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제 저와 함께 돌아가시겠어요?”단발의 여인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예스!”단발의 여인이 주먹을 확 쥐며 말했다.“심야 파수꾼의 제로가 드디어 다시 세상에 돌아오게 되었네.”“심야 파수꾼 제로요?”연성훈은 미간을 구겼다.“그게 무슨 말이에요?”“저흰 비밀 부대 소속이잖아요. 다 각자 코드 네임이 있죠. 대부분 숫자로 코드 네임을 짓거든요. 실력이 대단할수록 더 낮은 숫자를 사용해요. 연성훈 씨는 전에 심야 파수꾼의 제로였어요, 그 말인즉 최강 병기였단 말이죠!”그녀는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연성훈 씨가 3년 동안 실종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연성훈 씨가 지난번 임무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로라는 코드 네임이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고요. 다만 연성훈 씨가 기억을 되찾는다면 다시 그 코드 네임을 가져올 수 있을 거예요.”연성훈은 전혀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 머리를 긁적이며 목을 가다듬었다.“제가 어떻게 해야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흠, 지금 바로 추 선생님한테로 데려다줄게요.”단발의 여인이 말했다.“추 선생님은 우리 심야 파수꾼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십니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훌륭한 의사 선생님 중 한 명이시고요.”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아, 참, 제가 그쪽을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단발의 여인은 잠깐 흠칫하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저는 66번이에요, 기억을 되찾는다면 제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 거예요.”연성훈은 기분이 이상했다. 사람을 숫자로 부르자니 꼭 마사지사를 부르는 것 같았다.그녀는 택시 한 대 잡았고, 두 사람은 곧바로 택시를 탔다.그들의 목적지는 병원이나 진료소가 아니라 연성훈이 아주 익숙한 곳이었다. 바로 정원 아파트였다!“전부터 연성훈 씨를 돌아오게 할 계획이어서 바로 옆 건물에 집을 샀어요, 저랑 추 선생님 모두 거기에서 살고 있어요.”단발의 여인이 웃으면서 말했다.곧이어 두 사람은 목
연성훈은 점점 옛 기억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연성훈은 강성이 아닌 인해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해시 연씨 가문의 도련님이었다.연씨 가문은 명문이 가문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연성훈 가족은 가문에서 비중이 있는 편이 아니었다. 다만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그들은 꽤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열여덟 살 때, 그는 한 늙은이를 만나게 되었다.젊은 연성훈은 그렇게 늙은이에게 설득당해 심야 파수꾼의 일원으로 되었고, 6년 동안 그 일을 계속해 왔다.그 사이, 연성훈은 무서울 정도로 대단한 천부적인 무술 재능을 보여줬다. 1년 만에 그는 특등급 전공을 세웠고, 심야 파수꾼 중에서도 최고의 영예인 ‘별빛 훈장’을 받아 순조롭게 심야 파수꾼의 ‘제로’로 거듭났다.심지어 그를 전쟁의 신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는 임무를 수행할 때 항상 살벌하고 과감했기 때문이다!3년 전, 그는 심야 파수꾼의 2번, 그리고 7번과 같이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강성으로 왔다.하지만 결국 적의 매복 공격을 받아 7번은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난투 끝에 그와 2번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연성훈은 임무에서 지켜야 할 물품을 가지고 피투성이로 된 채 겨우 탈출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그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병원에 누워 있었다. 임설아의 아버지가 그를 구했다.임설아의 아버지는 줄곧 그에게 잘해줬다.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임설아의 아버지가 그의 몸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그가 대단한 사람인 걸 알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중에 그렇게 두 사람의 혼사를 고집했던 거고...심야 파수꾼의 제로로서 연성훈은 6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내와 해외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부를 쌓아 올렸다. 다이아몬드 카드에 있는 2400억은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귓가에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는 여전히 계속되었다.“생각났어요? 당신은 세상을 두렵게 하는 존재였어요. 심야 파수꾼 중에서도 최고 강자였다고요.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사람들
연성훈은 잠깐 고민하더니 물었다.“이번 임무는 뭔데요?”“홍연 쪽 사람들이에요.”추인혜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세 명이 목숨을 잃었어요.”연성훈의 얼굴색은 한껏 어두워졌다.만약 임설아 일가족들이 연성훈의 이런 표정을 본다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3년 동안 연성훈은 계속 묵묵히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들은 연성훈이 아무 투정도 부리지 않는, 실컷 부려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의 연성훈은 ‘홍연’이라는 단어를 듣더니 눈에 살기가 어렸다!“2번은 찾았어요?”연성훈이 다시 물었다.“아직 못 찾았어요, 7번의 시신도 아직 못 찾았고요.”추인혜가 말을 보탰다.“그럼 홍연의 이번 목표는...”“띠링띠링...”바로 이때, 연성훈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보자 구윤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연성훈은 추인혜와 명소민을 보고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매니저님.”“지금 어디 계세요? 저 퇴근했어요, 저녁에 제 남자친구의 신분으로 연회에 가주기로 했잖아요. 주소 주세요, 지금 운전해서 바로 갈게요.”전화기 너머로 구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성훈은 흠칫 놀랐다. 시계를 보니 이미 오후 다섯 시 반이었다.‘내가 온 오후 잤단 말이야?’“저 지금 정원 아파트에 있어요. 바로 운전해서 오시면 돼요. 도착하기 전에 전화주세요, 그럼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연성훈이 말했다.“좋아요, 10분 뒤에 봐요!”구윤아가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잠깐 일이 있어서 나갔다 올게요. 열쇠 하나 줘요, 지금 잘 곳이 없어서 저녁에 여기 와서 자야겠어요.”연성훈이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말했다.추인혜가 콧방귀를 뀌고는 연성훈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침실로 들어갔다.명소민은 두 눈을 반짝이더니 다급하게 열쇠 하나 챙기고는 연성훈에게 건넸다.“자, 여기요, 열쇠!”“참, 이번 홍연의 목표가 뭔데?”연성훈이 물었다.“강성 갑부의 딸, 강미주요!”명소민이 말
물론, 지금의 그에게 이곳은 더는 사치스러운 곳이 아니었다. 고급스러운 장면을 이미 너무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차를 세우고 연성훈과 구윤아는 차에서 내렸다. 구윤아는 자연스럽게 그의 팔짱을 꼈다.“좀 가까이 와봐요.”구윤아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커플로 생각하지 않을 거란 말이에요.”연성훈은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그렇게 두 사람은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 호텔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아 매니저님!”연성훈은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는데 바로 미간을 구겼다.멀지 않은 곳에서 세 사람이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그중 두 사람은 그에게 있어서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임설아와... 한석훈이었다!그는 임설아와 한석훈도 이 연회에 참가할 줄 몰랐다.임설아는 블랙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연성훈을 본 순간, 그녀도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물었다.“성훈 씨, 여긴 무슨 일로 왔어?”연성훈은 그녀와 한석훈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석훈 옆에 서 있던, 회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젊은이는 한껏 어두워진 안색으로 연성훈을 보며 물었다.“윤아 매니저님, 이분은 누구시죠?”구윤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연성훈 씨예요!”그녀는 미소를 지은 채 한석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석훈 님은 잘 알고 있을 테고, 이분은 진범수 님이에요, 진수 그룹의 도련님이십니다.”그녀의 말에 맞은편에 있던 세 사람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한석훈은 연성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해다.“윤아 매니저님 취향이... 참으로 독특하시네요. 제 친구가 2년을 따라다녔는데도 싫다 그러시더니, 이런 남자친구를 찾은 거예요? 그것도 이혼한 남자를요?”“그러게요, 성훈 씨는 공사장 일이나 하는 사람이에요. 윤아 매니저님은 예쁘고 능력도 좋으신데 왜 눈이 이렇게 낮은 거예요?”임설아가 말했다.구윤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요? 저는 성훈 씨가 좋은데요?”
말이 연회였지, 사실 파티나 다름없었다!신해은행의 대표로서 구윤아는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연회장에 들어선 순간, 그녀는 연회장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고, 구윤아도 미소로 화답하곤 했다.그리고 그들은 궁금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봤다.연회장 안에는 3, 40명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그들은 모두 최정상급 재벌 2세들이었다.연회장에는 최고급 음식들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연성훈이 보고는 목을 가다듬더니 말했다.“먹을 것 좀 챙겨도 괜찮겠죠?”구윤아는 잠깐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네, 편한 대로 하세요.”“알겠어요!”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접시를 하나 가져다가 먹을 것을 골랐다. 그리고 구윤아와 함께 자리에 앉고는 사람들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그들은 연회장과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 모여 와인잔을 들며 서로 안부를 묻고 있었는데, 유독 연성훈 혼자만 음식을 먹고 있었다.하지만 구윤아는 그런 연성훈이 전혀 창피하지 않았다. 그녀도 음료수 하나 챙기고는 연성훈 옆에 앉았다.바로 이때, 한석훈은 임설아와 진범수를 데리고 연회장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멀리서 음식을 먹고 있는 연성훈을 보더니 진범수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역시 촌놈이야, 이런 모임은 사람들이 서로 비즈니스를 할 기회가 있는지 알아보고 인맥 넓히러 왔지, 누가 저놈처럼 음식을 막 먹어?”“이런 걸 경험해 본 적이 없겠죠.”임설아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마 메리어트 호텔을 처음 와봤을 텐데, 평생 여기 음식 안 먹어봤으니 한번 먹어보고 싶겠죠.”“흥, 오늘 제대로 창피를 당하게 해줘야지.”진범수가 씩 웃고는 옆에 있던 와인 한 잔을 들고 곧바로 연성훈과 구윤아를 향해 다가갔다.연성훈 앞에 도착한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음식을 먹고 있는 연성훈을 발견했다.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윤아 매니저
그의 말에 장내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진범수의 얼굴색도 한순간에 어두워졌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네놈이 감히 나를 욕해? 시멘트나 나르는 병신같은 새끼가, 감히 나한테 깝죽거리는 거야?”“펑!”이때, 연회장 대문이 열렸다.한 여자애가 예순 되는 늙은이를 부축하며 연회장 안에 들어섰다.두 사람이 나타난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그들에게 집중되었다.“너무 예뻐!”많은 여자들이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그렇다, 지금 연회장에 들어선 여자애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170cm 넘는 키에 완벽한 몸매, 그리고 천사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가 연회장에 나타난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쏠리게 되었다.연성훈은 저도 모르게 흠칫 놀랐다.이 여자애는 외모로든 분위기로든 전혀 추인혜에게 지지 않았다.“저 사람이 강성 갑부예요, 이름은 강진혁이고요. 옆에 있는 여자애는 딸이에요, 이름은 강미주예요.”구윤아가 옆에서 연성훈에게 설명했다.“저 사람이었어요?”연성훈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강진혁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구윤아는 의아한 얼굴로 연성훈을 보며 물었다.“저분을 아세요?”“기억이 조금은 나요.”연성훈이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많이 친한 건 아니고요.”“시끌벅적하군. 들은 바에 의하면 연회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고?”강진혁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현장에 있는 젊은이들을 천천히 훑어봤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연성훈 몸에 머무른 순간, 그의 얼굴색은 확 변했다.그는 다시 시선을 연성훈에게 돌리더니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곧이어 한껏 놀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는 연성훈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철썩!”강성에서 모든 걸 휘어잡던 강성 갑부가 그렇게 연성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때...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곧바로 사라지셔서 은혜를 갚을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연회장에서 뵙게 된다니. 3년 전에 강성에서...”강
진범수는 얼굴이 빨개진 채 연회장을 떠났다.그는 강진혁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서 염치없이 버티고 있다가는 더 창피한 일을 당할지도 몰랐으니까.그가 떠나고서야 강진혁의 얼굴에는 미소가 드리웠다.“계속 얘기들 나누고 있어. 이 늙은이는 먼저 옆방에 가 있도록 하지. 젊은이들이 있는 장소엔 끼지 않는 게 좋아. 이제 이따가 내가 와서 발표 하나 하지.”말하는 사이에 그는 멀지 않은 곳에서 다시 자리에 앉아 음식을 계속 먹고 있는 연성훈을 바라보더니 혼자 걸어 나갔다.강미주도 젊은이였으니 자연스럽게 연회장에 남게 되었다.그가 떠난 후, 연회장은 다시 떠들썩해졌다. 강미주는 순식간에 젊은이들에게 둘러싸였다.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얘기를 시작했다. 물론 진범수가 창피를 당한 얘기와 연성훈 얘기도 했다!모든 사람들은 이 일이 있었던 전으로 돌아갔다, 다만 두 사람 빼고 말이다.임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옆에서 연성훈이 창피를 당하기를 기다려 왔다. 하지만 진범수가 아무리 연성훈을 조롱해도 연성훈은 계속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전에 연성훈이 수모를 당했을 때는 항상 답답하거나 억울한 모습을 보였는데 말이다.“뭔가 이상해!”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는 연성훈을 보더니 그녀는 마음이 불편했다.“왜 그래?”한석훈이 임설아를 보며 물었다.“아니야.”임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한석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너 이렇게 고급스러운 호텔에 데리고 왔으니 저녁에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줘.”“뭐야.”임설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먼저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친구들이 나 엄청 부러워할걸? 자기야, 고마워. 저녁 일은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심경의 변화가 있는 또 다른 한 사람이 바로 구윤아였다.그녀는 여전히 연성훈 옆에 앉아 있었다.이미 세 번째 그릇을 비운 연성훈을 보며 그녀는 연성훈이 점점 궁금해졌다.“진짜 신기해.”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이 연회는 언제까지 계속되는 거예요? 너무 심심하잖아요, 배만
그녀의 말에 연성훈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 해프닝이 있고 난 뒤로 파티는 막바지에 이르렀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거의 절반이 빠져나가자 구윤아도 자리에서 일어섰다.“우리도 가죠!”대문 앞에서 구윤아는 강진혁이 인사를 건넸다.강진혁은 연성훈을 보더니 입술을 오므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연회장을 나서고 호텔 대문까지 왔을 때, 구윤아가 웃으면서 물었다.“어디로 가요? 차로 데려다줄게요.”“먼저 가세요, 제가 일이 좀 있어서요. 택시 타고 가면 돼요.”연성훈이 말했다.구윤아는 더 물어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오늘은 고마웠어요. 무슨 도움이 필요하면 전화주세요.”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구윤아가 떠나고 연성훈은 호텔 대문 앞으로 돌아가 택시를 잡으려고 했다.이때, 어떤 중년 남자가 빠르게 다가오며 말했다.“연성훈 님.”양복 차림의 중년이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저는 강진혁 대표님의 비서입니다. 이건 대표님의 명함입니다. 대표님께서 당부하셨어요, 언제든 좋으니 꼭 전화를 부탁드린다고요.”연성훈이 덤덤한 얼굴로 명함을 건네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알겠어요.”그는 곧바로 택시를 잡고 차에 올라탔다. 바로 정원 아파트로 돌아가지 않고, 양정우의 집으로 향했다.그는 양정우 집에 가장 중요한 철제 상자를 남겨두고 왔기 때문이다!3년 전, 이 철제 상자 때문에 하마터면 심야 파수꾼의 앞 10번 중의 세 명을 잃을 뻔했다. 물론 제로인 그도 포함되었다.철제 상자 안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는 사실 그도 잘 모른다. 위에서 단지 그에게 임무를 내렸을 뿐이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으니까.30분 후, 저녁 아홉 시.연성훈은 순조롭게 양정우 집에 도착했다.하지만 문은 열려 있었다.잇따라 계단 위쪽에서 양정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형님, 혹시 그쪽에 사람 필요하신가요? 아, 안 필요하세요? 알겠어요. 혹시 사람 필요하다면 꼭 전화주세요. 네, 저 지금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