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훈은 허웅의 어깨를 움켜쥐더니 흥미롭다는 듯 바라봤고 허웅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고개를 돌렸다.“지금 뭐 하시는 거죠?”옆에 있던 황슬기도 뭔가를 눈치챘는지 눈살을 찌푸렸고, 오직 황윤만이 무슨 상황인지 몰라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어르신께 물리 치료하고 있으니 방해하지 마세요.”허웅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보자, 그는 힘을 주어 단번에 허웅을 끌어당겼다.표정이 일그러진 채로 뒤로 밀려난 허웅은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지금 이게 무슨 행동이죠?”곧바로 고개를 돌려 황윤에게 말했다.“윤아, 네 친구가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황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연성훈을 바라봤다.그녀는 물론이고 황영호마저도 연성훈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기에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당황한 건 맞으나 반드시 이유가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연성훈은 코를 매만지며 말했다.“보름만 더 치료하면 어르신의 목숨이 당신 손에 없어지겠네요.”그의 말을 들은 황영호와 황윤은 안색이 돌변했다.허웅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움찔했으나 이내 표정을 억제하고 연성훈을 바라보더니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아직도 시치미를 떼다니, 어이가 없네요.”연성훈은 태연하게 웃으며 물었다.“무술 연마한 적 있죠?”“그렇다면요?”“당신은 전신 마사지를 해준다는 핑계로 어르신의 몸, 특히 폐에 진기를 주입하고 있었어요. 한순간에 폐가 활성화되어 몸이 나아진다는 착각이 들겠지만 그건 수명을 앞당겨서 쓰는 것일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켜 서서히 죽게 만드는 거죠.”연성훈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어르신이 연세에 비해 아직 정정하신 편이라 기침하는 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이유가 있었네요.”그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허웅은 표정이 급격하게 바뀌더니 연성훈을 향해 소리쳤다.“말 함부로 하지 마요!”그 후 곧바로 황윤을 바라봤다.“윤아, 설마 날 의심하
말하던 연성훈은 턱을 만지며 고민에 잠겼다.“우리가 연경에서 임무 수행하던 시절에 지하 카지노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나?”“거기 가보려고?”황슬기가 말을 이었다.“연경 조폭들이 오픈한 카지노라서 분위기가 살벌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요즘은 일반인이 훨씬 많이 다녀. 홍연이나 블랙 섀도우 사람들이 찾아갈 만한 곳이 아니야.”“그래도 한번 가보자. 예상치 못한 수확을 얻을 수도 있잖아?”“내 기억이 맞다면 지하 카지노는 입장 조건이 까다로워서 아는 지인이 없으면 들어갈 수조차 없을 거야.”황슬기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뚜뚜뚜...바로 이때 연성훈의 핸드폰이 울렸고 발신자를 보니 빨간 장미였다. 황슬기는 그 이름을 본 순간 기분이 언짢은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전화를 받은 연성훈은 빨간 장미에게 헛소리할 틈도 주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할 말만 해요.”빨간 장미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어머, 왜 이렇게 까칠해요. 성훈 씨가 이렇게 날 거칠게 대하니까 흥분되어서 말도 제대로 안 나오잖아요.”예상치도 못한 반응에 연성훈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소위 킬러라고 불리는 사람들 모두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고 저마다 변태적인 취미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신했다. “야, 경고하는데 다시 한번 연성훈한테 집적거리면 내가 인해 가서 너 죽여버릴 거야.”참다못한 황슬기가 분노를 드러내며 말하자 빨간 장미는 어리둥절했다.“누구세요?”“예전에 같이 일했던 팀원이에요. 심야 파수꾼 2번이라고 불러도 돼요.”연성훈은 웃으며 답했다.빨간 장미는 침묵을 지키다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본론으로 들어가죠. 주씨 가문에서 아마 최근에 파산 선언을 할 거예요.”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그리고 허남천이 곧 나타날 것 같아요.”“네?”연성훈은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렸다.3년 전 그 전투에 뎀프시 가문이 연루됐든, 다른 사람이 연루됐든, 배후가 허남천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없었다.연성훈은 7번의 죽음을 단 한 순간도 잊지 못
연성훈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정말이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한번 가보고 싶은데?”“제가 장담하는데 눈이 번쩍 뜨인다니까요.”황수빈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일반인이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에요.”그는 헛기침하며 말을 이었다.“물론 형이나 슬기 누나 같은 사람은 아주 쉽게 입장할 수 있어요.”처음 만났을 때 으스대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굽신거리며 예의를 차리는 그의 모습을 보자 연성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황씨 가문에 이런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게 사실 좀 웃기는 일이기도 하다.“지하 카지노라고 불리긴 하지만 뭔가 다른 세상에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에요.”황수빈은 차분하게 말했다.“지하에 펼쳐진 또 다른 공간이랄까? 술집은 물론이고 노래방, 카지노, 경매... 모든 것이 존재하는 곳이에요.”연성훈은 그가 말한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이곳은 실제로 일제강점기 때 파놓은 방공호였으며 그 규모가 상당했다.그러다 몇 년 전 한 사람이 땅을 통째로 사들여 다시 확장한 뒤 새롭게 개조하여 지하 카지노를 만들었다.초창기의 카지노는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지만 돈 많은 사람들이 틈만 나면 도박하러 가는 곳이었다.그 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음식점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시대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업계에서 그곳에 발을 들였다. 골동품, 서예, 그림 시장을 포함하여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희귀품들이 암암리에 판매되었고, 그렇게 점차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지하 세계가 형성되었다.황수빈은 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말했다.“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복싱인데 UFC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짜릿해요.”말을 이어가던 그는 황슬기를 힐끗 쳐다봤다.“슬기 누나는 안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잔인해서 여자들에게는 어울리지 않거든요.”반응을 보니 어르신과 황윤이 심야 파수꾼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것 같다.만약 황슬기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악마라는 걸
지하 카지노가 이렇게 인기가 많고 핫한 곳인지 누가 알았을까?곧 그들은 오래된 건물 앞에 멈춰 섰는데 입구 쪽에 있는 두 사람은 황수빈을 알고 있는 듯 그를 보자마자 두 눈이 반짝였다.“도련님, 드디어 오셨네요. 보름 만에 찾아오신 거죠?”“얼마 전까지 인해에 있었어. 방성준은?”“방 도련님은 일찌감치 도착해서 9번 룸에 계십니다.”전에 연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몇 번 온 적이 있어 연성훈도 이곳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었다. 문지기들은 두 사람에 대해 묻지 않았고 그저 황수빈이 데려온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길을 터주었다.안으로 들어선 그들은 통로를 따라 지하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철문 앞에 다다랐고 입구를 지키던 사람들은 황수빈을 보자마자 허리 굽혀 인사를 올린 후 문을 열었다.“도련님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오늘은 꼭 큰돈 벌어서 미녀 둘과 함께 나가길 바랍니다.”그 말을 들은 연성훈과 황슬기가 비웃는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자, 황수빈은 재빨리 지갑에서 현금 40만 원을 꺼내어 문지기 두 명에게 인당 20만 원씩 팁을 주었다.“난 정직한 사람이니까 말도 안 되는 헛소리 좀 하지 마.”문지기들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아부했다.“알죠, 다 압니다.”철문이 열리면서 원래 조용하던 환경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밝은 조명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보니 마치 빠져들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황수빈은 재빨리 연성훈과 황슬기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아참, 지하 카지노에서는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해요. 모든 걸 현금으로 거래하고 있으니까 필요하면 제가 현금 좀 챙겨드릴게요.”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우린 그냥 구경만 할 생각이니까 현금은 필요 없어. 나중에 쓸 일이 있으면 너 찾으러 9번 룸으로 갈게.”황수빈은 난처한 표정으로 헛기침했다.“그럼 오시기 전에 미리 전화나 카톡이라도 보내줘요. 안 그러면 뭔가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딱 봐도 술 접대하는 아가씨를 불러 방
“누구시죠? 절 아세요?”마른 남자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짜증이 난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야, 시치미 떼지 마.”“사람 잘못 보셨어요.”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넌 이미 날 잊은 것 같은데 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잊은 적 없어. 그때 널 얼마나 죽이고 싶었는지 알긴 하니?”남자는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5년 전, 봉운 그룹에서 우린 직장동료였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네 상사였지. 그리고 난 너 때문에 해고를 당했어.”봉운 그룹을 들으니 연성훈은 뭔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5년 전에 그는 임무수행을 위해 연경에 왔고 바로 그때 황영호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당시 심야 파수꾼은 연경의 몇몇 부자들이 암살될 거라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고 그 목록에는 봉운 그룹의 임원들과 신해 은행의 황영호가 있었다.그렇게 연성훈과 황슬기는 연경에 오게 되었고 연성훈은 봉운 그룹, 황슬기는 신해 은행으로 출근하게 되었다.그 덕분에 두 사람 모두 신해 은행의 다이아몬드 카드를 얻을 수 있었다.동시에 봉운 그룹은 연성훈에게 그룹의 지분을 주었고 매년 정기적으로 배당금까지 계좌로 입금해 줬다. 물론 이 모든 건 심야 파수꾼에서 관리하고 있었다.그의 말을 들은 연성훈은 문득 이 남자가 조금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다.“아, 이름이 떠올랐는데 그... 뭐였더라... 박철호! 맞죠?”마른 남자는 연성훈의 말을 듣고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배철호거든!”연성훈은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죄송해요, 제가 착각했네요. 그런데 서로 갈등도 없었던 것 같은데 그쪽이 해고당한 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참나!”배철호는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너랑 상관없다고? 순진한 척하지마. 그때의 난 열심히 일한 덕분에 간신히 경영진 자리에 앉게 되었어. 마침 회사에서 신해 은행과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고, 난 당연히 우리 팀에서 내가 담당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 일이 너 같은 신입에게 넘어갔더라고? 물론 납득할 수 없었지. 매일 지각하고 조퇴
그는 연성훈과 황슬기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배철호 씨!”바로 이때 누군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몸을 돌린 배철호는 뒤에 있는 사람을 보더니 표정이 순식간에 밝아졌다.“허 의사님!”허웅의 스승이 연경에서 높은 평판과 명성을 자랑하는 덕분에 허웅같은 제자들도 자연스레 연경에서 유명해졌다.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스승이 극찬하며 제일 자랑스러운 제자라고 밝힐 정도로 의술이 뛰어났다.하여 허웅은 연경에서 인기가 어마어마했고 황영호가 허웅에게 물리 치료를 부탁한 것도 이에 비롯됐다.배철호는 재벌이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몸값 수십억을 자랑하고 있으니 허웅과 서로 알고 지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허웅은 그를 향해 웃으며 물었다.“저분들과 아시는 사이예요?”“알죠.”배철호는 욕설을 퍼부었다.“제가 5년 전에 저 쓰레기 때문에 봉운 그룹에서 해고당했거든요.”허웅이 물었다.“그래요? 혹시 어떤 신분을 가진 사람인지는 아시나요?”허웅이 연성훈에 대해 수소문하고 있는 게 의아했지만, 별생각 없이 술술 털어놓았다.“회사에서 잘리고 나서 조사한 적 있는데 아주 평범했어요. 본가는 강성이고, 집에서 자그마한 사업을 하는 모양이에요. 물론 저 자식 때문에 망해가는 추세이긴 해요. 봉운 그룹 다닐 땐 임원들에게 뇌물 주면서 프로젝트를 따내더니 결국엔 그것마저 망쳐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해고됐어요. 지금은 돈 많은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처지로 지내고 있네요.”허웅은 생각에 잠긴 듯 턱을 만졌다.“그래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배철호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허웅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떠난 뒤 허웅은 연성훈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입가에 의미심장한 웃음이 번졌다.“5년 전에 봉운 그룹에서 임원들에게 뇌물을 준 이력이 있고, 갑자기 사라진 데다가 무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생각에 잠긴 그는 의심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심야 파수꾼인가? 몇 번이지?”허웅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타까운데
같은 시각, 연경교외의 윈워터단지.거실에 앉아있는 임성화의 손에 들린 회중시계가 똑딱똑딱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그의 얼굴에 난 흉터는 좀 흉악해 보였고, 미간을 찌푸린 채 회중시계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쿵! 쿵! 쿵!”바로 그때, 노크 소리가 정적을 깼다.임성화는 급히 달려가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2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건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 포커페이스를 한 그의 손에는 포커가 들려있었는데 어딘가 경직되어 보였다.“제이훈, 너 3분6초나 늦었어!” 임성화가 몸을 비틀며 말했다.그랬다. 눈앞의 포커페이스를 한 남성은 바로 제이훈이다. 언더킬러 랭킹 1위, 한때는 심야 파수꾼의 넘버 제로이자 심야 파수꾼의 배신자!그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고개를 들더니 제이훈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 “너 같은 킬러들은 모두 사이코패스들이야.”그렇다. 임성화는 비록 킬러 랭킹에는 속하지 않았지만, 허남천과 마찬가지로 킬러 출신이었다. 그는 심한 강박증이 있었고 시간관념도 강했다.“그러는 너는 언더킬러 랭킹 1위잖아.” 임성화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제이훈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방에 들어가서 곧바로 문을 닫았다. 그는 소파에 앉아 포커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방가희 하나 해결하지 못하다니, 좀 실망스러운데.”“그래?”임성화가 그를 보며 말했다. “알다시피 한때의 심야 파수꾼 넘버 제로가 인해에 나타났는데 자기가 갈 엄두가 나지 않아 나를 보낸 거지.”“엄두가 나지 않아서 못 간 것이 아니라 나는 단지 심야 파수꾼과 부딪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제이훈이 손목을 살짝 움직이자, 그의 손에서 포커 한 장이 튀어나와 탁자 위에 떨어졌다.“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자. 이제 방가희가 인해로 돌아왔으니 어떡할 거야?” 임성화가 물었다. “그리고 나는 도대체 왜 방씨 일가를 끌어들이는지 이해가 안 돼.”제이훈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역사에 대해 배워두는 게 좋을 거야.”“됐어.” 임성화는 제이훈을 힐끔 보
종업원이 떠나간 후 황슬기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여기 주인이 옛날에는 깡패였는데 지금 카지노를 차리더니 종업원들까지 아주 프로들이네!”연성훈이 코를 만지며 말했다.“다 먹고 살자고 그러는 거지 뭐. 경매장이나 가보자!”“응!” 황슬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두 사람은 팻말을 따라 경매장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경매장 근처에 도착했다.경매장이라 부르는 곳은 일층에 큰 천막을 친 것이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지만,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옥패를 손에 들고 경매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경매장의 입장요구도 아주 까다로워서 카지노에 온 일반 사람들은 들어갈 수도 없었다.두 사람은 도착한 뒤 입구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어이구!”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연성훈의 귀를 때렸다. 돌아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배철호가 그를 보며 물었다. “너도 경매장에 가려고?”“왜요, 무슨 문제 있어요?” 연성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풉.” 배철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여기 지하 경매장에 들어가는 조건을 알기나 해? 나도 입장권을 얻지 못했는데 너 같은 사람이 들어가려고 생각하다니!”“당신이 못 들어간다고 저도 못 들어갈 것 같아요?” 연성훈은 어이없다는 듯 그를 보며 말했다.연성훈의 미묘한 표정을 보더니 배철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 지하경매장은 하루에 엄청 귀한 물건 몇점씩만 경매에 부치고 매번 50석만 열어서 높으신 회장님들만 입장권을 주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들어가? ”연성훈도 이 지하 카지노 경매장의 입장 조건이 이렇게 까다로울 줄은 생각도 못 했다.비록 5년 전에 몇 번 와 본 적은 있으나 경매장에는 들어가보지 못했다.그는 황슬기를 보며 말했다. “혹시 옆에 계시는 아가씨께서 연경의 높은 집 자제분이라도 되시나?”“아니거든요.” 연성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흥, 그러게 그런 높은 집 자제분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지.” 배철호는 코웃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