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진이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이미 끝났어요!”“끝났다고요?”방욱은 그의 말을 듣고도 어리벙벙했다.“그럼 가희는요? 지금 어디 있어요?”방욱은 조바심이 났다.비록 방가희를 위해 미래를 계획해 주었지만, 여전히 그녀를 애지중지했다.방가희가 인해에 가서 진희를 보고 싶다고 해서 그녀를 인해대학으로 보낸 것만 봐도 방욱이 방가희를 무척 아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젠 저도 명확하게 설명드릴 수 있겠네요. 심야 파수꾼 사람들도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눌 거니까요.”임성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오늘 용아름 씨가 연성훈 씨를 찾아와서 방가희 씨와 함께 셋이 삼합 레스토랑에 식사하러 갔어요. 블랙 섀도우 측에서 제가 같이 가지 않은 것을 알고 실력자를 붙여 연성훈 씨 일행을 포위했는데 그중엔 최고급 수준 실력자가 무려 스무여 명이나 돼요!”방욱은 그 말을 듣고 살짝 얼어붙었다.“스무여 명의 최고급 수준 실력자요? 거기에 임성화까지 하면 특급 실력자들이 와도 감당할 수 없겠네요!”“가희 씨의 말로는 특급 실력자도 한 명 있었다고 해요.”임성진이 말했다.그러자 방욱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다리에 힘이 풀려 소파에 털썩 앉아버렸다.라인업만 봐도 무척 위협적으로 느껴져 서둘러 임성진에게 물었다.“그럼 가희 어디 다친 거 아니에요? 지금 어느 병원에 있어요?”“가희 씨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아주 멀쩡해요.”임성진은 방욱이 불안해하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연성훈 씨가 심야 파수꾼들과 함께... 임성화를 죽였어요. 스무여 명의 최고급 수준의 실력자들은 전부 죽었고 특급 수준 실력자 한 명만 도망쳤어요.”방금 자리에서 일어났던 방욱은 다시 한번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리의 힘이 풀려 서 있을 수가 없었다.임성화는 언더그라운드 킬러에서 랭킹 2위의 존재인데 이제 죽었으니 앞으로 랭킹에서 그의 이름은 사라질 것이다.“연성훈이라는 사람... 그렇게 실력이 강한가요?”방욱이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그러자 임
연성훈은 다가가서 테이블 위에 놓인 흑백사진을 살며시 어루만졌다.말을 마친 연성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황슬기에게 말했다.“슬기야, 이제 시작에 불과해. 여기서 끝이 아니야. 이제 방가희 씨 일은 끝났으니 뎀프시 가문의 일에 대해 잘 생각해 보자.”그렇다. 방가희를 보호하는 임무도 끝났으니, 연성훈은 이제부터 뎀프시 가문을 어떻게 해결할지 계획을 세우려 했다.자신의 실력을 키우려는 목적도 있었다.언더그라운드에 있었던 1년 동안 연성훈은 일부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지만, 심야 파수꾼 초대 스타 글로리를 공격하려는 일에 누가 감히 자신과 함께 나서줄지는 알 수 없었다.그래서 가장 관건적인 건 그 자신의 실력이 강해져야 했다.뎀프시 가문은 “천” 차트에서 랭킹 3위의 존재로서 아주 무서운 실력을 갖추고 있다.연성훈은 자신이 “천” 차트 랭킹 7위는 이길 수 있지만 3위와는 실력 차이가 확연히 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앞으로 한동안 임무가 없는 시간에 더 많은 용골을 찾아다녀야 했다. 만약 심야 파수꾼 측에서 그에게 임무를 내려준다면 거절할 생각이었다.추인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소 침울한 분위기에 평소에 차갑던 그녀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그렇게 슬퍼할 필요 없어요. 도겸 씨는 낙관적인 사람이라 우리가 자신의 죽음 때문에 지나친 슬픔에 빠져 있는 걸 원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반박할 게 있는데요!”추인혜는 황슬기를 힐끔 보며 말했다.“슬기 씨가 방금 분대에서 제일 많이 먹던 사람이 도겸 씨라고 말했는데, 저 동의 못 해요. 분대에서 제일 많이 먹는 사람은, 아니, 전체 심야 파수꾼에서 제일 많이 먹는 사람은 슬기 씨예요!”그녀의 말에 황슬기는 멋쩍은 듯한 표정을 보였다.“쳇, 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거든요!”그제야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추인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연경 쪽 일이 드디어 끝났네요. 조금 전에 대장님께서 연락해 주셨는데 이제 돌아갈 거래요.”연성훈은 흠칫했다.“어르신이 연경에 온 이유
“우리와 협력하지 않을 거라고?”전화기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기계음처럼 들렸고 변성 처리된 것처럼 보였다.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적자생존, 이건 자연의 법칙이야. 적응하는 자만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어 멸망하지. 그놈은 절망을 보고 결국엔 우리에게 손을 내밀 거야.”“꼭 그렇게 될 거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은 심야 파수꾼에 믿음이 있는 것 같았거든요.”제이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믿음?”기계음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은 피식하고 비웃었다.“세계의 탑급 인물들은 오직 자신만 믿어.”“그럼 허남천 쪽은 어떻게 할까요? 그들과 계속 협력할 필요가 있을까요?”제이훈이 다시 한번 물었다.“협력해야지. 왜 안 해? 허남천의 손에 무수히 많은 용골이 있어. 연성훈 때문에 겁나서 밖에 나오지 못하는 것뿐이야. 네가 허남천에게 연락할 마음이 있으면 용골을 얻어서 흡수하여 전쟁이 터지기 전에 “천” 차트 랭킹 5위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어. 그렇게 되면 네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지.”기계음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전 연경을 떠날 겁니다!”“그래, 떠나! 너 혼자라면 연경에서 아무 소용이 없어. 이번 임무는 실패로 끝났어. 상대가 심야 파수꾼이었으니 피할 수 없는 결과였고.”이어폰에서 기계음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됐어, 이제 네가 돌아온 다음에 다시 말해. 난 피곤해서 자야겠어.”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제이훈은 휴대폰 연락처에서 누군가의 전화번호 찾아내어 전화를 걸었다.잠시 뒤 연결되자 제이훈은 차분하게 말했다.“허남천, 연경 쪽 임무는 실패했어. 블랙 섀도우는 뿌리째 뽑힌 것처럼 당했어. 임성화도 죽었고, 너희와 블랙 섀도우 최고급 실력자들도 다 죽었어!”“연성훈이 한 짓 맞지?”전화기 너머에서 허남천이 이를 갈며 말했다.“그놈 짓이 틀림없을 거야!”“흥분하지 마.”제이훈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너희 홍연에 몇
그것은 소형 비행기였고 윗부분이 매우 넓었다. 오혁 일행이 비행기에 오르자 그 안에 누군가에게 얻어맞아 얼굴에 멍이 들고 코가 부어오른 두 녀석이 수갑을 찬 채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오혁 일행은 걸어 들어가다가 두 사람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이 두 녀석은 누구야!”그 두 사람은 강미주 일행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혁은 그 두 사람이 아무 말도 없는 것을 보고는 자리를 잡아 앉았다.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크라임 시티로 추방될 도경천과 도경우였다.이 순간 두 사람은 모두 비참한 표정이었는데 도경천은 형님으로서 마음속의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고 도경우에게 말했다.“경우야, 걱정하지 마. 어쨌든 우리는 고급 무술인이니까 크라임 시티에 가서도 중급 정도는 할 거야. 아버지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잖아? 크라임 시티에 도착하면 한 세력을 찾아 가입하자. 우리 능력으로 거기서 멋있게 즐기면서 살 수 있을 거야.”그러나 도경우는 여전히 비참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언더그라운드 사람들이랑 같이 지내고 싶지 않아. 난 연경으로 돌아가고 싶어. 내 여자 친구도 연경에 있단 말이야. 크라임 시티에 가면 죽을까 봐 겁나.”그러자 도경천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도 연성훈이 그렇게 강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잖아. 그리고 이렇게 잔인한지도 말이야... 우리를 바로...”여기까지 말한 도경천은 이를 악물고 덧붙였다.“아버지께서 그러셨잖아, 크라임 시티는 다른 곳보다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 개 도시일 뿐이라고. 약육강식이 좀 더 선명할 뿐이야. 우리도 거기 가서 실력이 더 늘 수 있어. 너랑 나의 재능도 약하지 않으니까 운이 좋으면 특급이 되거나 대단한 실력자를 만나서 크라임 시티를 빠져나올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연성훈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자!”앞에 앉은 오혁 일행은 두 사람의 말을 듣고 멈칫했다.강위는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들 연성훈을 알아요?”도경천과 도경우는 그들을 흘끗 보더니 감히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
이때 갑자기 황슬기가 말했다.“연성훈, 너 앞으로 용골을 모을 생각인 거지? 블랙 섀도우도 다 제거됐고 연경에 있는 홍연 고위층들도 거의 다 죽어서 힘쓸 수 없으니 내가 연경에 있어도 할 일이 없겠네.”연성훈은 몸을 뒤척여 얼굴을 추인혜의 부드러운 허벅지에 댔다.그러자 추인혜는 그의 머리를 쳤고 연성훈은 다급히 얼굴을 돌리면서 헛기침했다.“그럼 뭐 하고 싶은데?”“나도 빨리 특급 실력자가 되고 싶어.”황슬기가 대답했다.“나... 크라임 시티에 가보고 싶어. 그리고 내 능력으로 나오려고. 나 자신에게 압력을 줘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너랑 차이가 너무 많이 날 것 같아.”연성훈은 눈썹을 찌푸렸다.“분대의 나머지 세 사람이 곧 연경에 올 건데, 기다렸다가 같이 가지 그래?”그러나 황슬기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기다려서 뭐 해? 난 우리가 정말 뎀프시랑 붙었을 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래!”연성훈은 잠시 침묵하면서 그녀의 말에 뭐라고 하지 않았다. 황슬기가 크라임 시티에 다녀오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황슬기의 실력이 좋기 때문에 크라임 시티에서 특별한 문제에 부딪히지 않는 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뭐.”연성훈이 말했다.“그런데 나랑 먼저 약속 하나 해. 너 우라바에 가기 전에 무조건 나한테 알려줘야 해. 만약 내가 그 전에 크라임 시티에서 나오지 못했다면 네가 날 데리고 나가줘. 나 버리고 혼자 가면 난 평생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황슬기가 엄숙하게 말했다.그러자 연성훈은 살짝 놀라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도겸이 복수는 우리가 같이 할 거야. 네가 직접 페린 뎀프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줄게.”그제야 황슬기는 살짝 미소를 보였다.“좋아. 그럼 이제 난 추 의사랑 같이 갈게. 본부에 연락해서 비행기로 보내달라고 부탁할게.”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추인혜는 연성훈의 머리를 마사지해 주면서 차가운 눈동자에 빛이 번쩍였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연성훈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잠
연성훈이 들어오자 영업팀 사람들은 그를 쳐다보았다.이제 영업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연성훈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연성훈이 전에 대규모 사원들의 해고를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그들 중 대부분은 승진할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임아인은 연성훈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있는 자료들을 들며 그에게 활짝 웃어 보였다.“오늘도 늦었네요. 같이 가요!”연성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아인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회사에서 나온 후 그는 차 앞에 멈춰 서면서 말했다.“아인 씨, 오늘은 아인 씨 혼자 가야 할 것 같아요.”“네?”임아인은 의아한 눈빛으로 연성훈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왜요? 성훈 씨 다른 일 있어요?”“아니요. 사실 저 사직서 제출했어요. 앞으로 방씨 가문의 일은 아인 씨가 전부 맡으셔야 할 것 같아요.”연성훈이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임아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사직서를 제출했다고요? 왜요?”“그냥 출근하는 게 싫어서요.”연성훈은 여전히 미소를 띠며 말했다.“아무튼 아인 씨 혼자 힘내요. 제가 표현준 대표한테도 아인 씨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어요. 저도 앞으로 계속 연경에 있을 거니까 혹시 아버지가 또 괴롭히면 나한테 전화해요. 제가 혼내줄게요!”임아인은 저도 모르게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연성훈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은 그녀에게 너무 갑작스러워서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쓴 미소를 지어 보였다.“알겠어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아무것도 준비 못했네요!”연성훈은 미소를 지으며 임아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괜찮아요. 방가희 씨한테 가 봐요. 아인 씨를 난감하게 만들진 않을 거예요. 이 업무를 잘 해결하면 회사에서 고위층으로 승진할 수 있을 거예요.”“네!”임아인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그러고는 연성훈을 바라보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그럼 전 먼저 차를 몰고 갈게요. 이러다가 늦겠어요.”“그래요.”연성훈도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임아인
물론 제이훈도 있었다. 그러나 연성훈은 제이훈의 성격에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했다.용아름과 방가희는 틀림없이 이 일을 집에 얘기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염진아는 소식이 너무 빨랐다.연성훈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그런 셈이죠. 내가 왜 그들을 걱정하겠어요?”“그냥 별 뜻 없이 물어본 거예요.”염진아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우리가 아는 바로는 연경에 용골이 6개 묻혀 있다고 해요.”연성훈의 표정이 살짝 달라졌다.6개라니, 많은 편이었다.“용골이라고 확신하는 건가요?”연성훈의 질문에 염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중 하나는 황씨 가문의 황영호 씨 손에 있고, 연경의 이씨 가문에는 세 개, 곽씨 가문에 한 개, 삼합 레스토랑 사장 손에 두 개가 있어요. 그리고 나머지 세 개는 찾기가 어려워요.”연성훈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곽씨 가문의 것은 가져오기가 쉬울 것이다. 그와 곽씨 가문은 사이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가장 중요한 건 이씨 가문에 무려 세 개가 있다는 점이다.이씨 가문은 연경에서 꽤 대단한 가문이었다. 그리고 저번 일로 연성훈과 그들 사이에 약간의 모순이 있었기에 그들의 손에서 용골 세 개를 얻으려면 꽤 어려울 듯했다.“나머지 세 개는 찾기가 어렵다는 게 무슨 말이죠?”연성훈이 물었다.“그들은 예전에 집안이 대단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몰락했어요. 지금은 평범한 사람이 되었죠. 그래서 용골이 어디로 흘러들었는지 알 수 없어요.”염진아가 말했다.“제가 말한 가문들 모두 좀 오래되긴 했어요.”연성훈은 놀라워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이걸 안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고마워요!”“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서로 돕고 사는 거죠, 뭐. 저희 할아버지랑 했던 약속 잊지 말아요.”염진아가 말했다.“연성훈 씨는 절 평생 안전히 지켜줘야 해요!”연성훈은 놀랐다. 염진아의 성격은 빨간 장미와 비슷했다. 그는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연관성이 있는 건 아닐지 의심했다.의미심장한 말에 뛰어난 외모
룸 안. 남자는 서서히 시선을 돌려 연성훈을 죽어라 노려봤다.염진아와 남자가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건 자명한 일이었다. 조금 전 두 사람이 간단히 나눈 대화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단짝 친구? 어렸을 때 결혼을 약속해?염진아가 충분히 오해할 만한 말까지 해서 꽃을 든 남자는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퍽!남자는 연성훈을 향해 생화를 집어던졌다. 눈을 부릅뜬 것을 보아하니 분노 조절을 못하는 사람인 듯싶었다. 남자는 눈이 붉어진 채로 연성훈을 죽어라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넌 대체 누구야?”연성훈은 남자가 던진 생화를 피했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염진아를 보았다가 다시 남자를 보며 말했다.“오해라고 말했을 텐데요. 나랑 염진아 씨는 아무 사이 아닙니다. 염진아 씨는 장난치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예요.”연성훈은 염진아를 향해 말했다.“난 남에게 이용당하는 거 싫어합니다. 내가 원한 게 아니라면 말이죠.”연성훈은 남에게 도구처럼 이용당하는 기분을 싫어했다.당시 구윤아의 남자 친구인 척했던 건 그가 원했던 일이었다.그 뒤에는 강미주에게 도구처럼 이용당했었고 그 일로 성가신 일들이 많이 생겼었다.염진아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정우석, 난 네 이런 성격이 너무 싫어. 말 몇 마디 했다고 불처럼 화를 내는 거 말이야.”남자의 이름은 정우석인 듯했다. 그는 염진아의 말을 듣더니 당황하며 서둘러 물었다.“진아야, 그게 무슨 말이야?”염진아는 자리에 앉아 정우석을 힐끗 보며 말했다.“간단해. 나랑 이 남자는 협업하는 관계야. 아까 그 말은 거짓말이었어.”정우석은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날카로운 눈빛으로 연성훈을 쏘아보며 물었다.“그런데 왜 이런 곳에 이 사람이랑 같이 있는 거야?”“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정우석!”염진아는 미간을 심하게 찌푸리며 말했다.“우리가 같이 자란 건 맞아. 하지만 너랑 결혼하겠다고 했던 건 어릴 때 멋모르고 떠든 얘기였어. 만약 앞으로도 계속해 내 인간관계에 간섭하려 든다면 친구조차 되지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