, 게다가 본인이 직접!”허남천이 침을 삼켰다.이 대회는 처음부터 그들이 연성훈을 끌어들이려고 만든 판이었다. 그를 처리해 버리려고 말이다. 하지만 연성훈을 찾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감히 그를 공격하지 못했다.특급인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