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정태림은 마치 뺨을 맞은 느낌이었다.오션스타호텔은 그들 정씨 가문의 기업이다. 만약 영업이 정지되고 봉인된다면, 정태림의 체면이 깎이는 게 문제가 아니다. 정씨 가문 사람들도 정태림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형세를 잘 파악하는 사람이 걸출한 인물이라고 했기에, 정태림은 패배를 인정하려고 했다.깊이 숨을 들이마신 정태림은 웃으면서 담배를 꺼내 동혁에게 건네주었다.“이 선생, 우리가 오늘 눈이 멀어서 같은 편조차 몰라봤네요.”“부디 이 선생께서 관대하게 처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앉아서 이야기합시다.” “무슨 조건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요...”칙!담배를 받아든 동혁은 정태림이 불을 붙이게 내버려 두었다가 핀잔을 주었다.“기회주의적인 태도가 아주 뛰어나네.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화를 참은 정태림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이 선생, 농담이시지요. 모두 만나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사이 아닙니까!” “약간의 충돌은 정상적인 일인데,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겠어요...”짝!동혁이 손바닥으로 정태림의 뺨을 때리자, 입에 방금 물고 있던 담배도 날아갔다.엉덩방아를 찧은 정태림은 바닥에 쓰러진 채 동혁을 노려보았다.“이 선생, 당신!”정태림은 원래 동혁이 입으로만 비꼬면서 심리적인 우월감을 찾는다고 여겼기에, 이 일은 이렇게 넘기려고 했다.그래서 화를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이동혁이 조롱하면 조롱하라고 해. 그렇다고 사림이 죽는 것도 아닌데.’그러나 동혁은 전혀 정태림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정태림의 얼굴을 때린다고 말하고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정말로 때렸다.“그냥 넘어가긴 뭘 그냥 넘어가?”동혁은 담배연기를 내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전에 너는 네 친구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또 40억 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또 네가 부른 사람을 내가 감당할 수 없다면, 이 조건 말고도 또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지. 그게 뭐였어?”“참
조금 전 고개를 숙이고 약한 모습을 보였던 정태림이 다시 송곳니를 드러낼 줄은 아무도 몰랐다.게다가 자신의 가문까지 바로 거론하고 나왔다.어떤 사람들은 정태림의 성씨와 그의 이 오션스타호텔을 통해서, 정태림이 정씨 가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어떤 사람들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그러나 이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금 ‘일류 정씨 가문'이라는 말이 정태림의 입에서 나오자,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게 되었다.일류 정씨 가문!100년 동안 H시에 뿌리를 내린 명문가 정씨 가문을 들어보지 못한 H시 사람은 없을 것이다.갑자기 넓은 커피숍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이동혁이 뜻밖에도 정씨 가문에서 경영하는 호텔에서 정씨 가문 자제를 때렸어.’ ‘정씨 가문에서 이동혁을 놓아줄 수 있겠어?’눈썹을 치켜 세운 동혁도 정태림을 바라보았다.“원래 너는 정씨 가문 사람이구나.”“왜, 알게 되니까 무서워?”이를 악물고 냉소하면서, 정태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나는 좀 전에 네 체면을 세워줬어. 호텔 사업을 하는 걸 생각해서, 차라리 여기서 종지부를 찍고 사업을 계속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그런데 너는 내가 체면을 세워줬지만,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어.”“이제 내가 정씨 가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니 무서워진 모양인데, 너무 늦지 않았어?”“만약 오늘 내가 너를 편안하게 이 문으로 나가게 한다면, 나는 정씨 가문의 사람이 될 자격이 없는 거야!”정태림은 문 앞의 유리문을 가리키며 표독스럽게 말했다.구경하던 사람들은 이 살벌한 말을 듣고 모두 진저리를 쳤다.‘보아하니 정태림이 완전히 격노한 모양이야.’‘오늘 이 사건이 크게 벌어졌으니, 피를 보지 않고서는 아마 끝낼 수 없겠지!’세화의 얼굴도 하얗게 질렸다.세화는 정씨 가문과 접촉했던 적이 있었다.이전에 세화는 정씨 가문의 정경래 때문에 시달린 적이 있어서, 정씨 가문 자제들이 모질고 악랄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오늘 또 정씨 가문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날 줄은
동혁은 이것이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생각인지, 아니면 세 가문의 몇몇 자제들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옛 3대 가문이 멸망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벌써 새로운 3대 가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왔어!’‘이게 바로 역사의 순환인가?’그리고 동혁은 이것이 결코 생각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이전에 제씨, 이씨 두 가문을 쫓아낸 사건에서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은 동혁의 편에 확고하게 섰고, 이를 통해서 엄청난 이득을 얻었기 때문이다.‘새로운 3대 가문이 H시에서 점차 형성되고 있어.’“허허, 네가 어떻게 말하든 우리 정씨 가문이 3대 가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어.”정태림은 측은한 듯 동혁을 바라보며 오싹한 말투로 말했다.“지금 네게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아니면 내 발 밑에 무릎을 꿇고 스스로 입을 후려쳐. 얼굴이 흐물거릴 때까지 말이야.”“아니면, 내가 사람들을 시켜서 네 손발을 부러뜨릴 거야!”정태림이 손짓하자 이미 들어와서 질서를 유지하고 있던 호텔 경비원들이 곧바로 호시탐탐 동혁을 노렸다.정태림의 지시만 있으면, 경비원들은 망설임 없이 동혁을 향해 달려들 것이다.“정태림, 지금 네 모습에서 예전에 H시 삼인방이 사람들을 괴롭히던 그런 냄새가 나네.”이 익숙한 장면을 보자 동혁의 눈빛이 또 좀 더 차가워졌다.‘내가 직접 3대 가문을 없앴는데, 다시 새로운 3대 가문이 나오게 그냥 둘 수는 없어.’‘계속 H시 시민들의 머리 위에 올라서 사람들을 착취하며 온갖 행패를 부리겠지.’‘내가 원하는 건 H시에 3대 가문이 없어야 한다는 거야!’이렇게 생각한 동혁은 두말없이 핸드폰을 꺼내서 스피커폰을 켜고 전화를 했다.[아, 이 선생님 오늘 어떻게 직접 전화를 하셨어요?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세요?]곧 수화기에서 한 남자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맞은편의 정태림은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동혁은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정태림이라는 사람이 있는데요. 자신이 당신네 정씨 가문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못 들었어요.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그러나 정태림의 한쪽 다리를 부러뜨린 동혁은 지금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오히려 무심한 듯이 전화기에 대고 질문했다.정충화의 목소리는 잔뜩 목이 잠긴 데다가 안절부절 못했다.[이 선생님, 제가 방금 말씀드렸듯이 정태림은 우리 정씨 가문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그 짐승만도 못한 놈은 새끼는 이 선생님이 마음대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죽이든 살리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정씨 가문은 절대로 이 선생님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전화기를 앞에 두고 정충화는 지금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정충화는 자신의 뺨이라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방금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한 거야!’‘태림이가 이동혁의 손발을 끊겠다고 난리를 쳤다고 이동혁이 말했어.’ ‘그런데 나는 태림이를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사정하면서, 태림이 편을 들었어.’‘다른 사람이라면 그래도 됐을 거야.’‘그러나 이동혁이 어떤 사람인데, 어떻게 사과 한마디로 사태를 수습할 수 있겠어?’정충화는 자신이 방금 한 말에 동혁이 몹시 불만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동혁이 바로 정태림의 다리를 차서 부러뜨렸기에.그러나 동혁은 여전히 정충화를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정씨 가문하고 상관이 없어요?”“그런데 방금 이 정태림은 입만 열면 정씨 가문이 곧 소씨, 오씨 두 가문과 함께 새로운 3대 가문이 될 거라고 말하더군요.”“3대 가문이 무너진 지 얼마나 됐다고...”동혁의 무심한 말투에 정충화는 놀라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방금 전 동혁의 불만이 단지 정충화의 두피를 저리게 했다면, 지금은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 것이다.3대 가문이 누구의 손에 망가졌는지 정충화는 훤하게 알고 있었다.정충화가 재빨리 소리를 질렀다.[이 선생님, 제 설명을 들어보세요. 정씨 가문은 절대 그런 야망이 없습니다. 절대 제2의 3대 가문이 되지 않을 겁니다.][이것은 모두
평소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있던 이 명문가의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하나같이 시선을 내리깐 채 감히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그들 가문의 어른들이 지금 곧 형장에라도 끌려 가는 것처럼, 긴장과 불안에 휩싸인 채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기에.“이 선생님과 사모님을 뵙습니다...”세 가주가 각자 가문의 어린 세대들을 이끌고 동혁 앞에 와서, 함께 허리를 굽혀 절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이 장면을 본 사람들이 동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감탄하는 기색이 가득했다.‘세 일류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이렇게 대할 수 있다니.’‘이 젊은이는 절대적으로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게 할 수 있어.’“안녕하세요, 너무 정중하시네요...”얼른 일어선 세화가 좀 어색하게 손사래를 쳤다.한때는 세화도 이 세 가문의 가주를 우러러봐야 했다.2류 가문에 불과한 진씨 가문이기에, 진씨 가문의 가주도 이 세 사람 앞에서는 웃는 얼굴로 굽실거리며 아부해야 했다.그러나 세화는 삼대 가문의 가주가 동혁에게 이렇게 공손한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다.지난번에 제씨, 이씨 두 가문이 손을 잡고 H시에 진출했을 때,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도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하지만 동혁이 시장 하세량과 줄곧 같은 전선에 서서, 결국 두 명문가를 몰아냈다.사실상 이 세 가문을 구한 셈이다.이 때문에 동혁에게 감격한 소윤석 등은 눈물까지 흘렸다.세화에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귀띔한 뒤, 동혁은 세 가주와 그들의 뒤에 있는 젊은 자제들을 힐끗 쓸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아주 좋군요. 원래 나는 당신들이 곧 오더라도, 마음속으로는 내가 일을 크게 벌인다고 원망할 거라고 생각했지요.”“지금 가문의 젊은 자제들도 모두 부른 걸 보니, 내가 오늘 당신들을 왜 오라고 했는지 아시는 것 같네요.”동혁의 말을 듣자, 소윤석과 오종천 두 사람은 모두 한숨을 돌렸다.동혁은 자신들의 태도에 대해서 썩 만족한 모습이었다. 이는 자신들이 오늘 잘하기만 하면,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정충화의 말을 듣자, 정태림이 마지막으로 바라던 요행마저 모두 사라졌다.이번에 자신은 계란으로 바위를 친 대가로 자신의 발이 부러졌다. 뿐만 아니라, 가문에는 정씨 가문 전체가 화를 입게 되는 누를 끼치게 된 것이다!일시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동혁에게 집중되었다.동혁이 도대체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고 싶은 것이다.“나는 오늘 일이 지위와 신분에 관계없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만 판단하겠습니다.”“일을 처리하기 전에 먼저 전후 사정을 분명하게 말하겠습니다.”일어서서 정태림의 앞에 선 동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정태림 당신의 호텔에서 당신의 친구를 때렸습니다.” “당신이 친구를 대신해서 나섰지만, 이것은 전혀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하지만 당신은 무작정 시비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개입하자마자 자신의 배경으로 나를 압박하고, 내 손발을 부러뜨리겠다고 했지요.” “또 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이 새 3대 가문이 될 거라고 큰소리쳤습니다. 그렇지요?”순간 소씨, 오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싸늘한 시선으로 정태림을 바라보았다.‘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사람들이 새 3대 가문이 된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차라리 귀신을 속여야 할 거야.’‘그러나 정태림 저 바보 같은 놈은 절대로 입에 올려서는 안되는 말까지 해 버렸어.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말이야.’‘더욱 용서할 수 없는 건, 저놈이 뜻밖에도 그 말을 이동혁의 면전에서 했다는 거야.’‘설마 3대 가문이 이동혁의 손에 무너진 걸 몰랐단 말이야!’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정태림은 지금 수백 번은 능지처참을 당했을 것이다.정태림이 얼마나 큰 압력에 직면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그렇습니다!”발버둥을 치면서 일어난 정태림은 동혁의 발 밑에 무릎을 꿇고 뉘우쳤다.“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가문의 배경을 믿고 거들먹거리면서 사람들을 억압하지 말아야 했습니다!”“3대 가문이 되겠다는 헛소리는 더더욱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이
정씨 가문의 주된 사업은 바로 호텔업이다.H시의 크고 작은 호텔들은 대부분 정씨 가문 소유다.이전에 정충화는 아들의 일을 위해 직접 난정호텔을 동혁에게 선물하기도 했다.이 징벌은 가벼운 것일까? 그렇게 많은 호텔이 한 달 동안 문을 닫게 됐으니 손실이 막대할 것이다.무겁다고 할 수 있지만 무겁지 않은 징벌이기도 했다.동혁에게 얻어맞고 나락으로 떨어진 3대 가문의 말로와 비교해 보면.동혁의 이 징벌은 이미 자비를 베푼 것이라고 할 수 있다.“네!”정충화는 감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가보세요.”동혁이 손사래를 쳤다.세 가문의 가주들은 잇달아 동혁의 앞으로 나와서 예를 갖춘 뒤, 각자 자기 가문의 어린 세대들을 데리고 돌아갔다.정태림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오션스타호텔도 양상봉이 사람들을 데리고 직접 봉인을 붙였다.동혁과 세화도 호텔을 나섰다.“야, 왜 나를 쫓아내는 거야! 나는 너희 호텔 정 사장의 친구야!”두 사람은 문을 나서자마자, 얼굴이 잔뜩 부은 양도형이 쫓겨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정 사장님? 정 사장님은 이미 사장님이 아니에요. 우리 호텔도 봉인된 채 한 달 동안 문을 닫게 됐으니까 빨리 가세요!”호텔 직원들은 양상봉을 전혀 곱게 대하지 않았다.호텔이 한 달 동안 문을 닫게 되면 직원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다행히 동혁이 떠나기 전에, 특별히 직원들이 계속 근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동혁에게 감격한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렇기에 오늘의 이 충돌을 일으킨 장본인인 양도형에 대해서는 당연히 좋은 감정이 전혀 없었다.“무슨 일이야? 정태림이 왜 사장이 아니라는 거야? 그리고 호텔이 왜 문을 닫아?”양도형은 멍해져서 얼른 정태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정태림은 아예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병원으로 옮겨진 정태림은, 치료를 받고 나면 집에 데려가서 가둬 둘 것이다.영구적 외출 금지에 해당되는 조치가 내려질 테니, 남은 인생은 정씨 가문 밖으로 나갈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정태림은 지금 양도형을 씹어 먹지 못
“와...”코닉세그 차문이 올라가자, 지나가는 행인들조차 탄성을 금치 못했다.그리고 바로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었다.이 코닉세그의 디자인은 정말 SF 소설에나 나올 법했다.틱톡이나 인스타를 통해서 슈퍼카에 익숙한 사람도, 이 차의 매력 앞에서는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이동혁, 이게 네 차야?”양도형도 멍한 표정이었다.설사 차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양도형이 탄 람보르기니보다 이 코닉세그가 몇 배나 화려하게 보였다.슈퍼카도 등급이 나눠진다.이 두 대의 차는 전혀 같은 등급이 아니다.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무슨 상관이야?”양도형은 아주 난감한 표정이었다.‘방금 전에 람보르기니를 몰고 와서, 세화 앞에서 이동혁을 조롱했는데.’‘이동혁이 곧바로 최고급 슈퍼카로 사정없이 내 체면을 구기게 만들 줄 누가 알았겠어!’“아니야! 이 코닉세그 아제라 원1은 사정우가 방금 손에 넣은 차잖아?”양도형은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차의 내력을 알아볼 수 있었다.사정우는 이 차를 손에 넣자, S시의 슈퍼카 오너들에게도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양도형도 H시 슈퍼카 클럽의 회원이기에 당연히 따라가서 본 적이 있었다.“이동혁, 사정우의 차를 왜 네가 운전하고 있어! 남의 차를 훔친 거 아니야!”양도형은 곧바로 동혁을 바라보며 심문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질투는 사람을 완전히 딴판으로 만든다.마음속으로 동혁을 업신여기던 양도형은 당연히 동혁이 이런 고급차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동혁은 이 멍청이를 전혀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차가 사정우의 차라는 말을 들은 세화가 동혁에게 물었다.“동혁 씨, 어떻게 사정우의 차를 몰게 된 거야?”“참, 사정우를 찾아가서 이야기한 건 어떻게 됐어?”그제서야 세화는 동혁이 사정우를 찾아간 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이번에 우리는 사정우의 미움을 샀어.’‘동혁 씨가 사정우를 찾아가 귀찮게 했을 텐데, 무사히 돌아온 것만 해도 벌써 이상
말이 마친 동혁은 곧바로 설전룡에게 전화를 걸어서 H시 군부에서 병력을 보내 지원하도록 했다.동혁은 밤새 시장실에서 구조 계획을 총괄적으로 지휘했다.시의 직원들도 모두 동원되어 홍수 방지와 긴급 구조에 투입되었다.“시장님, 밤을 새우셨는데 먼저 들어가셔서 좀 쉬시지요.”임창호가 핏발선 눈으로 동혁을 보면서 말했다. 임창호도 사실 밤을 꼬박 새웠다.“그래요, 임 부시장님과 원 부시장님 두 분도 교대로 좀 쉬세요.”동혁은 일어서면서 임창호의 어깨를 두드렸다.‘어젯밤에 이 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대처했어. 비록 노회한 행정가들이라 해도, 정말 일을 해야 할 때는 여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문제는 사람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어.’시청을 떠난 동혁은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잠도 좀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전화를 한 통 받았다.[이 회장님, 이틀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회사로 한 번 회사로 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원화투자회사 부사장 장가연의 다소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동혁은 장가연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동혁은 더 이상 원화투자회사에 가 본 적이 없었다.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결정에 불복한다고 여길 것이다.“내가 곧 갈게요.”동혁은 다시 원화투자회사를 향해 출발했다.도로는 온통 진흙투성이였다.일부 물이 고여 있는 곳은 시민들이 줄을 묶고 지나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한번 보세요!”장가연을 보자마자 동혁에게 한 무더기의 신문을 주었다.“이게 뭔가요?”동혁은 호기심에 신문을 뒤져 보았다.[H시, 100년 만에 큰 폭우! 스나이더국제병원 등 5개 병원은 가장 먼저 의료진을 조직해서 긴급구조에 나섰다. 그 뒤의 이야기에 감동한 사람들은 눈물을...][스나이더국제병원 홍보대사인 인를루언서 천용훈, 구조 활동의 전면에 나서면서 훈훈한 감동!][하늘은 무정해도 인정은 살아 있어! 오늘 사람들은 리성투자회사 자원봉사자 팀에 감사를 표해...]...10여 개의 신문 기
“안전을 위해서 부사장님께서 바로 S시로 돌아가실 것을 건의합니다...”비서가 몸을 숙이면서 말했다.“S시로 돌아가? 왜 돌아가야 해? '오한민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멀지 않은 곳의 한 빌딩 옥상의 광고판이 강풍에 거리로 떨어지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오한민이 갑자기 크게 웃었다.“나 오한민을 위해서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가 닥쳤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야!!”“이번에, 바로 그 어린 시장이 직접 와도, 이 오한민의 손에서 다섯 개의 병원을 내놓게 하지는 못해!”오한민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이 순간, 오한민은 새 시장조차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반대편.동혁은 빅토리아병원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길에서 갑자기 폭우가 들이닥치자, 귀가할 생각을 포기해야 했다. 동혁은 바로 차를 몰고 시청으로 달려갔다.“임 부시장님, 원 부시장님, 이번 폭우는 좀 갑작스럽네요. 우리 시의 배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임창호와 원성배를 불러서 동혁이 직접 물었다.이번 폭우는 갑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규모도 너무나 거대했다. 이전에 H시에서 본 적이 없었는데, 동혁은 가장 먼저 이상한 점을 느꼈다.“시장님, 기상예보에서 이번 H시에 닥친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다고 합니다. 아마도 배수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임창호와 원성배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견딜 수 없다니요? H시 수백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관한 일인데, 그저 견딜 수 없다는 말 한마디면 끝입니까?”동혁의 앞에 있던 두 부시장은 곧 허리를 굽히고 대답했다.임창호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시장님, H시는 기초 건설공사가 원래 잘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배수 시스템은 더욱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았아서, 많은 하수도를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예년에도 매번 큰비가 내릴 때마다 H시는 이틀 정도 침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으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3대 가문을 타파한 후, H시의 경영 환경은 가까스로 다소 호전되었다.동혁은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다시 사람들의 선동에 이용되면서, H시 민영기업들 사이에서 공포심이 조성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이동혁, 너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오한민은 화가 나자 헛웃음이 나왔다.그는 당연히 동혁의 좋은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알량한 생각으로 판단하면서, 동혁이 성공을 시기한다고 생각했다. 리성투자회사의 수중에서 이 사립병원들을 빼앗아서, 동혁이 꿀꺽 삼키려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오한민은 동혁의 뒤에 있는 7개 부서의 수장들을 힐끗 보고는 냉소했다.[말해봐, 이건 너 자신의 뜻이야, 아니면 네 뒤에 있는 사람의 뜻이야?]오한민은 비록 여러 차례 자신이 동혁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동혁이 7개 부서를 부르고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게 만든 건, 결코 동혁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막후에 숨은 거물이 나와 이동혁의 갈등을 이용하기 위해서, 이동혁을 무기로 삼았을 거야.’동혁은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무심코 말했다.“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어차피 내 말은 이미 너에게 전했어. 듣든 안 듣든 그건 네 일이야.”동혁이 말을 마치자,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오한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봉인을 붙여!”황성민 등에게 지시한 뒤 동혁은 곧장 빅토리아병원을 떠났다.곧 빅토리아의 병원의 현관에 봉인이 붙었다.일부 문제가 있는 직원들은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문제는 모두 사람들이 일으킨 것이다.빅토리아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고, 당연히 이 사람들도 처리해야 했다.일반 직원들은 잠시 집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동혁도 떠나기 전에 그들에게 빅토리아병원이 곧 이름을 바꾼 뒤 다시 문을 열 것이니, 직원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보증했다.시장 자리를 대신 맡은 뒤에는 동혁이 고려해야 할 문제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예전처럼 일만 하고 뒤치다꺼리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