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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7화

Author: 이한나
이번 도망 사건 이후로 소원은 더 엄격히 감시를 받았다.

집사는 소원이 있는 곳에서 작업자들에게 집 안팎의 모든 창문을 전부 막아 버리라고 지시했다.

어디 하나 빠져나갈 틈이 없이 쥐새끼 한 마리도 들어올 수 없게 만들었다.

며칠 뒤 소원은 마침내 육경한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늦은 밤, 별장에 도착한 육경한은 침대 옆에 말없이 서 있었다.

그의 강렬한 시선을 느낀 소원은 침대 옆에 서 있는 남자의 차갑고 잘생긴 얼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악!”

침대 옆에 서 있는 사람을 얼굴을 확인한 후 소원은 그 자리에 조각상처럼 굳어버렸고 놀란 마음을 안정시킨 뒤 급하게 입을 열었다.

“육경한, 유진은 어디 있어? 네가 유진을 어디로 보낸 거야?”

“네가 영원히 찾아낼 수 없는 곳으로 보냈어.”

육경한이 대답했다.

그 말에 소원은 온몸이 경직된 채 몇 초간 멍하니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육경한에게 달려들어 물었다.

“너, 우리 유진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우리 유진은 아직 어린아이라고!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육경한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소원의 광기 어린 표정을 보고 비웃음이 더 선명해졌다.

“내가 뭘 했다고 생각하는 건데? 나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는 거야?”

소원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육경한이 받은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가 무슨 짓을 할지 정말 알 수 없었다.

육경한은 낮고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유진이 괜찮아. 난 그냥 유진이를 엄마 없는 삶에 익숙해지게 훈련하고 있을 뿐이야.”

소원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입을 열었다.

“엄마 없는 삶이라니? 너 설마 유진이와 날 떼어놓으려는 거야?”

“넌 이곳을 떠나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육경한이 차갑게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이곳을 떠날 기회를 줄게. 하지만 여기서 나가면 너는 평생 유진이를 다시 볼 수 없을 거야.”

“육경한,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소원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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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현재가 무언가를 머릿속에서 되살리며 입을 열었다.“누나, 사실 제 뇌는 독벌레에 약 1/4 정도 갉아 먹혔어요. 보통 사람이었다면 아마 뇌성마비로 누워있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 무녀가 계속 어떤 알약으로 제 생명을 유지했어요. 그 약은 이 알약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제가 정상인처럼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나중에 제사 현장에서 저에게 알약 네 알을 먹여 뇌의 손상된 부분이 회복되지 않았지만 완벽하게 봉합되어 더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되었어요. 두통 같은 후유증이 있긴 하지만 약을 먹은 우리 두 사람 다 상태는 괜찮아요. 하지만 유진이가 사용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어서 먼저 한 알을 꺼내 연구해 봐야 해요.”서현재는 원래 이 말을 소원에게 하지 않으려고 했다. 첫 번째 이유는 그는 남자였기 때문에 상처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소원이 걱정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그는 소원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강인하고 굴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 마음이 매우 여린 사람이었다.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진심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했다.서현재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마도 소원의 마음속에서 그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심지어 그녀가 서현재와 함께하기로 한 이유도 그녀의 마음이 너무 약했기 때문이었다.“뭐라고? 너의 뇌가...”소원은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그제야 서현재가 그동안 겪은 일이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끔찍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살아서 숨을 쉬는 순간마다 독벌레가 그의 뇌를 갉아 먹고 있었다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다.“전 괜찮아요, 누나. 불행 중 다행은 무녀가 약간의 양심이 남아 있는지 제 목숨을 완전히 빼앗아 가지는 않았어요. 그 무녀가 죽기 전에 먹인 알약 덕분에 적어도 죽지는 않았잖아요. 약간의 후유증은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요.”서현재가 부드러운 말투로 축 처진 소원을 위로했다.사실 무녀가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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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를 열어본 그녀는 검사 수치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상과 달리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에 들어있었다.‘그럴 리가...’그녀는 전에 위 수술을 받은 후, 일부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면서 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몸속에 회복 마력을 가진 마법 구슬이 있는 듯 망가졌던 신체 기능들이 모두 회복되어 있었다.완벽한 수치는 아니지만 평범한 일반인의 상태였기에 그녀는 매우 만족스러웠다.‘설마 그 알약이 정말 기적 같은 효과가 있는 걸까?’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차지하자 소원은 바로 서현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 소리가 몇 번 울린 후에야 통화가 연결되었다.“소원 누나?”서현재의 목소리는 약간 놀란 듯했다.서현재의 신분 문제와 육경한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소원은 서현재에게 연락을 주지 않았다. 그녀는 서현재에게 피해를 미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거리를 두었었는데 이번 일은 의학을 전공하고 유전자 검사까지 연구해 본 서현재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현재야, 신체검사 보고서 좀 봐줄 수 있어? 내 수치가 모두 정상이 되었어. 설마 그 알약이 정말 기적 같은 효과가 있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유진이도 희망이 있다는 거 아니야?”소원의 목소리는 기대에 가득 찼고 잔뜩 들떠 있었다.만약 소원 말대로라면 이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녀에게는 아직 몇 알의 알약이 남아 있었기에 그 알약을 유진에게 먹여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서현재는 소원의 다급함을 알아채고 바로 대답했다.“좋아요. 보내주세요. 저희 음성채팅으로 얘기해요.”음성 채팅으로 전환한 후, 소원은 자신의 진단서를 사진으로 보내고 나서야 서현재의 건강 상태가 떠올랐다.방금 유진에게 희망이 생겼다는 기쁨에 정신이 팔려 서현재의 건강 상태를 묻는 걸 깜박했던 것이었다.“현재야, 너 몸은 괜찮아?”소원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날 그녀는 룸 안에 있었고 거리도 꽤 멀었기 때문에 서현재가 그녀를 봤는지 확신할 수 없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48화

    소원은 육경한의 마음속 응어리가 바로 이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일에 대해 그녀는 이미 여러 번 설명해 보았지만 소종이 다시 자살을 시도한 이후로 이 일은 이제는 말할 수 없는 금기가 되었다.그녀가 어떻게 설명하든 소종이 이 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은 사실이었기에 초라한 변명은 오히려 소종에게 불공평한 일이었다.소원은 입을 굳게 다물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때 육경한이 냉소를 지으며 협의 이혼 신청서를 꺼내 침대에 던졌다.“네가 원하는 자유 줄게.”소원은 그가 협의 이혼 신청서까지 준비해 놓았을 줄은 몰랐다.남자는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방의 감금도 풀린 것 같았다.하인이 올라왔을 때 뭐라 말하고 싶은데 말을 꺼내기 힘든 모양이라 소원이 무슨 일이 있냐고 먼저 물었다.“소원 씨, 대표님께서 저에게 소원 씨가 이사를 하신다고 물건을 정리하라고 하셨습니다.”그 말을 하는 하인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전에 소원 씨가 떠난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왜 갑자기 이사를 하시는 걸까?’육경한이 이미 이혼할 마음을 먹었으니 소원은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원은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줄 수 없었다.아무도 그녀가 어떻게 한밤중의 꿈속에서 고통을 이겨냈는지 모른다. 병 주고 약 주는 행동은 이제 그녀를 감동하게 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절대 아이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아이의 양육권은 반드시 쟁취해야만 했다.그녀의 물건이 많지 않았기에 간단히 정리한 후 육경한에게 문자를 보냈다.[육경한, 이혼은 동의하지만 유진의 양육권은 내가 갖고 싶어. 유진이는 내가 목숨을 걸고 고통을 이겨내서 낳은 내 아이야. 나는 유진이를 만날 권리가 있어. 유진은 이미 어느 정도 사람을 기억하는 아이라고. 난 우리의 관계 때문에 아이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치 않아. 네가 결정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해 줬으면 해.]이 문자를 보낸 후, 그녀는 별장을 떠났다.차 안.육경한은 소원에게서 온 문자를 보고 입술을 꽉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47화

    이번 도망 사건 이후로 소원은 더 엄격히 감시를 받았다.집사는 소원이 있는 곳에서 작업자들에게 집 안팎의 모든 창문을 전부 막아 버리라고 지시했다.어디 하나 빠져나갈 틈이 없이 쥐새끼 한 마리도 들어올 수 없게 만들었다.며칠 뒤 소원은 마침내 육경한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늦은 밤, 별장에 도착한 육경한은 침대 옆에 말없이 서 있었다.그의 강렬한 시선을 느낀 소원은 침대 옆에 서 있는 남자의 차갑고 잘생긴 얼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악!”침대 옆에 서 있는 사람을 얼굴을 확인한 후 소원은 그 자리에 조각상처럼 굳어버렸고 놀란 마음을 안정시킨 뒤 급하게 입을 열었다.“육경한, 유진은 어디 있어? 네가 유진을 어디로 보낸 거야?”“네가 영원히 찾아낼 수 없는 곳으로 보냈어.”육경한이 대답했다.그 말에 소원은 온몸이 경직된 채 몇 초간 멍하니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육경한에게 달려들어 물었다.“너, 우리 유진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우리 유진은 아직 어린아이라고!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육경한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소원의 광기 어린 표정을 보고 비웃음이 더 선명해졌다.“내가 뭘 했다고 생각하는 건데? 나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는 거야?”소원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육경한이 받은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가 무슨 짓을 할지 정말 알 수 없었다.육경한은 낮고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유진이 괜찮아. 난 그냥 유진이를 엄마 없는 삶에 익숙해지게 훈련하고 있을 뿐이야.”소원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입을 열었다.“엄마 없는 삶이라니? 너 설마 유진이와 날 떼어놓으려는 거야?”“넌 이곳을 떠나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육경한이 차갑게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이곳을 떠날 기회를 줄게. 하지만 여기서 나가면 너는 평생 유진이를 다시 볼 수 없을 거야.”“육경한,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소원은 화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46화

    소원은 육경한의 새로운 비서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소종 씨는 어떻게 됐나요?”비서는 놀란 듯 두 눈이 동그래진 채 소원을 바라보며 대답했다.“모르셨나요? 선배님은 자살미수로 인한 뇌 산소 부족으로 지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요.”그 말을 들은 소원은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믿기 어려운 사실에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소종 씨가 또 자살을 시도했다고? 이럴 수가? 소종 씨는 이미 회복되었다고 들었는데, 지난번 자살 시도도 육경한의 위로 덕분에 괜찮아졌는데, 무엇 때문에 또 자살을 시도해서 이런 심각한 상황이 된 걸까?’“소종 씨가 또 자살을 시도한 건가요?”소원은 그 소식이 믿기지 않아 순간적으로 귀를 의심했다.비서가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선배님이 약을 먹었대요. 낮에는 괜찮았는데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 선택을 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2분만 더 늦었으면 살아날 희망이 없었다고 하셨어요.”소원의 머릿속은 얼어붙은 것처럼 멍해졌다.그녀는 이제야 육경한이 서현재를 그렇게 미워하는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모든 게 설명됐다. 육경한이 소중한 가족으로 여겼던 소종이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하며 생을 마감하려 하니 육경한은 끝없는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소종은 육경한을 구하려다가 절단 수술을 받았고 그 때문에 생의 희망을 잃고 자살을 시도했다.소종의 일이 이렇게 쉽게 지나갈 리 없다는 것을 눈치를 챈 소원은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육경한이 오늘처럼 미친 짓을 할 것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며 내버려 두면 더 심각한 일이 발생할 것이다.이 폭풍은 오래 지속할 것이다.소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마치 길을 잃은 사람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멍하니 서 있었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소원은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결국 육경한의 마지막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넌 알고 있을 거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45화

    유리문 밖, 서현재는 그 조폭 같은 사람들에게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 사람들은 경찰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마치 서현재를 때려죽이려는 것처럼 잔인하게 굴었다. 서현재도 고집이 세서 매번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고 또 다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체력이 이미 바닥났는데도 그는 일어나려고 애를 쓰며 조금도 굴하지 않았다.소원은 서현재의 모습에 마음이 아파 소리쳤다.“육경한, 넌 이미 날 의심하고 있잖아. 내가 뭐라 해도 넌 날 믿을 생각 없잖아.”“그러니까 보여달라고. 내가 널 믿을 수 있게. 넌 네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잖아.”육경한이 단호하게 말했다.“몰라... 난 모르겠어...”소원은 치밀어오르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희망이 무너지는 것은 순간적인 일이었다. 분명히 일이 좋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희 와 비가 이렇게 반복되면서 소원은 완전히 기운을 잃었다. 그녀는 자포자기하며 말했다.“차라리 날 죽여. 육경한, 이렇게 나를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나를 죽여줘...”“죽고 싶어?”육경한은 아무런 감정 없이 차갑게 말했다. “그럼 넌 누굴 함께 데려가고 싶어?”그의 말에 놀란 소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울음을 멈췄다.“첫 번째는 서현재, 그러면 두 번째는 누구지? 네가 누구와 접촉했었지? 생각해보자.”육경한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아연이? 아니면 그 여경 강민혜 씨? 아니면 숙 매니저?”육경한이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자 소원은 잔뜩 겁에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소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 물었다.“이게 민혜 씨와 영숙 언니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진아연은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죽어도 싼 사람이었지만 민혜 씨와 영숙 언니는 아니잖아. 이게 그 사람들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육경한은 입꼬리를 살짝 내리며 말했다.“그 사람들과 상관없다는 걸 알았다면 나한테 죽여 달라고 말하지 말았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44화

    육경한이 원했던 대답은 서현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서현재를 무시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틀린 대답을 했기 때문에 서현재가 다시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알 수 없게 되었다.소원은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듯 무표정으로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점점 육경한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소원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억지로 곁에 두고 자신의 말을 듣게 하려고 그녀가 아끼는 사람을 괴롭히는 이런 악순환이 정말로 그를 기쁘게 할까?말을 마친 육경한은 소원을 잡아당기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디로 가려는 거야?”소원은 남자의 손에 끌려 휘청거리며 따라갔다.육경한은 그녀를 연회장 뒷문으로 끌고 갔다. 뒷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두꺼운 유리 너머로 밖에서 서현재를 구타하는 여러 사람이 눈에 띄었다.조폭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방금 육경한에게 아부하던 남자였다. 이 사람들도 그 남자가 불러온 모양이었다. 그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들에게 서현재를 죽도록 때리라고 명령했다.“그만해!”소원은 서현재를 구하려고 달려들었지만 굳게 잠긴 유리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유리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그만하라고! 당장 그만해! 이건 살인이라고! 이 나쁜 놈들아!”소원이 아무리 소리쳐도 밖의 사람들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하게 때렸다.서현재는 원래 몇몇 사람 정도는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지만 여덟 명이 함께 덤비는 바람에 한 번 쓰러지면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사이에서 다시 일어날 방법이 없었다.소원은 피투성이가 된 서현재의 모습을 보며 분노가 극에 달했다.그녀는 앞문으로 돌아가서 서현재를 구하려고 했지만 육경한이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그녀를 유리문에 밀어붙였다.소원은 머리를 유리에 기댄 채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육경한은 그녀의 틀린 대답 때문에 더 비참해진 서현재의 운명을 지켜보게 하려 했다.소원은 그에게 서현재를 풀어달라고 애원해서는 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43화

    이때 육경한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괜찮아요. 저도 이 일이 효도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서현재 씨는 서씨 가문의 사람이니 이런 행동을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는 소원을 바라보며 마치 농담을 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는 서현재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거야?”소원은 육경한의 말에 당황해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육경한의 속마음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그의 평온해 보이는 가면 뒤에 이미 분노가 쌓여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옆에 있던 남자는 할 말을 잃고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육경한의 여자 친구는 서현재의 편을 들고 있었지만 육경한은 아니었다.두 사람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남자는 더는 두 사람의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육경한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그곳을 떠났다 하지만 서현재 옆을 지나갈 때 일부러 팔꿈치로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와인 잔을 부딪치고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눈이 먼 거예요? 와인이 제 옷에 묻었잖아요.”서현재는 갑자기 나타난 이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히 상대방이 자신의 잔을 부딪쳤던 것이라 도둑이 도둑 잡으라고 소리치는 격이다.그는 조금이라도 화난 기색 없이 차분하게 말했다.“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그쪽이 저를 부딪친 거예요.”남자는 일부러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뭐라고요? 제가 부딪쳤다고? 누가 증명해 줄 수 있나요?”주변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아무도 서현재를 도와주려 나서지 않았다. 이 상황을 본 남자는 큰소리로 웃더니 웨이터 손에 들려 있던 와인 한 병을 가져와 서현재의 머리 위로 쏟아부은 뒤 비웃으며 말했다.“저희는 그쪽 같은 배은망덕한 사람을 환영하지 않아요. 알아서 꼬리 내리고 빨리 이곳에서 나가주세요!”그는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서현재를 한바탕 모욕했다. 순식간에 두 사람의 주변에서는 불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구경꾼들이 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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