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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주다정의 요구

Author: 우주멍
세화는 주다정이 자신을 비아냥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마음속에 약간의 화가 났다.

그러나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다정 씨, 전에 저와 동혁 씨가 다정 씨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려요.”

“사과의 의미로 저희 세방그룹에서 다정 씨의 프로그램에 많은 협찬을 할까 해요.”

“이번 일로 동혁 씨는 이미 충분히 벌을 받았고, 자기 잘못도 깊이 깨달았어요.”

“그러니 다정 씨가 더 이상 우리 가족에게 까지 피해가 가지 않게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세화는 간곡한 어조, 최대한 저 자세로 말을 했다.

[자기 잘못을 깨달았다고요?]

주다정은 “허”하며 냉소를 지었다.

[진 회장님, 전에 회장님 남편이 저를 무릎 꿇리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신발을 핥게 시켰을 때, 그때는 왜 자기 잘못을 몰랐을까요?]

[쯧쯧,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사람이 지은 죄는 결국 그 벌을 받게 되어있어요.]

[게다가 회장님, 어쨌든 회장님은 우리 H시의 대표적인 여성 기업가예요. 젊고 예쁜데, 왜 그렇게 쓸모없는 인간 하나에 신경을 쓰세요?]

[차라리 그냥 이동혁을 걷어차버리세요. 제가 다른 젊은 사람을 소개해 드릴게요. 지금의 그 쓸모없는 남편보다 백배 천배는 낫다고 장담하죠.]

주다정이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녀는 분명 세화에게 좋은 남자를 소개할 계획이 없었다.

단지 이번 기회에 세화를 심하게 희롱하고 싶을 뿐이었다.

세화는 주다정에게 연락한 걸 후회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다정 씨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그래도 전 동혁 씨와 부부로 있는 게 좋아요.”

“그래서 다정 씨가 저희를 용서할 만한 다른 기회를 주셨으면 해요. 다정 씨가 어떤 요구를 하든 제가 방법을 찾아서 해볼게요.”

[정말 그게 어떤 요구이든 다 하겠다고요?]

주다정은 농담처럼 말했다.

[전 이동혁에게 방송국 입구,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제 신발을 핥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전 제 기분을 되돌려 주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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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56화 못 말리는 주다정

    “강오그룹이 얼마 전 성세그룹에 합병됐잖아? 그럼 천미 언니가 그 회장님을 알고 있을 거야.” “할 수 없이 언니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겠어.” 세화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천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천미는 세화의 전화를 받고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절친인 세화에게 자신도 회장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 너무 부끄러웠다. 게다가 천미가 여러 번 만나려고 시도했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 동혁의 사건은 세화의 일뿐만 아니라 그녀의 회사 산하인 원화투자회사도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천미가 말했다. [알았어. 어차피 나도 이따가 회장님을 뵈러 가서 그간의 업무 보고를 할 계획이야. 그때 겸사겸사 그 주다정을 데리고 가도 괜찮을 거 같은데?] [주다정에게 연락해서 내쪽으로 오라고 해.] 세화는 천미의 말을 듣고 마음이 놓였고, 바로 주다정에게 연락을 했다. [역시 진 회장님께서 일하나는 딱 부러지게 하시네요. 회장님께서 이렇게 일처리가 시원시원하시니, 저도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제가 그 회장님을 뵙고 나면, 회장님의 그 쓸모없는 남편도 용서할게요.] 주다정의 약속을 듣고, 세화와 가족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주다정이 내게 도움을 구했어. 마침 성세그룹의 그 신비로운 회장과 만날 수 있는 길이 있는 것도 너무나 다행이고.’ ‘그렇지 않았으면 이번에는 정말 주다정을 막을 방법이 없었을 거야.’ 한편, 주다정은 감정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예쁘게 화장을 한 후 바로 천미에게 연락했다. 두 여자는 함께 성세그룹에 도착했다. “심 사장님, 무슨 일로 오셨어요?” 여전히 선우설리가 천미를 맞이했고, 그녀는 천미의 뒤에 있는 주다정을 힐끗 쳐다보며 표정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미가 말했다. “선우 사장님, 이번에 이 사장의 일로 인해 원화투자회사의 업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어요.” “그를 채용한 사람으로서 제가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회장님을 뵙고 보고 하러 왔어요.”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57화 주다정에 대한 평가

    “회장님께서 저 여자에게 꺼지라고 하셨다고요.” 선우설리의 말투는 거칠고 상대에 대한 혐오감이 가득했다. 그녀는 전화에서 들었던 동혁의 말투를 모방해 말했다. 주다정은 멍해졌고 당황해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회장이 나보고 꺼지라고 했다고?’ ‘말도 안 돼!’ ‘난 H시 방송국의 메인이며 미모의 여성 진행자야.’ ‘이미지 너무 예뻐서 얼마나 많은 H시 남자들이 좋아하는데.’ ‘그런데 회장이 어떻게 나보고 꺼지라고 할 수 있지?’ 정신을 차린 주다정이 냉소하며 말했다. “선우 사장님, 설마 회장님의 말씀을 잘못 전달하시는 건 아니겠죠? 혹시 저를 질투하시는 건가요? 제가 회장님을 만나는 게 무서우세요?” ‘그래, 선우 사장은 날 질투해서 이렇게 말한 게 틀림없어.’ ‘지난번에도 내가 회장님을 뵈러 왔을 때, 그때에도 선우 사장은 줄곧 건성으로 날 대했잖아.’ ‘지금도 분명 똑같은 거야.’ “선우 사장님, 정말 너무 힘드시겠어요. 회장님 앞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모든 예쁜 여성이 회장님과 만나는 걸 막으려면 말이에요.” “쯧쯧, 얼마나 본인에게 자신이 없으면 그러겠어요?” 주다정은 단숨에 심리적인 동요를 회복하고,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선우설리를 바라보았다. 이미 사이가 틀어졌으니 그녀도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렇게 된 거 되도록 일을 크게 벌여야겠어. 소동 커져서 회장에게 전달되면 선우 사장이 비서일을 못하게 만들 수 도 있잖아?’ “주다정 씨라고 했나요? 당신에 대해 회장님이 하신 말씀은 듣기 거북할 정도예요.” “같은 여자로서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요.” “그러니 당장 성세그룹을 떠나세요. 괜히 안 좋은 일 당하지 말고요.” 선우설리는 주다정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봤는데 마치 한낱 술집 여자로 보는 것 같았다. 주다정은 선우설리의 말을 믿지 않았고 선우설리가 일부러 연막탄을 날린다고 생각하며 냉소했다. “괜찮으니 한번 말해보세요. 대체 회장님께서 저를 어떻게 평가하셨나요?” 선우설리는 표정을 찡그렸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58화 판을 엎을 실력

    주다정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그대로 드러낸 채. ‘H시의 대표 미녀에 방송국의 간판 아나운서로 뭇 남성들의 이상형인 내가...?’ ‘성세그룹의 회장 눈에는 한낱 쓰레기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고?’‘아니, 쓰레기보다도 못한 보기도 싫은 인간이라는 거야?’ 주다정은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히는 걸 느꼈다. 하지만 주다정은 알지 못했다.사람은 자신의 선택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걸.자신의 몸을 무기로 남자들을 이용해서 위로 올라가는 길을 선택했을 때. 주다정이 상류사회로 갈 수 있는 길은 영원히 막힌 것이다,‘상류사회 남자들은 바보가 아니야.’‘나 같은 여자와는 즐기기만 할 뿐 정말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는 아니라는 거지.’‘결국 최선의 결말은 돈 많은 눈먼 졸부를 만나서 겨우 호강이나 하는 정도겠지.’한동안 괴로운 표정으로 고심하던 주다정은 마침내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화를 내며 소리쳤다.“그 회장이라는 인간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는 거야?” “나를 이렇게 모욕해? 두고 봐. 내가 반드시 내 인맥을 총동원해서 제대로 까발려 주겠어!” “성세 그룹도 같이 무너지게 해 주겠어. 내 손에 박살 나는 꼴을 똑똑히 봐 둬!” 주다정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그저 불쌍하다는 듯이 바라볼 뿐이었다. 황지강이 어이없다는 듯 주다정을 보고 피식 웃었다. “주다정 씨, 성질도 참 대단하군요.” “회장님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렇게 큰소리치다니.” “하지만 인생을 더 산 내가 한마디 충고하지요.” “판을 엎어버리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판을 엎을 수 있는 힘이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덤볐다가는 오히려 자기 발등을 찍을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비꼬듯이 내뱉었다. “잘 가요. 배웅은 사양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주다정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천미에게만 가볍게 목례한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59화 기쁜 일

    곧 N도의 언론 매체들이 동혁과 관련된 기사를 장황하게 보도했다. 황지강의 경고가 있었기에 주다정은 이번에는 성세그룹과 원화투자회사를 곧바로 겨냥하지 못했다. 그래서 동혁과 원화투자회사와의 관계보다는 동혁과 수소야의 사적인 관계, 그리고 항난그룹을 장악하려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에 더 큰 파장을 일으키기 위해서, 주다정은 새로운 폭로를 터뜨렸다 바로 어린 소녀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예전 류혜진의 의료사고를 다시 들춰낸 것이다. 이제 류혜진은 아예 바깥출입조차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분노한 시민들이 하늘저택단지 입구에 모여서 류혜진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살인자!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해!” 이전에는 류혜진의 동생 류혜연이 류씨 가문과 계속 연락하면서 류혜진의 입장을 변호했다. 가문에서 언니를 다시 받아주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보도가 나오자 류씨 가문에서는 류혜연의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심지어 여러 경로를 통해서 류혜진이 의료사고로 인해 이미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했다. ‘이런 소문은... 류씨 가문에서 고의로 흘렸을지도 몰라.’ ‘류혜진 때문에 류씨 가문이 연루되는 걸 피하기 위해서.’ 결국 류혜진은 온종일 집에서 눈물로 지새웠고 동혁에 대한 태도도 더욱 거칠어졌다.주다정 때문에 온 집안이 이렇게 되자 세화는 더없이 괴로웠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세화가 계속 주다정에게 연락했지만 아예 전화도 받지 않았다. ... 다음 날. 아침부터 류혜진에게 호되게 욕을 먹은 동혁은 결국 시청으로 피해서 조용히 지내야 했다. 동혁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비서실장 나원재가 활짝 웃으면서 보고했다. “시장님, 어제 지시하신 각 부서의 자율 점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기관에서 ‘우수직원’을 선정했는데, 그 직원이 오랫동안 시 홍보 파트의 고위 간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 밝혀졌습니다. 두 사람 모두 바로 해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0화 시장님과 단독으로 만난다고?

    이 말을 들은 나원재와 직원은 순간 멈칫했다. ‘시장님이 직접 주다정의 이름을 언급했어. 이건 뭔가 심상치 않아.’ ‘주다정에게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모양이지.’‘혹시 시장님이 주다정에게 관심이 있으신 건가?’ 동혁의 말에 주의하면서 나원재는 바로 직원에게 눈짓을 했다. 나원재의 신호를 알아차린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시장님, 주다정 기자도 왔습니다. 혹시 따로 접견하시겠다면 저희가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동혁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우수직원들을 접견실로 안내하세요. 좀 있다가 제가 가서 만나보겠습니다.” “방송국의 주다정 기자는 일단 기다리라고 하세요. 나중에 따로 얘기하겠습니다” ... “시장님께서 나중에 저를 따로 접견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나원재가 바로 말을 전하자, 주다정은 곧바로 요염한 자태를 드러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시장님이 특별히 자신에게 신경을 쓰고 있어서, 나중에 단독으로 접견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오해한 게 분명했다. ‘내가 움직였기 때문에 마침내 시장님이 날 주목하게 된 거야!’ ‘분명히 내 미모에 반한 거겠지?’ ‘그게 아니라면, 왜 다른 사람들은 단체로 만나고 나만 따로 접견한다고 했겠어?’ ‘아직 기회는 있어.’‘성세그룹 회장한테는 문전박대를 당했지만, 시장님한테서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어!’ 생각할수록 더 흥분한 주다정은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근질거렸다.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한 주다정이 일부러 조심스러운 척하면서 물었다. “비서실장님, 시장님도 요즘 정시에 퇴근하시나요?” 나원재에게 묻는 주다정의 목소리에는 이미 변화가 생겼다. 전에는 공손하게 나원재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지만, 지금은 마치 동등한 위치에 있는 듯한 말투였다. 시장님의 여자가 된 자신의 지위가 예전과 다르다는 걸 마치 과시라도 하듯이. 시장님이 주다정에게 반했다고 착각한 나원재도 더 정중하게 말했다. “아닙니다. 최근에는 시장님께서 퇴근 시간 이후에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1화 야심만만

    경병수의 말이 당연히 사실임을 잘 알고 있기에 주다정은 속으로 득의양양했다.하지만 경병수의 말과 전혀 다른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저는 시장님이 너무 빨리 저를 가지게 하고 싶지 않아요.” “쉽게 얻게 된다면 저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테니까요” “쉽게 얻은 건 쉽게 버려지니까요.” “그래서 우선 시장님의 비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감정을 쌓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래서 국장님이 이번엔 꼭 도와주셔야 해요.” “저하고 같이 가서 시장님께 업무 보고를 하시면서, 저를 비서로 적극 추천해 주세요.” 주다정은 언제나 명문가에 시집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내 육체를 팔아서 단기간의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해’‘새 시장의 부인이 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쟁취할 거야.’‘남자의 그늘 아래서 늘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없는 그런 정부 말고!’ 주다정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경병수에게 속삭였다. “국장님, 꼭 도와주실 거죠?” “앞으로 제가 더 잘 챙겨 드릴게요.” 방송국에서 십여 년 동안 국장으로 있었기에, 경병수는 H시의 터줏대감으로 유명했고 인맥도 넓었다.자신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면, 자신의 체면을 고려해서라도 시장이 틀림없이 주다정을 비서로 채용할 거라고 생각했다,경병수는 잠시 고민했다. ‘주다정은 예쁘지만 솔직히 몇 년 동안 즐겨서 이젠 좀 질렸어.’ ‘마침 방송국에 젊고 예쁜 인턴들이 들어왔으니, 주다정을 대신할 새로운 타겟을 찾을 때가 됐지.’ 하지만 주다정은 너무 영악해서 줄곧 정리할 기회를 찾지 못했는데 이제 기회가 온 거야.’‘주다정과 정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다정이 정말로 시장 비서가 된다면 앞으로 아주 쓸모 있는 백 그라운드를 가지게 되겠지.’ ‘정말로 시장님 여자가 된다면 그럼 금상첨화지.’ ‘원래 주다정의 행실로 봐서는, 시장님과 같은 큰 인물은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다정 같은 여자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하지만 지금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2화 감동적인 로맨스 영화

    “오 사장님, 과찬이세요. 오 사장님은 리성투자회사에 명문가인 이씨 가문을 배경으로 가지고 계시기에, 언론계도 오 사장님 앞에서는 고분고분할 수밖에 없지요.” “오 사장님에 비한다면 저는 감히 비교할 가치도 없는 미미한 존재지요.” 주다정이 웃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람이 전화를 한 이유가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거야.’ “오 사장님이 갑자기 전화를 주신 게 혹시 저한테 시키실 일이라도...?” 전화기 너머에서 오한민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킬 정도는 아니고, 주 기자가 요즘 이동혁과 이동혁의 아내를 상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어.] ‘휴... 다행이야.’ 그 말을 듣자 주다정은 한숨을 돌렸다.주다정은 오한민이 이씨 집안을 대표하는 동혁과 원한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게다가 이전에 오한민과 어정쩡한 관계였던 대니얼도 동혁에 의해 폐인이 되어 참혹한 모습으로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이동혁을 싫어하는 오한민이 이동혁을 도우려고 전화한 건 분명히 아니야.’ 이렇게 생각한 주다정은 곧바로 억울하다는 듯이 가장하고 말했다. “오 사장님, 저는 정말 억울해요! 그 이동혁과 진세화 그 두 사람이 얼마나 저를 무시했는지 아세요? 심지어 제게 무릎을 꿇고 구두를 핥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 부부하고 끝까지 싸우려는 거예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 부부의 힘이 너무 강해요. 제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여전히 그 부부를 넘어뜨릴 수가 없어요.” “오 사장님께서 좀 도와주신다면, 제게는 정말 큰 힘이 될 거예요.”주다정은 자본시장의 큰손인 오한민은 자신은 꿈도 꿀 수 없는 언론 매체 장악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한민이 일단 힘을 쓰기만 하면 이동혁 일가의 오명을 전국적으로 퍼지게 할 수 있어!’ 침묵하고 있던 오한민이 차갑게 말했다. [이동혁은 내 아들을 망가뜨린 놈이야. 나도 그 개자식을 죽여버리고 싶지.] [하지만 지금 그놈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3화 아주 드문 유능한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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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마친 동혁은 곧바로 설전룡에게 전화를 걸어서 H시 군부에서 병력을 보내 지원하도록 했다.동혁은 밤새 시장실에서 구조 계획을 총괄적으로 지휘했다.시의 직원들도 모두 동원되어 홍수 방지와 긴급 구조에 투입되었다.“시장님, 밤을 새우셨는데 먼저 들어가셔서 좀 쉬시지요.”임창호가 핏발선 눈으로 동혁을 보면서 말했다. 임창호도 사실 밤을 꼬박 새웠다.“그래요, 임 부시장님과 원 부시장님 두 분도 교대로 좀 쉬세요.”동혁은 일어서면서 임창호의 어깨를 두드렸다.‘어젯밤에 이 두 사람 모두 훌륭하게 대처했어. 비록 노회한 행정가들이라 해도, 정말 일을 해야 할 때는 여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문제는 사람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어.’시청을 떠난 동혁은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잠도 좀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전화를 한 통 받았다.[이 회장님, 이틀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회사로 한 번 회사로 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원화투자회사 부사장 장가연의 다소 쌀쌀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동혁은 장가연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동혁은 더 이상 원화투자회사에 가 본 적이 없었다.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결정에 불복한다고 여길 것이다.“내가 곧 갈게요.”동혁은 다시 원화투자회사를 향해 출발했다.도로는 온통 진흙투성이였다.일부 물이 고여 있는 곳은 시민들이 줄을 묶고 지나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한번 보세요!”장가연을 보자마자 동혁에게 한 무더기의 신문을 주었다.“이게 뭔가요?”동혁은 호기심에 신문을 뒤져 보았다.[H시, 100년 만에 큰 폭우! 스나이더국제병원 등 5개 병원은 가장 먼저 의료진을 조직해서 긴급구조에 나섰다. 그 뒤의 이야기에 감동한 사람들은 눈물을...][스나이더국제병원 홍보대사인 인를루언서 천용훈, 구조 활동의 전면에 나서면서 훈훈한 감동!][하늘은 무정해도 인정은 살아 있어! 오늘 사람들은 리성투자회사 자원봉사자 팀에 감사를 표해...]...10여 개의 신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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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을 위해서 부사장님께서 바로 S시로 돌아가실 것을 건의합니다...”비서가 몸을 숙이면서 말했다.“S시로 돌아가? 왜 돌아가야 해? '오한민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멀지 않은 곳의 한 빌딩 옥상의 광고판이 강풍에 거리로 떨어지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오한민이 갑자기 크게 웃었다.“나 오한민을 위해서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가 닥쳤어! 이 얼마나 좋은 기회야!!”“이번에, 바로 그 어린 시장이 직접 와도, 이 오한민의 손에서 다섯 개의 병원을 내놓게 하지는 못해!”오한민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이 순간, 오한민은 새 시장조차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반대편.동혁은 빅토리아병원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길에서 갑자기 폭우가 들이닥치자, 귀가할 생각을 포기해야 했다. 동혁은 바로 차를 몰고 시청으로 달려갔다.“임 부시장님, 원 부시장님, 이번 폭우는 좀 갑작스럽네요. 우리 시의 배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임창호와 원성배를 불러서 동혁이 직접 물었다.이번 폭우는 갑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규모도 너무나 거대했다. 이전에 H시에서 본 적이 없었는데, 동혁은 가장 먼저 이상한 점을 느꼈다.“시장님, 기상예보에서 이번 H시에 닥친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다고 합니다. 아마도 배수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임창호와 원성배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견딜 수 없다니요? H시 수백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관한 일인데, 그저 견딜 수 없다는 말 한마디면 끝입니까?”동혁의 앞에 있던 두 부시장은 곧 허리를 굽히고 대답했다.임창호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시장님, H시는 기초 건설공사가 원래 잘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배수 시스템은 더욱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았아서, 많은 하수도를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예년에도 매번 큰비가 내릴 때마다 H시는 이틀 정도 침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100년 만의 초대형 폭우가 닥쳤으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71화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

    3대 가문을 타파한 후, H시의 경영 환경은 가까스로 다소 호전되었다.동혁은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다시 사람들의 선동에 이용되면서, H시 민영기업들 사이에서 공포심이 조성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이동혁, 너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오한민은 화가 나자 헛웃음이 나왔다.그는 당연히 동혁의 좋은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알량한 생각으로 판단하면서, 동혁이 성공을 시기한다고 생각했다. 리성투자회사의 수중에서 이 사립병원들을 빼앗아서, 동혁이 꿀꺽 삼키려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오한민은 동혁의 뒤에 있는 7개 부서의 수장들을 힐끗 보고는 냉소했다.[말해봐, 이건 너 자신의 뜻이야, 아니면 네 뒤에 있는 사람의 뜻이야?]오한민은 비록 여러 차례 자신이 동혁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동혁이 7개 부서를 부르고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게 만든 건, 결코 동혁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막후에 숨은 거물이 나와 이동혁의 갈등을 이용하기 위해서, 이동혁을 무기로 삼았을 거야.’동혁은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무심코 말했다.“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어차피 내 말은 이미 너에게 전했어. 듣든 안 듣든 그건 네 일이야.”동혁이 말을 마치자,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오한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봉인을 붙여!”황성민 등에게 지시한 뒤 동혁은 곧장 빅토리아병원을 떠났다.곧 빅토리아의 병원의 현관에 봉인이 붙었다.일부 문제가 있는 직원들은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문제는 모두 사람들이 일으킨 것이다.빅토리아병원은 문을 닫아야 하고, 당연히 이 사람들도 처리해야 했다.일반 직원들은 잠시 집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동혁도 떠나기 전에 그들에게 빅토리아병원이 곧 이름을 바꾼 뒤 다시 문을 열 것이니, 직원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보증했다.시장 자리를 대신 맡은 뒤에는 동혁이 고려해야 할 문제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예전처럼 일만 하고 뒤치다꺼리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70화 투자를 취소하고 손을 떼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9화 아직 멀었어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8화 지금 나를 도발하는 거야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7화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6화 한 명 불러줄게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165화 네 할아버지가 결정하게 할 거야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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