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주와 김소희는 모두 미간을 찌푸렸 강미주는 주서진을 보며 얘기했다.“서진 선배, 그 말은 선을 넘었어요.”김소희도 한숨을 내쉬더니 얘기했다.“연성훈 씨, 우리도 가자. 오늘은 운이 좋지 않은 모양이야.”주서진은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가 봤을 때, 서 요리사는 너무 허세가 가득했다. 고작 요리사일 뿐이면서 그의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다니.“혹시, 내가 서 요리사님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몰라.”이때 연성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몇 사람들이 모두 미간을 찌푸리고 그를 쳐다보았다.주서진은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내가 4천만 원까지 가격을 올릴 때도 요리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네가? 고작 강성에서 막노동이나 하던 네가? 왜, 여기서도 막노동으로 돈을 갚을 생각인가?”백아현도 미간을 살짝 좁힌 채 연성훈을 쳐다보았다.강미주가 그를 말리며 얘기했다.“성훈 씨, 오늘은 이만해. 서 요리사님이 우리를 지금 굉장히 싫어하셔. 그러니 더 건드리면 안 돼.”“어차피 앞으로도 우리를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보다 더 심한 결과는 없지.”연성훈이 웃으면서 얘기했다.“그러고 보니 아까 서 요리사님의 오른손이 계속 떨리던데, 젊을 때 무슨 사고라도 난 거야?”방문 앞에 서 있던 중년 남자는 연성훈의 말을 듣고 미간을 팍 찌푸렸다. 강미주는 한숨을 내쉬고 얘기했다.“응, 서 요리사님은 전에 미슐랭의 중식집에서 메인 셰프셨어. 후에 우리 아버지를 만나서 친구가 되었고 우리 아버지가 요리사님을 메리어트 호텔로 초청해 왔지.”메리어트 호텔은 강미주 집안의 산하 기업 중 하나였다. “호텔에 오고나서 서 요리사님의 실력 덕분에 우리 산하의 기업들이 모두 크게 성장했어. 하지만 당시 라이벌이었던 남건우 측의 요식업계가 크게 타격을 받았지. 그래서 그들은 돈을 써서 서 요리사님을 데려가려고 했어.”여기까지 말한 강미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서 요리사님은 거절하셨고 후에 오른손을 다쳐서 다시는 칼을 잡지 못하셔... 그래서 속상하게도 은퇴를 하
김태수의 낯빛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는 연성훈을 보며 얘기했다.“본인이 할 줄 아는 것도 아니면서 내가 어떻게 당신을 믿습니까.”연성훈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귀문봉침술 같은 것은 일반인들이 잘 아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걸 알고 있다는 것부터 이미 많은 것을 증명할 수 있죠. 이렇게 하죠. 오늘 전 제 친구와 함께 이곳에 와서 서 요리사님의 요리를 먹으려고 했습니다. 일단 김 셰프님께서 요리를 해주시고 제가 지금 제 친구를 불러 서 요리사님의 손을 봐 드리라고 할게요. 괜찮나요?”김태수는 복잡한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한숨을 쉬고 얘기했다.“가서 제 사부님께 여쭤보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연성훈은 매우 자신이 있었다. 그는 서 요리사가 자신을 거절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서 요리사님은 요리사라는 직업을 매우 사랑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오른손을 잘 쓰지 못해도 이곳에서 작은 식당을 열어 가끔 손님을 받았으니까. 그에게 희망을 던져주었으니 그 희망이 아무리 작다고 해도 서 요리사는 시도할 것이다. 그는 코를 만지더니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강미주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연성훈을 보더니 물었다.“그렇게 미심쩍게 뭘 물어본 거야? 정말 해주신대?”연성훈은 작게 웃었다.“우리 두 사람은 된다고 하는데, 당신들은... 모르겠네.”그는 강미주를 놀리려고 작정했다. 강미주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무슨 뜻이야? 우리 얘기는 하지 않은 거야?”연성훈은 어깨를 들썩이고는 대답했다.“원래부터 나랑 김소희는 너희들과 따로 온 거였으니까.”“너... 너무 쪼잔한 거 아니야?”강미주는 어이가 없어서 말을 잇지 못했다.옆의 주서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잘난 척하기는. 내가 4천만 원으로도 해내지 못한 일을 네가 말 한마디로 성공했다고? 아현아, 우린 그만 가자. 여기서 기다릴 필요 없어.”그들이 대화를 나누던 때, 방문이 다시 열리고 김태수가 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연성훈 앞으로 걸어와 얘
“저 좀 자고 나중에 얘기해요.”추인혜가 대답했다. “안 돼요. 사람 목숨을 구하는 일에 잠이 중요해요?”연성훈이 그녀를 설득했다.추인혜 쪽에서 퍼덕이는 소리가 들렸다. 몸을 일으킨 추인혜가 다시 얘기했다.“주소 보내줘요.”연성훈은 한숨을 돌리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카카오톡에서 위치를 공유해 추인혜에게 보내주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의 통화 내용을 백아현 등 사람들이 다 듣게 되었다. 그들은 의아한 시선으로 연성훈을 보았다. 강미주는 여전히 믿지 못하는 듯했다.“진짜 그런 의사를 알아?”“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의사야. 완전 최고지.”연성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주서진은 웃긴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그는 김예훈이 진짜 의사를 데려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때 향긋한 음식 냄새가 주방에서 퍼졌다. 이 냄새만 맡아도 식욕이 증진되는 기분이었다. 연성훈도 참지 못하고 기대하게 되었다. 십여 분이 지나고 부엌 식당 앞에 추인혜가 흰 가운을 입고 의료 상자를 든 채 나타났다. 그러자 식당 안의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다 놀랐다. 옆의 주서진은 추인혜를 보고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김소희는 추인혜가 들고 온 의료상자를 보며 침을 삼킨 후 물었다.“이분이 당신이 데려온 의사야?”추인혜는 모든 사람을 무시하고 걸어들어와 연성훈을 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환자는요?”“날 따라와요.”연성훈이 대답했다. 말을 마친 그가 몸을 일으켜 남은 사람들을 보았다. 연성훈은 추인혜를 데리고 방쪽으로 걸어갔다. 부엌에는 서 요리사와 김태수 두 사람이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연성훈이 간단하게 소개를 했고 추인혜는 서 요리사의 손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귀문봉침술로 치료할 수 있겠네요.”말을 마친 그녀는 한숨을 쉬더니 얘기했다.“일단 조용한 방을 찾아주세요. 지금 당장 침을 놓아드리죠.”서 요리사는 추인혜의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김태수는 조금 걱정된다는 듯 추인혜를 보고 물었다.“정말 괜찮
“당신이... 이렇게 대단한 의사를 안다고? 심지어 엄청 예쁘던데...”강미주가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그녀와 김소희 다 이상하다는 듯 연성훈을 바라보았다.연성훈은 보면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었다. 그들은 연성훈에 대해 하나도 알지 못했다. 대화를 나누던 때, 추인혜가 의료 상자를 들고 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의 표정은 역시나 차가운 무표정이었다. 김태수는 연성훈의 부축하에 몸을 일으켰다. 코를 훌쩍이던 그는 눈물을 닦고 얘기했다.“조금만 기다려 주십쇼. 모든 요리가 다 준비되었으니 금방 가져오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또 추인혜에게 가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추인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연성훈에게 다가와 얘기했다.“아까 입구에서 잔챙이들을 만났는데 그저 제가 처리해 버렸어요. 남건우가 보낸 사람들이라던데.”그 말에 연성훈은 그저 눈썹을 살짝 찌푸렸지만 옆의 주서진은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남건우, 뭐 하자는 거야. 보낸 사람들이 고작 의사한테 다 쓰러졌다고? 그것도 여자 의사한테?’그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됐어요, 앉아서 좀 먹고 가지 그래요?”추 의사는 차갑게 그를 보더니 대답했다.“뭘 먹을 기분이 아니에요. 내 잠을 깨웠으니, 이따가 집에 와서 다시 얘기해요.”그녀의 말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집에 와서 다시 보자니. 그 뜻인 즉... 연성훈이 이 미녀 의사와 같은 집에 산다는 건가?!평온하던 백아현의 얼굴에 작은 파도가 일렁였지만 다시금 안정을 찾았다.강미주는 호기심에 물었다.“미녀 의사 선생님, 혹시 성훈 씨랑 같이 살...”강미주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추인혜는 그녀를 담담하게 쳐다보더니 코웃음을 치고 몸을 돌려 떠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연성훈이 아닌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러자 강미주는 조금 난감해졌다.연성훈은 그저 웃어넘겼다. 그는 추인혜의 성격을 잘 알았다. 그래서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면서 주서진을
임설아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고개를 들고 백연아를 보며 얘기했다.“엄마, 나 후회돼요...”“응?”백연아는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뭐가 후회되는데?”“연성훈이랑 이혼한 거... 후회해요.”임설아는 눈물을 닦으며 얘기했다.백연아는 한숨을 길게 내뱉고 옆에 앉았다.후회라니. 그녀도 후회가 되었다.예전의 연성훈은 그들을 떠받들며 살았다. 시키는 것은 다했고 3년 동안 거의 하인처럼 살았으며 손에 있는 돈은 그대로 다 바치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회사의 대표가 되었으니 돈이 넘치게 많을 것이다. 만약 이혼하지 않았더라면 그 회사는 모두 백연아와 임설아의 것이 될 텐데.임시아도 마찬가지였다.연성훈과 같이 공사장에서 일하던 사람은 연성훈이 회사를 사들인 후 바로 그녀의 직속 상사가 되었고 연봉도 몇억이었다.만약 연성훈과 임설아가 이혼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연성훈에게 잘 대해주었다면, 인사팀 차장은 그녀일 것이다.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혼한 지 며칠이 되었다고 벌써 두 사람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나 재결합 하고 싶어요.”임설아는 눈물을 닦고 얘기했다.“응?”백연아와 임시아가 다 그녀를 보며 물었다.“재혼할 거예요!”임설아가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 얘기했다....그 시각, 강성의 한 별장.한 중년 남성이 자상한 미소를 얼굴에 띄고 장난감으로 어린아이와 놀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은 그가 전혀 자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의 이름은 강성에서 매우 유명했다. 그는 바로 어웨이컨 바의 진정한 실세, 도혁운의 외삼촌인 방찬영이었다.쿵쿵쿵.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가정부가 가서 문을 열어주었다. 문 앞에는 도혁운과 주해림 두 사람이 서 있었다. 두 사람을 본 방찬영이 일어서서 주해림에게 걸어가 얘기했다.“해림 형님!”주해림은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찬영아, 네가 얘기했었지, 내가 강성에 오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주겠다고.”방찬영은 멍이 든 그의
다른 한편, 살짝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도 천천히 끝이 났다.식사하는 도중에 강미주와 김소희는 계속 호기심에 차서 연성훈에게 물었다. 추인혜의 등장은 연성훈을 더욱 신비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강미주는 연성훈이 자기 아버지를 구해줬다는 것이 혹시 아버지가 걸린 병을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해 준 것인가 생각하고 있었다. 김소희는 연성훈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전에는 쫄보였는데 오늘 PC방에서 일이 났을 때는 또 강경한 태도를 보여줬으니. 게다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름다운 미녀 의사와 동거하다니.너무 이상한 사람이었다.주서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요리가 아무리 맛있어도 그는 지금 요리를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그가 하지 못한 일을 연성훈이 했다. 그래서 주서진은 상당히 불쾌했다. 백아현과 진이연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그저 야금야금 식사를 하고 있었다.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테이블 위의 요리는 점점 줄어들었다.“계산이요.”결국 마지막이 되자 주서진은 자기를 선보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손을 저으며 입을 열었다.하지만 강미주가 그런 그를 말렸다.“서진 선배, 강성에 왔으면 제가 밥을 사야죠. 왜 선배가 계산하려고 해요. 제가 계산할게요.”“이런 일을 어떻게 여자한테 시켜. 남자 둘이 내는 게 어때?”그렇게 얘기하며 그는 연성훈을 쳐다보았다.“내 말이 맞지? 연성훈.”아까 이곳에 올 때 강미주는 이미 설명을 해줬다. 서 요리사님이 손을 다쳐서 요리는 많지 않지만 가격은 사실 매우 비싸다고. 한 끼에 한사람 평균 50에서 60만 원이었다. 그러니 오늘 그들이 먹은 건 적어도 200만이 넘을 것이었다. 이 가격은 사실 메리어트 호텔의 꼭대기 층의 가격과 비슷했다.물론 맛과 퀄리티에서 봐도 이 정도 금액은 값진 것이었다.하지만 주서진은 연성훈의 월급이 높지 않은 것을 알았다. 이 돈을 낼 수 있다고 해도 그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연성훈은 입을 비죽거리며 그를 무시했다.
여향산은 강성의 또 다른 여행지였다.“난 다 괜찮아. 어차피 오후에 다른 일이 없어서.”김소희가 먼저 입을 열고 대답했다. 그들은 또 연성훈을 바라보았다.주서진은 미간을 팍 찌푸렸다. 딱 봐도 연성훈을 데려가고 싶지 않아 하는 표정이었다.“난 오후에 일이 있어서.”연성훈이 입을 열어 대답했다.“난 이만 갈게.”그제야 주서진은 한숨을 돌렸다. 속으로는 그래도 눈치가 완전 없는 놈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곰곰이 생각하던 연성훈은 김소희 귓가에 작은 소리로 얘기했다.“나가 놀 때 조심해.”그가 얘기하는 조심이란 두 가지 뜻이 있었다. 하나는 홍연의 사람들이 강미주에게 손을 쓸 수 있다는 뜻이었고 다른 하나는 도현욱과 주해림이 찾아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었다. 물론 심야 파수꾼 쪽도 사람을 보내서 강미주를 지키게 했을 것이다. 김소희와 강미주가 같이 있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그 사람들이 떠난 후 연성훈은 집 방향으로 걸어갔다.아파트 앞에 도착했는데 바로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임설아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그는 속으로 기뻐했다. 임설아가 이런 때에 전화를 걸다니.아까 아파트 앞에서 일어난 일을 다 이미 목격했는데. 그는 웃더니 핸드폰을 받았다. 그리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여보세요?”“연성훈!”전화기 너머의 임설아는 살짝 울먹이면서 얘기했다.“너 어디야? 우리 잠시 만나자.”“만날 게 뭐가 있어. 저번에 얘기했잖아. 난 너희들과 다른 연계가 없었으면 한다고. 아저씨가 날 살려줬고 난 너희를 3년 동안 먹여 살리고 집까지 사줬으니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연성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아니, 난 다른 일로 얘기하려고 그래!”임설아의 목소리는 여전히 물기가 묻어있었다.“나 이미 나가고 있어. 우리 어디서 만나자. 아파트 입구 쪽의 카페에서 만날까?”“얘기할 거 없어.”연성훈이 얘기했다. 그리고 그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리고 몸을 돌려 아파트 쪽으로 갔다. 바로 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아파
정원 아파트 입구. 임설아는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눈물자국이 남은 얼굴로 불쌍하게 연성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연성훈 앞에서 고고한 척하며 연성훈을 무시하지 않았던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태도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이런 게 바로 현실이다.“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너까지 날 버릴 거야?”임설아는 연성훈을 보며 거의 애원하는 목소리로 물었다.연성훈은 닭살이 돋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말을 다른 사람한테서 들은 것도 아니고 임설아의 입에서 듣게 되다니. 그는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정신 차려.”연성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우리의 결혼부터 잘못된 거야. 그때의 난 기억을 잃었었어. 그리고 난 아저씨의 은혜를 갚으려고, 넌 아버지의 의견을 거스르지 못해서 우린 결혼하게 된 거야. 그것도 그저 서류상의 결혼 말이야!”그들의 결혼은 틀린 것이었다. 만약 연성훈이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임설아 같은 뻔뻔하고 돈을 밝히는 여자와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3년 동안 임설아와 백연아가 평범한 여자였다면 나았을지도 모른다.이 모녀 두 사람이 한 짓은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웠다.“둘째, 이 3년 내내 더희들이 날 어떻게 대했는지는 너희들이 더 잘 알겠지. 난 3년 동안 갚아야 할 은혜는 다 갚았다고 생각해. 이혼 서류를 작성할 때, 우리는 이미 완전히 끝나버린 거야.”연성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셋째, 우리가 형식적인 결혼이었지만 결국은 네가 바람을 피운 거야. 나는 복수를 하지 않을 거야. 그게 내가 참을 수 있는 최대치야. 하지만 내가 돈이 생겨서, 한석훈이 널 버려서 내게 다시 찾아와? 나, 연성훈 그 정도로 쉬운 남자 아니야. 너 같은 사람의 호구가 아니란 말이야!”연성훈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 그의 말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임설아가 울면서 얘기했다.“나도 알아. 내가 소중함을 알지 못했어. 내 욕심이 너무 과했어. 이젠 내가 잘못했어.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안 돼?”연성훈이 담담하게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