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설아는 그 말을 듣고는 얼굴을 손으로 막았다.그리고 백연아도 붉으락푸르락했다.가치가 2억인 성대 그룹을 완전히 눈에 담지도 않고 있었다니!심지어 심심해서 샀다고? 연성훈의 모든 말들은 백연아의 마음에 꽂혔다.지금은 그들은 모두 연성훈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보기에도 확실히 그랬다. 매일같이 회사에 와 소란을 피우는데 만약 그가 회사를 신경 쓰고 있었다면 아마 관리를 시켰을 것이었다.생각할수록 그들의 마음이 더 복잡했다.처음에 연성훈을 그렇게 차버리고 싶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많은 후회 중인지 모른다.만약 이 3년 동안 조금이라도 잘 대해 줬더라면...아니 이혼할 때라도 조금 지나치게 굴지 않았더라면...연성훈은 정말로 이 회사를 넘겨줬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부자가 되어 강성의 재벌 중 한 명으로 되었겠지.하지만 현실은 그저 방한 채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그들은 연성훈의 출근으로 벌어오던 경제 수익조차 모두 끊겼다. 평소에 일이란걸 모르는 사람에게 있어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그들은 알지 못했다.임시아는 옆에서 끊임없이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일생일대의 사회 고층 계급으로 날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백연아는 연성훈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나는 꼭 후회하게 할 거야. 연성훈이 꼭 후회하도록 할 거라고!”선우신은 그들을 보고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아, 저기... 그래서 소송은 계속할 건가요?”“소송! 해야죠! 왜 안 해요!”백연아는 분노의 눈길로 쳐다보며 말했다.그녀는 자기의 손 아래에서 벌벌 기던 사람이 갑자기 머리 위에서 나는 거 같은 느낌이 싫었다.그녀는 냉소하고는 갑자기 뭐가 생각난 듯 말했다.“아 맞아, 연성훈 물건이 우리 집에 조금 남아있는데. 그때 우리가 새집으로 이사할 때 우리 시아네 집에 뒀었는데 우리가 버리지 않았잖아.”임시아는 눈썹을 찌푸리다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아, 그 낡은 까만 옷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짝짝
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문제없습니다.”전화를 끊고 연성훈은 한숨을 쉬며 인터넷에서 비행기표 한 장을 예매했다. 그리고 백화에 가서 좋아 보이는 옷들을 산 뒤 집으로 가 간단히 정리를 하고 바로 떠났다.패션에 관해서는 연성훈은 비록 옷을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엔 작기의 부모님을 만나는 거라 조금 좋은 옷을 입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부모님들도 안심할 수 있을 거 같았다.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1시였다. 그는 비행기표를 꺼내고 수속을 끝낸 뒤 공항 안에서 대충 먹은 후 조용히 앉아 비행기를 기다렸다.강성과 인해 시는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가야 하는 거리였다. 연성훈은 일등석 표였고 오후 3시쯤 순조롭게 비행기에 올라탔다.점점 비행기 안에 사람들이 많아졌다.“이쁜 아가씨 조심 좀 하이소!”“아가씨, 제가 올려다 드릴까요?”연성훈은 이쁘다는 말 한마디에 바로 뒤를 돌아 쳐다보았다.뒤를 돌아보니 노란색으로 염색을 한 사람이 한 명 있었고 그 옆에는 전형적인 한국 오빠처럼 꾸민 사람이 열정적으로 그녀들의 케리어를 들어 올려주고 있었다.그리고 연성훈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 두 여자에게로 향했다. 그가 그쪽을 보자 그 여자 두 명도 연성훈 쪽을 보았고 두 사람은 순간 놀라서 멍해 있다가 소리쳤다.“너야?”두 여자는 바로 전에 구해준 것이 있는 진미영과 진희였다.어떻게 딱 마주칠 줄 꿈에도 몰랐다.“어떻게 딱 마주치죠?”연성훈이 말했다.진미영은 미소를 띄고는 말했다.“그러게요. 진짜 우연이네요. 아참, 그러고 보니 우리 계속 그쪽 카톡 기다렸는데. 언제 시간 되냐고 했는데 연락이 없었잖아요. 그 쪽도 인해로 가는 거예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럼 딱 맞네요. 우린 인해에 대해 조금은 익숙하거든요. 오늘 절대 도망 못가요. 인해에 도착해서 우리가 밥 한 끼 쏠게요!”진미영이 말했다.연성훈은 코를 만지고 좀 생각을 하더니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그리고 옆에 한국 오
“제 이름은 건방지다의 건입니다.”그는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그는 남자였지만 화장하고 있었는데 연성훈은 그걸 보고 아주 싫어했다. 그리고 그와 맞춰 웃어 보였다. 연성훈이 보기에 뭐 건방진 줄은 몰랐지만 확실히 어딘가 가벼워 보이기는 했다.그는 또 말했다. “아마 제 이름은 들어봤을 것 같은데. 장건이라고.”연성훈은 머리를 긁적이고는 그를 한번 보고 말했다.“모르겠는데요?”“당신!”장건은 놀랐지만 그를 보고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이따가 비행기 내려서 한번 찾아봐요.”“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연성훈은 손을 휘적이었고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그의 옆에 진미영 모녀는 살짝 놀란 듯했다.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았고 특히 진희 얼굴에 깜짝 놀람이 쓰여있었다.연성훈은 상대를 안 했다.그는 이런 연성훈의 모습을 보자 마음으로 아주 분해서 말했다.“그래요. 뭐 구글링하기 싫다 이거죠? 그럼 제가 직접 자기소개를 하죠. 저는 인터넷에서 규모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럼 유명인이죠. 근데 인해에서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제 친구랍니다. 뭐 예를 들어서 주씨 가문의 주서진, 백씨 가문의 백기현, 임씨 가문의 임지섭... 제 생각에는 그쪽 이 사람들은 다 알 것 같은데?”연성훈은 조금 놀랐다. 확실히 다 아는 사람들이었다.주서진은 당연히 말할 것도 없고 백기현은 백아현의 오빠였고 연성훈보다 1살 더 나이가 많았고 전에 복싱을 살짝 배웠었다. 그리고 완전 동생 바보로 동생한테 다가오는 남자가 있으면 무조건 백기현에게 맞았었다.전에 백아현과 연성훈이 잘 놀다 보니 백기현은 마음에 안 들어 했는데 후에 사촌 동생 사건으로 연성훈의 껍질이 다 백기현에 의해 벗겨질 뻔했다.물론 이런 백기현은 연성훈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었다.그리고 임지섭은 연성훈처럼 연씨가문 출신이긴 했지만 방계가 달랐는데 연씨가문의 제1 계승자로 연성훈과 몇 번 봤었다. 임지섭은 굉장히 오만하고 연성훈을 되게 얕잡아봤었다.연성훈의 놀란 얼굴을 보자 장건은
임시아는 짧은 검을 들었다. 사실은 짧다고 해도 상대적일 뿐이라 그 검도 대략 팔십 센치미터에 달했다.임시아는 검집을 잡고 검을 빼 들었다.챙-삼 년 동안 뽑지 않았던 검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다시 그 예리함을 드러냈다.“조금 무겁네.”임시아는 바로 검을 뽑아냈다. 조금 무겁다고 느끼면서 테이블 위에 검을 세워서 내려놓았다.우지끈!그리고 검날이 테이블에 닿는 순간, 모든 사람의 넋이 나갔다.임시아가 아무 힘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그 검은 바로 테이블에 박혀버렸다. 그리고 바로 테이블을 뚫어버렸다.“이렇게 예리하다니!”모든 이들이 깜짝 놀랐다.“연성훈은 도대체 왜 이런 걸 다 가지고 있는 거야. 쟨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래.”임설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거 보물이네!”백연아는 눈을 반짝이면서 말했다.“분명히 비싼 값에 팔 수 있을 거야.”옆에 있던 임시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은 왜 안 가져갔대요? 잊은 건가?”사실 연성훈이 잊은 건 아니었다. 연성훈은 애초에 자신의 무기가 임씨 가문에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한 채 쭉 자기 무기를 잃어버린 줄로만 알고 있었다.심야의 파수꾼 무기는 모두 특별 제작된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연성훈의 두 자루의 검은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검이었다. 만약에 암매장에 풀린다면 그 값은 상상할수도 없었다.당시 그가 상처를 입고 임설아 아버지에게 구해져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소지하고 있던 물건은 임설아의 아버지가 가져가고는 다시 연성훈에게 말해주지 않았었다.하지만 유독 철로 만든 함은 연성훈이 혼수상태였을 때도 손아귀에 힘껏 쥐고 있었다. 연성훈이 깨어날 때까지는 의사도 손에서 빼내지 못했다.그래서 기억을 회복한 뒤에도 그 함에 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다른 물건은 치열한 전투 속에서 분실된 줄로만 알고 있었다.“여기 검은 옷이 하나 더 있어. 좀 낡긴 했는데, 거기다 온통 피야.”임설아는 잔뜩 찢어진 검은 옷을 봤다.그건 한때 연성훈의 전투복이었다. 수많은 찢어진 부분들
그의 고향인 인해시, 그는 이곳에서 18년의 시간을 보냈다.지금의 그는 27세였다. 인해를 떠난 지 이미 9년 훌쩍 넘었다.이 9년 동안 연성훈에게 너무나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사실 가끔은 9년 전에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그 사람들이 고맙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만약에 그들이 없었다면 연성훈은 심야의 파수꾼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이고 지금의 커리어와 실력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연성훈이 감탄하고 있는 걸 보면서 진미영이 웃었다.“인해시 사람인가 봐요?”연성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여기에서 태어났죠. 하지만 이곳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됐어요.”“어머?”옆에 있던 진희가 캔버스를 메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연성훈을 흘깃 쳐다보고 말했다.“그럼, 이번에 돌아온 이유는 가족들을 만나뵙기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일 때문이에요?”가족들?연성훈은 마음이 꿈틀했다. 어떻게 보면 가족들을 보러 온 걸 수도 있다. 인해시에는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가까운 사람도 그다지 없었다.그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다 있는 것 같아요.”진미영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말이 나온 김에 묻는 건데, 아직 연성훈 씨가 무슨 일을 하는 건지도 모르네요.”연성훈은 코끝을 매만지면서 말했다.“음. 아직은 하는 일이 없어요. 백수입니다.”진미영 모녀가 살짝 당황해할 때 중년의 남성이 다가와 진미영의 캐리어를 보고 얘기했다.“진 회장님.”그는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진미영과 진희 손에 있던 캐리어를 가져간 뒤 말을 이어갔다.“차는 밖에 대기 시켜두었습니다. 바로 회사로 가실 건가요?”진미영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먼저 제 친구한테 밥 한 끼 사고요.”중년 남성이 당황하며 급하게 말했다.“진 회장님. 회장님이 떠나시고 회사가 온통 엉망이 되었습니다. 오늘 인해에 돌아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다들 회장님께서 전반적으로 컨트롤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요.”진미영이 눈살을 찌푸리자, 연성훈이 옅게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습니다. 바쁘시면 먼저 가서
유일하게 힘든 것은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 일을 하면서 자기가 하는 일을 부모님께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여전히 아들이 감옥에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한 시간 뒤, 택시가 아파트 단지 문어구에 멈춰섰다. 결제를 한 뒤 연성훈은 차에서 내렸다.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다.그와 부모님은 이미 9년이나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까.연성훈은 크게 한숨을 내쉰 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보안 요원에게 구체적인 위치를 물은 후, 연성훈은 가방을 다시 정리하고 안으로 걸어갔다.시즌 가든 5동 504호. 연성훈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504호 문어구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다가가던 연성훈은 문이 반쯤 열린 걸 발견했다. 열린 문 사이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연경민. 이러면 너무 양심이 없는 거지.”안에서 들려온 말이었다.“뭐가 어쨌든 너도 연씨 집안 사람이잖아. 한유 그룹에서 부대표까지 맡았었고. 그러니까 이런 계약 하나 하는 것쯤은 당신 권한 안의 일이잖아? 게다가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 너한테도 수익이 떨어진다고!”연경민은 연성훈 아버지의 이름이었다.“나도 정말 도와줄 수 없어.”연경민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게다가 그 일이 있고 나서 우리 집안에서는 우리를 아예 제명시켜 버렸다고.”그 목소리는 마치 지칠 대로 지친 듯했다. 연성훈도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듯 했다.“그 당시 제명당한 것도 연성훈 그 자식이 아가씨를 덮쳐서 그런 거 아니야?”그 목소리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연경민. 내가 지금 말하는 건 협상에 속해. 이번 계약은 네가 사인 하기 좋든 싫든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만약에 계약하지 않으면 인해에서 편하게 살기는 그른 줄 알아. 내가 사람을 시켜서 매일 와서 괴롭히게 할 테니까!”연성훈은 집 안의 사람이 누군지 깨달았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집안에서 그들을 제명하자고 제안했던 사람, 이름은 연지석이었다.이 사람도 연씨 집안 방계 중 한 명으로 원래는 연경민 밑에서 일했는데, 연경민이 집안
“아까 우리 아버지를 협박하는 걸 들은 거 같은데, 맞아요?”연성훈은 연지석을 훑어보는 눈길은 그 어떠한 감정도 담고 있지 않았다. 한 쌍의 눈동자에는 그저 차가움만 깃들어 있었다.소파에 앉아있던 연지석은 마치 얼음 굴에 갇힌 것처럼 추워져 몸이 떨려오는 걸 참지 못했다.“나는...”연지석은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연성훈의 눈빛은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연경민은 이 장면을 보며 얼굴색이 미묘하게 변했다. 연경민은 감옥에 9년이나 있다가 금방 나온 연성훈이 또 함부로 주먹을 써서 감옥에 다시 들어갈까 봐 내심 걱정이 되어 급하게 말했다.“알아서 떠나. 나는 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을 거니까.”연지석이 또 협박을 하려고 했지만 연성훈의 무서운 시선 아래에서 연지석은 그만 겁을 먹고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가방을 가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연성훈 옆을 지나갈 때, 연성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연지석의 귓가에 속삭였다.“만약에 감히 진짜 사람이라도 불러서 우리를 괴롭힌다면 후과를 책임질 각오도 해야 할 겁니다.”연성훈은 상상만으로도 지난 9년 동안 자기 부모님이 어떤 대우를 겪었는지 알 수 있었다.예전에는 심야 파수꾼으로 활동해서 돌아올 수도 없었고 뭘 할 수도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그가 돌아왔다. 연성훈은 부모님이 조금의 억울한 일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연지석은 침을 꿀꺽 삼키고 연성훈의 옆을 지나쳐 밖으로 나갔다.연지석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연성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스산한 한기가 사라졌다. 연성훈은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연경민를 보면서 말했다.“아버지, 죄송해요. 9년이나 걱정하게 했네요.”연경민은 자꾸만 눈물이 흘러나와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돌아오면 된 거다! 지난 9년 동안 나랑 네 엄마가 감옥에 너 보러 수백 번을 찾아갔는데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 나는 몰라도 너희 엄마는 늘 속상해 했다고. 그래도 지금은 돌아왔으니 됐다.”연성훈도 코끝이 찡해놨다. 그러다가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맞다, 어
“강위야!”연성훈은 떨리는 입으로 외쳤다.“응?”강위은 짧게 대답하고 고개를 돌렸다. 연성훈을 본 강위는 아까의 의기소침함은 어디 가고 기분이 확 좋아졌다. 이어서 동공이 잔뜩 커져서는 기쁘게 말했다.“미친, 연성훈이야?!”강위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눈에 띄게 기뻐하는 강위의 모습을 보자 연성훈도 웃었다.비록 9년이란 세월 동안 보지 못했고, 연성훈에게는 강간범이라는 꼬리표까지 달려있었지만 강위는 그를 봤을 때 무서워하거나 경멸하지 않고 그저 기뻐하기만 했다.이게 연성훈의 가장 좋은 친구였고, 절친이었다.강위는 손에 들고 있던 선물상자를 땅에 내려놓고 연성훈 앞에 서서는 가슴팍을 치면서 말했다.“미친. 전에 갑자기 사라져서 너랑 꽤 친했던 동창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네가 어떤 여자를 성폭행 해서 감옥에 들어갔다잖아. 아니, 근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데.”강위는 위아래로 연성훈을 훑어보며 말했다.“넌 나를 의심하지 않아?”연성훈은 의아해서 물었다.“야, 나는 네 방귀 냄새까지 아는 사람이야. 넌 그 정도 배짱이 없다는 걸 난 잘 알고 있다고! 근데 네가 성폭행 같은 짓을 한다고?”강위가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연성훈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 말했다.“에잇. 말하자면 긴데 정확한 이유는 아직 말 못 하고 확실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건 모함이라는 거야.”“그래서 너는 억울하게 감옥에서 9년이나 보내다 온 거야?”강위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감옥에 들어가자마자 다른 곳으로 옮겨져서 어떤 비밀 부대에 들어가게 됐어. 삼 년 전에 임무 때문에 기억을 잃었는데 최근에야 기억을 되찾았어.”연성훈이 진지하게 말했다.강위는 그런 연성훈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의 말을 다 듣고서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지나가는 개도 안 믿겠다.”연성훈이 진실을 말해도 믿지를 않으니 한숨만 내쉬었다.하지만 그는 9년이나 만나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에 조금의 어색함도 느껴지지 않아 내심 기뻤다.강위 손에 들려있던 선물상자를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